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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없는 추락’ 카카오, 3Q 영업익 7% 감소…홍은택 “SM엔터 논란 죄송”

매출 증가했지만 수익성 ‘악화일로’…영업이익률 6.5%
SM엔터 주가조작 의혹에 홍은택 “조직적인 재정비 진행 중”
대통령도 질타한 택시 수수료엔 “기사 부담 낮아…대화할 것”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9일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최근 여러 부정적인 뉴스들로 카카오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사진은 2022년 10월 19일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카카오가 추락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혐의부터 카카오모빌리티 수수료 논란까지 안팎에서 위기다. 여기에 더해 수익성도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 먹통’ 사태 1년 만에 또 고개를 숙였다.

카카오는 9일 2023년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이 기간 연결 기준 매출 2조1609억원, 영업이익 140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직전 분기와 비교해선 6%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 24% 증가하긴 했지만, 대표적 성장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6.5%에 그쳤다. 정보기술(IT) 기업의 통상적인 수익성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2023년 3분기 영업비용은 직전 분기 대비 5%,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2조206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의 수익성은 이로써 3분기 연속 뒷걸음질 쳤다. 올해 초부터 영업이익 규모가 지속해 줄어들고 있다. 구체적으로 올해 영업이익은 2022년과 비교해▲1분기 55% 감소 ▲2분기 34% 감소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2022년엔 ▲1분기 9.6% ▲2분기 9.4% ▲3분기 8.1% ▲4분기 5.7%를 기록했으나, 2023년엔 ▲1분기 4.1% ▲2분기 5.6% ▲3분기 6.5%로 집계되면서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올해 초부터 시작한 수익성 악화를 좀처럼 끊어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SM엔터 삼키다 탈 난 카카오…홍은택 “죄송”

여기에 더해 경영 불확실성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의혹이 대표적이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약 1조3900억원을 들여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바 있다. 카카오가 현재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은 39.9%다.

카카오는 올해 초 매물로 나온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 위해 하이브와 경쟁을 벌인 바 있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 25%를 확보할 목적으로 지난 2월 공개매수를 진행했는데, 카카오가 이 과정에서 약 2400억원을 투입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이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카카오의 자본이 투입되면서 공개매수 나흘째부터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12만원을 웃돌아 하이브가 경영권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 사건은 금융감독원 내에서도 흔히 ‘특사경’으로 불리는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 중심이 돼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사경은 지난 10월 26일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이끈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비롯해 투자전략실장·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략투자부문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법인 2곳 역시 마찬가지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배 대표는 지난 10월 19일 증거인멸·도망 우려 등의 이유로 구속된 바 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역시 지난 10월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금융감독원에 출석하기도 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지난 10월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홍 대표는 이날 3분기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에서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최근 여러 부정적인 뉴스들로 카카오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의혹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충실하게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 같은 대외 상황 대응을 목적으로 지난 10월 30일부터 김 센터장 주재로 매주 월요일 공동체 경영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홍 대표 등 주요 경영진 약 20명이 참석하는 회의다. 첫 회의에선 ‘최고 비상 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했고, 두 번째 회의를 통해선 ‘경영쇄신위원회’ 출범을 결정했다.

경영쇄신위원회는 현재 카카오가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그룹 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 센터장이 경영쇄신위원회의 위원장으로 활동한다. 그는 당시 “지금까지 각 공동체의 자율과 책임경영을 위해 권한을 존중해 왔지만,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창업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가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시적일지라도 사실상 카카오 경영 전면에 다시 나서겠단 선언이다.

홍 대표도 컨퍼런스콜을 통해 “회사의 성장과 함께 그만큼 커진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회사 경영의 구조를 다시 고민해 조직적인 재정비를 진행하겠다”며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주주들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하고,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을 차질 없이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3분기 실적 어땠나

카카오는 자사 매출을 크게 ▲플랫폼 ▲콘텐츠로 구분해 발표하고 있다. 플랫폼은 다시 ▲톡비즈 ▲포털비즈 ▲기타로 구분된다. 콘텐츠엔 ▲게임 ▲뮤직 ▲스토리 ▲미디어 사업이 속한다.

카카오의 2023년 3분기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1조2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톡비즈 매출이 5177억원을 차지했다. 전 분기 대비 3%,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수치다. 톡비즈 매출 중 비즈보드·카카오톡 채널 등 ‘광고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성장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 감소했다. 선물하기·톡스토어 등 거래형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포털비즈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832억원으로 집계됐다. 플랫폼 기타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4285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최근 사업 부문별 매출 변화 요약. [제공 카카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조131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스토리 매출은 일본 분기 최대 거래액 경신과 무빙 등 국내 오리지널 웹툰 지식재산권(IP) 조회수 증가 등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2491억원을 기록했다. 뮤직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5133억원이다. 미디어 매출은 전 분기 대비 46%,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1070억원으로 집계됐다. 게임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2620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 측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사업 구조를 굳건히 하고, 이용자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자할 것”이라며 “기본에 집중하는 경영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카카오의 최근 이익 변화 추이. [제공 카카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의혹 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 수수료 과다 책정 등의 논란을 겪고 있다. 해당 내용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민생 타운홀 미팅’에서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며 “반드시 정부가 제재해야 한다”고 질타하면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홍 대표는 이와 관련해 “수수료를 받지는 않는 일반 택시 비중이 90% 수준”이라며 “가맹 택시에서 받는 수수료가 표면적으로는 20%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기사가 부담하는 수수료 규모는 그렇게 크지는 않다”고 해명했다. 이어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수수료가 복잡한 체계로 돼 있어서 사회적으로 비판을 많이 받았다”며 “오는 13일 택시 4대 단체와 가맹택시연합회 5개 단체가 카카오모빌리티와 간담회를 시작한다. 수수료 체계와 가맹 구조 등 여러 가지를 원점에서 놓고 토론과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도입과 관련해선 “빠른 시일 내 카카오톡의 오픈 채팅에 결합한 AI 콘텐츠봇을 출시할 것”이라며 “AI봇이 큐레이션하는 콘텐츠를 이용자가 소비하고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세분된 특화(마이크로 버티컬) AI로 정의하고, 이용자에게 유용한지 추가적인 확장성을 가질 수 있을지 검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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