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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G20 정상회의 한국 홍보 절호의 기회”

“내년 G20 정상회의 한국 홍보 절호의 기회”

지난 12월 9일 오전 11시30분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인터뷰를 한참 진행 중이던 시간 갑자기 함박눈이 내렸다. 공공디자인 정책을 한참 설명하던 유 장관은 잠시 말을 멈췄다. 순간 긴장감이 맴돌았는데 그것을 깬 사람도 역시 유 장관이었다. “지금 인터뷰하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저 보십쇼. 함박눈이 펑펑 내리네.” 장관실 여직원들까지 접견실 문을 열고 들어와 손뼉을 치며 눈 구경을 했다. 접견실은 떠들썩한 연말 파티장이 돼버렸다. 유 장관의 “아예 인터뷰 치우고 우리 눈이나 맞으러 나갑시다” 하는 말에 직원들 박수가 쏟아졌다.



유인촌 장관도 한류 스타?


장관 취임 2년을 두 달 남겨둔 그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우리에게 익숙한 연극인 유인촌이었다. 아쉬워하는 문화부 공무원들의 원망 섞인 눈길을 받아가며 그는 인터뷰를 이어갔다. 몇 번을 연기하면서 어렵사리 성사된 이날 인터뷰는 디자이너 이경순 누브티스 대표가 맡아 진행했다.



>> 취임 2년이 다 돼갑니다. 역대 문화부 장관 가운데 장수 장관에 속합니다. 지금까지의 대표적인 성과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우리가 올해 4월 30일로 지적재산권 우선감시대상국에서 해제되었습니다. 문화부가 그동안 저작권 문제에 무척 강력하게 대처해 왔기 때문에 보람을 느낀 일이었죠. 미술계의 숙원사업이었던 기무사 터에 국립미술관을 설립하는 일도 제 임기 중에 확정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2008년 관광수입 95억 달러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에는 관광수지가 흑자를 본 것으로 추정돼 기쁩니다.”



>> 마침 내년이 ‘한국 방문의 해’라 그 의미가 더하겠군요?“예, 그래서 나은 기록을 낼 수 있는 2010년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가득합니다.”



>> 성과를 더 얘기해주시죠.“게임산업이 10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고 문화콘텐트산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완성보증금 제도 등을 도입한 것도 기억이 새롭습니다. 초·중·고 축구를 주말리그제로 전환해 학생들이 공부와 함께 하는 것이 운동이라는 틀을 확립한 것도 보람된 일이었죠.”



>> 장관님은 연극이라는 무대에서 국가행정이라는 무대로 옮겨왔는데 그 무대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흔히 연극을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들 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연극무대나 행정이나 근본적으로는 똑같은 것이죠. 양자를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있겠지만 굳이 말씀 드린다면 연극무대나 행정무대는 모두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한 자리라는 공통점이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책임의 한계에는 많은 차이가 있겠죠.”



옳은 것 위해서는 반발에 맞서야


>> 아, 너무 맞는 지적인 것 같습니다.“연극무대의 책임은 관객이나 작품이 미칠 수 있는 사회적·문화예술적 영향으로 한정되지만 행정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무한책임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행정은 국민 대부분이 행복하더라도 한 사람의 아픔으로부터 절대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제가 장관 직에서 물러난다고 해도 지금까지 진행해 온 정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는 거니까요.

그러나 연극이든 행정이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이고 소망입니다. 좋은 연극을 보고 나서 관객들이 희망을 얻고 기쁨을 느끼는 것처럼, 국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펼쳐나가겠다면 너무 큰 기대인가요?(웃음)”



>> 중국에서는 장관님도 한류 스타라고 하던데요. 중국에서 인기가 많으시다고 합니다.“글쎄(멋쩍게 웃으며),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조금 그렇다고 얘기는 들었습니다. 그런 얘기들을 보면서 오히려 느끼는 점이 있어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말이라는 게 활자로 나오면 활자 뒤에 감정은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해가 생기는 거겠죠. 저희가 소설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가 성공하기 힘들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입니다.”



