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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 LIST] 현대인이 꼭 알아야 할 글로벌 상식 16

[SMART LIST] 현대인이 꼭 알아야 할 글로벌 상식 16


1. ALIENS EXIST
외계인은 존재한다


ANDREW ROMANO 기자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외계인들이 늘 거창하게 등장한다. ‘지구 최후의 날’(1951)에선 백악관 잔디밭에 착륙해 지구인들에게 폭력을 그만두라고 요청한다. 또 ‘우주의 침입자’(1956)에선 캘리포니아주 소도시의 시민들을 감정 없는 외계인으로 바꿔치기한다.

‘미지와의 조우’(1977)에서는 리처드 드레이퍼스가 접시에 으깬 감자 요리를 쌓아놓고 포크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조각하도록 유도한다. ‘지구로 온 사나이’(1976)에서는 데이비드 보위가 인간의 형상을 한 외계인으로 나와 지구의 물을 가뭄에 시달리는 자신의 혹성으로 가져갈 방법을 궁리한다. 그리고 지금 미국 극장가엔 두 외계인 집단이 침입했다.

‘디스트릭트 나인(District 9)’의 곤충을 닮은 외계인들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상공을 맴도는 UFO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린다. 또 ‘다락방의 외계인(Aliens in the Attic)’의 초록색 그렘린들은 미국 중서부 지방의 한 셋집에서 용감한 10대 청소년들과 싸운다. 하지만 영화 스크린 밖에 ET가 존재한다 해도 외계인이 조만간 지구를 찾아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과학자들은 1960년 이후 줄곧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SETI)’ 같은 프로젝트들을 통해 외계인의 교신을 기다려 왔지만 전혀 소득이 없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가 마침내 첨단기술을 이용한 우주탐사 계획으로 외계인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이런 계획들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우주에 다른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주는 간접적인 증거들을 확보하고 있다.

1995년 스위스 천문학 연구팀은 최초의 태양계 밖 행성을 발견했다. 유감스럽게도 이 행성은 항성에 근접해 회전하면서 뜨거운 열과 방사선을 내뿜는 거대한 가스 덩어리였다. 아무리 강인한 외계인이라도 생존할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 발견으로 적어도 태양계 밖에도 행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또 몇 년 뒤에는 소위 ‘수퍼 지구(super-Earths)’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항성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항성보다 더 작고 단단한 행성들을 말한다. 이 행성들은 지구보다 훨씬 더 크고 기후가 온화하진 않지만 일부 천문학자는 은하계에 존재하는 약 2000억 개의 항성 중 절반이 지구와 유사한 조건의 행성을 갖고 있으리라 추정한다.

과학자들은 또 태양계 근처를 비롯해 우주 곳곳에서 생명체에 필수적인 물의 흔적을 찾아냈다. 최근 화성 탐사 로봇들은 화성의 언덕 가에 새로 생긴 협곡을 발견했다. 최근에 화성 표면에 물이 흘렀다는 증거다. 지난 6월엔 천문학자들이 토성의 위성 중 하나인 엔켈라두스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간헐천을 관측하기도 했다.

가니메데·칼리스토·유로파 등 목성의 위성들에도 물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유로파엔 만년빙으로 뒤덮인 표면 밑에 지구의 바다보다 더 큰 바다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1000억 개의 지구형 행성 중에 물이 있고 (지능이 있든 없든) 생명체가 살아갈 만한 조건을 갖춘 행성이 과연 몇 개나 되느냐다.

현재 미 항공우주국(NASA)은 야심 찬 우주탐사 계획 ‘케플러 미션’을 수행 중이다. 지난 3월 인공위성을 통해 발사된 6억 달러짜리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복잡한 광도계를 이용해 지구형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큰 은하계 특정 지역의 행성 10만 개를 집중적으로 관측한다.

이 망원경은 또 그 행성들 앞을 지나는 모든 행성의 크기와 궤도를 측정한다. 그림자가 클수록 행성의 크기가 더 크며, 자주 나타날수록 궤도가 더 가깝다는 의미다. 외계의 항성 주위를 도는 외계 행성 중에 흐르는 물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행성을 최초로 구분해낸다는 데 의의가 있다.

케플러 미션의 수석 연구원 빌 보러키는 이 탐사계획이 “콜럼버스의 미 대륙 발견만큼이나 원대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생명체가 살기 알맞은 곳에 있는 지구 크기의 행성을 찾아내려 한다.” 케플러 계획의 기본 개념은 새삼스럽지 않다. 보러키(고등학교 시절 학교 과제 대신 정교한 UFO 송수신기를 제작했다)는 대학에 다닐 때 처음 광도계를 제작했다.

