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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에 울고 ‘참이슬’에 웃고

‘신라면’에 울고 ‘참이슬’에 웃고


해방 후 한국경제를 움직인 100대 브랜드 중 부문별 1위를 한 10개 브랜드.

신라면(72.8), 박카스(68.5), 진로-참이슬(66.9), 네이버(64.5), 쏘나타(55.1), KB국민은행(52.9), 애니콜(52.6), 나이키(51.9), 서울우유(51.2), 삼성에버랜드(50.4).

해방 후 한국경제를 움직인 10개의 대한민국 간판 브랜드다. 이코노미스트가 지령 1000호를 맞아 CJ경영연구소·브랜드앤컴퍼니와 공동으로 해방 후 한국경제를 움직인 1000대 브랜드를 선정했다.

그중에서 다시 100대 대표 브랜드를 엄선해 일반 국민 서베이를 통해 부문별로 순위를 매겼다. 이들은 10개의 부문별 1위 브랜드다. 괄호 안의 숫자는 브랜드 점수로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에서 얻은 응답률을 기초로 산출했다(78쪽 상자 기사 참조).

신라면은 특히 으뜸 중의 으뜸 브랜드다. 일반 국민 서베이를 진행한 디오피니언의 안부근 소장은 “의식주 중에서도 음식은 가장 원초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으로 신라면의 독특한 매운 맛이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우리나라의 브랜드는 한국경제의 성장에 따라 양적·질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우리는 브랜드의 역사를 전후복구기, 빈곤극복기, 고도성장기, 글로벌화기 등 4기로 구분했다. 전후복구기(1945~61년)는 한국전쟁의 참화를 겪고 나서 4·19혁명, 5·16군사정변 등 정치적 격변이 지속되는 가운데 피폐한 경제를 재건한 시기다.

빈곤극복기(1962~77년)는 경제개발5개년계획과 새마을운동으로 상징되는 시기로 이때 우리 국민은 100억 달러 수출과 국민소득 1000달러를 달성했다. 고도성장기(1978~95년)는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시기다. 중화학공업 육성을 통한 공업국가 건설에 매진하는 한편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달성했다.



신라면은 ‘국민 브랜드’


글로벌화기(1996년~현재)는 선진국 진입이라는 목표와 경제 시스템의 부조화로 IMF 체제를 맞기도 했지만 이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경제의 글로벌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 시기다. 브랜드사의 관점에서 김재일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소비 수준이 미약하고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으로 소비재 브랜드들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은 1960년대를 브랜드 침체기로 규정하기도 한다.

<도표> 는 10개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를 시기별로 배치한 것이다. 100대 브랜드와 1000대 브랜드가 양적으로 어떻게 분포하는지도 제시해 봤다. 표에서 보듯이 부문별 1등 브랜드와 100대 브랜드는 고도성장기에 가장 많이 분포한다. 편의상 출시 시점을 기준으로 배치했지만 이들의 대부분은 여전히 현존하는 브랜드다.

따라서 제대로 표시하려면 태어난 해가 아니라 생존 기간을 제시해야 한다. 1000대 브랜드의 수가 시계열상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은 한국경제의 비약적 성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시기별로 1000대 브랜드가 100대 대표 브랜드에 끼인 비율을 살펴보면 현재에 가까울수록 브랜드들끼리 치열하게 각축한 것을 알 수 있다.

식품 부문의 10개 대표 브랜드를 브랜드 점수 순으로 열거하면 이렇다. 신라면(72.8), 동원참치캔(35.9), 풀무원(29.4), 다시다(25.3), 미원(20.3), 백설표, 샘표, 오뚜기, 스팸, 햇반. 6위 이하는 출시 순. 10개 부문 모두 6위 이하는 의미를 부여할 만큼 점수 차가 크지 않아 순위를 매기지 않았다.

신라면은 1986년 고품질과 매운 맛이라는 두 가지 차별성을 무기로 성장기에 있던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한 결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폭넓은 수요층을 확보함으로써 라면 시장 최강자이자 장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때까지의 라면 브랜드가 회사 이름이나 소고기라면처럼 제품의 원료를 반영하는 데 그쳤다면 신라면 메이커인 농심은 매운 맛이라는 제품 컨셉트에 착안했다.

