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파·합리파·성실파 …‘이들을 보라’
소신파·합리파·성실파 …‘이들을 보라’
18대 국회는 ‘부실한 의회경제’의 전형처럼 보인다. 문제는 의회 안팎에서 “열심히 일하는 의원이 많은데, 정당 간 정쟁으로 빛이 바랜다”는 지적이 많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김성식·이한구·서병수 의원, 민주당 강창일 의원의 경우 더 그러하다. 왜 이들 4인의 국회의원을 주목해야 하는 것일까?
재선인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입법 관련 우수의원에 단골로 뽑힌다. 강 의원은 지난해 말 ‘국회 입법 및 정책개발 자문위원회’가 선정하는 최우수 국회의원 7명에 포함됐다. 그는 2006년에도 최우수의원에, 2007년에는 우수의원에 선정된 바 있다.
자문위원회는 대표발의 30%, 가결건수 70%의 배점을 평가기준으로 하고, 제정법안은 개정법안 대비 3배 가중치를 적용해 최우수의원(7명)과 우수의원(35명)을 매년 선정 발표한다. 실제로 그의 입법활동은 도드라진다. 2007년 이코노미스트의 입법활동 평가에서 37건 발의, 11건 가결, 발의안 가결률 29.7%로 전체 3위를 차지했던 강 의원은 올해도 왕성한 입법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번 국회에서도 300건에 달하는 ‘양벌규정’ 관련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들을 제외하면 임두성 한나라당 의원에 이어 둘째로 많은 법안(58건)을 발의했다. 법안의 질도 우수하다는 평이다. 강 의원은 기존 법안을 수정하는 개정안이 아닌, 새로운 법률안을 성안하는 제정법률안 혹은 전부개정법률을 5건 발의했다.
강 의원보다 많은 제정법률안을 낸 의원은 허천 한나라당 의원뿐이다. 지난 국정감사 때 공기업 임원들에게 ‘저승사자’로 불렸던 그는 지역구(제주시 갑)에서도 인기가 많다. 제주 4·3항쟁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18대 총선에서는 ‘4·3 특별법 폐지 저지’를 제1공약으로 재선에 성공했고 ‘도서개발 촉진법’ ‘해운법’ ‘선박법’ 등 지역구 관련 법안 발의에도 충실하다는 평이다. 박상은 한나라당 의원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바다와 경제 국회포럼’은 지난해 우수 국회의원 연구단체로 선정됐다.
2.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
국감스타에서 초선 선두주자로
이번 국회의 특징 중 하나는 ‘스타급 초선의원’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은 예외에 속한다. 한나라당 내 개혁성향의 초선 모임 ‘민본 21’ 공동 간사인 김 의원은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한 초선의원으로 꼽힌다(이코노미스트 조사에서 민주당 중진의원을 포함해 다수가 김 의원을 추천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말 정치부 기자들이 해마다 10명씩 뽑는 백봉신사상을 수상했다. 의정활동 및 교양과 지성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10월엔 경실련이 선정한 국감 우수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대 경제학과 77학번인 그는 1990년 초 김문수 현 경기지사와 함께 민중당에 참여했던 경력이 있다.
2004년에는 손학규 지사를 도와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그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쓴소리 해야 할 때 용기가 부족했다”고 말했지만 겸손이다. 김 의원은 최근 내분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 지도부를 향해 “계파 이익만 대변하면서 쇄신의 큰 흐름을 외면하고 책임을 다른 쪽으로 떠넘기면서 문제를 혼란스럽게 만든 사람이 분명히 있다”고 비난했다.
사실 그가 제대로 주목 받은 것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였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국감장에서 당시 강만수 장관을 향해 “경제팀이 경제 패러다임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정책 혼선과 신뢰 위기를 초래했다”며 ‘환율 개입, 저금리, 저세율’ 정책을 ‘경제팀의 3대 구발전 노선’이라고 비판했다.
강 장관은 흥분을 참지 못하고 김 의원과 언쟁을 벌였다. 입법활동도 돋보였다. 김 의원은 지난 2월 ‘한국은행의 설립목적에 금융 안정을 추가’ 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한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부가가치세법 개정안, 법인세법 개정안 등 3건이 대안폐기로 처리됐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경제 분야에서 가장 기대되는 의원”이라고 말했다. 초선답지 않은 초선, 야당 의원 같은 여당 의원이라는 평가 속에 김성식 의원의 무게가 갈수록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정당 간 몸싸움을 연일 연출해 온 국회 상임위원회 중 기획재정위원회는 모범적인 상임위로 꼽힌다. 종부세법, 양도세법, 추경법안, 한은법, 교육세 폐지법 등 여야 간 굵직한 쟁점 법안이 충돌하는 곳인데도, 아직까지 기재위 소속 여야 의원 간 몸싸움을 벌인 적이 없다. 설전이나 파행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종부세 개정,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예민한 현안을 무리 없이 처리하는 등 지금까지 상임위 법안 처리율이 45%에 달한다. 20%도 되지 않는 국토해양위, 행정안전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교육과학기술위와 큰 차이다. 여야 의원들은 서병수 의원에게 많은 공을 돌린다. 서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다.
