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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약이 무효? ...시장은 아직 잠잠

백약이 무효? ...시장은 아직 잠잠

지난 8월 29일 정부는 실수요 주택거래 정상화와 서민, 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확정발표했다. 2009년 하반기 이후 침체된 주택거래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성을 담고 있고, 이와 더불어 대체로 금리 인상이 예상되었던 9월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결정 또한 금리동결 카드를 통해 정책효과에 바람을 불어넣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8.29 부동산대책은 예상보다는 단기적인 효과 측면에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05년 8.31부동산종합대책은 폭등하는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방안이 제시되었다. 특히 종합부동산세, 모든 부동산 매매에 대해 실거래가에 의한 양도소득세 적용 등은 현재까지 정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규제효과는 불과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금 주택시장 과열 현상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세 이어져규제완화적인 측면에서 볼 때, 8.29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거래 시장의 반등은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부동산시장의 상승기에는 매매가격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 반해 하락기에는 오히려 가격변화가 둔감해진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의 자료에 따르면 8.29대책 발표이후에도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하락폭은 5주 연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즉 매매가의 하락폭은 다소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매가격은 지속적인 하락세로 나타나고 있고, 반면 전세가격의 상승은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는 8.29대책이 예상외로 폭넓은 규제완화 내용이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집 값에 대한 불안과 전세대출 지원 등으로 전세 수요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대책 발표 이후 매수 문의는 다소 증가했지만 실거래량은 미비한 상태이고, 실제거래는 급매물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금융권의 전체 담보대출 금액은 올해 7월(2조 2000억원 증가)까지 11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규주택 취득은 신규 입주 물량 및 실수요 목적의 중소형 주택 물량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남 3구 이외 지역에서는 오히려 평형대의 확장을 고려하는 수요가 다소 증가하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물량 회수에 나서면서 가격 하락세는 멈추고 오히려 주택 가격의 하방경직성이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판단할 때, 대책발표 이후에도 부동산 거래시장은 여전히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8.29부동산대책의 정책효과가 기대보다 크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적으로 주택투자 수요의 위축에 있다. 서민을 위한 정책이지만 정작 일반투자자의 부동산투자 심리는 여느 때보다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투자자의 국내증시 유입자금의 증가와 저금리 기조하에서 시중 부동자금이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실질적인 인플레이션율의 상승은 실질소득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주식시장과 달리 주택시장은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가격하락에 대한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수도권 내 미분양 물량의 증가와 재고주택의 거래 물량 감소세는 2010년 한해 동안 주택시장이 활성화하는 데 발목을 잡고 있다.

둘째, 실질적인 투자 주도 계층의 참여가 외면되었다는 점이다. 금번 대책은 실거래가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과 현재 주택투기지역으로 묶여 있는 강남3구에 대한 DTI규제는 여전히 기존과 동일하게 적용시킴으로써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실질투자자의 주택투자 비중이 현격히 떨어진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강남3구의 일부 재건축아파트 단지를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투자 움직임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또한 다주택 소유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거액 투자자금의 움직임이 없이 시장을 움직이기에는 다소 한계점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셋째,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시작과 주택 투자개념의 변화에 있다. 올해는 1955년생 정년과 함께 본격적인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된다. 즉 신규주택 수요가 조금씩 감소하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뿐만 아니라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주택 다운사이징도 동시에 이루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주택 거래시장에서 일반 서민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향후 점차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인데, 이는 DTI 대출 규제나 저금리 구조보다는 수도권 지역의 주택공급보다는 도심 내 중소형 주택 공급의 필요성이 더욱 요구된다. 또한 실수요 목적의 주택투자보다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관심 비중이 더욱 높아지고 있어 거래시장 탄력에 저해요소로 나타나고 있다.

넷째,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부동산 투자매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출조건이 완화되고, 대출금액 또한 증가하고 있지만 이러한 자금들이 주택시장보다는 오히려 증시로 흘러가고 있는 추세라고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 및 택지지구 개발에 제동이 걸리면서 분양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용산국제 업무지구 개발 등과 같은 대규모 사업들이 사장 침체에 따라 자금 조달의 문제에 봉착하고, 금융권의 PF부실 문제가 현실화되면서 부동산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투자보다는 관망세가 시장을 전반적으로 지배하고 있고, 사업 추진은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판단된다.

대책 이후 9월의 사장 경제는 바쁘게 움직였다. 주택거래규제는 완화했지만 9월9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 외의 기준금리 동결은 단기적인 시장 충격으로 나타났고, 반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임박한 추석연휴로 인해 부동산 투자관심은 더욱 낮아졌다. 그에 따라 정책의 효과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추석 이후 부동산시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선적으로 본격적인 이사철 시즌으로 돌입하면서 자연적으로 매매임대시장의 불가피한 변동이 발생할 것이고, 그 변동폭이 정책의 유효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11월 초께 후속 대책 나올 듯또한 8.29대책의 내용들이 10월이면 대부분 법 시행을 마무리하게 된다. 그림에도 불구하고 정책효과가 미비했다고 판단되면 10월말이나 11월 초께 추가적인 후속대책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만약 후속대책이 나온다면 서민들을 위한 대책에 집중되기보다는 부동산 거래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정책카드를 빼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부동산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부동산경기 지수가 주식 지수에 대해 후행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활황은 시중의 부동자금을 끌어모으고, 이러한 자금들 중 일부는 자연적으로 부동산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즉 주식시장의 과열은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키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위험헤지의 필요성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그에 따라 현시점이 어찌보면 시장 변화에 대해 더욱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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