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가을 산행길에 별미 영양식을

가을 산행길에 별미 영양식을

계절의 변화는 산이 먼저 안다. 전국 명산들이 벌써 가을 옷을 입기 시작했다. 가을 산의 화려한 변신은 자연이 선물하는 아름다움의 절정이다. 단풍이 곱게 물든 절경에 지역별 특산 음식을 곁들이면 산행의 즐거움을 한층 더할 수 있다.


선녀봉


자연산 송이 향 담은 개운한 전골

설악산 주전골은 외설악의 남성미와 내설악의 여성미를 모두 지닌 남설악의 중심지다. 가을 산이 보여줄 수 있는 온갖 화려함이 가득한 주전골에서 입을 호사롭게 해주는 것은 양양 최고 별미인 자연산 송이버섯. 비싼 가격이 흠이지만, 주전골 입구의 오색그린야드호텔 한식당 선녀봉이라면 저렴하게 자연산 송이의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

버섯모듬전골을 주문하면 자연산 송이를 비롯해 표고 ·양송이 ·석이 등 각종 버섯이 담겨져 나온다. 맛이 강한 양념이 들어가면 송이의 향이 감소하기 때문에 얼큰한 양념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 사골과 조개로 우려낸 육수로 끓여내 국물이 시원하다. 개운한 국물 맛과 더불어 쌉싸름하면서도 고소한 송이의 독특한 향이 입안 가득히 퍼지면서 긴 여운을 남긴다.



서울 식당


주왕산 약수와 토종닭의 조화

경북 청송의 주왕산은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단풍이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다. 우리 조상들이 조선팔경의 하나로 꼽은 이유도 기묘한 암봉과 절벽 때문. 주왕산 자락에는 탄산수로 유명한 달기약수가 있다. 위장병 ·신경통 ·빈혈 등에 효과가 있다는 달기약수와 토종닭이 만나 몸의 기를 보충해주는 약백숙을 만들어냈다.

달기약수터 원탕 앞에 위치한 서울식당은 뛰어난 맛과 영양이 가득한 약백숙을 맛볼 수 있는 별미집이다. 토종닭에 황기 ·인삼 ·대추 등의 재료를 넣는 것은 일반 백숙과 같다. 가을에는 자연산 송이가 들어가 독특한 향이 가득 밴 맛을 낸다. 황기와 약수로 인해 닭 냄새가 나지 않고 육질도 쫄깃하다. 백숙과 함께 내놓는 죽은 녹두를 넣어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난다.



지리산대통밥집


대나무향기 그윽한 건강식

백두대간 끝자락에 웅대하게 펼쳐진 남한 최고의 산, 지리산. 그 산세가 갈라놓은 섬세한 능선의 파도 속에는 조심스레 가을임을 알려주는 단풍이 숨어 있다. 피아골은 대표적인 단풍 명소이다. 그러나 피아골 입구에는 이렇다 할 맛집이 없기 때문에 별미를 찾기 위해서는 화엄사 입구까지 발품을 팔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화엄사 입구의 지리산 대통밥집은 대나무와 녹차 등으로 푹 끓인 대나무차로 밥을 짓고, 여섯 번 구운 죽염으로 간을 해 맛이 독특하고 정갈한 게 특징이다. 특히 지름이 8∼10㎝ 정도인 굵은 대통에 쌀과 찹쌀현미 ·수수 ·대추 등을 넣고 푹 쪄낸 대통밥은 대나무 향기가 폴폴 나 이채롭다. 재첩회 ·더덕구이 비롯해 지리산 산채와 남해안 젓갈류가 곁들여지는 20여 가지의 찬도 별미다.