그는 1962년 NASA에 들어간 직후부터 첨단기술을 이용해 외계 생명체를 탐사할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광도측정법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고, 상부에 광도측정 탐사계획의 재정지원을 강력하게 요구하기 시작한 건 1980년대 초에 들어서였다.

상부의 반응은 냉랭했지만 그의 연구팀은 굴하지 않고 다음 20년 동안 이 프로젝트를 위한 연구에 매진해 새로운 관련 기술을 발명하고, 탐사계획에 필요한 정밀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기회 있을 때마다 추가로 자금지원을 신청했다. 보러키의 표현을 빌자면 2001년 마침내 NASA가 “두 손을 들고 지원을 약속했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발사된 지 10일 만에 멀리 있는 항성의 그림자 때문에 별빛이 아주 미세하게 흐려지는 현상을 감지했다. 지구형 행성을 감지하기에 충분할 만큼 민감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보러키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2013년까지 “생명체가 살기 알맞은 행성을 수백~수천 개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하지만 사람들이 윌 스미스가 외계인 침입자와 싸우는 장면을 볼 때만큼 실제로 지구형 행성을 발견하는 일에도 스릴을 느낀다면 이산화탄소와 오존이 존재하는 행성을 감지하도록 설계된 망원경을 발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산화탄소와 오존이 존재하는 대기 속에 생명체와 공존하는 산소 동위원소가 들어있는지 여부를 밝히는 좀 더 정교한 기기를 발명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광속으로 움직이는 탐사로켓이 그 행성에 가서 지구에 그곳의 사진을 전송하고, 그곳에 라디오나 TV 방송이 있다면 그 방송을 중계해서 그 새로운 행성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보러키는 말했다.

현재 과학은 아직 영화 ‘스타 트렉’과 같은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충분한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면 가능성은 무한대라고 과학자들은 믿는다.

“내가 제안한 일들은 모두 현재의 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고 보러키는 말했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발사됐는데도 ‘난 생명체에 관심 없어. 외계에 존재할지 모를 훌륭한 문명에 관심 없어’라고 말할 사람이 있을까요?” 외계인이 먼저 백악관 잔디밭에 도착한다면 몰라도 그때까진 우주탐사 계획을 계속하는 게 좋지 않을까?

With FRED GUTERL



2. Books Aren’t Dead
종이책은 죽지 않았다


2008년 미국에서 종이책 출판은 2007년보다 38% 증가했다(2007년에도 전년도에 비해 38% 늘었다). 종이책 출판이 이렇게 늘어난 원인은 뭘까? 주류 출판업계와 자비 출판업자들이 모두 증가에 힘을 보탰지만 대학 출판사의 판권 매각 급증이 가장 큰 원인이다. 소장 도서 중 절판된 책이나 저작권이 소멸된 책이 주요 대상이다.

일례로 미시간대[전자책은 구글, 종이책은 아마존의 자회사 북서지(BookSurge)와 제휴해 출판한다]는 주문 출판 형식으로 40만여 종의 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같은 방식으로 코넬대는 50만 종, 펜실베이니아대는 20만 종을 출판한다. 종이책의 부고(訃告)는 마크 트웨인의 잘못된 부고(1897년 그가 유럽에 살고 있을 때 미국 신문에 그가 죽었다는 기사가 났었다)처럼 조급한 감이 있다.

MALCOLM JONES



3. French Reds are Green
프랑스산 포도주가 환경친화적이다


적어도 뉴욕에 사는 사람들에겐 그렇다. 뉴요커가 대서양을 건너온 프랑스 보르도산 포도주(병당 탄소 배출량 1.3㎏)를 마실 경우 나파 밸리에서 생산된 메를로 포도주(병당 탄소 배출량 3.2㎏)를 마실 때보다 탄소 발자국을 덜 남긴다. 탄소 비용을 계산할 때 운송방법이 운송거리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선박 운송으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은 비행기나 화물트럭 운송으로 배출되는 탄소량의 절반이 채 안 된다.

TONY DOKOUPIL



4. WIPING IS WASHED UP
화장지보다는 비데를!


미국인들은 화장실에서 휴지로 뒤를 닦는 게 비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안다. 오래전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화장지 사용자들의 절반이 속옷에 묻는 누른 얼룩 때문에 고생한다. 그런데도 미국인들은 비데를 쓸모없고 음란하며 고상한 체하는 전형적인 프랑스인들의 발명품이라며 경멸한다.

그러나 개인 위생과 지구의 미래는 별개 문제다. 미국인들은 하루 평균 화장지 57매를 사용한다. 매년 365억 롤을 소모한다. 미국에서 화장지를 없애면 연간 1500만 그루의 나무, 17.3테라와트(와트의 12승)의 전력, 4730억 갤런(1갤런은 3.78l)의 물이 절약된다.

