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목 좋은 상권 샅샅이 뒤져
한 달간 목 좋은 상권 샅샅이 뒤져
오늘도 허탕이다. 여주, 양평, 이천…. 여기저기 땅을 보러 다니는 동안 여름 한철이 다 갔다. 광고회사에서 일하고 일주일에 두 번 대학교에서 강의해 모은 종자돈을 잘 굴려봐야겠다는 욕심에서 비롯된 일이다. 잘 모르는 증권은 이제 공부를 시작하려니 막차 타는 것 같아 그만뒀다. 그런데 부동산도 쉽지 않다. 땅값은 오를 대로 올랐고 규제 때문에 시장이 좋지 않다. 수익형 부동산이 뜬다니 분양보다 임대 쪽이 유리할 것도 같다. 상권을 찾아볼까? 추석을 보내고 신촌 ‘걷고 싶은 거리’의 부동산 사무소를 찾았다. 괜찮은 곳을 몇 군데 봤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1층 매물은 권리금이 너무 비싸고, 값이 적당한 곳은 위험이 따르는 2층이다. 희한하게 싼 집이 있어 건축대장, 등기부등본을 조사해 보니 무허가 불법 점포였다. 한숨이 나왔다. 하루에 한 군데씩만 찾자고 마음먹고 한 달 동안 홍대앞, 신사동, 이대앞, 서소문, 광화문, 서울역, 화정, 일산 등 시간 날 때마다 상권을 뒤졌다. 점포를 구할 때까지 아이템을 찾기로 했다. 사업 경험이 전혀 없는 나는 ‘신씨화로’로 유명한 김원석 대표를 찾았다. 상권분석에 관해 조언도 구하고 적당한 아이템을 소개받을 생각이었다. 김 대표는 내가 할 수 있을 만한 아이템 두 가지를 제안했다. 일본식 바(Bar)형 라면전문점인 ‘광면’과 커피전문점인 ‘앤트스텔라’였다. 두 브랜드 모두 1호점을 낸 상태다. 마침 광면 1호점이 집에서 가까운 일산 웨스턴돔에 있었다. 중·고등학교 때 하루도 빠짐없이 먹을 정도로 라면을 좋아하던 나는 우선 광면 1호점을 찾았다. ‘아니, 이럴 수가?’
윤 사장의 ‘광면’ 창업 일지 ▶점포 구하기 9월 말~10월 중순=신촌, 홍대앞, 신사동, 이대앞 등 상권분석 10월 15일=집에서 가까운 화정 로데오거리 8평짜리 1층 계약 ▶설비 공사 10월 17일=열쇠 건네받고 철거 시작(기초설비, 목공, 도색, 조적, 바닥, 전기 공사) 11월 1일=요식업협회에서 위생교육 받음, 관할 세무서에서 사업자등록 마침(바닥공사 중 하수구 막힌 것 발견) ▶비용 가게 임대료=보증금 2000만원, 권리금 7000만원, 월세 170만원 체인점비=인테리어비 3500만원, 시설비 1500만원, 기타 1500만원 |
창업 전 오려 두세요 목 좋은 점포 고르려면… □ 점심시간을 피하라 점심때 북적이던 곳도 저녁에는 유령 상권 될 수 있다 □ 타깃층과 유동인구 나이대가 같은지 확인하라 학교 주변에서 호프집이 성공하겠는가. 손님은 학생 지도하느라 지친 선생님이 전부다 □ 뜨는 사업인지, 지는 사업인지 판단하라 일몰(日沒)하는 사업에 뛰어들면 인생도 몰락할 수 있다 □ 주변에 새로운 지하철역이 생기는지 주의하라 출퇴근 동선이 바뀌어 상권이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계약을 잘하려면… □ 셜록 홈즈가 돼라 건물주의 인품·사생활·부채 관계를 알 수 있는 정보는 모조리 수집한다 □ 전 세입자가 왜 점포를 내놓았는지 물어라 대부분 건강, 이민, 가정불화, 동업자와의 갈등을 얘기한다. 더 깊은 속사정을 숨기려고 둘러대는 핑계일 수 있다 □ 건물주가 자기 건물에서 외식업을 하는지 알아보라 직접 외식업을 하고 있다면 무조건 들어가면 안 된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픈데 남이 하는 사업이 잘되면 과연? □ 건물주가 아는 사람일 때 더 조심하라 웃으면서 시작해 멱살 잡고 끝나는 수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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