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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STMENT GUIDE] 대박보다 안정성 우선

[INVESTMENT GUIDE] 대박보다 안정성 우선

펀드 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어떤 펀드를 골라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이럴 땐 정보가 빠르고 돈 흐름에 민감한 ‘큰손’들이 어떤 기준으로 펀드를 고르고 투자하는지 따라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펀드 춘추전국시대다.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저금리에 재테크 열풍까지 더해져 펀드가 생활 필수품이 된 모습이다. 펀드 상품도 날마다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6월 8일 현재 펀드 상품 가짓수만 9,013개(자산운용협회 기준)에 이른다. 이처럼 너도나도 펀드에 열광하고 있지만 펀드 홍수 속에서 어떤 상품을 골라야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은행 창구 등에서 권유하는 펀드를 전적으로 믿을 수 있을까. 국내 ‘큰손’들의 펀드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고액 자산가와 직접 마주치며 그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관여하는 금융회사 프라이빗뱅커(PB)에게 요즘 ‘큰손’들은 어떤 기준으로 펀드를 고르고, 어떤 펀드를 좋아하는지 들어봤다.
고수익보다 안정적 수익 선호 = 올 들어 고액 자산가들은 꾸준히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펀드에 관심이 많은 모습이다. 고수익을 좇기보다 자신이 기준으로 삼는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안정형’ 펀드를 선호하고 있다. 신한은행 PB고객부 김은정 팀장은 “국내 고액 자산가들이 지난해에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이머징마켓)에 많이 투자해 평균 50~60%에 이르는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며 “그러다 보니 올 들어서는 지키는 쪽으로 돌아선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큰손들은 철저하게 계란을 나눠 담는 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원금을 지키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단일 펀드보다는 국내 주식형과 선진국 투자형, 신흥 시장형 투자형 펀드 등으로 골고루 나눠 투자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PB는 “고객들이 지난해와 달리 아무리 장밋빛이라고 해도 ‘몰빵’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3개월 동안 예전보다 유럽 펀드가 많이 팔렸고, 기존에 관심이 덜했던 중남미 펀드 문의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산관리 전문업체인 리치앤머니(Rich&Money)의 이현구 재무관리사는 “올해 초까지는 금리가 낮아 큰손들이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고수익을 노리는 펀드를 찾았지만 하반기가 가까워지면서 해외 펀드, 특히 여러 지역에 분산투자하는 상품과 배당 수익을 노릴 수 있는 배당형 펀드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정 업종에 투자하는 ‘섹터 펀드’ 인기= 안정성과 더불어 큰손들이 손을 내밀고 있는 펀드는 물, 에너지, 반도체 등 특정 업종이나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섹터 펀드(sector fund)’다. 특히 섹터 펀드 가운데서도 지수 부담이 크지 않는 ‘인프라 펀드’와 ‘글로벌 리츠 펀드’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프라 펀드는 도로, 철도, 공항, 항만, 전력 등 필수적인 사회 기반시설 설립에 직 · 간접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내는 펀드다. 경제성장과 인구 증가에 따라 신흥시장 국가에서 인프라 투자 수요가 늘고 있어 인기다. 삼성증권 테헤란 지점의 이재경 지점장은 “지난해 해외 펀드가 지역 분산투자 개념이었다면 올해는 그와 더불어 업종이나 분야까지 아우르는 섹터 펀드가 단연 화두”라면서 “도로, 항만 등에 투자하는 인프라 펀드와 물 펀드 등이 고객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다만 아무리 전망이 좋은 지역과 섹터라도 분산투자란 원칙을 지키면서 길게 보고 투자하라는 조언도 많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 분석연구원은 “섹터 펀드는 주식시장과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에 투자 자산의 10~20% 수준에서 투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펀드와 분산투자 효과가 가장 큰 지역에 투자하는 섹터 펀드에 관심을 두면 좋다”고 말했다. 부동산을 결합한 리츠 펀드도 인기다. 해외 리츠에 투자하는 리츠 재간접 펀드의 수탁고는 지난해 11월부터 5월 25일까지 5조1,273억원이 늘었다. 게다가 국내 10개 자산운용사에서 내놓은 글로벌, 유럽, 아시아·태평양, 일본 관련 리츠상품의 수익률도 6개월 13.35%, 1년 28.81%로 안정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상품개발부 김균 팀장은 “글로벌 리츠는 세계적으로 고루 투자돼 있고, 주식·채권 등과 상관성이 낮아 분산투자 대안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그는 “요즘 들어 파생상품과 펀드를 결합한 다양한 대안 금융상품이 나오고 있지만 부자들을 유혹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라며 “리츠 펀드는 부자들이 잘 아는 자산 인 부동산을 결합한 상품인데다 상대적으로 접근하기도 쉬워 수요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들만의 리그’ 사모펀드에 주목 = 남과 똑같은 것을 싫어하고 다소 폐쇄적인 고액 자산가의 성향은 펀드를 고를 때도 어김 없이 반영된다. 올 들어 사모펀드가 고액 자산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는 소수 특정인을 대상으로 비공개로 거액의 자금을 유치해 펀드를 운용한다. 기관이나 고액 자산가의 투자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에 올해 화두 가운데 하나인 인수 · 합병(M&A) 관련 1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가 나오자마자 마감됐다”고 말했다. 와인이나 한우 등 실물형 자산은 물론 예술품 · 문화 관련 아트 펀드도 고객 사이에서 인기다. 한국투자증권에서 5월 30일에 내놓은 80억원 규모의 ‘서울 아트사모특별자산 2호’는 조기 마감됐다. 한국투자증권 PB본부 신언경 차장은 “이 펀드는 3년 동안 해마다 8%의 배당과 만기 때 미술품 투자수익의 15%를 지급하는 구조로 운용되고 있다”며 “하반기에 이 같은 구조의 펀드 하나를 더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자들이 펀드 고를 때 많이 묻는 질문 3가지 부자들이 펀드에 가입할 때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무엇일까. 실제로 금융회사에 찾아와 펀드에 가입하면서 부자 고객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과거 수익률 추이와 현황 ▶투자 펀드의 시장 전망 ▶해당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로 요약된다. 하나은행 압구정 중앙지점 정원기 부장은
“고객들의 펀드 선택 기준이 예전보다 훨씬 깐깐해졌다”면서 “상품의 과거 수익률과 전망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고 펀드를 어떤 운용사가 운용하는지도 직접 물어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같은 지역, 같은 섹터의 펀드라도 운용사마다 특징을 따져 강점이 있는 펀드를 선택하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 이밖에
해외 펀드에 가입하는 고액 자산가는 투자하려는 펀드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도 미리 따진다. 신한은행 올림픽선수촌 지점 한상언 PB팀장은 “비과세 혜택이 있고 여러 국가를 묶은 지역 배분 펀드도 꾸준히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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