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웰빙 리조트 전국에 짓겠다'
'신개념 웰빙 리조트 전국에 짓겠다'
골프장, 승마장, 워터파크, 스키장. 요즘 고급 리조트가 회원을 모집할 때 끼워주는 상품이다. 거의 ‘필수품’ 수준이다. 업계는 이 정도 상품이 없다면 회원을 모으기 쉽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흐름을 반박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인물이 있어 업계의 관심을 끈다. 중산층을 타깃으로 리조트 사업을 벌이는 김광중(51) 한백R&C 대표다.
“단순히 많은 돈을 투자해 좋은 시설을 짓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시설’이냐가 아니라, 어떤 ‘문화’를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 문화가 곧 특정 휴양 시설의 차별화된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엘도라도 리조트. 김광중 대표가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2만3000평 부지에 세운 30동 185실 규모의 휴양 시설이다. 2003년 시작해 2005년 말 완공된 이 리조트는 여러 가지 면에서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우선 제주를 제외하고는 섬에 지은 최초의 리조트라는 점이었다. 증도는 2007년 아시아 첫 ‘슬로시티’로 지정되면서 유명해졌지만 당시만 해도 그저 서해안의 많은 섬 중 하나였을 뿐이다. 그가 때 묻지 않은 자연을 지닌 증도를 선택한 이유는 전적으로 ‘여행 트렌드’의 변화 때문이었다.
“패션에도 유행이 있듯 리조트 사업에도 트렌드가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여가문화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운동이나 놀이보다 웰빙, 자연, 치유 쪽을 더 선호하지요. 섬까지 45분이나 배를 타고 건설자재를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사업에 대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가 이 같은 ‘변화’에 맞추려 했던 노력은 또 있다. 대규모 아파트형 대신 작은 별장형으로 지은 것이다. 자연과의 친화를 중시한 그는 “손님들이 시끌벅적한 소음 대신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잘 수 있기를 원했다”고 말한다. 당시 소규모 별장형 리조트가 만들어지기는 했어도 대세는 아니었다. 수용 인원이 적었고 그만큼 회원권이 비쌀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회원권 가격을 최하 2600만원까지 낮춰 중산층의 부담을 줄여줬다. 회원가를 높이는 각종 시설 대신 ‘문화’로 승부를 건 것이다.
“엘도라도에는 노래방이 없습니다. 노래방에서 술 마시고 노는 휴양문화를 바꿔 보자는 취지입니다. 대신 7, 8월 성수기엔 매일 밤마다 ‘회원의 밤’ 이벤트를 열고 있습니다. 리조트에 온 가족들이 직접 장기자랑, 노래자랑에 참여하는 것이지요. 또 해변에 식탁 40여 개를 비치했습니다. 객실이 아닌 자연 속에서 식사하는 신문화를 만든 것입니다. ‘때 묻지 않는 자연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여가’. 이것이 엘도라도의 힘이지요.”
그는 이제 이 ‘문화’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려 한다. “자신이 생겼다”는 것이다. 2012년 1차 완공을 목표로 서천 인근 한 섬에 400실 규모의 휴양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별장형에 수영장까지 딸린 ‘풀 하우스’ 컨셉트다. 강원도 양양 해안의 저층 빌라형 리조트 역시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강화와 진안, 제주도까지 검토 중이다. 김 대표는 “더 많은 중산층이 더 좋은 리조트 문화를 누리도록 하겠다는 꿈을 꼭 이루겠다”고 말한다.
주은혜 지역연구센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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