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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 한국인 CEO 설문조사] ‘코리안 돌풍’으로 세계 무대 ‘지휘’

[다국적 기업 한국인 CEO 설문조사] ‘코리안 돌풍’으로 세계 무대 ‘지휘’



최석진 푸르덴셜파이낸스 수석부사장
미국 하버드대 졸업. 체이스맨해튼 은행을 거쳐 93년부터 한국푸르덴셜생명 사장 역임. 2002년부터 푸르덴셜파이낸스 수석부사장으로 승진.


안경수 후지쓰 경영집행역
서울대 화학공학과 졸업. 미국 스탠퍼드대 공학 박사. 삼성그룹 이사, 삼호물산 사장 역임 후 한국후지쓰 사장, 2003년 후지쓰 최초의 외국인 등기이사 선임.


김해동 비브라운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
홍익대 물리학과 졸업. 91년 독일계 의료기기 회사인 비브라운코리아 사장 취임. 2004년 9월부터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사장.


김효준 BMW 본사 임원
덕수상고·방송대 경제학과 나와 한국신텍스 대표 역임. 2000년 BMW코리아 사장, 2003년 독일 BMW 그룹 임원(SE)으로 승진.


이승일 야후 남아시아 총괄사장
연세대 경영학과·미국 미시간대 MBA 졸업. P&G·씨티은행 거쳐 2001년부터 야후코리아 사장 겸 야후 남아시아 총괄사장.


방일석 올림푸스이미징 마케팅 총괄본부장
중앙대 전기공학과 졸업. 삼성전자 일본 주재원으로 있다가 올림푸스한국 설립. 올 초부터 올림푸스이미징 마케팅사업 총괄본부장.


