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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바디’ 하나로 1000억 노린다

‘인바디’ 하나로 1000억 노린다


차기철
1958년 출생
연세대 기계공학과
미 유타대 생체공학 박사
1992년 미 하버드의대 연구원
1996년 바이오스페이스 창업

요즘 병원이나 스포츠센터에 가면 체성분 분석기를 쉽게 볼 수 있다. 체성분 분석기에 두 발로 올라서서 양손으로 손잡이를 잡으면 2분 후 분석 결과가 화면에 뜬다.

바이오스페이스는 바로 이 체성분 분석기를 만드는 의료기기 업체다. ‘인바디’라는 브랜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바이오스페이스가 이 같은 방식의 분석기를 내놓기 전에는 체성분 분석이 번거로웠다.

기존 체성분 분석기는 사람이 누운 상태에서 몸에 전극을 붙여 측정했다. 인바디는 측정이 편리한 것 외에 정밀도가 높다. 의사들이 인바디의 분석 결과를 참고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환자에게 건넬 정도다.

바이오스페이스는 또 분석 결과를 A4 용지에 출력해 쉽게 볼 수 있도록 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원이던 차기철(51) 바이오스페이스 대표가 인바디를 개발한 것은 1995년. 차 대표는 이듬해 국내에 회사를 차리고 제품을 출시했다.

인바디는 사용이 편리하고 정확도가 높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병원은 물론 스포츠센터, 골프장, 고급 사우나, 호텔 등에 속속 자리 잡았다. 2000년대 초 불어 닥친 웰빙 열풍은 인바디 인기에 힘을 실어줬다. 2000년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매출은 2003년에 1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후발 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70%에 이르렀던 국내 시장점유율이 55%까지 낮아졌다. 매출도 4년 동안 120억원을 맴돌며 주춤거렸다. 차 대표는 이 시기를 ‘성장통’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4년간의 정체기를 도약을 위한 준비기로 이용했다.


우선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대량 판매 영업보다는 장기적인 영업망을 구축하는 데 힘썼다.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라는 권유와 관련 회사를 인수하라는 제안을 물리치고 체성분 분석기의 품질 향상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 70% 시장점유율을 회복했다. 매출도 2006년부터 증가세다. 공학박사 출신인 차 대표는 기술개발에만 치우치지 않고 그만의 영업전략을 구사해 시장을 공략했다.

처음 인바디를 선보일 때 일부러 영업직에 여성을 많이 채용해 고객이 친근함을 느끼도록 했다. 술자리 접대 같은 관행도 자연스레 줄었다. 인바디는 해외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차 대표는 “수출이 지난 5년 동안 50%씩 성장해 왔다”며 “특히 일본 시장에서는 고가 시장을 공략해 경쟁사인 일본 업체와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바이오스페이스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 중국, 유럽에 현지법인을 가동하며 세계 30개 대리점을 통해 영업 중이다. 최근에는 인텔이 인바디에 관심을 보여 두 회사가 함께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체 매출에서 인바디가 차지하는 비중은 90% 정도다. 나머지 10%는 체력진단기 사업이다.

1년 정도 준비한 이 사업은 지난해 1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차 대표는 병원이나 스포츠센터에 만족하지 않는다. 다음 계획은 체중계를 대신해 인바디를 대중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차 대표는 대량생산으로 가격을 낮추면 군부대, 학교, 대중목욕탕 등에 공급할 수 있을 거라고 설명했다.

그 다음 단계는 홈 헬스케어 시장에 정착하는 것. 김치냉장고처럼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송도국제도시 아파트에 인바디 2000대를 공급하기도 했다. 마지막 단계는 중증환자의 건강과 영양을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의료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차 대표는 “나머지 세 단계를 5년 안에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IP
이 회사의 불황극복 비결
■ 시장에서 인정받은 품질
■ 친근함을 살린 영업전략
■ 한눈팔지 않는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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