>> 바로 이해가 되는 말씀은 아닌 듯합니다만.“영화는 감독의 상상력을 통해 관객들에게 감성을 전달하는 매체입니다. 그래서 이미 소설을 통해 제각각 느낌을 만들어 가진 것에 대해 감독이 영화적 상상력을 새로 만들어 관객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그러면서 유 장관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한 자신의 말을 예로 들었다.

“제가 만약 어느 자리에 가서 태평양전쟁이라는 말을 했다면 미국이 만든 용어를 쓰는 친미파입니까? 제가 중국에 갔을 때, 대동아전쟁을 일으킨 일본에 의해 피해를 많이 보았고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왔을 때 중국에서 잘 받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의 전체 뜻에서 벗어나 하나의 단어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오히려 분열을 조장하고 사람들을 혼란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현학적으로 흘러가는 듯한 이 얘기에는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이경순 누브티스 대표와 대담 중인 유인촌 장관.

▎이경순 누브티스 대표와 대담 중인 유인촌 장관.

유 장관은 지난 11월 17일 중국 상하이 소재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중국 젊은이들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 상하이와 한국의 관계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대동아전쟁 때 상하이에 임시정부가 나와 있었고 독립운동을 하던 많은 한국 분이 열심히 노력했던 곳”이라고 발언했다.

그런데 일부에서 그가 사용했던 ‘대동아전쟁’이 일본의 우익들이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며 미화하기 위해 사용하던 용어라며 꼬집고 나섰다.

따라서 위 언급은 말 실수, 아니면 단어 선택의 실수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을 놓고 벌어진 ‘고위 공직자 역사인식 부재 논란’에 대한 그의 소회이자 해명인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유 장관의 언급을 단순화하자면 어떤 발언이나 작품 그 자체, 즉 텍스트를 붙잡고 문제를 삼기보다는 전체적인 맥락, 즉 컨텍스트 통해 발언과 작품에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닦달하는 게 없으면 어떤 것도 이뤄질 수 없다고 한 게 독일 철학가 하이데거죠. 하지만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사람들이 소신을 지켜가는 사람들보다 많은 시대에 그런 추진력을 지켜내는 소신을 지니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저는 가급적 다른 사람이 얘기하는 도중에 말을 끊으려 하지 않습니다. 다 듣고 나서 얘기를 하죠. 그 얘기가 합리적이고 맞는 얘기라면 들어야죠.”

그러면서 유인촌 장관은 “기존 관행을 고치는 데는 다 어려움이 있고 항상 저항이 있게 마련”이라며 “누구나 고쳐야 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런저런 저항에 부닥치고, 기존에 갖고 있는 것들을 지키려는 반발에 맞닥뜨려 소신을 접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고 강경하게 말을 잇는다. 유 장관은 “옳은 것, 또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면 끝까지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정책 얘기를 들어볼까요? 한국 문화산업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얻고 있습니다. 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정부의 목표는 2012년까지 세계 5대 콘텐트 강국이 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이제까지의 콘텐트산업 지원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 방식의 지원을 해야 합니다. 콘텐트 유통 구조를 개선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 또 R&D와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러한 것들이 제대로 기능하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간접지원을 계속해 나갈 생각입니다.”



“패션에서 제2, 제3의 앙드레 김이 나와야”



>> 구체적인 안들이 나와 있습니까?
“콘텐트산업진흥법을 제정하고 콘텐트산업진흥위원회를 신설해서 범정부 차원에서 진흥 체계를 구축할 생각입니다. 콘텐트 창작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문화부가 270억원을 내고 MS가 230억원을 지원해 글로벌 게임허브센터를 열게 됩니다. 대중음악의 글로벌화를 위해 해외 쇼케이스를 확대하는 것도 해당되겠죠. 무엇보다 콘텐트 유통환경을 선진화해야 합니다.”



>> 그렇죠. 저작권이 보호되지 않는 풍토에서 경쟁력 있는 문화콘텐트가 만들어질 수 없는 거니까요.“그렇습니다. 콘텐트 불법복제로 피해를 보는 금액이 연간 얼마인지 아십니까? 2조원입니다. 이 정도 규모가 콘텐트산업에 재투자된다면 얼마나 양질의 작품들이 나오겠습니까. 단속을 철저하게 하고 음성적 유통 외에 저작물 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디지털 저작권 거래소를 구축할 계획도 있습니다.”