그에 비하면 비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새 발의 피다. 이제 일본의 비데 대기업 토토가 미국에서 대대적인 판매에 대비한다. 친환경이 인기일 때는 화장지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 최고다. 속옷 서랍이 지저분해지기 때문만은 아니다.

ANDREW ROMANO



5. Elections Aren’t the Answer
선거가 민주화의 해답 아니다


보라색 잉크가 묻은 집게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이라크의 선거 사진이나 부르카를 입은 여성들이 투표소 앞에 늘어선 아프가니스탄의 선거 사진은 눈길을 끈다. 분쟁 이후 국가 재건을 감독하는 국제 관리들은 가능한 한 신속한 민주화를 권장한다. 하지만 정치학자들은 그런 조급함이 오히려 민주화에 역행을 부른다고 생각한다.

‘밑바닥의 수십억(The Bottom Billion)’을 저술한 옥스퍼드대 교수 폴 콜리어는 분쟁 이후 사회에서 평화를 이룩하는 데 중요한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오랫동안 연구를 해왔다.

그는 선거가 도움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선거가 실시되는 해엔 폭력 위험이 감소하지만 그 다음 해엔 5.2%에서 10.6%로 두 배 이상 증가한다. “선거는 승자와 패자를 만들고, 패자는 화해를 거부한다”고 콜리어는 말했다. 투표용지는 로켓과 소총을 일시적으로 대체할 뿐이다.

BARRETT SHERIDAN



6. IMMIGRANTS MAKE MORE JOBS THAN THEY TAKE
미국 경제의 동력은 이민자


루 돕스(반이민 정서를 거침없이 표현하는 CNN 앵커)가 새겨 들어야 할 사안이 있다. 이민자들이 미국 경제에 이롭다는 사실이다. 듀크대 교수 비벡 와드화에 따르면 숙련된 이민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낸다. 와드화는 2005년 미국에서 이민자가 설립한 엔지니어링 및 첨단기술 회사들이 일자리 45만 개를 창출했고 52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비숙련 이민자들이 창출하는 부 또한 자신들이 미국에서 받는 교육과 의료의 비용을 충당하고도 남는다. 호주 경제학자 모린 리머와 피터 딕슨은 진보적인 케이토 연구소의 의뢰로 이 문제를 연구했다. 그들은 “이민을 엄히 단속하면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비숙련 이민자들도 경제 ‘파이’를 키우고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케이토 연구소의 통상 정책 전문가 댄 그리스월드는 가장 엄격한 이민 정책과 가장 관대한 이민 정책 사이의 생산성 차이가 2500억 달러에 이른다고 말했다.

SUZANNE SMALLEY



7. Hedge Funds are Good
좋은 헤지펀드도 있다


헤지펀드는 지난해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실제로 헤지펀드는 일반적인 인식보다 훨씬 더 좋은 역할을 했다. 시장 폭락으로 많은 헤지펀드가 파산했다. 시카고의 헤지펀드 조사업체인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2008년 미국 헤지펀드 업체 6845개 중 1471개가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번 금융위기에서 헤지펀드 업계는 전반적으로 놀라운 회복력을 보였다. 2009년 첫 7개월간 평균 12% 수익률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킨 업체들은 헤지펀드가 아니라 헤지펀드의 운영방식을 흉내 낸 대형 투자은행과 보험회사들이었다.

이 회사들은 투자자들의 돈으로 위험한 자기거래(proprietary trading: 투자자들의 수익을 바탕으로 한 수수료보다 회사의 직접적인 투자 수익을 노린 투자 방식)를 시도하다 실패했다. 채권전문지 ‘그랜츠 인터레스트 레이트 옵서버(Grant’s Interest Rate Observer)’의 댄 거트너는 “헤지펀드 업체들은 투자은행들보다 훨씬 더 책임감 있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브러운 브러더스나 골드먼 삭스처럼 월스트리트의 장기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업체들은 소유주의 자본으로 투자한다. 이런 방식에는 신중한 위험성 평가가 따르게 마련이다. 많은 헤지펀드 관리자가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자기자본을 대규모로 투자했다.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연방보험에 든 은행들의 자기거래를 금지하자고 제안했다. 앞으로 위험 부담이 큰 투자를 할 권리가 있는 금융업체는 헤지펀드뿐일지도 모른다.

