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연료비 기존 스쿠터 36분의 1

연료비 기존 스쿠터 36분의 1

차세대 교통 수단으로 꼽히는 전기 이륜차가 한국에서 나왔다.
전광일 에코카 대표는 더 크고 강력한 전기 이륜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1 한강 둔치를 관리하는 공무원은 주로 스쿠터를 이용한다. 담당 구역을 한 바퀴 돌고 난 다음 그가 하는 일은 스쿠터에 전기 코드를 꽂는 것이다. 다음 순찰을 위해 충전하는 것이다.

#2 서울 시내 도미노피자 매장에는 소음이 없는 스쿠터가 있다. 일반 스쿠터와 조작 방식은 같지만 큰 차이가 있다.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스쿠터를 움직인다.

서울 금천구에 있는 가산디지털단지의 옛 이름은 구로공단이다. 다양한 기계음으로 가득한 공단 거리를 지나다 보면 깔끔한 5층 건물이 나온다. 이곳이 세계 최초로 전기 이륜차 양산을 시작한 에코카 본사다.

에코카는 환경부, 서울시, 도미노피자에 2005년부터 전기 이륜차를 공급해 왔다. 전광일 대표는 “정부기관과 협력업체의 도움으로 경쟁력 있는 전기 이륜차 ‘루체(LUCE)’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친환경 전기이륜차,전기차,소방차,방역방제차,산불진화차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친환경 벤처기업으로 2004년 설립됐다. 현재 주력 제품은 전기 이륜차로 이름은 ‘루체’다. 일반 스쿠터와 똑같이 생겼지만 엔진이 아니라 전기모터로 움직인다. 이탈리아어로 ‘빛’이란 뜻의 루체는 최고 시속이 60㎞며 1회 충전으로 최장 90㎞까지 갈 수 있다. 1회 충전 전기요금은 약 100원. 유효 주행거리는 40㎞다. 등반능력 20%(20도) 이상을 갖춰 지하주차장 등 지하차도의 오르막과 내리막 길을 쉽게 달릴 수 있다.

에코카의 전기 이륜차 루체.
루체는 근거리 교통 수단이나 프랜차이즈 배달용으로 사용하는 50㏄급 엔진 이륜차와 비교해 연료비를 최대 36분의 1까지 아낄 수 있다. 여기에 이산화탄소와 유독물질 배출이 거의 없는 친환경 제품이다. 전 대표는 “에코카의 경쟁사는 혼다, 스즈키 같은 일본의 글로벌 오토바이 메이커”라며 “한국 중소기업이 전기 이륜차 시장에 도전이 가능한 데는 기술력 있는 기업들과의 협조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 전기 이륜차 생산에 필요한 모든 핵심 기술이 있다고 말한다. 전기 이륜차의 심장인 모터는 SPG에서 공급한다. SPG는 냉장고, 환풍기부터 각종 산업용 모터를 생산하는 전문기업. 배터리는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에서 공급한다. 전 대표는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전지 기술력은 한국이 최고”라며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있었기에 전기 이륜차 개발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루체의 판매는 대우인터내셔널에서 담당하고 있다.

전 대표가 가장 애를 먹었던 부분은 디자인이다. 막대한 디자인 비용을 중소기업 홀로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는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세계 유수의 디자인 기업 CEO에게 직접 연락해 전기 이륜차 디자인을 의뢰한 것이다. 그에게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디자인 기업 카르체라노의 사장이 관심을 보였다.

카르체라노는 자동차, 비행기 등 대형 운송수단 디자인에 뛰어난 기업으로 아우디, BMW 등 세계적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연락을 받은 전 대표는 무작정 이탈리아로 날아가 세계 처음으로 양산되는 이륜 전기차 디자인을 부탁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데 최고의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말에 카르체라노 관계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디자인 비용은 제품 판매량에 따라 로열티 형식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렇게 탄생한 루체의 가장 큰 시장은 유럽이다. 영국에서 구체적인 주문이 들어왔고, 프랑스와 독일의 바이어와도 협의 중이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보니 루체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오스트리아에서 찾아온 바이어는 샘플을 살펴본 다음 아예 비행기에 싣고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루체의 수출 가격은 3000~3500달러 수준. 전 대표는 “주문량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며 “춘천이나 원주 인근에 생산공장을 추가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엔 더 크고 강력한 새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에코카는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입니다.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 겁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SOOP이 5년 만에 지스타 참석하는 까닭은?

2검찰, ‘여친 살해 의대생’에 1심 사형 구형…“평생 참회해야”

3 中 “지방부채 한도 1163조 증액…숨겨진 부채 대환용도”

4KT, 별도 서비스 매출 4조690억원...3분기 연속 4조원대

5NH농협카드, 배우 고윤정과 함께한 ‘NH페이’ 광고 영상 공개

6데일리페이, 설립 이래 최고 매출 기록…서비스 이용액도 ‘훌쩍’

7넷마블 ‘지스타 출품작 미디어 시연회’ 개최…몬길·왕좌의게임 공개

8빗썸, 비트코인 신고가 기념 ‘7만원 상당 BTC 지급’ 이벤트 진행

9네이버페이, 네이버 통합 컨퍼런스에서 NFT 티켓·부동산 VR 투어 기술 선봬

실시간 뉴스

1SOOP이 5년 만에 지스타 참석하는 까닭은?

2검찰, ‘여친 살해 의대생’에 1심 사형 구형…“평생 참회해야”

3 中 “지방부채 한도 1163조 증액…숨겨진 부채 대환용도”

4KT, 별도 서비스 매출 4조690억원...3분기 연속 4조원대

5NH농협카드, 배우 고윤정과 함께한 ‘NH페이’ 광고 영상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