>> 뉴욕에서 한국 패션을 적극적으로 알리실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패션산업을 2.5차 산업이라고 합니다. 제조업과 서비스산업 사이에 위치하기 때문이죠. 패션은 무형의 자산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성장 유망산업으로 제조업의 성장한계를 극복할 전략적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 관점에서도 독창적인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 전략은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신성장동력이 될 것입니다.”



>> 구체적인 정책카드가 있으신가요?“문화부는 패션산업 육성을 통해 국가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시대적 소임이라고 판단합니다. 패션은 문화적 접근이 필요한 만큼 우리가 코디네이터로서 산업과 문화를 버무릴 수 있도록 최대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유 장관은 “우리 젊은이들이 능력이 많지만 이걸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며 “일본만 해도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무척 많은데, 우리도 제2, 제3의 앙드레 김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정책적인 보조”라고 설명했다.

우리 패션 디자이너들이 세계 무대에서 안정적으로 데뷔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법률적으로 도울 생각이라는 것.

유 장관은 “2010년 2월에 뉴욕에서 한국패션문화 쇼룸을 여는 이유는 해외에서 (한국 디자이너들이) 데뷔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해 주려는 것”이라며 “패션은 산업이면서 문화이기도 하기 때문에 문화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패션문화 쇼룸은 2010년 2월 12일부터 사흘간 뉴욕 문화의 상징이라는 퍼블릭라이브러리(공공도서관)에서 열린다. 현지에서 화보를 찍고 뉴욕의 패션업계 거물들을 초청해 디자이너 홍승완, 정구호 등이 로리엣, 구호 브랜드의 제품을 선보이게 된다.



>> 우리나라에는 패션 부자재와 액세서리가 풍부합니다. 일본은 물론이고 이탈리아에 가봐도 우리처럼 풍부하진 않거든요. 한국 패션이 이제는 세계로 나가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우리만의 강점을 살리면 그리 먼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맞습니다. 농수산식품부가 주도하고 있는 ‘한식 세계화’도 마찬가지죠. 문화부는 한식에 문화를 덧입히는 작업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엊그제도 코엑스에서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음식문화를 풍성하게 하기 위한 노력이죠. 한식에 어울릴 다양한 테이블, 식기, 무엇보다 음식을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대한 연구만 7~8개월 동안 했습니다.”



>> 그렇게 해서 나온 의미 있는 성과는 어떤 것입니까?“작가들이 자기로 식기를 만들었어요. 쌀도 백미, 흑미가 있고 노란색을 띤 것도 있습니다. 한식에 한국 문화의 혼을 불어넣는 일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전시회에 가보니 하나 하나가 다 작품이고 우리 문화였습니다.”



>> 국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국가의 격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문화의 질적인 향상이 필요한데, 공공디자인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공디자인을 어떻게 정의하고 계십니까?

패션·한식 모두 문화에 기반
“디자인 오어 리자인(Design or resign). 대처 전 영국 총리가 디자인의 중요성을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했죠. 굳이 풀이를 하자면 ‘디자인(design)하지 못하면 떠나라(resign)’죠. 최근 기업들을 보면 경영의 최우선 목표가 디자인입니다. 지자체들도 아름다운 공간환경을 조성하는 공공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문화부가 추구하는 공공디자인은 ‘아름다운 공간이 아름다운 사람, 나아가 아름다운 사회를 만든다’는 말로 설명드릴 수 있겠네요. 우리의 도시공간을 인간과 문화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 공공디자인 조성사업의 핵심입니다. 인간에 대한 배려 없이는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 공공디자인의 중요성은 결국엔 도시, 아니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이곳을 편안하고 멋있게 하자는 거죠?“그렇죠. 아주 쉽게 설명하셨군요. 공간이 바뀌면 사람이 바뀝니다. 문화부가 근현대 산업유산을 뽑아 보존하고자 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입니다. 포천, 대구의 전매청, 신안의 소금창고처럼 공간을 리모델링했죠. 앞에서 도시공간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만, 도시는 공간으로서 무척 중요한 곳입니다. 많은 사람이 일상을 보내야 하는 곳이죠.

