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실은 대나무숲, 경영 혁신은 청취에서 시작합니다”[C-스위트]
[CEO의 방] 김영태 코레일유통 대표
‘공간’…같이할 공(共), 사이 간(間)
딱딱한 공공기관에 소통 불어넣은 전문가
“자리를 바꿔서야 내가 제대로 보입니다”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벽 한 쪽 면에 자리 잡은 ‘태극기 액자’와 검정 가죽으로 된 소파, 그리고 나무로 된 대형 테이블이 집무실 중앙에 자리해 있다. 그 위에는 대형 유리판이 덮여있고 유리판 속에는 해당 기관과 관련된 업무 자료들이 게시돼 있다. 김영태 코레일유통 대표이사의 집무실 첫인상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공공기관장의 집무실 이미지 그대로다. 한마디로 ‘옛날 스타일’이다.
하지만 김 대표의 경영 스타일은 완전히 ‘요즘 스타일’이다. 그는 “공기업 최고경영자(CEO)의 방은 개인 공간이 아니라 함께하는 공간”이라고 강조한다. 언제든 직원들이 드나드는, 열린 공간이라는 얘기다.
김 대표는 과거 하이트진로와 한샘, 쿠팡 등에서 혁신 담당, 위기관리 총괄 등의 업무를 맡았고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초대 국민소통관장을 지냈다. 그 누구보다 혁신과 소통에 능한 전문가다. 그리고 그의 집무실 곳곳에는 이런 김 대표의 생각이 잘 묻어있다.


그가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이유는 그것의 중요성을 매우 잘 알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듣는 것이고 혁신의 기본은 청취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가 ‘너의 고민과 너의 생각을 들어줄 거야’라고 하는 것은 소통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며 “듣는 행위는 매우 수동적인 행위 같지만 어쩌면 가장 적극적인 행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취임 당시 김 대표는 스스로 ‘최고청취책임자’(CLO·Chief Listening Officer)라는 표현을 썼다. 이후 ‘월간 CLO’란 이름으로 매월 임직원에게 보내는 편지글도 쓰고 있다. 직원들은 매월 운영되는 ‘열린사장실’ 프로그램을 통해 김 대표의 방을 찾기 시작했고 여러 가지 얘길 털어놓고 있다. 김 대표의 방이 코레일유통의 대나무숲인 셈이다.
김 대표는 “청취 경영한다고 하니 직원들이 찾아와 이게 힘들고. 저게 힘들고 털어놓는 데 나도 모르게 나쁜 버릇처럼 솔루션(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더라”라며 “너무 솔루션을 내다보니 진이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웃음 지었다.


집무실 책상 옆 장식장 위에 놓인 ‘달에서 본 지구’(Lever de Terre) 작품이 눈에 띈다. 이 작품은 1969년 4월 11일, 아폴로11호의 조종사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서 찍은 지구의 사진이다. 일명 ‘지구돋이’라고 불린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소통하기 위한 김 대표의 각오가 담겼다. 김 대표는 “자리를 바꿔서야 내가 제대로 보인다”며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는 나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영태 대표는_서울 출생. 영일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핀란드 알토대학 경영대학원, 카이스트(KAIST) 최고경영자 과정, 건국대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매일경제신문, 경인방송 기자로 활동했다. 인터넷미디어 코리아인터넷닷컴과 지능형 검색엔진 개발회사 케이랩을 설립, 경영했다. 하이트진로 혁신 담당 전무, 한샘 커뮤니케이션·위기관리 총괄 전무, 쿠팡 커뮤니케이션·CSR 총괄 부사장 등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초대 국민소통관장, 대외협력비서관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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