이렇게 해서 발음하기 좋고, 한글 시대에 한자를 구사하는 역발상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신라면이 탄생했다. 신라면의 브랜드 점수는 남녀, 전 연령, 전 지역, 전 학력, 전 직업, 전 소득층에서 고르게 높았다(가장 낮은 50대가 57.3점). 특히 연간 소득 7200만원 이상인 중산층 및 부유층에게서는 무려 91.6점을 얻었다. 한마디로 국민 브랜드라 할 만하다.

자동차, 관련 용품 및 서비스 부문에서 1위를 한 쏘나타는 한국을 대표하는 승용차 브랜드다. 1998년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EF쏘나타 신차 발표회. 앞 줄 중앙에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모습이 보인다.

약품 및 기능식품 부문 10개 브랜드의 순위는 이렇다. 박카스(68.5), 게보린(34.3)-부채표활명수(34.2), 비타500(33.0), 솔표우황청심원(23.7), 정관장, 고려은단, 팜피린, 에프킬라, 컨디션. 1963년 탄생한 동아제약 박카스는 자양강장제로 40여 년간 드링크류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박카스는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술과 추수의 신’. 술·담배와 과로로부터 간장을 보호한다는 이미지를 노렸다. 본래 1961년 정제로 개발됐지만 앰풀을 거쳐 드링크로 변신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한 액제 드링크 시장을 석권했다. 박카스의 브랜드 평점은 대체로 응답자의 나이가 젊을수록 높게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이하와 30대의 평점은 80점 안팎에 달했다. 오래된 젊은 브랜드라고 할까, 출시된 지 반 세기 가까이 된 브랜드가 젊은 층에게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젊은 세대의 이 같은 반응은 새 한국인 시리즈, 대학생 국토 대장정 등 박카스의 이미지를 젊게 만든 일련의 광고와도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학력별로는 고학력층일수록 뚜렷이 박카스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별로는 연간 소득 72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에게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직업별로는 학생, 블루칼라, 화이트칼라 층이 높게 평가했다.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에게서 두루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눈길을 끈다.

음료 및 주류 부문의 브랜드 순위는 이렇다. 진로-참이슬(66.9), 코카콜라(38.4), 칠성사이다(31.0), 하이트(26.7), OB(22.7), 훼미리주스, 포카리스웨트, 백세주, 17차, 제주삼다수. 진로-참이슬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주류 브랜드다. 아침저녁 깨끗한 이슬을 받아먹는다는 장생의 동물 두꺼비가 심벌이지만 1924년 출시될 당시엔 원숭이가 심벌이었다.

당시 진로의 전신 진천양조상회는 평안남도에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서북 지방에서는 원숭이가 복을 상징하는 영특한 동물이었다. 그 후 한국전쟁으로 북쪽의 생산 기반을 잃은 진로는 남하한다. 그런데 원숭이는 남쪽에서 교활한 동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진로와 두꺼비는 천생연분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진로는 또 ‘기업은 망해도 브랜드는 살아남는다’는 경구를 확인해 줬다. 회사가 2년 동안 법정관리를 받았지만 모태인 진천양조상회의 이름을 진로로 바꿔놓은 데 이어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회사를 살려냈기 때문이다.



기업 망해도 브랜드는 살아남아


진로-참이슬은 부산·울산·경남권(31.1), 강원 및 제주(45.7)를 제외한 전 지역, 20대 이하(55.0)를 제외한 전 연령, 학생(41.8)을 제외한 전 직업, 전 학력, 전 소득층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자(60.7)보다는 남자들(73.3)의 평가가 훨씬 높았다.

정보 및 통신 서비스 부문 브랜드의 순위는 이렇다. 네이버(64.5), SK텔레콤(45.7), 다음(29.2), 안철수연구소(21.8)-싸이월드(21.5),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아래아한글, 한게임.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1999년 자체 개발한 검색 엔진으로 검색 포털 서비스를 론칭한 후 2005년 포털 시장에서 독보적인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네이버에 대한 평가는 젊을수록(20대 이하 106.5, 30대 76.5, 40대 73.4, 50대 41.5, 60대 이상 13.5), 또 학력이 높을수록(중졸 이하 9.9, 고졸 55.6, 대재 이상 84.8)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경향은 매우 뚜렷했다. 거주 지역별로 보면 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등 대도시이거나 도시화 정도가 높은 지역에서 평가가 높았다.

