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탑골공원을 배회 안 해야지”
“난 탑골공원을 배회 안 해야지”
"대한민국에 사는 모든 사람은 나이를 불문하고 지금 당장 은퇴준비에 나서야 합니다.”얼핏 보면 은퇴 관련 금융회사들이 내보내는 광고문구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국내 최고의 은퇴설계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다. 은퇴준비는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우재룡 한국펀드연구소장은 “서양에서는 20대의 젊은 사람이 직장에 취직하자마자 곧바로 은퇴준비에 나선다”고 소개한다. 이런 선진국형 은퇴준비 문화는 아직 우리와는 거리가 멀다. 은퇴준비가 왜 중요한 것인가? 과거와 달리 고령화, 저출산이 심화하면서 단순히 국민연금에만 기대어 살 수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수명이 늘면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는 점도 은퇴 후의 삶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은 은퇴준비 필요성의 가장 큰 요인으로 고령화와 저금리를 꼽았다. 은퇴 이후에도 살아갈 날이 많아졌기 때문에 저금리 시대를 극복하면서도 안락한 노후를 위해선 은퇴 전에 자금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특히 고령화가 ‘무서운’ 요인이라고 말한다. 예전에는 65세 정도가 평균수명이었지만 이젠 다르다. “현재 나이 60이면 기대여명이 남자는 30.75년, 여자는 36.63년이나 됩니다. 남자는 91세, 여자는 97세까지 산다는 얘기지요.” 은퇴 후 시간은 생각보다 길다. 조경만 엉클조 아카데미 원장은 노후생활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고 말한다. 자식에게 얹혀살기, 국민연금을 더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기, 노후자금이 없어 부부가 탑골공원에서 살기, 그리고 마지막은 ‘내가 내 돈을 모아서 살기’다. 이 중 가장 현실적인 게 바로 마지막 방안이다. 일반 대중이 고통스럽지 않게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 은퇴설계는 이젠 필수다. 은퇴설계를 하려면 보험이나 저축, 투자 같은 재무상담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김지영 PCA생명 상무는 “개인이 혼자 이 같은 일을 처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에, 전문가들을 찾아 은퇴설계 상담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은퇴준비 절차를 살펴보면, 먼저 인생 단계별로 얼마의 자금이 필요한지를 파악해야 한다. 현재 갖고 있는 돈이 얼마고, 은퇴 전까지 모을 수 있는 자금은 어느 정도며, 은퇴 후에는 얼마나 많은 자금이 필요한가를 계산해 보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보험사나 은행, 증권사의 전문 상담원과 상담한 뒤 노후설계를 짜는 게 좋은 전략이다. 그 다음에는 사안별로 목표시기를 정해야 한다. 주택구입비, 자녀교육비 같은 목돈이 필요하다면, 그 시기를 설정하고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이어 목표를 장기 혹은 단기로 할지 정하고, 필요한 금액과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금융상품을 찾아 투자와 저축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이 같은 은퇴준비 원칙을 정하고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 은퇴 시점에서 원하는 목표를 얻을 수 있다.
은퇴 후 세월은 생각보다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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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준비’는 ‘돈 준비’만큼 중요 우재룡 소장은 자식에게 과다하게 사교육비를 투자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보험 중에서도 특히 투자성격을 갖춘 변액유니버셜보험이나, 연금 성격도 갖춘 변액연금보험에 들 것을 권한다. 비재무적 요소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전기보 소장은 은퇴 후 ‘일’을 강조한다.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다. 강창희 소장은 은퇴 후에 해야 할 일을 은퇴 전에 준비하라고 한다. 그는 “지미 카터 대통령이 자원봉사를 해서 유명해진 해비탯(사랑의 집 짓기) 운동이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서는 정년 이후 불쑥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하면서 찾아온 이들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은퇴 전 자원봉사를 한 이들만 받는 것인데, 이는 은퇴준비의 필요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송양민 대학원장은 은퇴 전에 문화에 대한 공부도 미리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은퇴 후 인생을 문화적으로 풍부하게 꾸미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모차르트나 브람스 명곡을 듣고 이해하려면, 또 야수파와 인생파 그림을 보고 이해하려면 은퇴 전에 정신적, 문화적 교양을 미리 쌓아둬야 한다는 것이다.
조경만 엉클조 아카데미 원장의 10대 은퇴자금 준비 원칙 -가족, 특히 자녀들을 모아 놓고, 부모의 노후 생활에 대한 질문을 던져라. 자녀 교육비보다는 은퇴준비 자금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잊지 말라. -자녀교육비와 은퇴자금을 적절하고 균형감 있게 분배하도록 부부가 함께 먼저 의논하라. -매월 30만~50만원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은퇴준비자금으로 사용하라. -끝까지 보험서비스를 받는 종신보험을 검토하라. -장기투자가 가능한 변액보험 상품을 검토하라. -은퇴 후에 필요한 제2의 직업을 미리 준비하라. 젊었을 적에 은퇴준비를 하고, 은퇴준비기간으로 최소한 10년 이상을 들여라. -전원생활, 해외생활도 가능한 방법으로 생각하고, 이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만나보라. -은퇴시점의 자산규모를 예측하고 예상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라. -3~5년 단위로 계속 은퇴자금을 확인하면서, 내가 원하는 은퇴자금 규모를 만들어 나가라. -여윳돈이 생기면 무엇보다 가장 먼저 노후자금 대비용 바구니에 넣어라. |
현장 인터뷰 류현 PCA생명 FC | ||
“나를 지켜줄 효자는 은퇴용 보험상품”
류현(39) PCA생명 FC(파이낸셜 컨설턴트)는 2006년 5월 입사 후 1년 만에 MDRT(연 수입 1억원 이상 설계사들만 가입하는 명예의 전당)에 오른 실력파다. 그는 은퇴준비는 필수고, 은퇴 후에는 ‘노후자금’이란 효자를 누구나 하나씩은 갖고 있어야 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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