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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김홍일 사퇴 이틀 만에 이진숙 지명…李 “지금 언론은 흉기”

MBC 출신 李, ‘바이든 날리면’ 보도 논란 거론
청문회 거쳐 임명돼도 野 다시 탄핵 추진 가능성 커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말하던 중 머리카락을 넘기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이 야당의 탄핵 절차를 앞두고 자진 사퇴한 지 이틀 만에 후임자를 지명한 것이다. 이는 방통위 수장 공백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언론 개혁'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방통위는 1년도 채 안 돼 수장이 두 차례나 사퇴하는 상황을 겪었다.

이동관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야당이 발의한 탄핵소추안의 국회 표결을 앞두고 취임 석 달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홍일 전 위원장 역시 지난 2일 본인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기 전 스스로 물러났다.

윤 대통령은 이후 이틀 만인 이날 MBC 방송기자 출신이자 지난 대선 당시 캠프 언론 특보를 지낸 이 후보자를 후임자로 내세웠다.

방통위 운영 체제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고, 이어지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후보자는 지명 발표 직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영방송 등의 보도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가감 없이 밝혔다.

이 후보자는 ‘바이든-날리면’ 보도 논란, ‘청담동 술자리’ 보도 논란, ‘김만배 허위 인터뷰’ 보도 논란 등을 열거하며 “언론은 우리 삶을 지배하는 공기라 불리지만, 지금은 공기가 아닌 흉기로 불리기도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언론이 정치권력, 상업 권력의 압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먼저 그 공영방송들이 ‘노동 권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독립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공영언론이 민주노총 등 정권에 반대하는 노동계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이를 바로잡겠다고 천명한 셈이다.

이와 함께 이 후보자는 김홍일 전 위원장 사퇴 이후 이상인 부위원장 1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방통위를 5인 상임위원 체제로 정상화하고, KBS·MBC·EBS 등 이사 임기 만료를 앞둔 공영방송 이사를 새롭게 선임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 등 국회를 장악한 거대 야당이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를 방송장악으로 규정한 야권은 이 후보자의 청문회에서 파상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더라도 야당이 다시 탄핵 추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만약 야당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통과시킬 경우 방통위는 또 업무 마비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야당의 탄핵 추진 → 방통위원장 사퇴 → 새 후보자 지명’이라는 악순환을 되풀이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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