MICHAEL HIRSH



8. Americans Marry Too Much
미국인은 결혼을 너무 자주 해!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이혼율이 가장 높다. 바로 그게 문제다. “미국인들은 이혼하고, 다시 짝을 찾고, 재혼하는 속도가 다른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 빠르다.” ‘돌고 도는 결혼(The Marriage-Go-Round)’의 저자인 존스홉킨스대의 사회학자 앤드루 셜린의 말이다. 여러 번 결혼하는 사람들 중엔 자녀를 둔 부모가 많다.

따라서 미국 어린이들은 다른 선진국 어린이들보다 부모나 의붓부모, 부모의 동거자와 함께 살다가 헤어지기를 반복할 확률이 높다. 어린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환경이다. 셜린은 결혼한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 어린이가 15세까지 가정 붕괴를 경험하는 비율이 결혼하지 않은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스웨덴 어린이보다 6% 더 높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한다.

사전에 전문가들은 이 연구 결과를 정반대로 예측했었다. 이전의 많은 연구에서는 동거 가정이 결혼으로 이루어진 가정보다 붕괴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미국인들과 ‘전통을 중시하지 않는’ 스웨덴 사람들을 비교한 결과라서 더욱 놀랍다”고 셜린이 말했다.

조사 범위를 확대한 연구 결과는 더 놀라웠다. 양부모가 있는 가정에서 태어난 어린이의 경우 15세까지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는 비율이 스웨덴은 30%였던 반면 미국은 40%였다. 또 부모가 이혼한 후 의붓부모와 함께 살게 되는 비율은 스웨덴 어린이보다 미국 어린이가 47% 더 높았다. 경제수준이 낮을수록 이혼 속도가 더 빨랐다.

나눌 재산이나 물건이 적어서 관계를 청산하는 일이 덜 복잡하기 때문이다. 결혼한 부모 슬하에서 자라는 편이 자녀에게 좋지만 가장 바람직한 환경은 안정된 가정이다. 셜린은 이렇게 덧붙여 말했다. “미국 어린이들이 직면한 문제 대다수가 부모가 결혼을 안 해서가 아니라 너무 자주하는 데서 비롯된다.”

PAT WINGERT



9. Your Doctor may Give You Swine Flu This Fall
신종플루 백신 접종은 의료계 종사자부터


미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오는 10월 중순부터 시판될 신종플루(H1N1) 백신을 제일 먼저 접종 받아야 할 사람들은 의료계 종사자다. 하지만 의사와 간호사들이 기꺼이 소매를 걷어 올릴까? 의료계 종사자 중 매년 계절성 독감 예방 접종을 받는 사람들은 45%에 불과하다.

그들은 ‘건강해서 맞을 필요가 없다’, ‘부작용이 걱정된다’, ‘주사 바늘이 무섭다’ 등 일반 환자들과 같은 이유로 접종을 받지 않는다. 면허를 가진 의사와 공인 간호사는 실험실 연구원이나 가정간호사 등에 비해 접종률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

CDC는 오랫동안 의료계 종사자들의 백신 접종률 제고 운동을 벌여왔다. 미국에서 매년 계절성 독감으로 사망하는 인구가 3만6000명에 이른다. 신종플루가 더 확산되기 전에 의료계 종사자들부터 접종 주사를 맞기 위해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CLAUDIA KALB



10. OLD PEOPLE ARE MORE INNOVATIVE
고령자가 더 혁신적이다


과거의 과학자들은 기존의 연구 자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독창적인 기여를 하기 전에 수많은 논문과 연구 결과를 독파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요즘의 획기적인 혁신가들은 훨씬 늦게 인정을 받게 된다. 지난 한 세기 반 동안 노벨상 수상자들이 주요 업적을 이뤘던 시점의 평균 연령이 34세에서 39세로 5세가량 많아졌다. 일반적인 발명가의 경우도 나이가 점점 많아진다. 주요 특허를 처음 출원한 사람의 평균 연령이 10년마다 7개월씩 높아진다.

TONY DOKOUPIL



11. environment is healthier than ever
환경은 나날이 좋아진다


환경운동가들은 기후 변화의 위협을 감안해 환호성을 올리지 않지만 지난 30년 동안 미국의 하천과 호수, 하늘이 많이 깨끗해졌다. 산성비 수치는 1990년대 초 기준보다 60%나 낮아졌다.

납 함유량을 기준으로 볼 때 대기의 질도 1980년 수준에서 91%가 호전됐다. 미국 뉴욕주의 허드슨 강은 “지난 100년 동안 어느 때보다 지금이 훨씬 깨끗하다”고 환경단체 리버키퍼의 필립 뮤스가스가 말했다. 환경운동가들이 우울해질지도 모르겠다.

