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시장’ 잡아라…동원, 차세대 먹거리로 연어 낙점한 까닭 [‘K-연어’ 시대가 온다] ②
전 세계 연어시장 규모 60조원…연어 양식업 참여
‘모든 종류의 단백질 공급’ 목표…식품 사업 영역 확대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동원그룹이 ‘연어’를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며 양식업 참여에 나섰다. 양식업에 대기업 자본의 참여가 허용되면서 수산업 고도화의 길이 열린 셈이다. 그룹 차원에서 ‘모든 종류의 단백질 공급’을 목표로 식품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수익성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연어 생산량은 377만톤(t)으로 그 중 대서양 연어가 70%(261만t)를 차지한다. 전 세계 연어 시장 규모는 60조원으로 추정된다. 대서양 연어는 1990년대 말 2000t 수입을 시작으로 사업 규모가 꾸준히 성장해 2020년 4만2000t에서 지난해 7만6000t으로 수입 규모가 늘어났다. 특히 보다 안전한 먹거리를 추구하게 될 미래 수산업에서 연어 양식산업은 큰 강점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 역시 모든 종류의 단백질을 제공하는 ‘토털 프로틴 프로바이더’(Total Protein Provider)를 사업 목표로, 연어 양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동원은 참치에 이어 연어 등 기존 사업 카테고리에서도 연구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국내 연간 약 6만t 수입되고 있는 대서양 연어를 대체하기 위해 2020년부터 민간 주도형 스마트 육상연어양식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현재 강원도 양양군 내 11만5702㎡(약 3만4999평) 부지에 2000억원을 투자해 ‘필환경 스마트 육상 연어 양식 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이 양식장은 ‘해수 순환’ 기술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바탕으로 한 최첨단 스마트 시설로 지어진다.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수온과 영양 상태 등 양식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시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제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육상 연어 양식은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회장의 차남 김남정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그룹은 육상 연어 양식 사업을 키우기 위해 2020년 12월 노르웨이 연어 양식 스타트업 ‘새먼에볼루션’과 합작해 케이스마트양식을 설립했으며, 글로벌 기업 듀폰 출신인 곽봉근 대표를 선임했다. 지난 2020년 7월 약 65억원을 투입해 새먼 에볼루션 지분 약 10%를 확보하고 IoT, ICT,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양식장에 접목하고 있다.
동원산업은 연간 2만t의 연어를 생산, 내수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연어 양식 단지 조성은 수입 대체효과 2000억원, 건설 부문 생산 유발 효과 2500억원과 도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산업은 스마트육상 연어 양식 단지를 완공한 후 2026년부터 육상 연어를 출하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량 수입하는 대서양 연어를 국산화하고 아시아 시장에 수출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런 전략은 그룹의 차세대 미래 사업과 직결된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11월 옛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 후 동원그룹의 새로운 지주사가 됐고, 이 과정에서 스마트 항만 하역, 2차 전지 소재 사업, 육상 연어 양식 등을 차세대 미래 사업으로 설정했다.
연어 양식업 참여…정부, 2040 강원형 K-연어 비전 선포
정부의 연어 양식 사업 활성화 방안과도 맥을 같이 한다. 정부는 2021년 해양수산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300억원)와 배후부지기반조성사업(100억원)을 추진 중이며 총 사업비 400억원을 투자했다. 정부는 해양수산부의 양식산업발전법, 환경부의 생물다양성법, 국토교통부의 산업입지법 개정을 통해 연어 스마트양식 산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 결과 전국 최초로 아이슬
란드의 대서양 연어 수정란 수입, 대기업 연어양식 산업 진출, 스마트양식산업 농공단지 입주가 가능해졌고 이는 동원산업의 연어 육상양식단지 투자로 이어졌다.
이를 위해 지난 11월 20일 강원특별자치도에서 역점으로 추진하는 연어 산업화의 조기 실현과 연어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 ‘강원형 K-연어 비전선포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번 선포식에는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을 포함해 한덕수 국무총리,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권혁열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의장,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 안네 카리 한센 오빈 주한노르웨이 대사, 김진하 양양군수, 잉얄 스카르보이 노르웨이 새먼에볼루션 총괄책임자, 도내 대학총장 등 총 200여 명이 참석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아시아 최대·최고의 연어 산업화 실현과 전 세계 60조원의 연어 시장 진출을 위해 전국 최초로 대서양 연어 완전 양식 기술을 성공시켰다. 또 국내 최초로 대서양 연어 수정란 수입 성공, 동원산업 연어 양식 산업단지 승인, 강원형 K-연어 전문연구시설(테스트베드) 조성, 연어 질병 국가 연구시설을 유치하는 등 대형 프로젝트를 선도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이에 따라 강원특별자치도는 연어 산업화 전략과 실행목표 달성을 위해 이날 행사에서 ‘K-연어 산업화를 통한 글로벌 도시로 도약’이라는 2040 강원형 K-연어 비전을 발표했으며, 연어 스마트양식 생산체계 구축 및 기술력 강화, 연어 융복합 산업 생태 조성, 연어 수출 활성화 및 세계화라는 3개 분야 목표를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 테스트베드, 양식산업단지, 질병예방 연구센터(국가기관), 수산식품 클러스터, 연어 산업화 기술개발(R&D) 등 1단계 연어 스마트양식 생산체계 구축 및 기술력 강화를 추진해나가고, 2035년까지 연어 전후방산업 육성을 통한 산업단지 클러스터를 확장 조성해 2단계 완성 후 2040년까지 브랜드 개발 및 글로벌 홍보 강화를 통해 3단계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연어시장은 최근 20년간 약 30배 성장했지만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동해안의 낮은 수온과 초일류 ICT 기술을 활용한 연어 스마트양식 클러스터가 새로운 미래 수산자원으로 집중 육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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