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신약을 봐라
| 메디포스트 제공사진 | 바이오신약·환경·농업·기기·정보 등 바이오산업에서 가장 비중이 큰 분야는 약 50%를 차지하는 바이오신약과치료다. 인간의 생명과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0년 역사의 제약산업이 있음에도 굳이 바이오신약 산업을 별도로 구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존 제약산업은 합성화학물을 기반으로 새로운 물질을 탐색해 구조모형을 만들고 약물을 제조한다. 반면 바이오신약과 치료는 단백질·호르몬·세포·유전자 등 생체에서 유래한 물질을 활용해 약물을 만든다. 1970년대 후반 시작된 유전자 재조합 기술, 세포 배양, 지놈 정보·조작 등 신기술을 적용한다. 바이오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성숙기에 도달한 제약산업과 달리 도입기에 있어 성장성이 무한하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는 아직 기존 합성약물 시장이 훨씬 크다. 2003년 현재 합성약물 시장 규모(4,200억 달러)는 바이오신약 규모(380억 달러)의 10배 이상이다. 그러나 2010년에는 그 차이가 5배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제약 1,300억 달러, 바이오신약 6,700억 달러) 그 이후에는 바이오신약이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러한 이유로 여러 국가들이 BT(Bio Technology)에 큰 관심을 갖고 투자를 시작했다. 우리 정부도 바이오신약·장기 산업을 10대 성장 동력 산업으로 꼽았다. 우리나라가 IT 등 몇몇 분야에서 이룬 성공신화를 BT에서도 꽃피우기 위한 몇 가지 방향을 제안한다. 첫째, 정부와 대기업이 바이오산업 투자를 주도하자. 바이오기술은 개발에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나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가 필수적이다. 정부 주도의 과학 채권, 대기업들이 만드는 장기펀드 등이 가능성 있다고 본다. 둘째, 우량 바이오벤처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자. 수많은 바이오벤처들은 지금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 IT벤처들처럼 BT벤처들도 기업경영 마인드 없이 무작정 창업한 사례가 많아서다. 바이오산업을 육성할 새 자금으로 또다시 무분별한 창업을 도와줘서는 안 된다. 될 성싶은 나무를 키우는 데 과감하게 투자해야 바이오벤처계의 삼성전자를 만들 수 있다. 셋째, 경쟁력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개발하자. 우리나라의 BT는 줄기세포 치료제·유전자 치료제·약물전달체·면역치료제 등의 분야가 강하다. 기반기술인 바이오칩, 센서·U-헬스 분야처럼 IT 등 다른 분야와 기술융합이 필요한 부분도 유망하다. 나눠먹기식 자금 분산보다 유리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워야 성공확률이 높다. 넷째,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자. 바이오벤처 혼자 완성품을 내놓기 힘들다. 벤처와 대학·연구소 간의 실용적인 산학협력 시스템을 만들자. 최근 울산의대와 서울아산병원에서 산학협력센터를 만들었다. 교수와 의사들이 실험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기업과 연결해 기업과 병원 모두 수익을 창출할 있는 길을 모색한다고 한다. 매우 고무적인 예다.또한 바이오벤처가 1차 완성한 기술을 대기업이 제값을 주고 구입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완성시키는 벤처-대기업 거래도 활발했졌으면 좋겠다. 다섯째, BT 인재를 육성하자. 현재 바이오기술 개발에 투입될 핵심 인재는 턱없이 부족하다. 의학도들이 환자 치료 외에 기초의학에도 관심을 갖고 바이오기술 연구에 뛰어들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70년대 후반 시작된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된 암젠·제넨텍 등 바이오벤처들이 웬만한 다국적 제약회사보다도 큰 매출을 올리고 있음을 주목하자.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이사 사장 1964년 제주 生 83년 서울 휘경여자고등학교 졸업 89년 서울대학교 의학과 졸업 89년~94년 서울대학교병원 임상병리과 전공의 94년 서울대학원 의학과 졸업 99년 서울대학교 박사학위 취득 94년~2000년 삼성서울병원 임상병리과 전문의·교수 2000년~現 메디포스트㈜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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