忠南 · 北 싸움에 '木浦의 눈물'
忠南 · 北 싸움에 '木浦의 눈물'
再燃되는 분기역 논쟁 분기역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원래 1996∼97년 교통개발연구원이 기본 계획 용역을 하던 기간 중 피크를 이뤘다. 교통개발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충청북도가 강하게 반발했고, 일부 전문가도 연구결과의 허구성을 지적하면서 ‘보고서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이때 발간된 호남고속철도와 관련된 보고서만 십여종이 넘는다. 중앙정부 차원의 연구보고서로 ▶호남선 고속전철화 타당성 조사(90, 국토연구원)▶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수립 용역보고서(97, 교통개발연구원) 및 보완보고서(2001, 교통개발연구원)▶호남선 복선전철화 보고서(2000, 한국개발원)▶호남고속철도 정읍∼광주간 기본설계 보고서(97, 도화기술공사)▶호남선전철화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2001,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이 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연구보고서도 ▶호남고속철도 대전·공주 경유 타당성 검토(96.4 대전시개발위원회)▶호남고속철도 노선대안평가(96.4 기점역 오송유치추진위원회)▶호남고속철도 역사 유치 타당성 연구(97.8 익산시)▶호남고속철도 오송기점역 타당성 연구(2000.12 한양대 국토도시개발정책연구원) 등 만만치 않았다. 99년 제4차 국토종합개발계획 발표를 계기로 다시 논쟁이 폭발했다. 정부가 발표한 ‘제4차 국토종합계획 및 국가기간교통망계획’에 호남고속철도 노선이 천안에서 분기되는 것으로 표시됐기 때문이다. 충청북도의 거센 민원에 2000년 1월 국무총리주관 간담회가 열렸다. “호남고속철도 분기점을 어느 지역으로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아직 정부 계획으로 결정된 바 없다. 2004년까지 연구용역을 주어 제일 적정한 위치가 어딘지를 결정할 계획임을 의결했다. 분기점은 착공전 신뢰할 수 있는 용역 기관에 의뢰하여 기본 계획 수립시 정확하고·적정한 위치를 선정하여 결정한다”가 결론이었다. 건설교통부가 이 결정의 일환으로 최근 ‘호남고속철도 건설 기본계획 조사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그러나 그 과정이 문제였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4월 교통개발연구원을 이 용역수행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결정에 충청북도가 즉각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이미 97년에 “천안기점 노선이 우수하다”는 결론을 낸 바 있는 교통개발연구원이 주관연구기관으로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었다. 한 발 물러선 건교부는 계약을 한 달 이상 미루며 충청북도의 의견을 들어 “건교부는 충청북도 등과 협의하여 노선 및 분기역에 관한 사항은 교통개발연구원이 아닌 제3의 기관을 선정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그 결과 건교부는 5월 말 교통개발연구원을 주계약자로 용역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용역비 59억2천3백만원, 용역 기간 2001.5.31∼2003.2). 이 과정을 지켜보며 충청남도도 조용하지 만은 않았다. 충청남도의회(의장 김세봉)는 5월 ‘호남고속철도 건설노선의 천안∼공주∼논산 통과를 위한 건의안’을 채택해 건설교통부 등 관련 부처에 보냈다. 이 건의안은 “호남고속철도의 천안 분기는 국가계획에 가장 적합하고, 고속철도의 기능과 건설비용·승객운임 및 기회비용 등을 고려할 때 가장 경제적”이라며, “오송역 분기는 경부선 공유로 인해 노선용량 부족과 노선 곡선화 등을 초래하여 운행효율을 저하시킨다”며, “지역의 균형발전과 환경보존·교통수요· 승객의 편의성 등을 고려할 때 호남고속철도는 당초 안대로 천안역에 분기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호남고속철도기점역오송유치 충청북도추진위원회(위원장 이상록)는 8월 충청남도의회 건의안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보고서를 냈다. 건교부는 10월 호남고속철도건설 기본 계획 조사연구 용역 중 ‘노선 및 정차장 선정부분’에 대해 대한교통학회(연구책임자 서울대 박창호 교수)와 따로 위탁계약을 체결했지만 충청북도는 10월29일 그에 반발하는 결의문을 냈다. 결의문에는 “교통개발연구원이 주 연구기관이 돼서는 안 된다. 97년 연구 당시 연구책임자를 다시 총괄연구책임자로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연구진을 교체하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 결국 충청북도는 연구기관·연구진·연구방법 등 건교부가 추진하는 용역진행 과정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셈이다. 건교부 계획대로 연구가 진행된다면 ‘결론’은 내년 5월쯤 나온다. 그러나 어떤 결론이 나온다고 선거를 코앞에 둔 정치권이 조용할까.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국가백년대계로 계획·추진돼야 할 고속철도가 이미 정치권 인사들·지역 유지들의 이기(利己)의 희생물이 된 것을 안타까워 하고 있다. 空約의 산물 호남고속철도는 87년 12월 당시 노태우 대통령 후보가 선거공약으로 제시해 등장한 프로젝트다. 당시 전문가 누구도 “경제성이 있는, 당장 시행해야 할 사업”으로 보진 않았다. 그래도 정부는 90년 국토개발연구원에 ‘호남선 고속전철화 타당성 조사 용역’을 의뢰했고, 국토개발연구원은 ‘천안∼논산간 직결 노선이 포함된 2개의 노선 대안을 제시하고, 세부사업 계획은 기술 검토 후 확정할 것’을 건의했다. 