SUZANNE SMALLEY



12. MOORE’S LAW DOESN’T MATTER
‘무어의 법칙’ 넘어서는 컴퓨터 성능


DANIEL LYONS 기자

1965년 인텔 공동 창업자 고든 무어는 마이크로칩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의 수(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가 12개월마다 거의 같은 비용으로 두 배로 늘어난다고 예측했다(나중에 24개월로 정정했다). 지난 약 반 세기 동안 이런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 유효했다.

그 결과 컴퓨터는 처리 속도가 더 빨라졌고 성능이 더 좋아졌지만 비용은 더 싸졌다. 하지만 그동안 내내 전문가들은 무어의 법칙이 결국엔 물리 법칙과 정면 충돌해 그 종착역이 다가오리라고 경고했다.

물론 아직은 그 상황에 도달하지 않았다. 인텔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저스틴 래트너는 향후 10년 동안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장착되는 트랜지스터 수를 두 배로 계속 늘리는 일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용량이 아니라 속도다. 불과 몇 년 전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처리 속도 3GHz에 도달했다.

하지만 속도를 그 이상으로 높이면 과열돼 칩이 녹기 시작한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업계는 단일 작업을 더 빨리 하기보다는 동시에 여러 가지 작업이 가능한 칩을 만들기 시작했다. 요즘은 듀얼 코어, 쿼드 코어까지 등장했다. 간단히 말해 단일 칩 위에 두 개 또는 네 개의 극소형 컴퓨터 엔진을 장착한 프로세서를 말한다.

래트너는 10년 안에 100코어 이상을 장착한 칩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그처럼 첩첩이 장착된 극소형 컴퓨터 엔진들을 어떻게 유용하게 이용할까? 지금까지 운영체제(OS)는 이런 문제에 아무런 대비를 하지 못했다. 프로그래밍 언어와 개발 도구도 마찬가지다.

프로그래머 자신들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까지 그들은 단일 엔진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만 골몰해왔다. 다시 말해 직렬식이지 병렬식이 아니다. “지난 50년간 우리는 한 가지 방식으로 일해왔지만 이제는 다른 모델로 변화를 시도한다”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연구·전략책임자(CRSO) 크레이그 먼디가 말했다.

세계 최대의 운영체제와 프로그래밍 도구 제조사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문제 해결에 주도적으로 나선다. 먼디는 바로 이 문제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지금까지 직면해온 변화 가운데 가장 큰 변화라고 인정했다. 병렬 연산의 역사는 오래됐다. 하지만 대부분은 고성능 수퍼컴퓨터에 국한됐다.

수퍼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은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든다. 이제 문제는 일반 프로그래머들이 병렬로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그 비용이 내려가도록 유도하는 일이다. 먼디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그 문제를 해결하면 엄청난 변화가 생기리라고 예측했다. 아무튼 인간의 두뇌 자체가 거대한 병렬 컴퓨터 아닌가?

따라서 병렬로 작동하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컴퓨터를 기계보다는 인간에 더 가까워 보이도록 만드는 열쇠다. “어떤 면에서는 자연이 우리 뇌에서 하는 일을 우리가 미숙하게나마 흉내를 내려 한다”고 먼디가 말했다. “그 목표에 도달하는 유일한 길이 병렬 연산이다.”



13. ‘CHIMERICA’ IS HEADED FOR DIVORCE
파경으로 치닫는 중-미 관계


NIALL FERGUSON

신흥 국가는 어느 시점에 기존 세력에 위협으로 인식될까? 단일한 시점을 딱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 한 세기 전만 해도 영국과 독일 사이의 적대감이 새로운 현상이었다. 1899년까지도 두 제국 사이의 동맹이 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미국이 일본을 태평양 지역의 무시 못할 경쟁자로 인식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30년대에 와서야 두 나라 관계가 실질적인 측면에서 악화됐다. 두 사례 모두 전략적 위협의 인식은 점진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인식이 고개를 들면서 결국 전쟁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두 나라의 관계가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협력 관계에서 경쟁 관계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드는 걸까?

2007년 초만 해도 중국과 미국은 경제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서로 얽히면서 단일 경제권이 되는 듯했다. 나는 그런 결합을 ‘치메리카(Chimerica)’라고 불렀다. 중국인들은 저축을 하고 미국인들은 돈을 써댔다. 중국인들은 수출하고 미국인들은 수입했다. 중국인들은 돈을 빌려주고 미국인들은 돈을 꿨다.

