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 시민 여망 담아 새 발전엔진 구축”
“400만 시민 여망 담아 새 발전엔진 구축”
요즘 부산은 들떠 있다. 글로벌 경제한파에도 불구하고 신항 개항에 이어 북항 재개발 및 강서지역 1000만 평 그린벨트 해제 등 개발 호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해묵은 지역 현안 해결에 부산상공회의소가 앞장섰다는 소식은 신선한 충격이다. 부산 발전을 위한 열정 하나만으로 저돌적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부산상공회의소 신정택 회장을 만나봤다. 그는 최근 19대에 이어 합의추대 형식에 의해 20대 회장에 연임됐다.
>> 요즘 지역사회에선 부산 상공인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상공회의소가 부산 시민들의 권익 대변 기관으로 격상됐다는 소리가 높습니다.
“과찬이십니다. 저희 상공인들은 부산시가 입안한 정책들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대정부 건의 등을 통해 보조하는 입장일 뿐입니다. 부산 발전을 위해 서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 3년간 회장 재임기간 중 역대 어느 회장보다 큰 업적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업적이라기보다 400만 부산 시민의 여망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믿고 싶습니다.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우리 부산 경제는 많은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고, 북항 재개발로 부산의 원도심이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또 서부산권 그린벨트 해제로 첨단국제산업물류단지 조성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부산의 미래를 바꿔놓을 대형 현안이 즐비합니다.”
“국제공항의 경우 내륙지역 절대 피해야”
>>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과 관련해 남은 문제는 공항 입지입니다. 밀양과 가덕도로 압축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부산 입장에선 물론 가덕도를 선호하겠지요?
“저 개인적으론 두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는 공항입지 문제에 대해 정치적 고려는 배제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양양, 무안, 울진 등 역대 정권들이 건설한 공항들이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습니까?
한마디로 무용지물이 돼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국제공항의 경우 내륙지역은 절대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4시간 가동돼야 하는 국제공항의 소음공해와 이착륙 시 안전문제는 바다 쪽에서만 해결이 가능합니다. 김포공항을 버리고 영종도에 국제공항이 들어선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공사비도 밀양엔 14조원이 예상되지만, 가덕도엔 10조원이면 충분합니다. 공사기간도 단축할 수 있고요. 일각에선 접근성을 주장합니다만, 고속도로망이 이를 커버하고도 남는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남해안 관광벨트의 시발점이 부산입니다.”
>> 부산의 미래는 강서, 즉 서부산권에 있다고들 합니다. 이 지역 그린벨트 해제나 문화재구역 재조정에도 앞장섰다고 하던데, 환경단체나 문화계 인사들로부턴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을 줄 압니다.
“부산은 시역의 38%가 개발제한구역입니다. 인천의 9%, 경기도 12%, 서울과 울산 26%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부산은 고질적으로 산업용지난을 겪고 있습니다. 낙동강 하류 문화재구역도 1966년 지정 이후 갯벌이 부패하는 등 여러 가지 형상 변경이 있었지만, 단 한 번의 조정도 없이 방치돼 왔습니다. 물론 개발과 보존은 양립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지만, 이제는 더 나은 보존을 선택하면서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특히 서부산권은 경제자유구역청과 신항만이 연계돼 앞으로 부산을 먹여 살릴 젖줄인 동시에 대동맥 역할을 할 것입니다. 여기에 산업물류단지 등을 조성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습니까?”
>> 지난달 한승수 총리께서 직접 부산에 내려와 신성장동력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를 부산의 미래 청사진과 연계해본다면?
“롯데 신격호 회장 오페라하우스 승낙”
“이미 부산시가 10대 전략산업을 지정, 이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플랜을 준비 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부산상공회의소 입장에서도 회원 업체들을 독려, 지원코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부산은 풍력, 태양광, 수소에너지, 신재생에너지산업 등이 성장의 새로운 키워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태웅, 평산, 현진소재, 태광, ENK 및 경동산업 등 쟁쟁한 관련 기업들이 세계시장 석권을 노리고 있습니다.”
>> 지난해 부산상공회의소가 민간 항공사 에어부산을 설립, 흑자운영하고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산업단지 개발회사까지 설립했다고 들었습니다. 이 같은 예는 전국 상공회의소 중 처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렇습니다. 지역 상공인들이 민간 항공사를 설립한 것도, 민간개발 방식의 산업단지를 추진하는 것도 처음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부산의 고질적 문제는 바로 산업용지난입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부산상공산업단지개발㈜이란 사업시행 법인을 설립해 부산시와 명례산업단지 조성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사업추진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 북항 재개발 지구 내에 오페라 하우스를 건립키로 했다는 건 무슨 얘깁니까?
“에어부산 투자 권유차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을 찾아뵀을 때 오페라 하우스 문제도 함께 말씀 드렸더니, 항공사는 그룹 성격과 맞지 않다면서 대신 오페라 하우스 건은 흔쾌히 승낙하셨습니다. 지난해 5월 롯데그룹과 부산시, 부산상공회의소 간 1000억원의 오페라 하우스 건립기부 약정식을 가졌습니다.”
>> 뚝심과 배짱이 대단하다는 주위의 평가입니다. 사업 초기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을 면담하기 위해 15일간이나 비서실을 지켰다는 15전16기의 일화는 유명하던데요?
“저의 인생관이자 사업관은 열정과 불굴의 의지를 갖고 스스로 매진할 때 가끔 행운이 찾아와 열정과 의지만으론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준다는 것입니다. 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서도 그런 걸 많이 느꼈습니다. 임원 및 상공회의소 위원들의 아이디어나 건의사항들이 저의 열정에 불을 붙였다고나 할까요?”
>> 앞으로 3년 더 일하게 됐습니다.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일은 무엇입니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동남권 신국제공항이 가덕도에 들어설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린벨트가 해제된 강서지역에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방재정이 열악한 데다 난개발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부산이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가 됐으면 합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전 세계 23개국 55개 상공회의소 및 경제단체와 자매결연 내지 업무협약을 맺고 있으며, 2006년과 2007년 2년 연속 세계한상대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인맥들을 총동원해 올림픽 유치에 한몫할 각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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