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숨은 재력가’의 화려한 부상

‘숨은 재력가’의 화려한 부상

LG그룹은 지난해 57년간의 동업 관계를 유지하던 구씨와 허씨 일가의 ‘아름다운 이별’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재계의 빅뉴스였다.
허씨 일가의 계열분리 작업은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LG그룹은 전자 계열사의 지주회사인 LGEI와 화학 계열사의 지주회사인 LGCI를 만든 뒤 2003년 3월 다시 지주회사인 (주)LG를 설립했다. 이를 계기로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구씨와 허씨의 일가의 지분은 (주)LG 주식으로 바뀐다.

그 다음 지난해 8월엔 (주)LG를 LG전자와 LG화학 등의 계열사 지주회사인 (주)LG와 LG칼텍스정유·LG홈쇼핑 등의 지주회사인 (주)GS홀딩스로 분할, 재상장했다. 대주주인 구씨와 허씨 일가의 (주)LG 지분도 65%는 (주)LG 주식으로, 35%는 (주)GS홀딩스의 지분으로 전환됐다.
지난해 8월부턴 구씨 일가는 (주)GS홀딩스의 지분을 정리해 (주)LG 지분으로, 허씨 일가는 (주)LG 지분을 팔고 (주)GS홀딩스의 지분을 사들이는 작업이 활발히 진행됐다. 이 작업은 자전(自轉)거래로 맞바꾸거나 매각하는 방법이 동원됐고 연말까지 계속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 1월 27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열분리 승인으로 허씨 일가는 GS그룹을 중심으로 계열분리를 마무리했다.

이 결과 허씨 일가는 포브스코리아의 한국의 부호 리스트에 대거 합류했다. 허씨 일가 전체 63명 가운데 7명이 리스트에 올랐다. 허창수(57) (주)GS홀딩스 회장(16위), 허완구(69) 승산 회장(20위), 허정수(55) LG기공 사장(24위), 허진수(52) LG칼텍스정유 부사장(41위),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날 회장(46위), 허남각(67) 삼양통상 회장(51위), 허동수(62) LG칼텍스정유 회장(61위) 등이다. 허광수 ·허남각 ·허동수 회장은 새로운 인물들이다.



LG그룹의 구씨 일가
‘세계의 부자’에 등극

구자경 LG 명예회장과 구태회 ·구평회 창업고문 일가 등 세 사람도 부호 리스트에 올랐다. 이들의 재산 규모는 1조7,600억원으로 이건희 삼성 회장과 신격호 롯데 회장에 이어 국내 부호로는 세 번째로 재산 1조원 이상인 ‘세계의 부자’에 올랐다.(포브스코리아 4월호 발표 예정)

지난해 4위에서 3위로 올라선 구자경 명예회장 일가는 (주)LG 주가가 1년 새 두 배 넘게 오른 덕을 보았다. 구 명예회장은 164만 주의 (주)LG 주식을 갖고 있다. 장남인 구본무 LG 회장을 비롯한 4남2녀의 자녀와 사위, 며느리, 여기에다 손자, 손녀가 보유한 (주) LG 지분도 6,532만 주가 넘는다. (주)LG 주식만으로 1년 동안 늘어난 이들의 재산 평가액은 무려 6,834억4,390만원에 이른다.

구평회 E1 명예회장 일가와 56위에 오른 구태회 LG 창업고문 일가는 LG산전과 LG전선, E1 등을 중심으로 LG전선 그룹을 형성해 독립했다. 이들은 보유 중인 LG전선 주식이 크게 올라 재산이 불어났다.
구평회 명예회장의 직계가족들은 LG전선 외에 상장주식으로는 가온전선과 LG상사, E1, 푸른저축은행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비상장 주식으로는 부민상호저축은행 주식을 나눠 갖고 있다.
구태회 고문의 가족들 역시 LG상사와 가온전선, 부민상호저축은행 주식을 보유 중이며, 이 밖에 극동가스와 G2R 주식을 갖고 있다.


