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를 발굴을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CES)에 참석한 가운데, 구 회장의 오빠이자 아워홈 최대 주주인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구 부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은 “구지은 부회장과 구명진 사내이사가 2023년 아워홈 주주총회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결의가 위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거액의 이사 보수를 받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아워홈 측은 “관련 내용의 전반적인 사실관계가 불분명하다”라며 “구본성 전 부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공판이 이어져 이에 따른 나름의 조치로 고소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9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은 전날 자료를 내고 구지은 부회장과 구명진 사내이사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은 “지난 5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은 “이사 보수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해야 하고, 이때 이사인 주주는 특별 이해관계가 있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라며 “2023년 주주총회 당시 현장에서 이해관계가 있는 주주는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고 지적했음에도 구지은 부회장은 이를 묵살하고 의결권 제한 없이 이사 보수 한도를 150억원으로 하는 안건을 가결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워홈 측은 이날 입장을 내고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이 밝힌 고발 배경은 ‘이해관계가 있는 주주의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결의가 위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통해 거액의 이사 보수를 받아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라는 것인데, 아워홈은 창사 이래 이사 전원의 보수 한도(총액)를 정하는 결의에 있어, 이사인 주주가 특별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결의해 왔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는 구본성 전 부회장 재직 시절에도 똑같이 적용됐다”라고 말했다

아워홈 측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이사 보수 관련 내용으로 회사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은 이사 보수 한도를 초과해서 보수를 받았기 때문”이라며 “현재 경영진은 전체 보수 한도는 물론, 이사회 규정에서 정한 개별 보수 한도 역시 초과한 사례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경영진의 보수 실수령 규모도 전 경영진보다 낮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당사에는 고소장이 공식 접수되지도 않은 상황”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구본성 전 회장 측은 “회사가 아닌 개인을 고소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구 전 부회장의 보수 한도 초과와 관련해선 “당시 구 전 부회장이 보수 한도 상향을 요청했는데, 이해관계가 있는 주주라 의결권 행사를 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한도를 초과해 보수를 받게 된 것”이라며 “아워홈이 이사인 주주는 보수 한도를 정하는 결의에 대해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점을 인지했고, 이에 연장선상으로 구 전 부회장을 고소했음에도 구지은 부회장은 의결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워홈이 구 전 부회장을 고소한 근거로 내세운 규정을 구지은 부회장 본인이 지키지 않았다는 게 구 전 부회장 측의 주장이다. 

끝나지 않은 ‘남매 갈등’

아워홈 최대 주주인 구본성 전 부회장은 아워홈 창립자인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장남이다. 구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약 38.6%로, 나머지 지분은 구 전 부회장의 여동생 셋이 보유하고 있다. 구지은 부회장을 비롯해 구미현·구명진 등 세 자매 합산 지분율은 약 59.6%에 달한다. 고 구자학 회장의 자녀들이 아워홈 전체 주식의 98%를 갖고 있는 구조다. 

원래 구본성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서 회사 경영을 주도해 왔는데, 2021년 보복 운전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세 자매가 경영권 분쟁에 나섰다. 이 분쟁에서 패한 구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이 해임된 해에 그를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이사 보수 한도를 초과해 보수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구 전 부회장은 2022년엔 아워홈 지분을 매각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는데, 현재까지 지분 매각은 이뤄지지 않았다. 구 전 부회장은 2023년 주주총회에서 회사 연간 순이익의 10배가 넘는 약 3000억원을 배당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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