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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경영’‘스크랩경영’ 20년 이금룡 이니시스 사장

‘수첩경영’‘스크랩경영’ 20년 이금룡 이니시스 사장

이금룡 이니시스 사장
‘인터넷 전도사’로 유명한 이금룡(52) 이니시스 사장은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CEO로 알려져있지만, 정작 그가 추구하는 건 ‘아날로그식 경영’이다. 그의 손에서 가장 가까운 건 인터넷이 아닌 수첩과 볼펜이기 때문이다. 그는 메모광이다. 사람을 만나서 듣는 정보나 떠오르는 경영 아이디어는 빼놓지 않고 메모한다. 이른바 ‘수첩경영’인 셈이다. ‘아날로그식 경영’이 또 있다. 바로 신문·잡지에 나오는 전자·인터넷·CEO학 같은 관심분야 기사를 매일매일 분야별로 스크랩하는, 이른바 ‘스크랩경영’이다. 그는 1982년 삼성물산 대리 시절부터 메모와 스크랩을 해 오고 있다. 20년 넘게 하다보니 60∼1백쪽짜리 두툼한 스크랩북이 벌써 1백권이 넘었다. 최근 서울 서초동 삼풍아파트로 이사하며 방 하나를 서재로 꾸민 다음 ‘스크랩용 서가’를 별도로 주문 제작했을 정도다. 82년에 처음 만든 손때 묻은 스크랩은 사무실에 고이 간직하고 있다.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메모를 하는 수첩은 20여년간 1백20여개나 사용했다. 이 중 상당수를 정리했지만 아직도 40여개가 그의 사무실에 보관돼 있다. 이 스크랩북과 수첩들은 그에게 ‘보물1호’다. 그는 “내 힘의 원천은 스크랩과 수첩”이라며 “적어도 CEO라면 반드시 스크랩과 메모를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스크랩경영’을 잘 하면 특정 사업에 대해 장기적인 안목과 통찰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첩경영’도 마찬가지. 중요한 인물들이 중요한 말을 할 때 메모하지 않으면 말한 내용의 95%는 잊게 된다는 것. 하지만 메모한 다음 나중에 골자를 음미하면 95% 이상 이해할 수 있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정보축적 노력’을 20년 넘게 해 왔기에 남보다 앞설 수 있었다고 한다. 이같은 수첩경영·스크랩경영으로 덕을 본 게 한둘이 아니다. 스톡옵션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지난해 옥션 사장 시절에 받은 25억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행사했는데, 이것도 스크랩과 메모 덕이라는 설명이다. “98년 삼성물산 이사에서 옥션 사장으로 갈 때 사람들은 왜 갑자기 그런 데를 가느냐고 의아해했지만 저는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스크랩경영’을 통해 그는 당시 미국에서 살아남을 유망한 인터넷 기업으로 이베이·아마존 등 4개 기업을 이미 꼽고 있었다. 그래서 ‘월급은 적게 ,스톡옵션은 많이’라는 베팅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이사장은 “샐러리맨들도 큰 돈을 벌고 싶다면 당장 지금부터 열심히 메모하는 습관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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