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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强달러…연내 기준금리 인하 멀어지나[부채도사]

원달러 환율 장중 1355.9원까지 올라
지난해 11월1일 이후 가장 높아
“강달러 압력 우세 국면, 美연준 금리 인하 7월 가능성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대출은 동지도 적도 아니다.” 한 은행원의 말입니다. 가계부채는 1876조원을 넘었고, 가계들의 상환 능력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적과의 동침이 불가피할 때입니다. 기사로 풀어내지 못한 부채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부채도사’에서 전합니다. [편집자주]

국내 물가 변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수입물가를 자극해 전체 소비자물가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 시장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한국은행 입장에서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현 물가와 강달러에 대응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강달러에 수입물가 상승률↑

원달러 환율은 최근 들어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중동 불안정세가 지속된 영향이다. 특히 원화만 아니라 엔화와 위안화와 같이 아시아 주요 통화들의 약세가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를 두드러지게 하는 중이다. 

지난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7원 오른 1352.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 1355.9원까지 올랐다. 마감 기준으로 3월 27일 기록한 연고점(1348.0원)을 경신했고 지난해 11월1일 1357.3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르면 국내 수입물가에 영향을 준다. 수입 업체들이 강달러 영향으로 비싼 값에 물건을 들여오고, 이로 인해 가격 인상 압박을 느낀다.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이 해소되지 않으면 강달러 현상만으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떨어뜨리기 어렵게 된다. 

원달러 추이. [사진 네이버 캡처]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수입물가지수는 지난해 11~12월 연속 하락했다가 올해 1~2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상황이다. 한은이 발표한 ‘2024년 2월 수출입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2% 상승했다. 두바이유가 1월 평균 배럴당 78.85달러에서 2월에 80.88달러로 2.6% 오른 영향과 함께 원달러 평균환율도 1월 1323.57원에서 2월 1331.74원으로 0.6% 올랐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월 들어 3.2%를 기록하며 전월보다 0.2%p 높아졌다. 이런 이유들로 3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3.1% 올라 2개월째 3%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강달러 현상이 더 심해질 경우, 물가가 2분기에도 떨어지지 않으면서 한은의 긴축 장기화를 만드는 원인될 수 있다.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인터뷰를 하는 장면을 한 증권사 직원이 바라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로이터]

높은 물가 수준에 이어 달러 강세가 더 심해지면서 한은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은 입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수록 외국인 투자 유출을 걱정해야 할 뿐 아니라 물가 예측의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금리를 낮추기에 부담이 된다.  


이미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면서도, 농산물 가격 상승에 이어 환율 변동 등으로 물가 둔화 흐름이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말은 물가가 쉽사리 둔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여기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금리 인하설도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올해 0.25%포인트(p)씩 3차례의 기준금리 인하할 것으로 보고 그 시작을 6월로 판단한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3월 29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주최 대담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라며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가능하게 낮아지는지 더 확신을 가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라고 덧붙여 6월에 가서도 금리 인하가 없을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파월의 말대로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늦어지면 한은 입장에서도 금리 인하가 급해질 이유가 없다. 특히 물가 안정에 이어 달러 강세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현 기준금리 3.50%를 내년 초까지 유지할 수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강달러 원인을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약화 ▲유로존, 영국 등 주요국의 경기 및 물가상승률 둔화에 따른 금리 인하 시그널 확대 등을 꼽았다. 그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여전히 강달러 압력이 우세한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7월을 시작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가 개시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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