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강국’이라는 꿈 현실로 만들고 싶다”[이코노 인터뷰]
진승의 티맥스클라우드 대표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 만난 후 도전의 길 선택
글로벌 기업 선점한 클라우드 가상화 소프트웨어 시장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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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그는 ‘시대를 앞서갔던 엔지니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2000년대 초반 삼성전자의 애니콜의 블루투스를 활용한 포토 프린터가 그가 첫 상용화에 도전한 작품이다. 당시 휴대전화의 사진 화질이 좋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포토 프린터의 결과물도 소비자의 만족을 얻지 못했다. 그가 도전했던 또 다른 기술이 바로 ‘클라우드’였다. 2010년대 초반 IBM에 몸담았을 때부터 클라우드 기술을 기업고객에게 소개하는 기술 에반젤리스트로 활동했다. 그는 “사실 클라우드 시장은 IBM이 열었지만, 정보통신(IT) 기술 관점으로 개발했다는 게 패착이었다”면서 “클라우드 시장을 대중화한 아마존은 기술이 아닌 서비스라는 관점으로 개발해 성공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시대를 앞서갔던 엔지니어는 이제 해외 서비스가 점령하고 있는 가상화 소프트웨어 시장에 본격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티맥스클라우드에 합류한 진승의 대표가 주인공이다.
진 대표는 IBM·아마존웹서비스(AWS)·델(Dell) 등 글로벌 IT 기업에 오래 몸담았던 실력 있는 엔지니어이자 경영자로 꼽힌다. 글로벌 기업 한국지사에서 10년 넘게 임원으로 일하면서 많은 성과를 냈고, 델을 마지막으로 티맥스클라우드에 지난해 6월 합류했다. IT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어쩌면 새로운 도전 대신 쉬운 길을 갈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과의 만남을 계기로 쉬운 길 대신 어려운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박 회장님께서 한국이 소프트웨어 강국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진심으로 강조했다”면서 “티맥스가 한국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에 감동을 받아 티맥스클라우드에 합류하게 됐다”며 웃었다.
클라우드 가상화 소프트웨어 시장에 본격 도전
티맥스클라우드는 2015년 12월 설립된 티맥스그룹의 클라우드 전문 자회사다. 운영체제 및 협업툴 등의 기업 업무 혁신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클라우드 통합 서비스인 티맥스 클라스, 클라우드에서 인프라 자원을 구성해 주는 TCP 이아스, 공공기관용 원격접속 개방형 운영체제(OS)인 티맥스 구름 등이 꼽힌다. 지난해 AWS와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 대표는 “티맥스그룹이 운영체제 개발에 오랫동안 도전했기 때문에 티맥스라는 이름을 아는 일반인들도 많을 것이다”면서 “공무원이 외부에서도 작업할 수 있는 온북 사업에서 우리가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데는 ‘티눅스’라는 오픈 소스 운영 체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자랑했다.
진 대표가 요즘 집중하고 있는 사업은 클라우드의 가상화 소프트웨어 시장 진출이다. 이 시장은 브이엠웨어(VM웨어)라는 미국 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분야로 꼽힌다. 이미 그 분야의 글로벌 강자가 있는데도 본격적인 도전을 시도하는 이유에 대해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이엠웨어가 제품 정책 변경을 했는데, 기존 라이선스 체계를 구독제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매년 지불하게 될 비용이 대폭 인상됐다. 이러면서 고객들은 새로운 선택지에 대한 검토를 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티맥스클라우드는 전략적으로 준비한 프라이빗클라우드 솔루션인 티씨피 이아스(TCP IaaS)를 기반으로 가상화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라고 전략을 이야기했다.
TCP IaaS는 개방형 표준을 준수해 설계됐기 때문에 여타 클라우드 환경과 호환성을 가지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 편리하게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기업 고객이 원하는 보안성을 높였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TCP IaaS는 소규모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뿐만 아니라 하이퍼스케일급 클라우드 센터를 지원할 수 있다는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진 대표는 “타사보다 월등한 IaaS 기능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어, 편의성은 물론 경제성까지 확보했다”면서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요구사항을 모두 제공하기 때문에 가격 우위를 차지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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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진출 파트너는 AWS
시장 질서의 변화에서 시장 진출의 기회를 포착했지만 그동안 이 시장에서 토종 기업은 힘을 쓰지 못했다. 물론 기존 강자가 있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지만, 기술력·시장환경·제품전략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가상화 소프트웨어 시장은 클라우드 인프라 기반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보수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기존 플레이어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안정성과 신뢰성을 뛰어넘는 게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진 대표는 티맥스그룹의 자원을 적극 활용해 시장의 장벽을 뛰어넘을 계획이다. 그는 “티맥스그룹은 풀 스택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정보통신(IT) 기업으로 인프라부터 운영체제·데이터베이스·애플리케이션 등 IT 서비스 전 영역에서 기술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면서 “그중 티맥스클라우드는 기술의 흐름이 바뀌는 때를 대비해 많은 투자를 하며 기술을 준비했다. 지금 시장의 변화가 생겼으니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다”고 자신했다.
진 대표의 말대로 티맥스클라우드의 현재 매출은 그리 높지 않다. 기술개발에만 전념했기 때문이다. 티맥스클라우드의 임직원은 280여 명, 이 중 연구개발 인력이 절반을 넘는다. 지난해까지 기술 개발에 올인했고, 올해부터 티맥스 클라우드올서비스(CLAS) 론칭·온북 사업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다. 진 대표는 “그동안 우수한 인력과 연구개발에 투자했고, 그 결과물이 올해 나올 것이다”면서 “원천 기술 차별화에 중점을 둔 전략 상품 개발에 집중함으로써 지난해까지 매출액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올 것이다”며 웃었다.
올해 글로벌 진출도 본격적으로 도전한다. 파트너는 AWS다. 2027년 한국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3조8000억원 정도로 예상하지만,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1733조원에 이른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기회가 더 많은 것이다. 진 대표는 “AWS와 CLAS, TCP IaaS와 전략적인 제품 협업을 준비 중이다”면서 “현재 제품 테스트와 검증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하반기부터 AWS와 함께 글로벌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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