직업별로는 학생(108.1)과 화이트칼라(90.1)의 평가가 현저히 높았다. 소득 수준별로 보면 연간 소득이 7200만원 미만인 사람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소득이 높을수록 평가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의 브랜드 점수는 3위를 차지한 다음의 2.2배다. 학생과 20대 이하 젊은 층에서 이 격차는 3.7배, 3.3배로 벌어졌다.

자동차 및 관련 용품·서비스 부문 10개 브랜드의 순위는 이렇다. 쏘나타(55.1), 그랜저(45.8), 한국타이어(42.2), SK주유소(41.8), SM(17.4), 코로나, 뉴코티나, 포니, 봉고, 애니카.

1985년 첫선을 보인 쏘나타는 한국을 대표하는 승용차 브랜드다. 숱한 승용차 브랜드가 명멸했지만 쏘나타는 최장수 브랜드, 최다 생산·판매된 승용차의 지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쏘나타의 브랜드 점수는 학력이 높을수록 뚜렷이 높았다(중졸 이하 31.0, 고졸 53.3, 대재 이상 62.8).

문화·교육 및 외식 서비스 부문 브랜드 1위인 삼성에버랜드. 세계적인 테마파크로 부상했다.



쏘나타는 최장수 최다 판매 브랜드

소득 면에서는 연간 소득 3600만~6000만원 미만인 집단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 직업별로는 학생과 화이트칼라, 여자보다 남자가,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권과 광주·전라권에서 평가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 및 유통 서비스 부문 브랜드 순위는 이렇다.

KB국민은행(52.9), 이마트(47.7), 비씨카드(31.8), 롯데백화점(30.1), 삼성생명(27.9), 신세계백화점, 훼미리마트, 한진택배, GS이숍, 옥션. KB국민은행은 1963년에 설립돼 2001년 주택은행을 합병했다. 국민은행에 대한 브랜드 평가는 나이가 많을수록(20대 이하 40.6, 30대 48.4, 40대 52.2, 50대 62.1, 60대 이상 64.8), 학력은 낮을수록 뚜렷이 높았다(중졸 이하 66.4, 고졸 53.0, 대재 이상 49.0).

직업 면에서는 농임어업 종사자(79.4)와 블루칼라(56.4)의 평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농임어업 종사자의 평가는 독보적이었다. 1993년 탄생한 국내 최초의 할인점 이마트는 외국계 할인점들이 국내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요지에 입지를 선점해 대형 마트 1위에 등극했다.

이마트는 연간 소득 2400만~6000만원 미만인 중간 소득층에게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생활가전 및 아파트 부문 순위는 이렇다. 애니콜(52.6), 딤채(33.5), 금성(29.5), 래미안(27.2), 지펠(25.2), 파브, 디오스, 휘센, 자이, 트롬. 국내의 대표적인 휴대전화 브랜드 애니콜의 브랜드 자산 가치는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애니콜은 젊은 브랜드다. 1994년에 출시돼 아직 성년이 안 되기도 했지만 20대 이하 젊은 층(73.2)이 열광하는 브랜드다. 뛰어난 품질과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출범 1년 만에 시장점유율 52%를 기록한 애니콜은 국내 시장을 석권한 것은 물론 세계 시장에 진출해 세계적인 휴대전화 브랜드로 부상했다.

애니콜에 대해서는 30대 이상도 대체로 젊을수록 높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별로는 고학력층일수록(중졸 이하 31.5, 고졸 45.7, 대재 이상 62.9) 높게 평가했다. 이런 경향은 매우 뚜렷했다. 소득별로는 연간 소득 2400만원 이상인 집단에서 고르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직업별로는 학생, 화이트칼라, 농임어업 종사자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의류 및 생활용품 부문 순위는 이렇다. 나이키(51.9), 아모레(49.4), 금강제화(35.3), 백양-BYC(26.0)-럭키치약(25.7), 모나리자, 도브, 빈폴, 비트, 미샤. 나이키(1981년 출시)는 젊은 층일수록 뚜렷하게 높이 평가했다. 학력별로는 고학력층일수록 역시 뚜렷하게 높은 평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학생과 화이트칼라 사이에서 평가가 높았다. 소득별로는 연간 소득 4800만~6000만원 미만인 집단을 정점으로 이들에 가까울수록 높은 평가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남자가 여자보다 현저하게 높이 평가했다. 과자 및 유제품 부문 브랜드 순위는 이렇다. 서울우유(51.2), 초코파이(48.6), 한국야쿠르트(37.5), 새우깡(28.7), 바나나맛우유(23.9), 남양분유, 부라보콘, 삼립, 베지밀, 자일리톨.

