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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 가격 치솟는데, 농민들은 농사 포기

기상 악화·고정 가격제·병충해 ‘삼중고’
“정부만 횡재” 지적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초콜릿을 고르고 있다. 코코아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172% 상승했다.[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급등했지만, 코코아 원산지인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일부 농민들은 코코아 재배를 포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뉴욕 선물시장에서 코코아 가격은 미터톤(metric ton)당 1만256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가격 상승률은 17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이 122% 오른 것보다 더 많이 뛴 셈이다. 

코코아 가격 상승은 생산량이 급감한 것과 관련 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에 따르면 2023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년간 코트디부아르의 코코아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나의 코코아 생산량도 27% 줄었다. 

문제는 코코아 재배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현지 농민들은 기상 악화와 정부의 농가 지원 정책 실패, 병충해 확산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불안정한 가격 변동으로부터 농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고정 가격제’가 농민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수확량 감소로 코코아 가격이 올랐지만, 코코아를 미리 수매한 정부가 그 수혜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생산량이 감소하기 전에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농부들은 더 많은 코코아를 재배하기 위해 숲을 벌목하고 코코아 나무를 심기도했지만, 세계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유럽연합(EU)의 새 법으로 인해 코코아 농장 확대에도 제동이 걸렸다. 

WSJ은 일부 농민들이 코코아 재배를 포기하고 다른 작물로 눈을 돌리거나 양계 농장 운영 등 살길을 찾아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시민사회단체 ‘보이스’ 관계자는 “우리는 ‘(정부가) 농민들에게 공정한 가격을 지불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어느 시점에 농민들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말해왔는데 지금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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