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 돋보이는 표지 7선
창의성 돋보이는 표지 7선
[필자는 알프레드 A 노프 출판사의 부(副)아트디렉터로‘치즈 원숭이(The Cheese Monkey)’ ‘학습자들(TheLearners)’ 등 소설도 썼다.]
‘백만 개의 작은 조각들’
A Million Little Pieces
제임스 프레이(2003)
디자인: 로드리고 코랄
저자의 약물 중독 투쟁기를 그린 이 회고록은 내용이 가짜라는 논란에 휩싸였었다. 그런 와중에도 이 책의 품위를 지켜준 유일한 요소는 바로 표지다. 책 내용의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표지 디자인은 호소력이 크다. 누군가의 인생이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파열돼 산산조각 난 듯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코랄은 차세대 책 디자인 부문의 선두주자다.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 지미 코리건’
Jimmy Corrigan: The Smartest Kid On Earth
크리스 웨어(2000)
일러스트와 디자인: 크리스 웨어
솔직히 말하자면 난 이 책의 편집자다. 하지만 표지 디자인엔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며 객관적으로 볼 때 이 책은 내가 본 표지 중 가장 기발하다. 혁신적인 기술과 예술적 창조성을 과시해 ‘표지로 책을 판단한다’는 개념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하드커버에서 재킷을 벗긴 다음 양쪽으로 펼치면 글자가 별로 없는 그림 도표가 눈에 들어온다. 모든 등장인물의 역사를 보여주는 도표다.
‘상실’
The Year of Magical Thinking
존 디디언(2005)
디자인: 캐롤 디바인 카슨
보기 좋으면서도 머리를 쓰게 만드는 이 표지 디자인의 의미를 단번에 알아본 독자는 많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카슨은 저자의 이름과 책 제목의 글자 중 J·O·H·N을 살짝 두드러져 보이게 했다. 저자의 남편인 존(JOHN) 그레고리 던의 죽음을 기리는 회고록의 의미를 살린 디자인이다.
‘모든 것이 아름답다’
Everything is Illuminated
조너선 사프란 포어(2002)
디자인: 조너선 그레이
이 책의 표지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펼쳐 놓고 앞쪽과 뒤쪽을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 많은 서점이 이 책을 전시할 때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 책의 장점들이 표지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다채로운 표현과 톡 쏘는 듯한 재치, 게다가 엉뚱한 매력까지. 원작을 개작해 참조사항을 단 문고판에서는 표지의 흑색과 백색이 화려한 색상들로 대체됐다.
‘트와일라잇’
Twilight
스테파니 메이어(2005)
디자인: 게일 두비닌
이 책은 엄청난 판매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애초에 이 표지 디자인을 마케팅 담당자들 앞에 내놓았을 때 반응은 어땠을까? “왜 피가 안 보이죠?” “섹시한 10대 소녀의 이미지를 넣어야 하지 않을까요?” 등의 질문이 쏟아졌을 법하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책 내용을 나타내는 이미지가 판매에도 도움이 된다’(표지의 빨간 사과는 금지된 사랑을 의미한다)는 믿음으로 모험을 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Time
마크 해던(2003)
디자인: 마이클 이언 케이
수학에 뛰어난 재능을 지닌 런던 외곽의 15세 자폐아 소년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장르 구분이 모호한 이 소설의 표지는 처음엔 수수께끼 같은 의문을 자아내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차츰 이해가 간다. 기발한 표지 중에는 책을 반쯤 읽어야 의미를 파악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경이로운 천재의 애달픈 작품’
A Heartbreaking Work of Staggering Genius
데이브 에거스(2000)
디자인: 데이브 에거스
만약 이 표지의 이미지를 전화로 누군가에게 설명한다면 상대방은 초등학교 학예회 무대를 떠올리거나 설명하는 사람이 제 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 표지는 효과 만점이었다. 사실 맥스위니 출판사에서 나온 에거스의 책들은 모두 지난 10년 동안 최고의 디자인으로 꼽힐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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