서울우유(1945년 출시)에 대한 브랜드 평가는 대체로 고령층일수록, 학력은 낮을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 보면 농임어업 종사자와 블루칼라 사이에서 평가가 높았다. 문화·교육 및 외식 서비스 부문 순위는 이렇다. 삼성에버랜드(50.4), CGV(37.2), 맥도날드(31.4), 삼성서울병원(30.5), 피자헛(28.8), 시사영어사, 눈높이수학, 에스원, VIPS, 스타벅스.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는 삼성

삼성에버랜드(1976년 전신인 용인자연농원 개장, 96년 에버랜드로 개명)에 대한 평가는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높았으며 학력별로는 저학력층일수록 높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또 브랜드 비보조 인지도(brand recall)를 측정할 때처럼 응답자들에게 브랜드군을 보기로 제시하지 않고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응답자들은 모두 199개 브랜드를 답했다. 브랜드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은 단연 삼성으로 17.8%에게서 지목을 받았다. 2위인 나이키(7.6%)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다.

1% 이상이 답한 것들을 응답률 순으로 제시하면 이렇다. LG(5.3%), 애니콜(4.0%), 삼성전자(3.8%), 아디다스(2.0%), SK(1.8%), 현대(1.6%), 네이버(1.5%), 래미안(1.3%), 빈폴(1.2%), 이마트(1.2%), 현대자동차(1.1%), 롯데(1.0%), 안철수연구소(1.0%), 금성(1.0%).

1000대 브랜드 선정 후 100대 브랜드로 압축
1000명 서베이 통해 100대 브랜드 순위 매겨
이코노미스트는 CJ경영연구소·브랜드앤컴퍼니와 공동으로 해방 후 한국경제를 움직인 1000대 브랜드를 선정했다. 대상은 해방 후 출시된 내구·비내구 소비재와 소비자 서비스 브랜드였다. B2B 제품 및 서비스 브랜드는 배제했다. 한국경제를 움직인 브랜드는 국내 시장에 출시된 우수 브랜드로 정의했다.

우수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수요를 창출하고 그 결과 장기적으로 출시 기업에 이윤을 안겨 준다. 우수 브랜드는 한편 시장 주도적 브랜드이기도 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지도·충성도가 높아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함으로써 차별화된 시장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1000대 브랜드를 선정하기 위해 우리는 세 가지 소스를 활용했다. 우선 주요 신문의 기사와 신문 광고에 노출된 브랜드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했다. 다음으로 주요 언론사들이 발표하는 히트 상품, 파워 브랜드 등 상찬을 받은 브랜드를 수집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브랜드 100년사』(제일기획 간), 『한국 브랜드의 진화 및 발전』(서울대 출판부 간) 등 관련 서적에 인용된 브랜드를 리스트업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방대한 리스트를 놓고 브랜딩 전문회사 브랜드앤컴퍼니(대표이사 이상민 사장)의 네이밍팀과 4명의 컨설턴트가 1000대 브랜드를 선정했다(90~100쪽 한국경제를 움직인 1000대 브랜드 일람 참조). 해당 브랜드들에 관한 정량적인 자료가 부족해 주로 정성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구체적으로 시기별·부문별로 해당 브랜드가 행사한 리더십, 브랜드 파워, 대표성 및 대중성 등을 고려했다. 이 과정에서 김준석 경희대 브랜드매니지먼트학과 교수와 이병관 한양대 광고홍보학부 교수에게 자문했다. 외국 브랜드의 경우 원칙적으로 국내에서 제품이 생산되는 것에 국한했다.