중국의 전략은 수출 주도형 성장을 바탕으로 했다. 따라서 그들은 자국 통화가 달러화에 비해 가치가 올라가기를 원치 않았다. 그래서 시종일관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그 결과 그들의 외환보유액은 현재 2조1000억 달러에 이른다. 그중 약 70%가 달러 표시 채권이다. 또 그중 상당 부분이 미국 국채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의도치 않게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아주 낮은 금리로 떠받치는 형국이다. 그런 장기 저리 채권이 없었다면 2002~2007년 미국의 부동산 시장에 그처럼 거대한 거품이 생기진 않았을 법하다. 한동안 ‘치메리카’는 천상의 결혼처럼 보였다. 중국과 미국은 모두 급속한 성장을 구가했다.

두 나라가 1998~2007년 세계 경제 전체 성장의 약 40%를 차지했다. 이제 중요한 문제는 그 두 파트너의 파경 여부다. 빚더미에 올라앉은 미국 소비자들은 더는 돈을 꿀 능력이 없다. 그래서 미국의 저축률이 치솟는다. 미국의 중국산 상품 수입도 2008년 5월에서 2009년 5월 사이에 18%나 줄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인들이 달러 사재기를 중단한다는 뜻은 아니다. 수출 부문에서 많은 일자리가 위협 받는 시점이라서 중국은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허용할 형편이 안 된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치메리카’ 전략에 회의를 품게 된 것은 분명하다.‘치메리카’는 저축 강박증이 있는 아내와 만성 낭비증에 시달리는 남편 간의 결합과 비슷하다.

그런 관계는 일정 기간 동안은 잘 굴러간다. 하지만 결국은 구두쇠가 낭비꾼에게 환멸을 느낀다. 중국 관리들이 미국의 재정과 통화 정책에 우려를 표할 때마다 마치 부부싸움을 보는 듯하다. 예컨대 그 말다툼에서 저축에 매달리는 아내가 낭비벽이 심한 남편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보, 당신은 너무나 자주 신용카드를 한도액까지 다 써버려 문제를 일으키잖아요.”수치를 보자.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지난 5월 8015억 달러였다. 4월의 7635억 달러에서 5%가 늘었다. 한 달에 400억 달러라고 치자. 또 이번 회계연도 동안 중국이 매달 그렇게 한다고 가정해 보자.

연간 미국 정부의 신용한도액이 4800억 달러인 셈이다. 미국의 전체 재정 적자가 약 2조 달러라는 예측을 감안하면 미국 연방정부의 전체 차용액 가운데 중국이 빌려주는 돈은 약 4분의 1에 못 미친다.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은 사실상 미국의 적자 전체를 메웠다.

문제는 중국이 미국 국채를 더 이상 확보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사실이다. 중국인의 큰 걱정은 오바마 행정부의 아주 느슨한 재정 정책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 유동성 확대, 즉 돈을 찍어낸다는 뜻이다) 정책이 어우러져 불러올 효과다.

미국 국채의 가격 하락과 달러화의 구매력 하락이다. 그중 한 가지든 둘 다든 중국에 불리하다. 중국의 통화 전략은 미국의 10년 만기 채권 대신 장기 국채를 구입해서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전략이 통화 위기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중국 경제학자 쑹훙빙(宋鴻兵)은 ‘화폐 전쟁(Currency Wars)’이라는 책에서 미국이 달러화의 가치를 떨어지게 내버려둬 채권자들의 등을 치는 나쁜 버릇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1980년대에 일본에서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먼저 엔화가 달러화에 비해 강세를 보인 뒤 일본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졌다.

중국이 미국과 이혼을 원한다면 그 대안은 뭘까? 제국주의가 최선의 길일지 모른다. 불행한 결혼 생활을 지속하느니 홀로서기를 택하는 방법이다. 중국이 팽창하는 경제력(골드먼 삭스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은 2027년이면 미국과 같아질 전망이다)을 무기로 독자적으로 세계 패권을 쟁취하는 상황을 말한다.

어떤 점에서는 이미 그런 일이 진행 중이다. 중국의 해군 전략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에 대한 명백한 도전을 의미한다. 중국의 아프리카 광산과 기반시설 투자도 제국주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최근 이렇게 말했다.

“중국의 ‘해외 진출’ 전략 실행을 서두르고 외환보유액의 활용을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과 통합해야 한다.” 믿지 못할 달러화 대신 구리 광산을 사들이는 식으로 외국 자산을 인수하려는 의도로 비친다. 동시에 중국은 빚에 찌든 미국 소비자를 대신해 국내 소비자를 부양할 필요가 있다.

중국 경제는 뭐니뭐니 해도 제조업 중심이다. 아무도 제품을 구입하지 않으면 중국 제품은 창고에 쌓이게 된다. 따라서 탈(脫) ‘치메리카’ 시대의 중국은 제국이 돼야 할뿐더러 소비자 중심의 사회도 돼야 한다. 그러면 중국의 내수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웃 아시아 국가들과 무역도 활발해져 아시아 경제 블록이 발전하게 된다.

