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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니아대학교 / 김중수·안철수 등 1000여 명 수학

펜실베이니아대학교 / 김중수·안철수 등 1000여 명 수학

▶ 김동녕 한세실업 회장(총동문회장)

펜실베이니아대(이하 ‘유펜’)는 1740년 벤저민 플랭클린의 교육이념에 따라 필라델피아의 도심지에 세워진 학교다. 유펜은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서도 경영학 등 실용적인 학문을 강조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대학은 의과, 법과, 비즈니스스쿨 등이 유명하며 이런 이유 때문에 외국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이기도 하다. 유펜의 의과와 법과대학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Wharton School)은 미국 최고의 비즈니스스쿨로 여러 번 선정됐다. MBA 과정이 처음 생겨난 학교가 바로 유펜의 와튼스쿨이다. 유펜은 최근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실용적 학문을 선호하는 추세에 힘입어 캘리포니아에까지 사무실을 두고 학생들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유펜은 경영학과 공학을 연결지어 2개 이상 분야에서 동시에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이중학위제도가 특출하다. 외국학생 모집에 적극적으로 힘써 유학생이 많은 미국 내 대학 10위권에 올라 있다. 한국인 학생도 200명이 넘는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같은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처음에 교직자 양성을 목적으로 세워졌고 또 지성인 교 육을 위한 교양과목 위주의 대학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유펜은 좀 더 실제적이고 응용성 있는 교육을 강조하는 벤저민 플랭클린의 교육이념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학풍이 분방하고 자유로운 편이다. 현재 학부 학생이 가장 많은 문리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교수진이나 학과목, 이수과정 등 여러 면에서 많은 발전을 해오고 있다.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려는 학교 당국의 노력도 최근에 와서 더욱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문리대는 약 500명의 교수진, 5600명의 학생, 그리고 40여 개 전공분야를 갖고 있다. 유펜의 와튼경영대학은 비즈니스스쿨로 미국에서 제일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학사학위 과정으로는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또 제일 우수한 비즈니스스쿨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마케팅, 회계학, 재무, 노동산업학 등은 대단히 우수하다. 외국어(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 경제학 등도 잘 알려져 있고, 인류학과 고고학은 특히 우수해 학교 내에 인류학박물관도 있다. 심리학과 생물학을 겸한 전공 분야도 유펜을 선망하는 고교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회장