우리는 이 1000대 브랜드 가운데서 다시 100대 브랜드를 뽑았다. 이 작업은 CJ경영연구소(소장 김경원 부사장)가 담당했다. 먼저 이들을 46개 항목(제품 및 서비스 군)으로 분류한 후 전문가 32명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실시해 항목별로 총 335개 우수 브랜드를 골라냈다.

다음으로 해당 브랜드의 매출액, 시장점유율(및 유지 기간) 등 계량적 지표를 기준으로 100대 브랜드를 최종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항목별로 2위와의 격차가 30포인트 이상인 1위 브랜드를 우선적으로 포함시켰고, 2위와의 격차가 30포인트 미만인 경우엔 매출액, 시장점유율, 브랜드 수명 등을 비교해 평가 점수가 높은 것들을 점수 순으로 추가해 나갔다.

1000대 브랜드를 100대 브랜드로 압축하는 이 작업은 김정호 CJ경영연구소 상무가 주도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여론조사 전문회사 디오피니언(대표이사 안부근 소장)에 의뢰해 이렇게 뽑은 100대 브랜드에 순위를 매겼다.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에게 물어 서열화
100대 브랜드 순위 어떻게 조사했나?
100대 브랜드를 서열화하기 위한 서베이는 지난 7월 24일 전화조사로 실시됐다. 조사 대상자는 전국 16개 시·도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 남녀, 표본수는 1000명이었다. 표본 추출은 우선 지역별·성별·연령별로 표본수를 할당한 후 전화번호부를 이용해 체계적으로 뽑았다(systematic sampling).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우리는 전화조사의 편의를 위해 46개 제품 및 서비스 항목을 10개 부문으로 통폐합했다. 부문별로 10개를 초과해 전화로 브랜드를 불러주고 그중에서 해당하는 브랜드를 골라 달라고 요구하면 응답자의 기억력의 한계로 기대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10개 부문에 맞춰 100개 브랜드를 10개 브랜드군으로 만들었다. 10개 브랜드군은 이렇다. 음료 및 주류, 과자 및 유제품, 식품, 약품 및 기능식품, 의류 및 생활용품, 생활가전 및 아파트, 자동차 및 관련 용품·서비스, 금융 및 유통 서비스, 교육·문화 및 외식 서비스, 정보 및 통신 서비스.

우리는 응답자들로 하여금 이들 10개 군별로 한국경제를 움직인 브랜드를 두 개씩 골라 각각 1, 2위로 순위를 매기게 했다. 마지막으로 100대 브랜드마다 1순위 응답률에 1.5의 가중치를 부여한 후 2순위 응답률과 합산해 브랜드 점수를 산출했고 이 점수를 기준으로 최종 순위를 결정했다.

1순위 응답률은 2순위 응답률보다 1.5배의 가치가 있다고 본 것이다. 예를 들어 생활가전 및 아파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애니콜의 경우 1순위 응답률이 23.9%, 2순위 응답률이 16.8%인데 1순위 응답률에 1.5를 곱한 후 2순위 응답률을 합산해 52.6이라는 브랜드 점수를 얻었다(72~73쪽 한국경제를 움직인 100대 브랜드 부문별 순위 그래픽 참조).

이번 서베이의 응답자는 남자가 49.4%, 여자가 50.6%였다. 연령별로는 20대(19세 포함)가 20.6%, 30대 21.9%, 40대 22.7%, 50대 16.0%, 60대 이상 18.8%였다. 거주지역별로는 서울이 21.2%, 인천·경기 27.4%, 대전·충청 9.9%, 광주·전라 10.5%, 대구·경북 10.5%, 부산·울산·경남 16.3%, 강원 및 제주 4.2%였다.

학력별로는 중졸 이하가 15.2%, 고졸 29.8%, 대재 이상 54.1%(무응답 1.0%)였다. 직업별로는 농임어업이 2.9%, 자영업 16.8%, 블루칼라 7.1%, 화이트칼라 20.4%, 주부 30.8%, 학생 13.1%, 기타 및 무직 8.9%였다. 연간 가구소득별로는 1200만원 미만이 8.1%, 1200만~2400만원 미만 12.4%, 2400만~3600만원 미만 21.4%, 3600만~4800만원 미만 19.9%, 4800만~6000만원 미만 12.0%, 6000만~7200만원 미만 9.9%, 7200만원 이상 9.0%(무응답 7.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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