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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분양시장의 ‘최대어’

올 연말 분양시장의 ‘최대어’

올 연말 분양될 도시개발사업지 내 아파트 단지에 투자자들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지로는 서울 은평뉴타운, 고양 덕이지구와 식사지구, 김포 걸포지구 등이 있다. 주로 서울 수도권 서북부지역에 몰려 있다는 게 특징. 이 단지들은 규모가 큰 데다가 기반시설도 잘 갖춰져 주택 수요자들의 눈길을 꽉 잡고 있다. 이 지역들의 속내를 파헤쳤다.
서울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는 ‘뉴타운’에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업단지가 큰 데다 기반시설도 잘 갖춰지기 때문이다. 은평 뉴타운은 올 연말 서울·수도권 분양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힌다. 사업지 규모가 웬만한 공공택지지구보다 크고 입지여건도 뛰어나서다. 은평 뉴타운은 은평구 진관내·외동과 구파발동 일대에 들어서는 약 349만㎡ 규모의 ‘미니 신도시’다. 사업 시행자는 SH공사다. 주택공사나 토지공사 등 국가기관이 사업자로 나서 조성하는 공공택지지구는 아니지만 규모나 입지 면에서 결코 수도권 택지지구에 뒤지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은평 뉴타운은 총 1만6172가구 규모로, 1~3지구로 나눠 개발되고 있다. 1지구는 공정률이 80% 수준에 이르고 있다. 2지구는 40% 선이다. 3지구는 철거 등을 끝내고 터닦기 공사가 한창이다.

◇얼마나 분양되나 공사 진행이 가장 빠른 1지구는 12월 초부터 분양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곳에는 총 4514가구가 들어선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이 2817가구, 임대 물량이 1697가구다. 일반분양의 주택형별 가구수는 59㎡ 114가구, 84㎡ 1136가구, 101㎡ 680가구, 134㎡ 645가구, 167㎡ 242가구 등이다. 특히 이들 일반분양에는 원주민 특별분양 1170가구가 포함돼 실제 12월 분양시장에 나올 아파트는 1643가구다. 은평 뉴타운 1지구는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과 지축역 사이에 있고 북한산 쪽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A~C 등 3개 공구로 나뉘어 아파트가 건립된다. 평균 150%의 용적률이 적용돼 지상 최고 15층 규모의 아파트 30동이 들어선다. A공구는 삼환기업과 롯데건설이 시공한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과 중심상업지구 등이 가장 가깝다. 872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과 태영이 짓는 B공구는 도로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일반분양 물량은 1185가구다. C공구는 대우건설과 SK건설에서 공급한다. 760가구가 일반인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청약 자격 어떻게 되나 1지구 일반분양 아파트는 모두 서울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거주 요건은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서울에 주민등록이 있는 거주자면 청약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인천·경기 지역 거주자들에게 전혀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입주자 모집공고일 이전까지만 서울로 주소지를 옮기면 청약할 수 있다. 하지만 분양승인 과정에서 청약 자격이 더욱 엄격하게 제한될 여지도 없지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약 과열을 우려해 거주 요건을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서울 거주자’에서 ‘1년 이상 서울 거주자’로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나오는 분양 물량 중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은 전량 청약저축 가입자에게 돌아간다.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은 청약예금(600만원 이상) 가입자가 청약할 수 있다. 공정률 80%를 넘긴 뒤 분양하는 ‘후분양제’가 적용돼 입주 시기가 내년 6월께로 이른 편이다. 2·3지구는 2008년 이후 분양된다. 2지구에서는 분양 3511가구와 임대 1623가구 등 5134가구, 3지구에서는 분양 4694가구와 임대 1684가구 등 6378가구가 공급된다. 2지구는 2008년 말, 3지구는 2010년 상반기에 입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 매력 있나 은평 뉴타운은 북한산으로 둘러싸인 자연환경과 광화문 등 서울 도심과 가깝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북한산국립공원이 지구 바로 옆에 있다. 통일로 서편에는 서오릉자연공원이 있다. 2지구 남쪽으로는 갈현근린공원, 1지구와 2지구 사이에는 진관근린공원이 있다. 북쪽으로는 창릉천이 흐른다. 환경을 위해 150% 내외의 용적률로 중저층 아파트나 빌라가 들어선다. 또 녹지율은 30% 정도다. 진관근린공원까지 합치면 50%까지 높아진다. 아파트 평균 용적률이 150% 안팎으로 판교신도시(160%)보다 낮다. ha당 인구밀도는 122명으로 분당신도시(198명)의 60% 수준이다. 주거환경이 쾌적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은평 뉴타운 전체가 ‘리조트형 생태전원도시’로 꾸며진다고 보면 된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행정구역상 은평 뉴타운은 서울에, 삼송·지축지구는 경기도에 속하지만 하나의 권역으로 충분히 묶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송지구에는 506만㎡에 2만1495가구가 건립된다. 지축지구(117만㎡)에는 5900가구가 들어선다. 여기에다 은평 뉴타운까지 들어서면 하나의 거대한 주거벨트가 형성되는 셈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 서북부권 핵심 주거지로 부상하면서 앞으로 5~7년 안에 은평 뉴타운 중대형 아파트값이 3.3㎡당 2500만~3000만원까지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져봐야 할 것도 많아 하지만 단점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난제는 교통이다. 지하철 3호선이 은평 뉴타운을 관통하기는 하지만 교통 여건은 전반적으로 열악한 편이다. 지상 도로로는 서울 홍은동과 파주 임진각을 연결하는 왕복 6~8차로의 통일로가 전부다. 통일로는 지금도 출퇴근 때면 지·정체가 반복되는 곳이다. 앞으로 인근 삼송·지축·향동지구 등이 잇따라 입주할 경우 통일로의 교통체증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은평 뉴타운과 종로(세검정)를 잇는 왕복 4차로 도로가 2014년께 완공될 예정이지만 이 도로만으로 교통환경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더욱이 1지구의 경우 전철역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1지구 가장 끝에 있는 C공구의 경우 걸어서 25~30분 걸린다. 단지 내 동 간 거리도 생각보다 짧은 편이다. 창릉천 방향에서 보면 1지구 아파트들은 빈틈없이 꽉 들어차 보인다.