유펜은 학생들이 원하는 여러 종류의 이중 학위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와튼 비즈니스스쿨과 엔지니어링스쿨이 공동으로 제공하는 경영학과 공학의 이중 학위과정을 밟을 수 있다. 엔지니어링과 비즈니스 분야를 동시에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이상적인 학위 시스템이다. 또 대학에서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3학년이 끝나면 대학원 학생으로 입학해 비즈니스스쿨에서 학사와 석사학위(MBA)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간호학대학과 수의과대학은 의과대학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우수한 대학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분야와 건축학대학원 역시 대단히 우수하다. 학사학위 과정은 문리대, 비즈니스스쿨, 공대 그리고 간호학대학 등 4개 단과대학에서 밟을 수 있다. 대학원과 프로페셔널스쿨에는 의대, 치대, 수의대, 간호대, 교육대, 법대, 비즈니스스쿨, 공대, 사회사업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예술대학원, 문리대학원 등 12개가 있어 훌륭한 종합대학을 이루고 있다. 유펜의 100개가 넘는 빌딩들은 오래된 벽돌집부터 현대식 건물까지 다양하게 섞여 있다. 자동차 출입이 금지되고 또 푸른 가로수가 줄지어 있는 거리는 퍽 인상적이다. 기숙사는 오래된 고딕식 건물부터 24층의 빌딩들로 구성돼 있고 부엌이 있는 방도 많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구분: 사립대
개교연도: 1740년
소재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교수 1인당 학생수: 4명
장서: 454만 권
학교 특징: 경영학 등 실용적인 학문을 강조하는 대학이다. 따라서 의과, 법과, 비즈니스스쿨 등이 유명하다. 이런 이유로 외국 학생들이 선호한다.
한국인 동문: 한국동문회가 파악하고 있는 동문은 700~800명 선이다. 공식 파악된 동문 중 절반 이상인 400여 명이 명문 비즈니스스쿨인 와튼스쿨 출신이다. 유펜 동문회는 와튼스쿨을다녔던 사람들이 별도의 동문회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시기 유학했던 소그룹 모임, 예컨대 ‘와튼 80,s’ 같은 모임이 있다. 1980년대 와튼에 유학했던 안용찬 사장을 비롯해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김규복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이충완 허치슨포트홀딩스코리아 서울사무소 소장, 이상웅 세방기업 대표, 백만기 김앤장 고문 등이 주 멤버다. 재계에서도 와튼 출신들의 활약상이 돋보인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윤영석 두산중공업 부회장, 구본걸 LG상사 부사장, 김주진 앰코테크놀로지 회장, 박주만 옥션 사장, 김상현 한국P&G 사장, 전재국 시공사 대표 등이 와튼 출신이다.
전반적으로 유펜에는 유대계 학생이 많고 펜실베이니아주, 뉴욕주, 뉴저지주의 학생이 비교적 많이 입학하고 있다. 이 대학의 인기가 날로 높아져 지망자 수는 최근 들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졸업생 중 미국의 주요 산업체에서 중역으로 근무하는 숫자는 미국 대학 중에서 일곱 번째로 많다. 기숙사는 전체 학생의 80%를 수용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학생이 교내에서 생활하기를 원한다. 신입생 외에는 복권추첨 방식에 의해 입주권이 주어지고 있다 유펜은 필라델피아시(인구 160만) 도심에 있어 학교에 이르는 교통편(전철, 버스)이 편리하며 걸어서 10분 내에 필라델피아 대학로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사우스스트리트를 중심으로 각종 쇼핑장과 오락시설이 밀집돼 있다. 이곳은 첨단 대학문화가 밀집된 뉴욕시의 그리니치빌리지와 유사한 분위기를 풍긴다. 시내에는 대규모 공연장, 전시회장, 스포츠 시설이 많아 대도시 생활을 맛보는 데에도 부족함이 없다. 유펜 한국동문회가 파악하고 있는 동문은 700~800명 선이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동문을 포함하면 족히 1000명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식 파악된 동문 중 절반 이상인 400여 명이 와튼스쿨 출신이다. 유펜동문회는 크게 ‘총동문회’ ‘와튼동문회’ ‘펜포럼’ 등 세 분야로 나뉘어 있다. 총동문회는 김동 녕 한세실업 회장이 이끌고 있다. 정기모임은 매년 5월 총동문회가 열리고, 겨울에는 펜실베이니아대 전체 동문회가 열린다. 그 외에 1년 중 12월과 2월 3월, 총 세 번 정도 미국 와튼스쿨 측에서 한국 학생을 위한 입학설명회를 여는데 동문회 차원에서 지원한다. 주로 입학설명회나 입학 인터뷰 때 사회를 보거나 공간을 제공하는 등으로 힘을 보탠다. 와튼스쿨 출신들은 ‘와튼클럽 오브 코리아’라는 별도 동문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와튼동문회는 2004년부터 안용찬 애경산업 사장이 회장을 맡아 동문회 결속을 도모하고 있다.

