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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토론의 장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토론의 장

부산이 뜬다. 얼마 전 부산국제영화제를 성공적으로 마친 부산에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이 모이면서 다시 한 번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004년 11월 이탈리아 팔레르모,2007년 6월 터키 이스탄불에 이어 세 번째로 부산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포럼을 유치한 것이다.
▎지난해 6월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OECD 장관회의 폐막식에서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이 향후 사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OECD 장관회의 폐막식에서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이 향후 사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이 OECD 세계포럼을 유치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제3차 OECD 세계포럼 유치를 위해 미국, 스페인, 인도, 중남미국가연합 등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였으나, OECD 측은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보여준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높이 평가해 우리나라를 개최지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이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서울과 제주를 제치고 비유럽 도시로는 최초로 OECD 세계포럼의 개최지로 확정된 배경에는 그동안 APEC과 부산국제영화제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유치해 온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경제성장≠발전세계 130개국과 국제기구, 글로벌 기업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포럼을 유치하게 된 부산은 명실상부한 ‘국제회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대한민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는 처음으로 개최하는 만큼, 서구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발전개념에 대한 논의를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하고, 새로운 발전지표를 제시해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높이고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4년 “지금 당신은 행복합니까?”라는 다분히 일상적인 물음에서 출발한 ‘OECD 세계포럼’은 지난 5년 동안 사회발전을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논의해 왔다. 그리고 그에 대한 주목할 만한 성과가 이번 제3차 OECD 세계포럼에서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닐로 튀르크 슬로베니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스테파신 러시아 전 총리,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등 세계적인 리더들이 참여해 사회발전 측정을 위한 새 패러다임을 논의하는 장이다.

여기에는 국내에서도 권태신 국무총리실장과 김중수 주 OECD 대사, 김세원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김상엽 녹색성장기획단 단장, 구자영 SK에너지 사장 등 각 분야의 권위자들이 참여한다.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부탄은 국민 1인당 국민총생산(GDP)이 2000달러에 불과한 작은 나라. 그런데 GDP가 우리나라의 10분의 1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행복도 조사에서는 일본(90위)과 우리나라(103위)를 제치고 9위를 차지했다.



녹색성장 지원정책도 논의돼부탄은 1972년 부탄의 국왕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는 ‘좋은 발전이란 한 사회에 행복과 웰빙을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행복을 발전의 기준으로 삼는 국민총행복(GNH) 개념을 제시했다. 부탄의 사례는 이번 세계포럼과 통하는 어떤 공감대가 있다.

10월 27~30일까지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리는 ‘제3차 OECD 세계포럼’에서 ‘행복’의 의미와 ‘진정한 사회발전’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발전 측정, 비전 수립, 삶의 질 향상’이라는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세계 130개국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방문해 국내총생산(GDP)에는 나타나지 않는 진정한 사회발전의 의미와 GDP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눈다. 그리고 GDP에 근거한 경제 중심의 발전 개념을 뛰어넘어 새로운 사회 발전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발전을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제3차 OECD 세계포럼에서는 ‘행복과 웰빙’ ‘기후변화와 저탄소 녹색성장’ 등의 의제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웰빙은 전 세계가 지향하는 공통적인 발전상인 만큼 미국과 캐나다 같은 OECD 회원국과 비회원국으로 사례를 나누어 GDP와 국민이 느끼는 행복과의 상관관계를 비교하고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 고찰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환경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인류가 직면한 환경 위기를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저탄소 사회를 지향하는 선진국 및 개도국의 정책 사례를 공개한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위기에 대해 공감을 이끌어 내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녹색성장을 이룰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동향과 지원정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제3차 OECD 세계포럼의 주요 일정을 살펴보면, 먼저 개막일인 27일에는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다닐로 튀르크 슬로베니아 대통령이 OECD 세계포럼의 중요성과 의의에 대해 연설한다.

그리고 28일에는 ‘행복 GDP’ 지표를 연구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셉 스티글리츠 교수의 ‘사회발전 측정 관련 권고안’이 제시된다. 또한 이날 OECD 회원국의 웰빙 지표에 대한 논의가 이어진다.

▎부탄 최대의 축제인 체추 기간에 열리는 전통 탈춤을 보기 위해 프낫카 사원에 모인 사람들.

▎부탄 최대의 축제인 체추 기간에 열리는 전통 탈춤을 보기 위해 프낫카 사원에 모인 사람들.



국민 행복도 측정 지표 개발 시급‘빈곤에서 권력으로’의 저자인 던컨 그린은 전 세계적으로 만연해 있는 불평등 및 빈곤 현상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녹색성장기획단 김상협 단장을 좌장으로 하는 ‘저탄소 녹색성장’ 세션을 기획해 ‘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 중 하나로 우리나라의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29일에는 이인실 통계청장이 한국인의 삶과 행복도를 점검할 수 있는 ‘한국의 국민생활에 관한 측정지표’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계획이다. 세계포럼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엔리코 지오바니니 이탈리아 통계청장의 폐회사를 끝으로 다시 2년 후를 기약하게 된다.

우리는 진정으로 행복한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행복을 어떻게 객관적이고 시스템적인 지수로 평가해 낼 것인가? 지난 9월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은 사회발전을 측정할 때 GDP에만 의존하는 데서 벗어나 여가와 환경보호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세계포럼에서는 GDP에 어떤 지표들이 포함돼야 하는지, 그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제3차 세계포럼을 OECD와 공동으로 주관한 대한민국 통계청(청장 이인실)은 지난 10월 21일 이번 세계포럼에서 새로운 행복 지표의 개발을 논의하겠다며 의지를 밝혔다. GDP와 같은 성장지표 이외에 경제적인 만족도는 물론 환경, 교육까지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지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발전과 행복의 평가기준이 바뀌면 개인은 물론 기업과 국가도 바뀔 수밖에 없다. 캐나다는 ‘웰빙지수’를, 일본은 ‘국민생활지수’를 만들어서 국민의 행복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이인실 통계청장은 “우리나라도 사회 각 부문의 많은 변화가 이뤄진 만큼 분야별 지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11월 즈음에 연구기관의 발표도 있을 것”이라며 환경, 사회 안전, 소득, 교육, 가족 등 분야별 지표를 마련해 정부가 정책을 만들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OECD 세계포럼은 전 세계의 관련 전문가들과 만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국제사회를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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