이재현 이베이 아태 총괄 대표
미국 브라운대·하버드 MBA 졸업. 보스턴컨설팅그룹·두루넷 거쳐 2002년부터 옥션 사장 역임. 2004년 이베이 아시아지역 총괄대표.
16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독일계 의료기기 회사인 비브라운에서 김해동(52) 한국법인 대표는 “더블 인 스리(Double in 3)”로 통한다. ‘더블 인 스리’는 3년 동안 두 배의 매출 신장을 이뤘다는 뜻이다. 비브라운코리아는 2000년부터 2002년까지 130억원 하던 매출을 300억원대로 키웠다. 이 회사는 올해에 600억원대 매출이 예상돼 또 한 번의 ‘더블 인 스리’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런 성과를 배경으로 김 대표는 지난해 9월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사장으로 발탁됐다. 지금까지 독일 본사 임원이 맡아 오던 전통을 깬 것이다. 자신이 발탁된 배경에 대해 김 사장은 “본사에서 한국법인만의 인재관리 시스템이 높이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비브라운코리아는 “쓸 만한 인재들을 꼭 구해 오는 회사”로 유명하다. 김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김호정 사장 역시 김 사장이 8년여의 ‘구애’ 끝에 스카우트해 온 인재다. “적재적소에 최고의 인재를 배치해 신나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최고의 효과를 올리는 지름길”이라는 것이 김 사장의 지론이다. 또 이런 인재 경영 마인드를 아태지역에 퍼뜨리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90년대 후반 이후 아태본부장 급증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의 고위직에 등용되는 한국인 최고경영자(CEO)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들어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CEO에 선임되거나 본사 임원에 발탁되는 등 한국인 CEO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비교적 젊은 나이인 데다 경영 능력을 검증받은 터여서 이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광학기업 올림푸스는 지난해 10월 지주회사인 자회사를 분리하면서 올림푸스이미징을 출범시켰다. 올림푸스이미징은 세계 4위권의 광학·의료기기 회사로 종업원 1000여 명에 매출액이 2조7000억원대에 이르는 대기업이다. 이 회사의 마케팅 책임자는 방일석(42) 올림푸스한국 사장이다. 방 사장은 이 회사의 신제품 기획부터 판촉 전략, 미디어 관리 등을 총괄한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일본 기업에서 갓 불혹을 넘긴 젊은 임원을 발탁한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한국법인을 창립 5년 만에 매출 3000억원대 우량 회사로 키운 것은 물론, 자신이 맡고 있던 아시아·중동지역 본부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유일한 흑자를 기록할 만큼 경영 성적이 탁월했다. 방 사장은 월∼목요일까지는 일본 신주쿠에 있는 올림푸스 본사에서 일하고, 금∼토요일은 한국에 돌아와 근무한다. 야후코리아의 선장인 이승일(44) 사장은 2000년부터 남아시아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다. 호주·싱가포르·인도·홍콩 등 8개 나라가 그의 ‘지시’로 움직인다. 인터넷 포털 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를 확보한 호주에서는 일등 고수가 그의 화두고, 모바일 인터넷이 활발한 인도에서는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골몰하고 있다. 이베이에서는 이재현(41) 대표가 호주를 포함해 중국·대만·싱가포르·인도·홍콩 등 8개국을 총괄한다. 이베이 인터내셔널은 유럽과 아태지역에 글로벌 거점을 두고 있어 이 대표는 멕 휘트먼 이베이 사장의 ‘믿음직한 야전사령관’ 격이다. 회사 관계자는 “2001년 이베이의 투자를 받은 이후 한국은 영국·독일 다음으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 대표 발탁은 이런 실적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시리얼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켈로그의 아시아법인 CEO는 신현수(50) 전 농심켈로그 사장이다. 한국펩시콜라와 농심켈로그를 거쳐 2002년부터 켈로그 아시아 CEO에 취임한 그는 최근 아시아 지역본부를 서울로 옮겨오는 데 막후 역할을 맡았다. 이 밖에 미국계 엔진·발전설비 업체인 커민스코리아의 김종식(50) 사장이 2000년부터 중국·홍콩·대만을 총괄하는 동아시아본부장을 맡아 충칭커민스엔진회사를 설립하는 등 발군의 실력을 보여 준 바 있다. 또 영국계 정보기술(IT) 업체인 ARM코리아 김영섭(50) 사장이 대만·중국사업을 지휘하는 아태지역 총괄본부장을, 이장우(49) 이메이션코리아 사장이 이 회사가 올해 새로 출범시킨 플래시메모리 사업부 아시아 담당 매니저로 있다. 다국적 기업 본사로 영전한 경우도 있다. 신학철(48) 쓰리엠 수석부사장이 대표적이다. 1984년 기술지원 담당으로 한국쓰리엠에 입사한 그는 쓰리엠 필리핀 사장에 임명됐다가 97년부터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신 부사장은 올해 6월 산업용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해 제임스 맥너니 회장에 이어 서열 2위에 올랐다. 직원 수만 6만7000명에 이르는 거대 기업의 2인자가 된 것이다.

쓰리엠 ‘넘버 2’가 한국 안경수(53) 한국후지쓰 회장도 2003년 4월 본사 임원에 올라 화제가 된 케이스. 1935년 창립한 후지쓰 그룹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등기이사다. 현재 후지쓰 경영집행역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총괄하면서 아태본부 비즈니스본부장, 대만후지쓰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김효준(48) BMW그룹코리아 사장은 본사 임원(SE)급 대우를 받고 있다. 전체 임직원 10만여 명 가운데 본사에서 SE급의 임원은 300명 정도. 현지법인 CEO 가운데 본사 임원은 동양인으로 김 사장이 유일하다. 외국 여행 때는 퍼스트 클래스 비행좌석이 제공되고, 고급호텔 스위트룸에서 묵을 수 있다. 차량도 시가 1억8000만원 하는 BMW 750Li가 나온다. 최석진(66) 푸르덴셜파이낸스 수석부사장의 이력도 화려하다. ‘제임스 스팩만’이란 미국명으로도 유명한 그는 한국푸르덴셜 회장을 거쳐 푸르덴셜 본사의 아시아지역 담당 사장, 국제 담당 최고임원을 지냈고 2002년부터 푸르덴셜파이낸스 수석부사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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