도시에서 집을 지을 때 담장을 높일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쓰도록 벽을 허물게 되면 그만큼 삶의 질이 높아집니다. 건물을 높일 때도 1층은 공공의 장소로 쓰게 해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1층이 가장 비싼 곳이죠. 그래서 국가가 이를 정책적으로 해결해줘야 합니다. 1층을 내주는 대신 용적률을 높여주거나 세금을 깎아주는 식의 유인책을 써야 합니다.”



>> 기본적으로는 정부의 역할이 최소화돼야 하지만 이런 대목에서는 그 역할이 더 커져야 하는군요.“정부의 기본적 역할은 디자인이 우리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디자인 친화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이죠. 하지만 아무리 디자인이 중요해도 정부가 획일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따르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창의력이 생명 아니겠습니까? 역설적으로 말하면 디자인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훌륭한 디자인이 될 수도 있겠죠. 또한 디자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그렇다고 디자인 만능주의로 흐르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할 일이죠.”



>> 내년이 한국 방문의 해입니다. 11월 20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제3차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회의에서는 어떤 내용들이 논의됐나요?“정확히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이 한국 방문의 해입니다. 이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전략들과 함께 한국 관광 전반의 전략을 재조정했습니다. 관광을 일상화해 내수를 진작하고 시장친화적 접근으로 민간투자와 신규시장을 확대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관광산업을 확실한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려면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함께했습니다.”



>> 어떤 처방입니까?“공급 위주 관광정책의 틀을 투자와 다양한 콘텐트를 마련해 수요를 끌어내 내수진작에 활용하고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 외국 관광객 방문이 증대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하겠다는 거였습니다.

구체적으로 2020년까지 국민의 연 평균 관광일수를 현재 10일 정도에서 30일로 확대하고 관광 수입은 90억 달러 정도인 지금에서 300억 달러로, 외국인 관광객 수는 689만 명에서 궁극적으로 2000만 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일단 한국 방문의 해 첫해인 2010년에는 외국 관광객 850만 명을 유치하는 게 목표입니다.”



>> 내년 외국 방문객 850만 명이 목표라고 하셨는데 이 숫자는 어떻게 산정된 것인지요?“2009년의 경우, 환율 등의 영향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약 78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요. 이는 전년 대비 약 13%가 증가된 수치입니다. 2008년의 경우에는 세계경제 위기 속에서도 689만 명으로 전년에 비해 약 7% 성장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방한관광시장 분석 자료를 내는데 이를 보면 1995년부터 2008년까지의 외래 관광객 입국 자료를 토대로 절대평균오차비율(MAPE)이 가장 낮은 시계열 예측 기법이라는 것을 이용해 2018년까지의 외래 방문객 수요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한국 방문의 해 사업 실행으로 2012년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외래 관광객은 1000만 명입니다. 연도별 목표치의 추산을 위해 예측된 외래 관광객 자료의 성장률을 적용해 2010~2012년의 방한 외래 관광객 목표치를 설정했죠.”

문화부는 한류가 일본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아직 크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문화상품화해 일본인 관광객들을 불러모을 계획이다. 최근 한국 방문의 해 홍보대사인 배용준이 쓴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서』와 연계해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2010년 외국 관광객 850만 유치할 것”



>> 최근 중국 관광객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 관광업계에서 중국을 다시 보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 시장에는 어떻게 대응하고 계십니까?
“중국은 가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죠. 외래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됩니다. 2008년에 해외를 찾은 중국 여행객 중 약 2.6%인 117만 명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같은 기간 중국을 찾은 우리 여행객은 396만 명이죠. 중국 인구를 생각해 보면 역조현상이 무척 큽니다.”



>> 그럴 만한 이유도 있을 것 같은데요.“현재 가장 큰 걸림돌은 비자문제죠. 중국 관광객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개선할 계획입니다.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계기로 양국 상호 무비자 입국을 추진하고 중국 개별 방문객의 여행사 비자발급 대행제도를 중국 내 전 공관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MICE(대형 콘퍼런스를 유치해 단체 외국인 방문객 수천여 명을 한 번에 유치하는 것) 단체관광객 비자는 해당 법인의 주사무소 소재지에 있는 영사관에서 원스톱 발급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비자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생각입니다. 관문이 넓어지면 중저가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각종 관광안내표지판에 한자를 병기하고 중국 관광객 전문식당도 선정해야죠.”