허씨 가문의 자손들은 대부분 GS그룹 계열사와 자회사의 경영진에 포진해 있지만 따로 회사를 세워 운영하기도 한다. (가계도 참조) 고(故) 구인회 회장과 함께 LG그룹을 세운 고 허만정 씨의 아들은 모두 8명. 구인회 회장의 장인인 고 허만식 씨와 6촌간인 허만정 씨는 당시 경남 진주 지방의 만석꾼으로 불릴 정도로 대단한 재력가였으며 LG그룹의 창업자금을 댔다.

허만정 씨의 장남인 고 허정구 씨 일가, 3남 고 허준구 씨 일가, 5남 허완구 승산 회장 일가, 8남 허승조 LG유통 사장 일가 등 네 집안은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홀딩스의 대주주 그룹이다. 현재 GS홀딩스의 1대 주주는 고 허준구 씨의 장남인 허창수 회장이다. GS홀딩스로 재상장되면서 주가가 올라 허씨 일가의 주식 재산이 늘어났다.허창수 GS홀딩스 회장은 허씨 가문 3세대 경영인 가운데 대표주자다.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세인트루이스대학 석사 출신인 그는 1977년 그룹 기조실 과장으로 LG그룹에 첫발을 내디뎠다. LG전선갟G건설 회장을 지냈으며 국제 경제의 흐름에도 밝다는 평을 듣는다. GS그룹 총자산의 70%를 가진 LG칼텍스정유의 수장인 허동수 회장도 허씨 일가를 대표하는 경영인이다.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화학공학 석겧迷?학위를 받고 73년 당시 호남정유에 입사한 그는 30년째 LG칼텍스정유에 몸담고 있다.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에 집계한 재산총액에는 거래소 상장기업과 코스닥 등록기업은 물론 공개되지 않은 회사에 대한 지분 가액도 포함돼 있다. 주식 이외의 부동산과 금융자산 등은 공개된 자료를 반영하거나 추정치를 더했다. 다만 재단에 출연한 재산은 제외했다.
가족은 직계가족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창업주가 타계하고 형제들이 그룹을 분할해 경영할 경우 각 형제와 그 직계가족은 따로따로 평가된다.

재산 평가의 기준 시점은 공개기업은 지난해 12월 20일을 기준으로 했다. 미공개기업의 가치는 가장 최근의 감사보고서를 바탕으로 계산했다.
미공개회사의 주가는 주당순자산에 동종 공개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균을 곱해 산정했다. 가령 평가 대상인 어떤 소프트웨어 회사의 주당순자산이 1,000원이고 PBR 평균이 1.1이라면 그 회사의 주가를 1,100원으로 잡았다.

해외 주식재산도 추정 가능한 경우 포함했다. 신격호 회장의 경우가 이에 속한다. 일본 롯데그룹은 지난 2003년에 약 115억엔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일본 롯데그룹의 주요 사업은 제과업이므로 이 순이익에 한국 롯데제과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협력사 동반성장 기여”…신세계인터내셔날, 중기부 장관상 수상

2프로먹방러 히밥과 맞손…세븐일레븐 ‘럭히밥김찌라면’ 출시

3美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자금세탁 방지 의무 소홀 정황

4"아이브, 탄탄하고 뛰어나지만"…뜨려면 '이것' 필요하다

5만두 이어 K-푸드로…CJ제일제당, ‘소바바치킨’ 미·일·유럽 시장 공략

6박지현, 욕망에 취한 '전라 노출'…무려 연인 눈앞에서?

7양세형, 박나래랑 단둘이 마카오…"촬영 본분 잊어"

8 지하철 1∼8호선 오전 러시아워 운행 9시30분까지 30분 연장

9'솔로라서' 명세빈, 난자 냉동 언급? "이젠 나이가…"

실시간 뉴스

1“협력사 동반성장 기여”…신세계인터내셔날, 중기부 장관상 수상

2프로먹방러 히밥과 맞손…세븐일레븐 ‘럭히밥김찌라면’ 출시

3美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자금세탁 방지 의무 소홀 정황

4"아이브, 탄탄하고 뛰어나지만"…뜨려면 '이것' 필요하다

5만두 이어 K-푸드로…CJ제일제당, ‘소바바치킨’ 미·일·유럽 시장 공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