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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고온 여파에 조개류 ‘비상’…‘이 해산물’ 살아남았다

고수온으로 올겨울 홍합 출하량 전년대비 85% 감소
굴·가리비, 다른 조개류 대안으로 꼽혀
이랜드킴스클럽, 홍가리비·생굴 판매 호조

경남 통영시 한 멍게 양식 어장에서 어민이 고수온에 내장이 터져 뿌옇게 보이는 폐사한 멍게를 건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요즘처럼 추워지는 날씨에는 굴, 홍합, 가리비 등의 패류가 제철을 맞아 인기다. 하지만 올여름 바다 수온이 오르면서 홍합과 바지락, 전복 등 밥상에 오르는 조개류의 생산량이 줄어 수산물 전반에 걸쳐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반면 이러한 이상기후 가운데에서도 살아남은 굴과 가리비가 소비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사라진 바지락·홍합…굴·가리비 뜬다

이랜드킴스클럽에 따르면 겨울철 제철을 맞아 선보인 고성 홍가리비와, 통영 생굴이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다. 고성 홍가리비는 출시한 지 두 달 만에 전년 동기간 대비 매출이 52% 급증했으며, 굴도 겨울 성수기와 김장철을 맞아 초겨울 물량 10t(톤)이 모두 동이 났다. 올겨울 킴스클럽의 조개류 판매 순위에 따르면 홍가리비가 4위에서 1위로 뛰었다.

전통적으로 초겨울 조개류의 인기 상품은 바지락, 꼬막, 홍합이었으나 올겨울은 달라졌다. 바지락은 시장에서 찾아보기도 어렵고, 그나마 구매할 수 있는 홍합은 알이 작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여름 폭염에 따른 고수온 여파로 껍질이 얇은 조개류가 집중적으로 폐사하면서 올겨울 출하량이 85% 이상 급감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고수온으로 폐사한 홍합은 지난 10월 기준 2245줄(1줄은 약 14만2000마리)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고수온으로 폐사한 홍합이 없었다. 올해 고수온으로 폐사한 굴은 7628줄로, 작년(916줄)의 8배에 이른다.

이처럼 패류의 고수온 폐사가 늘면서 생산량도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홍합 출하량이 급감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 10월 홍합 생산량은 567톤으로 작년 같은 달 3684톤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가격도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9월 평균 4171원(1㎏)이었던 홍합 가격은 이달 들어 4536원으로 치솟았다.

지난 여름 고수온으로 홍합도 폐사하거나 양성 상태가 불량한 경우가 많았다. 지난 9월 경남과 전남의 주요 홍합 생산지 7곳 중 5곳에서 홍합의 성장과 비만도가 ‘나쁨’ 수준이었다. 생산지 5곳 모두에서 홍합이 폐사하거나 병해를 앓았고, 홍합살이 떨어져 껍질만 남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고수온의 피해를 본 패류는 홍합만이 아니다. 남해안 일대 양식장에서 키우는 조개류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0월 굴과 전복 생산량은 각각 750t, 1650t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7.2%, 4.5% 줄어들었다. 이에 물량을 대기 위해 아직 다 자라지도 않은 물량을 조기 출하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반면 껍데기가 두꺼운 굴과 가리비는 폭염에서도 폐사를 면해 다른 조개류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랜드킴스클럽의 굴, 가리비 산지 전경. [사진 이랜드킴스클럽]

‘산지 직계약’…유통단계 줄여 공급망 확보

이랜드킴스클럽은 수산물의 중간 유통단계를 줄여왔다. 굴과 홍가리비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연초부터 산지의 어장과 ‘직계약’을 해온 것이다. 시장에서 판매하는 굴과 조개류는 통상 7단계를 거치는데, 킴스클럽은 중간단계를 줄여 4단계에 판매한다. 중간유통마진이나 수수료가 절감되기 때문에, 그만큼 가격이 낮아지는 구조다. 

이랜드킴스클럽 관계자는 “‘산지 직계약’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데, 킴스클럽은 양식부터 포장까지 전 과정을 도맡아 하는 산지 파트너와 20년 간 협업해 왔다”며 “안정적인 협업을 위해 어가에 시가를 보장하고, 소매 판매 데이터 등을 공유하며 공동으로 사전물량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신선함을 유지한 것 또한 주효했다. 바다 향과 큰 씨알을 유지하기 위해 신선도가 무엇보다 중요한 홍가리비와 굴은 수온이 낮고 수질이 깨끗해 플랑크톤이 풍부한 곳에서만 자란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대비 수출용 상품을 위해 지정한 ‘청정해역’이 있는데, 모두 남해안이다(한산만, 거제만, 자란만, 사량도, 가막만, 진해만, 강진만). 킴스클럽의 홍가리비와 생굴은 모두 해당 지역에서 자랐다.

특히 수확 후 당일~익일 마트에서 판매되는 것이 신선함의 비결이다. MD가 당일 주문을 넣으면 고성과 통영의 가공공장에서 바로 작업이 시작되고, 다음 날이면 전국의 킴스클럽으로 도착한다. 산지에 발주한 원물이 오전 가공을 거쳐 그날 오후 마트에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갓 수확한 원물의 신선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랜드킴스클럽 관계자는 “이상기후로 식자재 가격이 폭등하는 고물가 시대에 밥상 물가로 고민이 많은 소비자들의 고민을 덜어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킴스클럽에서 판매하는 모든 농축수산물로 ‘산지 직계약’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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