삼일식당


20여 산나물에 갈치구이 곁들인 성찬

경남 합천 가야산의 단풍은 법보사찰 해안사로 찾아가는 길목에서 진면목을 접할 수 있다. 신라시대 최치원이 은거해 지냈다는 홍류동 계곡이 바로 그곳.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휘어진 산길의 운치와 단풍의 화려함이 공존하는 귀족 같은 품위가 있다. 그러나 해인사 입구에 닿으면 비슷한 산채식당이 즐비해 잘못된 선택으로 여행의 격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것이 흠이다. 해인사 지정 산채식당인 삼일식당이라면 어머니 같은 주인 아주머니의 포근함과 정갈한 상차림으로 믿고 찾을 수 있다.

산채를 내는 집답게 2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산나물이 차려진다. 특히 찬으로 싱싱한 갈치구이를 곁들여내는 것이 특징. 상에 올리는 산채는 주인 아저씨가 봄마다 산과 들에서 캐온 것을 말려서 1년 내내 사용한다.



[기타 단풍명소 맛집]


소요산 동천골 / 떡갈비
서울에서 가까운 소요산은 당일 산행 코스로 적당하다. 하산 후에는 으레 동두천의 별미인 떡갈비로 허기를 채운다. 동두천에서는 ‘송월관’(031-865-2428)의 떡갈비가 가장 유명하다. 하지만 점심 · 저녁 시간에 맞춰 가야 하고 비싼 게 흠이다. 그래서 가격이 저렴한 동천골도 인기다. 동천골은 돼지고기를 재료로 하는 것만 다를 뿐, 갈빗살을 잘게 다져서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빈대떡처럼 두툼하게 구워내는 방식은 같다. 원래 순대국 전문 집으로, 순대국물과 밥도 푸짐하게 차려낸다.
031-862-2896


대둔산 강변가든 / 오리바비큐
충남과 전북의 경계에 위치한 대둔산의 시설지구 내에서 지역 토박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집이다. 대둔산에서 전주 쪽으로 2㎞ 정도 내려오면 산북초등학교를 막 지나 왼쪽으로 조그만 징검다리가 놓인 강변가든이 보인다. 이 집은 20년 넘게 오리와 토종닭 요리로 명성을 얻고 있다. 오리바비큐는 기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고 담백한 것이 특징. 압력솥 바닥에 거즈를 깔고 20분 정도 푹 끓여 기름기를 완전히 뺀 것이 비결이다. 배 · 인삼 · 양파 등을 섞어서 갈아 만든 소스가 입맛을 당긴다.
063-263-4919


백암산 청원가든 / 풍천장어
전남 장성의 백암산은 내장산에 비견될 정도로 애기단풍이 예쁜 단풍 명소. 백암산 자락 백양사로 단풍여행을 나섰다면 인접한 고창군의 ‘풍천장어와 복분자술’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고창 선운산 입구에서 잡히는 풍천장어는 수온차가 크고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지점에서 살기 때문에 육질의 맛과 영양이 좋아 민물장어 중 최고로 친다. 선운산 입구에는 30여 곳이 넘는 풍천장어 전문점이 성업 중인 청원가든은 그 중에서도 특히 맛있기로 소문이 나 있다.
063-564-0414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 무안공항 여객기, 사망자 58명으로 늘어

2지방소멸 위기…대학은 지역을 다시 살릴 수 있을까

3연말 대목이지만...백화점 '웃고' 식당·노래방 '울상'

4대통령실,무안공항사고 비서실장 주재 긴급수석회의

5'무안 항공기 사고' 현재까지 28명 사망..."구조 작업 총력"

6"무안공항 착륙사고...탑승객 2명 구조"

7‘성장성’ 주목한 진단 기업…동반진단 사업 박차

8'방콕->무안' 승객 175명 태운 비행기, 착륙 중 사고

9 전남 무안공항에서 항공기 '활주로 이탈'해 충돌

실시간 뉴스

1 무안공항 여객기, 사망자 58명으로 늘어

2지방소멸 위기…대학은 지역을 다시 살릴 수 있을까

3연말 대목이지만...백화점 '웃고' 식당·노래방 '울상'

4대통령실,무안공항사고 비서실장 주재 긴급수석회의

5'무안 항공기 사고' 현재까지 28명 사망..."구조 작업 총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