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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 연금으로 전환해 봐?”

“종신보험 연금으로 전환해 봐?”

정기보험은 만기시 해약환급금이 ‘0’이 되지만 종신보험은 그렇지 않아 이를 연금으로 돌릴 수 있다.
“저축도 하고 보장도 받을 겸 종신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얼마 전 둘째아들을 얻으면서 종신보험에 가입한 K과장이 직장 선배 L차장에게 한 말이다. “이봐 K과장, 종신보험은 보장받기 위한 보험이지 저축성 상품이 아니야. 차라리 그럴 바에는 좀 저렴한 정기보험에 가입하고 나머지는 주식에나 투자해 보라고. 요즘 적립식 펀드라고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상품들도 있잖아.” K과장의 말에 어이없어 하는 L차장의 답변이었다. “적립식 펀드는 따로 하고 있고요. 종신보험을 통해서는 보장받다가 아이들 독립하면 연금으로 전환하거나 아니면 상속할 계획입니다.” 이런 답변에도 L차장은 K과장의 선택에 대해 여전히 못마땅해하는 눈치다. 과연 K과장은 올바른 선택을 한 것일까?

보장도 받고 저축도 하고… 계약자들 중에는 간혹 정기보험과 종신보험의 차이를 보장기간의 차이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정기보험은 보장기간이 정해져 있고 해약 시 받을 수 있는 해약환급금은 일정 기간 증가하다가 보험 만기가 되면서 사라진다. 반면 종신보험은 해약환급금이 계약자가 해약하는 순간까지 계속 증가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보장기간과 해약환급금의 차이 등으로 인해 정기보험에 비해 종신보험은 보험료가 비싸다. 예를 들어 35세 남자인 K과장이 교보생명의 일반사망보험금(1억원 기준)을 70세까지 보장해 주는 소멸형 정기보험에 60세납으로 가입하면 월보험료는 8만2,000원으로 25년간 총납입하는 보험료는 2,361만6,000원이 된다. 1억원의 사망보험금을 평생 보장해 주는 종신보험에 납입기간 60세로 해 가입하면 월보험료가 14만8,000원으로 총납입하는 보험료는 4,440만원이다. 월보험료 차이는 66,000원, 총납입보험료는 900만원이다. 해약환급금은 정기보험의 경우 70세 시점에 0원이 되고, 종신보험을 70세 시점에 해약하면 해약환급금이 6,522만5,000원이 된다. 만약 K과장이 종신보험의 해약환급금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오는 저축을 하려면 연 4%(이자소득세 16.5%)의 확정금리를 보장하는 적금에 25년간 매월 10만2,500원씩 가입해 60세 시점에 마련된 목돈 4,690만원을 70세가 될 때까지 10년간 예치하면 된다. 현재 은행의 정기예금금리를 보면 종신보험의 저축 기능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 같다. 종신보험은 저축(saving)과 보장(insurance)을 겸한 상품이다. 금리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수록 종신보험의 저축 기능은 더 강해진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종신보험이라는 것은 계약자가 해약환급금이라는 자산을 장기적으로 형성해 나가면서 보장을 동시에 받아가는 일종의 장기 저축성 상품인 셈이다. 보험상품은 그러나 가입기간이 장기인 탓에 환금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기존 보험은 한번 가입하면 해약을 하지 않는 한 돈을 중도에 인출할 수 없었고, 그래도 돈이 필요한 경우에는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약관 대출을 받아야만 했다. 이런 보험의 경직성을 해결하고자 나온 보험이 바로 ‘유니버셜보험’이다. 현재 국내에서 유니버셜보험을 판매하는 회사는 교보생명과 AIG생명 두 회사다. 교보생명의 유니버셜종신보험은 종신보험을 기본 틀로 해 수시납입과 중도인출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가입 후 2년이 지나면 2개월 이상 보험료를 연체하더라도 당시까지 적립된 돈으로 보험료를 대신 지급할 수 있는 기간까지 보험 계약이 유지된다. 반면 AIG생명의 유니버셜보험은 저축성 기능이 강화된 상품이다. 44세 이전까지는 연령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동일한 보험금액에 대해 보험료가 동일하다. 예를 들면 사망보험금 1억원을 설정하면 의무적으로 내야 할 ‘기본보험료’는 15세부터 44세까지 남녀 모두 보험가입 금액의 1%인 100만원으로 동일하다. 현재 38세인 L차장이 보험가입금액(최저 보장 보험금) 1,000만원인 AIG의 프라임유니버셜보험에 가입하려면 기본보험료로 매월 10만원씩 납입해야 한다. 20년까지 납입한다면 총납입보험료가 2,400만원이고 적립금은 3,361만원이 된다. 교보생명이나 AIG생명 모두 공시이율(현재 4.8∼5%)에 연동되는 금리연동형 상품이다. 유니버셜보험을 통해 저축 기능을 강화하려면 ‘추가납입’을 하면 된다. 추가납입보험료에는 설계사 수당이나 회사 사업비가 매우 낮게 책정되기 때문에 계약자 입장에서는 기본보험료 납입에 비해 유리하다. 더구나 AIG생명의 프라임유니버셜보험은 보험가입금액의 10배까지 수시로 추가납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세테크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현행 세법에 의하면 10년 이상 유지된 보험계약으로 인한 보험차익(이자소득)은 비과세가 된다. 따라서 보험가입금액이 1억원인 프라임유니버셜보험을 계약한다면 월 100만원씩의 기본보험료를 납부하다가 9년차 시점에 일시납으로 8억원을 추가납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추가납입 후 1년이 지나면 보험계약 유지가 10년이 되기 때문에 이후 적립금을 언제 찾아가더라도 전체 보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변액유니버셜보험 출시 봇물 K과장과 L차장 간의 대화 내용은 1970년대 미국 보험업계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등장한 소재이다. 소위 “정기보험을 구입하고 나머지는 투자하라”(Buy term and Invest the rest)라는 현상이었다. 단기 자금 운용처로 자주 이용되는 MMF(머니마켓펀드)가 미국에서 처음 소개가 된 것이 71년이다. 당시 미국의 금리가 10%대로 급상승하면서 예전에 낮은 예정이율로 판매된 보험상품들이 경쟁력을 잃어 실효·해약 등이 증가하자 보험회사들은 보험에다 투자 성격을 가미한 변액생명보험들을 출시했다. 변액생명보험은 보험가입금액에 대해서는 최저보증을 해주고 계약자가 불입한 보험료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계약자 고유의 계정으로 적립해 주는 보험상품이다. 변액종신보험은 사망보장에 대해 최저보증을 해주며 변액연금보험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전액에 대해 원금을 보장해 준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변액유니버셜보험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유니버셜보험의 자유입출금 기능과 변액보험의 투자성을 결합한 상품이다. 현재 PCA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교보생명 등 국내 보험사의 경우 올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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