그는 합리파로 통한다. 정부 코드나 당론에 맞춰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여야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지난 4월 29일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가 대표적이다.
한국은행의 설립 목적에 금융안정을 추가하고 제한적 조사권을 부여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 의원 간 의견이 맞서자 서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절충안을 마련한다”는 조건으로 개정 처리시기를 정기국회로 연기했다. 기재위는 국회 파행이 극심했던 지난 3월에도 여야 의원이 함께 인천 남동공단을 비롯해 전국 9개 지역의 산업현장을 방문해 현장의 얘기를 들었다.
서 위원장은 상임위원장 역할도 입법활동도 활발히 했다. 지난 1년간 14건의 법안을 발의했고, 4건이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해 말 전국 27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국정감사 NGO모니터단’이 뽑은 우수 상임위원장에도 이름을 올렸다.
4.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
당론보다 소신 중시하는 경제통
3선인 이한구 의원의 홈페이지 슬로건은 ‘화재신고는 119, 경제정책은 219(이한구)’다. 경제학 박사인 이 의원은 여당 지도부 입장에서 보면 골치 아픈 존재다. 떼거리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그는 정부와 여당이 수퍼추경을 추진할 때 여러 채널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재정을 경기부양 보조수단으로 항상 쓸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자세는 문제가 있다. 경기부양에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추경은 일종의 불쏘시개인데 장작처럼 쓰겠다면 나중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추경뿐 아니다. 여당이 추진한 종합부동산세나 상속세 완화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실제로 그는 지난해 12월 12일 한나라당 의원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진 ‘상속세법 개정’ ‘종부세법 개정’ 투표장에 결석했다). 종부세 완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종부세가 조세이론에는 맞지 않지만 이를 완화하면 지방의 대중이 이를 부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양도세 중과 폐지에는 찬성이다. “집의 숫자로 세금을 매기지 말고 총액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의회에서뿐 아니다. 정부가 건설사의 미분양 주택을 사주는 것을 “모럴 해저드”라고 비판하고, 강남 3구의 투기지역 완화 얘기가 나오자 “부동산 투기를 부채질할 요소가 남아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업으로 불리는 ‘자전거도로사업’에 대해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는 사업이라고 해서 다 해야 한다면 국회에선 (예산안에) 아무것도 손을 못 댄다”며 “이번 추경에 자전거 인프라 구축사업이 포함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정부와 여당에 쓴소리를 자주 해 ‘라디오 스타’로도 불린다.
지난 2월에는 제1회 매니페스토 대상 수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번 국회에서는 ‘건강문화융합특별구역 등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제정)’ 등 7개 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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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일 민주당 의원
3년 연속 입법 우수의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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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위원회는 대표발의 30%, 가결건수 70%의 배점을 평가기준으로 하고, 제정법안은 개정법안 대비 3배 가중치를 적용해 최우수의원(7명)과 우수의원(35명)을 매년 선정 발표한다. 실제로 그의 입법활동은 도드라진다. 2007년 이코노미스트의 입법활동 평가에서 37건 발의, 11건 가결, 발의안 가결률 29.7%로 전체 3위를 차지했던 강 의원은 올해도 왕성한 입법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번 국회에서도 300건에 달하는 ‘양벌규정’ 관련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들을 제외하면 임두성 한나라당 의원에 이어 둘째로 많은 법안(58건)을 발의했다. 법안의 질도 우수하다는 평이다. 강 의원은 기존 법안을 수정하는 개정안이 아닌, 새로운 법률안을 성안하는 제정법률안 혹은 전부개정법률을 5건 발의했다.
강 의원보다 많은 제정법률안을 낸 의원은 허천 한나라당 의원뿐이다. 지난 국정감사 때 공기업 임원들에게 ‘저승사자’로 불렸던 그는 지역구(제주시 갑)에서도 인기가 많다. 제주 4·3항쟁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18대 총선에서는 ‘4·3 특별법 폐지 저지’를 제1공약으로 재선에 성공했고 ‘도서개발 촉진법’ ‘해운법’ ‘선박법’ 등 지역구 관련 법안 발의에도 충실하다는 평이다. 박상은 한나라당 의원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바다와 경제 국회포럼’은 지난해 우수 국회의원 연구단체로 선정됐다.
2.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
국감스타에서 초선 선두주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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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지난해 말 정치부 기자들이 해마다 10명씩 뽑는 백봉신사상을 수상했다. 의정활동 및 교양과 지성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10월엔 경실련이 선정한 국감 우수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대 경제학과 77학번인 그는 1990년 초 김문수 현 경기지사와 함께 민중당에 참여했던 경력이 있다.