‘치메리카’의 이혼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새로운 냉전을 상상해보라. 군사력이 아니라 경제력에서 두 초강대국이 막상막하의 경쟁을 하는 상태를 말한다. 좀 더 과거의 비유를 들자면 1900년대 초 영국-독일 적대 관계의 재연이다. 영국 대신 미국, 독일 대신 중국을 대입해 보라.

사실 후자가 더 나은 비유다. 고차원적인 경제 통합이 이뤄진다고 해서 전략적 경쟁 관계, 궁극적으로는 전쟁을 배제하긴 어렵다는 사실을 잘 말해주기 때문이다. 물론 노골적인 전쟁까지 가려면 아직 요원할지 모른다. 지정학의 지각판은 그렇게 빨리 이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위험 신호가 감지된다.

중국 관리들은 공식, 준공식 성명을 통해 달러화 대신 세계 공통의 ‘수퍼 통화’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이나 금을 달러화를 대신해 사용하는 데 관심을 나타냈다. 적어도 중국은 외환보유액에서 유로와 엔의 비중을 점차 늘려갈 생각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상황도 배제하기 어렵다.

향후 5~10년 내에 중국이 통화 규제를 철폐하고 위안화가 자유롭게 태환되는 국제 통화가 되도록 하는 일이 불가능하리란 법도 없다. 그때가 되면 ‘치메리카’의 이혼이 현실화된다. 사실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치메리카’라는 이름 자체가 암시하듯이 역사를 보면 그런 불균형적인 관계는 언제나 ‘키메라(chimera: 가공의 괴물로 근거 없는 환상을 의미한다)’로 끝이 났다.

[필자는 뉴스위크 기고가이며, 하버드대 경제사학자로 ‘돈의 힘(The Ascent of Money: A Financial History of the World)’의 저자다.]



14. IT’S TOO LATE TO STOP GLOBAL WARMING
지구온난화 막기엔 너무 늦었다


FRED GUTERL 기자

세계 지도자들이 1997년 일본 쿄토에서 지구온난화 대책을 논의했을 때는 합의점이 없었다. 미국 상원은 95대 0으로 ‘교토 의정서’ 비준에 반대했다. 그 결과 당시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미국이 그 문제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할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중국은 곧 최대 배출국이 될 전망인데도 고통이 수반되는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에서 면제됐다.

이제 오는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논의가 예정된 가운데 주요 당사국들이 처음으로 열의를 나타내는 듯하다. 미국에선 온실가스 배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줄이는 내용을 담은 ‘왁스만-마키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됐고 상원의 표결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큰 걱정거리는 우리 지구가 국제외교의 시간표에 따라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기후 문제에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구가 현실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현재 우리가 대기에 내뿜는 탄소의 절반은 육지와 바다가 회수한다.

그 중 상당 부분이 식물에 흡수된다. 광합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주기는 하시라도 변할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는 기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코펜하겐에서 합의되는 어떤 조치도 무색하게 할지도 모른다. 이롭게 생각되는 면도 있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수치가 올라가면 식물이 더 빨리 자라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한다.

다만 탄소 농도가 높아진 새로운 환경이 식물들에 얼마나 더 유익할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대기 중 탄소의 과잉은 “어둠 속의 괴물”이라고 프린스턴대의 환경과학자 스티븐 파칼라가 말했다. 기온이 올라가면 오래전에 죽은 식물들의 탄소를 머금고 있는 영구동토층이 녹아 부패가 시작되면서 탄소를 대기에 배출한다.

‘아웃개싱(outgassing: 가스 방출)’으로 불리는 이 현상이 시작되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난 한 세기 동안 굴뚝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2~3배로 높아질 전망이다. 아웃개싱은 코펜하겐 기후 정상회의가 대책을 세우려는 ‘위험한 인위적인 온난화’ 효과 중 하나다.

정확히 무엇이 아웃개싱을 촉발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어쨌든 세계 기온이 섭씨 2도 이상 오르는 상황을 막는 일이 필수다. 그 한계 아래에 머물려면 대기 중의 탄소 수치 한도를 설정하고 그 한도를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몇 년 전 과학자들은 산업화 이전 시대에 비해 탄소 농도가 두 배인 550ppm이 한계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450ppm으로 그 기준을 낮췄다. 코펜하겐 기후 정상회의도 그 한계를 목표로 한다. 그러나 그러려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현재보다 80%나 줄여야 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기후 전문가 제임스 핸슨을 비롯한 일부 과학자는 그마저도 충분치 않다고 말한다.