◇전매 제한이 매력 깎아내려 은평뉴타운 1지구 아파트 공급 시기는 당초 11월 초에서 12월 초로 늦춰졌다. 이에 따라 분양가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됐던 1지구도 상한제 적용을 받아 최장 10년간 전매가 묶이게 됐다. 85㎡ 이하 아파트는 분양계약 후 10년 동안, 85㎡ 초과 아파트는 7년 동안 사고팔 수 없다. 개정된 주택법에 따라 12월 1일부터 분양승인을 신청하면 분양가상한제와 전매제한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당초 1지구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등기 후 바로 팔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었다. 2008년과 2009년 일반분양 예정인 2·3지구가 전매제한에 걸리는 것과도 대비됐다. 하지만 1지구도 전매 혜택이 사라지면서 수요자들의 청약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1지구가 전매제한에 걸리면서 당초 60점대로 예상됐던 청약가점은 50점대 초반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 수요가 줄고, 무주택자 중 상당수가 2008년 이후 쏟아지는 유망 분양 단지 쪽으로 눈길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광교신도시가 분양을 시작하고, 2009년에는 송파신도시 아파트가 쏟아진다. 따라서 청약 가점 50점대의 실수요자라면 은평 뉴타운을 노려볼 만하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서울 도심에서는 보기 드물게 자연환경이 탁월한 데다 예상 분양가가 3.3㎡당 1300만~1400만원으로 주변시세보다 싼 만큼 실제 입주해 살아갈 수요자들에게는 청약 메리트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여느 아파트에 비해 중도금 납입 기간이 짧아 철저한 자금계획 없이 청약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도시개발사업이란? 공공기관 또는 민간업체가 ‘국토이용 및 계획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용도지역상 도시지역 등에 땅을 매입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거쳐 대단지 아파트와 함께 도로·학교 등 각종 기반시설까지 갖추는 이른바 ‘미니 신도시’ 조성사업을 가리킨다. 2000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민간택지로 분류되지만 공공택지 못지 않게 계획적으로 개발돼 주택수요자들의 호응이 높은 편이다. 이 같은 인기는 이미 시장에서 확인이 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 9월 초 경기도 용인시 동천동에서 분양한 동천 래미안(2047가구)은 용인 1순위 청약에서 평균 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09㎡형의 경우 경쟁률이 무려 197대 1이나 됐다. 이에 앞서 현대건설은 2005년 말 김포시 고촌면신곡리에서 공급한 힐스테이트 2605가구를 한 달여 만에 모두 팔아치웠다. 지난해 10월 인천 논현동에서 분양된 한화 에코메트로1차(2920가구) 역시 청약 1순위에서 평균 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계약 나흘 만에 100% 계약을 마쳤다. 올 7월 선보인 2차 4226가구도 분양시장 침체에도 평균 4.9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순위내 청약 마감됐다. 이들 아파트의 공통점은 민간 건설업체 등이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대규모 부지에 조성하는 ‘미니 신도시’급 주택 단지라는 것이다. 황용천 와이플래닝 대표는 “도시개발사업지구에 들어서는 대단지 아파트는 지역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청약 점수가 낮아 신도시나 공공택지지구에 진입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은 대체 청약지역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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