▶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또 짝수달 말에는 ‘펜포럼(Penn Forum)’을 개최, 정기적으로 조찬모임이 열리고 있다. 이 포럼은 2004년 6월부터 시작된 동문회 내의 조찬강연으로 격월로 실시하고 있다. 동문 6명이 발기해 만들어졌고 모든 펜 동문이 참여할 수 있다. 발기인은 김동녕 현 동문회장(한세실업 및 예스24 회장), 이종희(모아정보통신 회장)·김중수 전임 동문회장(한림대 총장, 전 KDI 원장), 남상구(고려대 교수), 손경한(변호사, 아람법무법인 대표), 최좌진(전 서통 사장)씨 등이다. 간사로는 최성환(대한생명 경제연구소 상무), 문정환(씨티은행 상무), 박찬구(재능교육 상무), 박진(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하석원(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김태선(네오웨이브 전무), 최유철(Ernst & Young 컨설턴트), 이은숙(화가)씨 등이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다뤘던 주제들은 경제, 정치, 산업,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외국대학 동문 모임이 사교나 인맥 결속 위주로 이뤄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2006년 이후 펜포럼의 주제와 연사는 다음과 같다.   ▶국제 자유도시의 추진과 발전 방향(이계식 제주도 정무부지사) ▶도시 설계와 재개발(김상경 KSK건축사무소 대표) ▶유비쿼터스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탐색(KT 이상훈 부사장) ▶한·미 FTA와 한·미 경제(미국 상무부 프랭클린 라빈 차관) ▶기업의 지배구조(남상구 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 원장) ▶한국의 M&A 시장과 private equity fund 역할(MBK 파트너스 김광일 변호사) ▶의료산업과 건강보험의 미래(정기택 경희대 교수)   위 연사 중 이계식 부지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펜 동문이다. 특히 지난해 7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발표한 미 상무부 라빈 차관은 와튼스쿨 졸업생으로 한국에 ‘펜포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청해 FTA의 필요성과 의미에 대해 강연했다. 박찬구 동문회 총무는 “동문회가 친목으로만 흐르지 않고 진정한 지식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펜 동문회는 와튼스쿨 출신들이 별도의 동문회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시기 유학했던 소그룹 모임, 예컨대 ‘와튼 80’s’ 같은 모임이 있다. 1980년대 와튼에 유학했던 안용찬 사장을 비롯해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김규복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이충완 허치슨포트홀딩스코리아 서울사무소 소장, 이상웅 세방기업 대표, 백만기 김앤장 고문 등이 주 멤버다. 재계에서도 와튼 출신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윤영석 두산중공업 부회장, 구본걸 LG상사 부사장, 김주진 앰코테크놀로지 회장, 박주만 옥션 사장, 김상현 한국P&G 사장, 전재국 시공사 대표 등이 와튼 출신으로 맹활약 중이다. 문성욱 신세계I&C 상무, 송재호 경동도시가스 대표이사 사장, 송재길 엠파스 부사장, 정윤희 대교홀딩스 대표이사, 김대철 현대산업개발 부사장, 정태욱 현대증권 상무 등이 와튼 출신이다.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 이봉서 전 상공부 장관, 박근 전 유엔 대사 등도 공직에 진출한 유펜 동문들이다. 유펜 동문들은 특히 금융권에서 활약이 크다. 강찬수 서울증권 회장은 하버드대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유펜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1961년생인 강 회장은 한국씨티그룹캐피탈 김두헌 사장,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사장 등과 함께 금융권 최연소 CEO로 조사되기도 했다. 김기범 메리츠종금 사장, 홍석주 한국투자공사 사장, 최세훈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 대표, 오갑수 SC제일은행 이사회 부의장, 권준일 칼라일그룹 한국대표, 이웅일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 고문, 김용성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정채영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 송경섭 골드먼삭스 상무이사 등이 금융계에 포진한 동문들이다. 학계, 대학 강단에서도 유펜 동문들의 활동이 왕성하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 윤석철 한양대 석좌교수, 지 동표·안경환·권순만·송재용 서울대 교수, 유완 연세대 교수, 송희준 이화여대 교수 등이 그들이다.

▶ (위에서 좌로) 김규복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변재일 의원, 남상구 고려대 교수, 권준일 칼라일그룹 한국대표

그 외에도 원주캠퍼스 부총장인 정갑영 교수, 서울대 농업생명대학부 조경학과 김성균 교수가 있고, 인천대 총장을 지낸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과 세무대학장을 지낸 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은 유펜 경제학 박사 출신들이다. 그 밖에 지동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동호 KDI 기획실장, 유일호 KDI 정책대학원 교수, 최준욱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등 싱크탱크에 몸담고 동문도 많다. 유펜 출신 정치인 중에는 전북 진안 출신 채수찬 열린우리당 의원이 있다. 유펜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당의 공기업개혁단장을 지냈다. 정보통신부 차관을 역임한 변재일 중도통합민주당 의원도 유펜 출신이다. 유펜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 분야 석사학위를 받았다. 중도통합민주당 최고위원인 김경재 전 의원도 유펜 출신이다. 유펜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원로 보수 정치인 이철승 자유민주민족회의 대표상임의장도 유펜에서 수학했다. 1960년대 초반 유펜에서 국제정치학을 연구한 적이 있다. 유펜의 지원자는 올해 11% 늘어 합격률은 17%에서 14%로 떨어졌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의 경쟁률이 날로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실용과 실질’의 유펜 학풍이 유학생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연 수입 5만 달러 이하 학생들에게 주어지던 학비 전액 지원 정책을 6만 달러 이하 가정 학생까지 확대 적용키로 한 것이다. 가난하지만 실력 있는 학생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유펜의 정책이 주목을 끌고 있다.