그들은 탄소 농도의 한계가 350ppm이라고 생각한다(현재 387ppm이다). 한편 최근의 기후 관측 결과는 단정하긴 어렵지만 잘못된 방향을 가리킨다. 북극과 남극 기온이 급속히 오르고 북극의 만년설이 녹아 내린다. 영구동토층이 불길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해류의 탄소 회수율이 떨어진다.

정치인들이 기후 변화에 대처하려고 정략적인 협상을 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하이브리드 차를 몰고 형광등을 쓰는 데서 위안을 찾지만 우리의 운명은 식물과 영구동토층 사이의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에 달려 있는 듯하다.



15. PAID IS THE NEW FREE
공짜가 사라진다


DANIEL GROSS 기자

“공짜 서비스 제공하면서 돈 버는 일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크리스 앤더슨이 ‘공짜: 가격 파괴의 미래(Free: The Future of a Radical Price)’에서 한 말이다. 그러나 지금 경제의 흐름은 공짜에 저항하는 강력한 힘을 만들어낸다. 구글은 서비스와 데이터를 무료로 배포하면서 번창을 구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앤더슨이 찬양하는 기술 혁명과 지금의 어려운 경제 환경이 겹치면서 기업들은 과거 무료로 제공해온 상품과 서비스에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루퍼트 머독은 2007년 8월 ‘월스트리트 저널’을 인수하면서 그 신문의 웹사이트 WSJ.com을 무료화하려고 마음 먹었다.

106만 명이 유료로 서비스를 받는 데도 말이다. 그러나 지난 1월 그의 미디어 제국을 떠받치던 광고 수입이 말라붙자 머리가 영민한 머독은 뒤로 넘는 공중제비를 선보였다. 그는 최근 “우리의 뉴스 웹사이트를 전면 유료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문보다 수입원이 더 절실한 항공산업은 지난해부터 탑승객들에게 추가 화물을 부치는 데 15~25달러의 요금을 부과했다.

그런데도 고객들은 군말 없이 받아들였다. 올여름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의 CEO 마이클 오리어리는 기내 화장실 사용에 1유로(1.5달러)를 부과하는 안을 고려하기도 했다.

문화 기관들도 경기침체의 타격으로 유료화 대열에 동참한다. 샌프란시스코 식물원에서 멋진 밀랍야자를 보고 싶다거나 애리조나대학의 미술관에서 저명 화가 제임스 휘슬러의 판화를 구경하고 싶다면 이제는 요금을 치러야 한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페어팩스 카운티 공원 관리공단은 지난 7월 아코팅크 공원 호수에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

자동차 운전자들의 친환경 운동으로 휘발유 매출이 줄어들어 유류세가 적게 걷히자 당국은 도로와 교량 건설 비용을 마련하는 다른 방안을 모색한다. 미국 곳곳에서 유료 도로가 건설 중이다. 교통혼잡세도 적극 도입된다. 기업들도 연료를 태우는 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탄소세든 배출 총량 거래제든 간에 경제 전문가들과 정치인, 에너지 업체 경영자들은 미국이 과거 무료였던 오염 활동에 곧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앤더슨이 말하듯 현대는 공짜의 시대일지 모른다. 그러나 식당을 찾는 사람들도 앞으론 식기 사용료를 지불해야 할지 모른다.



16. SOCIALISM IS THE BEST MEDICINE
‘사회주의’가 만병통치약


미국인들은 걸핏하면 다른 나라에선 의료 서비스를 받으려면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끔찍한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의료 문제를 연구하는 미국의 민간재단인 커먼웰스 펀드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1차 진료를 받기 위해선 영국, 독일, 호주, 뉴질랜드보다 더 오래 기다린다.

미국인의 거의 4분의 1은 진료를 받으려면 1주일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고 응답했다. 1위인 뉴질랜드의 경우 그처럼 오래 기다린 사람이 3%였고, 그 다음이 호주(10%), 독일(13%), 영국(15%) 순이었다. 캐나다가 거의 꼴찌로 3분의 1 이상이 1주일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고 응답했다.

당일 병원 예약에서 미국은 다른 선진국과 비슷하게 거의 꼴지를 차지했다. 미국인과 캐나다인 중 당일 예약으로 진료를 받았다는 사람이 26%에 불과한 반면 네덜란드는 60%, 영국은 48%였다. 커먼웰스 펀드의 대표 캐런 데이비스는 전반적인 의료 서비스의 비교 조사에서 선진국 중 미국이 꼴찌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은 선택 수술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1차 진료와 선택 진료 사이의 이런 불균형은 1차 진료 의사들의 부족 때문이라고 데이비스가 지적했다. 특진이 돈이 되기 때문에 미국엔 전문의가 더 많다.

KATIE CONNO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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