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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살리기 주역 될 수 있을까

경제 살리기 주역 될 수 있을까

주식회사 한나라당의 요즘 최고 화두는 경제 살리기다. 대한민국 경영권을 잡은 이 회사(정당) 출신 이명박 대통령이 연일 경제 살리기를 강조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서민들이 먹고살기 편해져야 이들과 함께 하는 100년, 200년 정당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100년 정당’을 목표로 했던 주식회사 열린우리당(지금은 폐업하고 간판 바꿔 개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참여정부를 운영했던 주식회사 열린우리당은 민생경제를 소홀히 하고 대북사업 등에 치중하다 그야말로 도산했다. 주식회사 한나라당도 이를 잘 알고 있는 눈치다. 이 당의 17대 의원 중 경제인 출신은 20여 명이었다. 반면 18대 한나라당 당선자 중 경제인 출신은 28명에 달한다. 이 중 기업인 15명, 경제관료 7명, 교수·연구원 출신이 6명이다. 그만큼 경제인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그에 따라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 4년 동안 정부를 도와 경제 살리기에 나설 한나라당 경제팀엔 초선부터 6선까지 다양하게 포진하고 있다. 이들 중 이상득(포항남구) 국회부의장과 정몽준(서울 동작을) 최고위원은 좌장 격이라 할 수 있다. 둘 다 6선이다. 이 부의장과 정 최고위원은 CEO 출신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 부의장은 코오롱에서만 사장을 9년가량 했으며, 현대중공업 오너인 정몽준 최고위원은 이 회사 사장, 회장으로 8년 넘게 일했다. 이 밖에 현재 여의도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서병수(부산 해운대-기장갑) 의원과 장광근(서울 동대문갑, 3선) 당선자 등도 기업 CEO 출신이다. 중진급엔 경제관료 출신이 적지 않다. 요즘 추경 문제로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이한구(대구 수성갑, 3선) 정책위 의장을 비롯해 임태희(성남 분당을, 3선) 의원, 이종구(서울 강남갑, 재선) 의원, 최경환(경북 경산-청도)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임태희 의원은 차기 정책위 의장 물망에도 오르고 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제관련 부처에 10년 넘게 몸담았던 이들은 모두 시장 경제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10년 만에 정권을 잡아 경제부처가 돌아가는 사정을 잘 모를 이명박 정부에서 이들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들 경제통은 지난 대선 때 이미 진가를 발휘했다. 임 의원은 경제 관련 총괄을, 이종구 의원은 재정분야 공약을, 최 의원은 민생경제 공약을 담당했다. 현 정부가 추진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완화는 이들이 강력히 주장해 만든 대표적인 경제 공약이다. 이 밖에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출신의 유승민(대구 동을, 재선) 의원과 이혜훈(서울 서초갑, 재선) 의원도 주목 받고 있다. 이혜훈 의원의 경우, 17대 국회에서 경제 관련 법안을 31개나 발의했다(대표발의 기준). 유승민, 이혜훈 의원은 공교롭게도 박근혜 전 대표 계보라 현 정부에서 운신의 폭이 그리 넓지는 않다. 하지만 정책 개발 능력이나 전략적 사고 측면에서는 강점이 많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총선에서 82명의 새 피를 수혈했다. 주식회사 한나라당의 미래를 걸머질 신입사원들이다. 정부 부처나 시장에서도 주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들 중 경제통은 16명이다. 선수별로 볼 때 가장 비율이 높다. 초선 경제통들은 한나라당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면면을 보자. 기업인 출신으로는 박상은(인천 중-동-옹진) 당선자, 신영수(성남 수정) 당선자, 홍정욱(서울 노원병) 당선자 등이 있다. 교수·연구원 출신으로는 나성린(비례) 당선자와 유일호(서울 송파을) 당선자, 경제관료 출신으로는 배영식(대구 중-남) 당선자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기업인 출신이 가장 많은 15명
박상은 당선자는 1976년 대한제당에 말단사원으로 입사해 20년 만에 사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비슷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의 저력은 공천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9대 1의 경쟁력을 뚫고 공천을 받은 것. 그의 한 측근은 “CEO 출신에 외교통상부 경제통상대사까지 역임해 ‘관’과 ‘민’의 조화를 충분히 이뤄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전국 최소 득표차(129표)로 당선된 신영수 당선자는 ‘현대 맨’이다. 현대건설에 13년 동안 몸담았던 신 당선자는 왕 회장(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신임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가 결재를 받으러 가면 왕 회장이 뒷부분은 보지도 않고 사인했다는 일화가 있다. ‘진보 스타’ 노회찬 후보를 꺾고 정치 서비스 업계에 입문한 홍정욱 당선자도 관심을 받고 있다. 『7막7장』이라는 책으로 스타가 된 홍 당선자는 헤럴드미디어 대표를 지냈다. 배은희(비례) 당선자도 여성 경제통으로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구본철(인천 부평을) 당선자와 김성회(경기 화성갑) 당선자도 활약이 기대되는 기업인 출신이다. 교수·연구원 출신의 국회 진출도 눈에 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유일호 당선자는 한국조세연구원장을 지냈다. 정치에 뛰어들기 전 KDI 교수와 한국재정학회에서 부회장을 맡았다.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출신인 나성린 당선자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경제 이론가다. 한반도선진화재단 부이사장으로 있으면서 ‘MB노믹스’ 정책 개발에 깊숙이 관여했다. 각종 언론에도 자주 기고해 비교적 잘 알려진 경제학자다. 한 관계자는 “당내 경제 정책통 중 유망주”라고 평했다. 이 밖에 삼성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낸 신지호(서울 도봉갑) 당선자와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조전혁(인천 남동을) 당선자도 주식회사 한나라당의 경제 정책 개발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관료 출신 ‘신입사원’으로는 1978년 경제기획원 관료로 시작해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지낸 배영식 당선자, 산업자원부 차관보 출신 허범도(경남 양산) 당선자가 있다. 18대 국회에 입성한 한나라당 경제통들의 활동에 대해서는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17대까지 경제인 출신 의원들이 적지 않았지만 대부분 여의도 정치에 매몰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당 대표급인 정몽준 의원은 지난 24년 동안 고작 법안 7개를 발의했다. 그중 경제 관련 법안은 단 한 개다(대표발의 기준). KDI 재직 시절 우수 연구위원으로 주목 받은 유승민 의원도 17대 국회에선 박근혜 전 대표 대통령 만들기에 치중했다는 지적이 있다. 그 역시 지난 4년 동안 발의한 법안이 7개다. 역시 박 전 대표의 측근이지만 이혜훈 의원은 비교적 의정활동을 활발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회 권력까지 거머쥔 한나라당은 과연 지속가능한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것인가? 해답은 당내 경제통들이 내놓는 정책 상품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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