잊을 수 없는 나의 모교


“학문의 자세와 기강 목숨 걸고 배워” 김중수 한림대 총장

▶ 약력 1947년생, 서울대 경제학과, 펜실베이니아대학원 경제학 박사, KDI 원장, 현 한림대 총장

유학생활은 문화적 충격(cultural shock)이란 놀라움으로 시작된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기 위해 큰 뜻을 품고 집을 떠났지만 정작 몸으로 경험하는 것은 새로운 문물과 관행의 생소한 외국 생활이었다. 우리 사회는 국제화되어 있지 않았고 미국과의 소득격차는 지금보다 훨씬 컸기 때문에 당시 유학생으로서 겪는 여러 방면의 문화적 충격은 컸다. 펜실베이니아대에 도착한 1974년 7월은 미국의 모든 언론이 연일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 유신시대에 살다 왔던 필자는 종일 텔레비전 앞에 앉아 언론의 집요한 추궁에 견디지 못하고 몇 주 후에 대통령이 하야를 선언하는 문화적 충격의 진수를 체험하는 것으로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필라델피아는 ‘필리스, 식서스, 이글스, 플라이어스’라는 프로 스포츠팀을 갖고 있었는데 각기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었고 각 팀들에 대한 인기도 높았다. 프로스포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미국의 4계절(four seasons)은 야구·농구·미식축구·아이스하키 시즌이라고 답할 줄 알아야 대화가 통하는 사회에 살게 된 것이다. 물론 유학생들의 생활 여건은 오늘의 후배들에 비할 바가 못 되었다. 국민 소득 400달러 정도인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게 월 200달러 이상의 학교 기숙사는 대부분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전체 대학원생이 40명 정도였는데, 단지 두 명만이 차를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컬러 텔레비전이 신기하게 보이던 시절이었다. 요즈음 유학생들에 비하면 가고자 하는 도시나 학교에 대한 정보도 많지 않았다. 한참 시간이 지나 미국 생활이 몸에 익은 후 알게 된 사실이 형제애(brotherly love)의 도시로 불리는 필라델피아가 미국이 독립을 선언한 곳, 미국의 첫 번째 수도, 자유의 상징인 일명 ‘깨진 종’이 있는 곳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상징적 지식인인 벤저민 프랭클린이 설립한 유서 깊은 펜실베이니아대는 ‘첫 번째’라는 수식어를 여러 곳에 달고 있다. 성직자 교육이 아니라 기업과 공공서비스를 목적으로 설립된 미국의 첫 번째 대학교, 인문학부 과정 제일 먼저 개설, 의과대학 최초 설립, 컴퓨터 최초 발명, 최근의 일이지만 아이비리그 대학 중 첫 번째로 여성 총장을 선출한 학교다. 미국의 주 이름을 갖고 있는 유일한 사립대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대학생활을 데모로 지새운 벌을 단단히 받게 된 것이 바로 거의 목숨을 걸고 노력해야만 겨우 따라갈 수 있었던 학업 과정이었다. 학교의 명성은 저절로 쌓이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수업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 회고해 보면, 교실에서 배우는 공부 못지않게 연구조교를 하면서 배웠던 학문하는 자세, 즉 연구하는 기강을 배운 것이 일생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판단된다. 후일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클라인 교수가 책임지고 있던 세계적 권위의 와튼계량경제연구소에 필자는 3년 반 동안 종사했는데, 주말을 제외하고는 항시 새벽 4시에 퇴근할 정도로 업무가 많았다. 그런데 명망 있는 노교수도 일에 파묻혀 살고 있다는 것, 예상 외로 많은 업무량이지만 철저하게 처리하는 원칙, 펜실베이니아대 교육과정에 도도히 흐르고 있는 프로 정신을 배우고 졸업한 것이 정말 값진 교훈이었다. 프로 정신에 대한 훈련은 모든 분야에서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펜실베이니아 교육의 특징이다. 이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70년대부터 최근 졸업생까지 마음을 모아 2001년부터 ‘펜포럼’을 설립, 2개월에 한 번씩 조찬모임을 열고 있다. 비록 시기는 다르지만 동일한 학교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는 것은 중요한 인연이라고 여기며 정보를 교환하고 우의를 다지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의 아름다운 전통이며 자랑스러운 도전의식인 ‘첫 번째’를 이곳 한국에서도 졸업생들이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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