2004년에는 손학규 지사를 도와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그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쓴소리 해야 할 때 용기가 부족했다”고 말했지만 겸손이다. 김 의원은 최근 내분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 지도부를 향해 “계파 이익만 대변하면서 쇄신의 큰 흐름을 외면하고 책임을 다른 쪽으로 떠넘기면서 문제를 혼란스럽게 만든 사람이 분명히 있다”고 비난했다.
사실 그가 제대로 주목 받은 것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였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국감장에서 당시 강만수 장관을 향해 “경제팀이 경제 패러다임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정책 혼선과 신뢰 위기를 초래했다”며 ‘환율 개입, 저금리, 저세율’ 정책을 ‘경제팀의 3대 구발전 노선’이라고 비판했다.
강 장관은 흥분을 참지 못하고 김 의원과 언쟁을 벌였다. 입법활동도 돋보였다. 김 의원은 지난 2월 ‘한국은행의 설립목적에 금융 안정을 추가’ 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한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부가가치세법 개정안, 법인세법 개정안 등 3건이 대안폐기로 처리됐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경제 분야에서 가장 기대되는 의원”이라고 말했다. 초선답지 않은 초선, 야당 의원 같은 여당 의원이라는 평가 속에 김성식 의원의 무게가 갈수록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3. 서병수 한나라당 의원
몸싸움보단 대화로 모범 상임위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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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종부세 개정,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예민한 현안을 무리 없이 처리하는 등 지금까지 상임위 법안 처리율이 45%에 달한다. 20%도 되지 않는 국토해양위, 행정안전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교육과학기술위와 큰 차이다. 여야 의원들은 서병수 의원에게 많은 공을 돌린다. 서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다.
그는 합리파로 통한다. 정부 코드나 당론에 맞춰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여야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지난 4월 29일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가 대표적이다.
한국은행의 설립 목적에 금융안정을 추가하고 제한적 조사권을 부여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 의원 간 의견이 맞서자 서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절충안을 마련한다”는 조건으로 개정 처리시기를 정기국회로 연기했다. 기재위는 국회 파행이 극심했던 지난 3월에도 여야 의원이 함께 인천 남동공단을 비롯해 전국 9개 지역의 산업현장을 방문해 현장의 얘기를 들었다.
서 위원장은 상임위원장 역할도 입법활동도 활발히 했다. 지난 1년간 14건의 법안을 발의했고, 4건이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해 말 전국 27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국정감사 NGO모니터단’이 뽑은 우수 상임위원장에도 이름을 올렸다.
4.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
당론보다 소신 중시하는 경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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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을 경기부양 보조수단으로 항상 쓸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자세는 문제가 있다. 경기부양에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추경은 일종의 불쏘시개인데 장작처럼 쓰겠다면 나중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추경뿐 아니다. 여당이 추진한 종합부동산세나 상속세 완화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실제로 그는 지난해 12월 12일 한나라당 의원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진 ‘상속세법 개정’ ‘종부세법 개정’ 투표장에 결석했다). 종부세 완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종부세가 조세이론에는 맞지 않지만 이를 완화하면 지방의 대중이 이를 부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양도세 중과 폐지에는 찬성이다. “집의 숫자로 세금을 매기지 말고 총액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의회에서뿐 아니다. 정부가 건설사의 미분양 주택을 사주는 것을 “모럴 해저드”라고 비판하고, 강남 3구의 투기지역 완화 얘기가 나오자 “부동산 투기를 부채질할 요소가 남아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업으로 불리는 ‘자전거도로사업’에 대해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는 사업이라고 해서 다 해야 한다면 국회에선 (예산안에) 아무것도 손을 못 댄다”며 “이번 추경에 자전거 인프라 구축사업이 포함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정부와 여당에 쓴소리를 자주 해 ‘라디오 스타’로도 불린다.
지난 2월에는 제1회 매니페스토 대상 수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번 국회에서는 ‘건강문화융합특별구역 등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제정)’ 등 7개 법안을 발의했다.
어떻게 선정했나? 이코노미스트는 사실상 국회의원 정량 평가가 어렵고, 개원 1년이라는 점을 감안해 여야 의원, 입법조사처와 법제처 공무원, 입법학회 소속 학자 등 15명에게서 추천 받는 형식으로 우수의원을 선정했다. 일종의 정성 평가다. 추천자 중 다수가 익명을 요구했다. 복수로 추천된 국회의원 중 입법 성적표, 본회의 및 상임위 출석률, 의정보고 및 국정감사 활동, 당론 입법 관련 투표 현황, 우수의원 수상 내용 등을 고려해 우수의원 4명을 추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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