>> 우리나라 외국 관광객 분포가 일본, 중국 등 특정국가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기반이 취약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어떻게 해결하실 생각이신지요.“관광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접근성입니다. 편리한 교통편과 인지도는 인적 교류와 정비례합니다. 그래서 주 타깃이 일본, 중국 그리고 동남아에 집중돼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2010~12 한국 방문의 해는 방금 말씀 드린 목표 달성 외에도 한국의 국가 브랜드, 한국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도 필요하죠.”



>> 결국 성패는 홍보력에 좌우될 것 같습니다만.“한국 방문의 해 기간 동안 대형 국제대회를 통해 홍보할 생각입니다. 2010 서울 디자인 수도, 2011 대구 세계육상대회, 2012 여수 엑스포를 비롯해 FI 자동차 경주 등이 열립니다. 한국 관광의 이미지를 유럽과 미주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을 예정입니다. 일본, 중국과 더불어 한·중·일 연계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마케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추진 중입니다.”



>> 우리나라 관광산업도 이제 가격이 아닌 질과 차별성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MICE, 의료관광 등 고부가가치 관광에 대한 계획을 말씀해주십시오.“이제 단순히 외국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에만 집착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관광의 질을 높여주고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상품을 육성해야죠. 말씀하셨듯이 의료관광과 MICE 분야는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의료관광의 경우 올해에 의료법, 관광진흥법 등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의료관광 원스톱서비스센터를 확대하고 지역 의료관광 활성화와 연계해서 한방 의료관광도 지원할 예정입니다.”



>> 앞서 몇 차례나 나왔습니다만 MICE가 핵심 키워드로 작용하는 것 같군요.“올 들어서만 MICE산업의 중요성은 무척 높습니다. 2010년에는 역사적인 G20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35개국 대통령이 옵니다. 옵서버로 오는 나라들까지 합치면 엄청난 수의 국가 정상이 한국을 찾죠. 수행원만 몇 명이겠습니까. 2011년에는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가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관련 예산도 2007년 38억원, 2009년 80억원이던 것을 2010년에는 1218억원을 집중 투입할 예정입니다.”

인터뷰 중간에 이경순 사장이 자신이 디자인한 점자로 된 넥타이와 스카프 얘기를 꺼내자 유인촌 장관이 이를 꼼꼼히 살펴보고는 “점자를 돋보이게 사선을 없애보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아이디어를 낸다.



관광객 수보다 고부가가치 관광상품 육성할 때
유 장관은 “시각장애인이 넥타이를 만지면서 한용운의 사랑이라는 시를 읽는다는 것은 듣기만 해도 감동적”이라며 “나는 뭐가 뭔지 잘 드러나는 게 좋은데 여러 가지가 들어있으면 무엇인지 확실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호불호가 명확한 그의 성격이 잘 드러난 장면이다.



>> 그 외 내년에 추진할 정책들은 무엇이 있습니까.“2010년 문화 분야 중점 업무는 지역, 계층 간의 문화 불균형을 해소하면서 콘텐트산업으로 경제발전을 잡고 관광으로 지역발전을 이루며 스포츠로 국가 품격을 높여가는 것입니다. 내년이 한국 방문의 해가 시작되는 시점이지만 환율 하락, 가시지 않은 신종플루의 여진 등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체질을 바꿔나가야 하겠죠.”

여기서 유 장관은 “산업적인 면에서만 관광을 봐서는 안 된다”고 전제하면서 말을 잇는다.

“안홀트 국가브랜드 지수(NBI)를 보면요 우리나라가 지난해 50개 나라 중 33위를 했습니다. 경제규모로 봤을 때 무척 취약합니다.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적극적으로 한국의 문화를 알리면 국가 품격을 높여나가는 데도 일조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유 장관이 지향하는 것은 문화 향취가 넘치는 관광한국 만들기다. 그의 꿈이 어떤 결실을 얻어낼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일단은 기대와 희망을 앞세워도 괜찮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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