그 후엔 잠잠했었다. 그러다 김영삼 대통령이 다시 93년 8월 ‘호남고속철을 조기 추진하라’고 불씨를 살렸다. 정부는 94년 9월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조사 용역’을 이번엔 교통개발연구원에 의뢰했다. 교통개발연구원은 “호남고속철도는 서울∼천안∼공주∼익산∼광주∼목포를 잇는 노선(약 3백30km)으로, 설계 속도는 경부고속철도와의 시설 연계, 공유 등을 고려하여 3백50km/h가 바람직하고, 중간 정차역 수도 4개 정도가 효율적이다”는 결론을 냈다. 건설비는 약 7.68조원, 차량비는 약 7천억원 정도로 추계했다(95년 불변 가격). 교통개발연구원은 그러나 서울∼천안∼공주∼익산∼광주∼목포 노선 전 구간을 신설하는 경우 경제성이 없다며, 서울-천안간은 경부고속철도를 공유, 천안-광주간 신선건설, 광주-목포간 기존선을 전철화하는 안을 건의했다. 그 경우도 투자비의 45% 정도를 차입으로 할 경우 재무적 타당성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교통개발연구원은 당시 일부 전문가가 주장하는 국토의 동·서·남·북을 X축으로 연결하는 방안에 대해 장래 남북통일을 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문화재·환경 측면의 경우 국립공원 계룡산을 터널로 통과하고 산악 지역을 통과하는 ‘오송역 대안’은 시공성에서 다소 어려움이 예견된다며 ‘천안역 대안’을 선호하는 결론을 냈다. 96년 12월엔 ‘호남고속철도 노선선정을 위한 공청회’도 개최됐다. 당국은 서울∼천안∼공주∼익산∼광주∼목포 노선이 수송 수요는 다소 떨어지나 사업비·경제성·계룡산 보호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으로 의견이 집약됐다고 발표했다. 98년 이후 정부·교통개발연구원은 호남고속철도 기본 계획을 재검토한 결과 사업비가 12조5천억으로 늘어났다. 천안∼익산구간만 신설 건설하고, 서울∼천안은 경부고속철도 공유, 익산∼목포 구간은 기존선을 활용시 경제성이 있으며, 최적 개통시기는 2010년 이후라는 결론도 얻었다. 교통개발연구원의 당초 연구결과가 경제성을 과대 포장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더구나 정부는 기존 호남선을 전철화하는 사업에 지금도 매년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오송역 주장의 근거 96년 교통개발연구원 공청회에 참석한 대전·충북 인사들은 오송역 경유안을 적극 주장하는 한편 ‘편 가르기식 공청회’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오송역 분기를 주장하는 일부 전문가들도 교통개발연구원 연구결과에 대한 반론을 대한교통학회,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등이 주관한 토론회 또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발표하기 시작했다. 특히 한양대 원제무 교수는 교통개발연구원 연구결과에 대해 ▶승객 추정의 오류와 부적절한 노선용량 검토 ▶경제성 분석 방법의 오류 ▶불투명한 계획과정과 정치권 개입 ▶문화재 등 사회경제적 요인 특성 파악 미흡 등 교통개발연구원 연구결과를 전면 부정하는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원교수는 전 구간을 기준으로 2개 노선대안의 경제성을 비교할 때, 서울∼오송∼목포 대안의 내부수익률(IRR)이 10.21%인 데 비해서 서울∼천안∼목포 대안은 9.29%밖에 안된다며 교통개발연구원과는 정반대의 결론을 제시했다. 승객 수송 수요도 오송 대안은 천안 대안보다 2010년에 하루 약 4만명이 더 많고, 건설비용도 약 3천8백억원 적게 소요되며, 2060년이 되어도 구간 최대 승객 수는 하루 37만명에 불과해 경부고속철도의 선로 용량인 52만인/일에 도달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 국토 공간의 균형적인 발전이라는 장기적 정책목표를 고려할 때 오송∼목포 대안이 이 같은 정책 목표에 더욱 부합된다며, 전 국토를 X자형 철도망으로 구축해야 하는 시대적인 당위와 합의의 측면에서 볼 때, 수도권·영남 ↔ 호남·강원·충북을 강하게 연결시키는 오송∼목포 노선 대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위는 당겨졌다 대한교통학회 전문가들은 이미 노선대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15일 대한교통학회 회의실에서 열린 자문회의에선 97년 교통개발연구원이 기본 계획을 수립할 당시 검토했던 노선대안이 모두 폐기됐다. 그동안 사회경제적 여건이 크게 달라진 때문이다. 연구진은 분기역별로 수개의 대안을 새로 제시했고, 자문위원이 토론을 벌여 분기역별 최적 노선을 선정했다. 이제부터 분기역별 대안을 비교검토해 최적 대안 하나를 선정하게 된다. 자문위원들은 모두 관련 지자체가 추천한 전문가들로 그들은 회의과정에서 주로 지자체의 입장을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들이 지역 입장과 다른 연구결과가 나올 때 쉽게 수긍할지 의문이다. 고속철도는 역시 국토 구조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고속철도경유=지역개발’이 보장되는 유발 투자다. 어떤 이유에서든 경유지에서 일단 제외되면 발전기회가 영원히 박탈된다고까지 믿는 것도 당연하다. 때문에 그동안 정부가 흔히 써오던 정치적 실리(實利)를 좇는 단편적인 사업추진 방식은 이런 주민들에게 논리 부족으로 반발만 사기 일쑤였다. 이를 피하는 방법은 역시 논리에 충실한 정도(正道)를 따르는 것이고, 고속철도의 경우는 21세기의 통행 흐름·국토 구조를 보고 종합적·객관적으로 짜는 방법이다. 소득이 높아지고 여유 시간이 많아지는 21세기에는 중추교통망으로 고속철도가 제격이다. 우리 국토는 비행기로는 좁고, 승용차로는 좀 넓은 나라다. 전문가들이 정치권·지역 이기에 얽매이지 않고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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