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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친환경 아이디어

10대 친환경 아이디어

1970년 4월 22일 제1회 ‘지구의 날’ 시위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 미국의 인류학자이자 원조 환경운동가인 마거릿 미드는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이 지구를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지구를 연약하며 유일하고 우리가 가진 전부로 생각하며 아끼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우리의 과학 지식을 활용해 과학과 기술에서 비롯되는 위험을 없애야 합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나오지 않았고, 정치인들이 ‘지속가능성’과 ‘탄소 발자국’ 같은 용어로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한참 전의 일이다. 당시 미드와 ‘지구의 날’ 시위 참가자들은 주변부의 괴짜로 여겨졌다. 요즘 환경운동이 주류가 된 상황을 보고 미드가 깜짝 놀랄까? 그렇지 않을 듯하다. 사실 그녀는 “소수의 사려 깊고 헌신적인 사람들이 세계를 바꾸는 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결코 의심해선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뉴스위크는 그런 아이디어 열 가지를 모아 보았다.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려는 사려 깊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곁들였다.



① 친환경 햄버거를 만든다


햄버거가 지구를 결딴내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하지만 요즘의 환경운동가는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목장주가 브라질의 우림을 파괴하고, 그곳에서 키우는 소가 메탄가스를 배출해 온실가스로 대기를 오염시킨다는 뜻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경운동가의 가장 큰 표적은 블라이루 마기였다. 그는 ‘콩의 제왕’으로 알려졌지만 소 사육 두수가 브라질에서 가장 많은 마토로소주의 주지사로 브라질을 세계 제1의 쇠고기 수출국 반열에 올려놓으면서 육류 생산업자들의 최고 친구가 됐다. 이 ‘개발지상주의자’는 아마존 우림을 파괴한 행위로 2005년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제정한 ‘황금 전기톱’ 상을 획득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그가 이제 열렬한 환경보호론자로 변신했다. 마토로소주에선 요즘 ‘지속가능한 개발’ ‘탄소 배출권’ ‘벌목 방지’라는 말이 화두다. ‘환경친화적인 쇠고기’가 생산된다는 뜻이다. 마기는 2006년 근래 벌채한 땅에서 생산된 콩의 판매 중단을 선언했고, 지난해엔 아마존 유역에서 사육되는 육우까지 그 선언을 확대했다. 그는 목장주와 브라질의 대규모 정육업자들에게 친환경 경영을 촉구했으며, 위성을 동원해 불법 벌목과 화전 행위를 감시한다. 왜 마기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을까? ‘스마트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마기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숲이 파괴되지 않고 보존되면 그 가치가 더 크다고 세계가 결론 내렸다. 농민이 그 보상을 받아야 한다.” - MAC MARGOLIS



② 승산 없는 아이디어에 투자한다


위험이 클수록 보상도 크다는 말이 있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의 공동설립자 비노드 코슬라가 대표적 사례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가장 칭찬받는 모험자본가가 됐다. 요즘 코슬라는 10억 달러 규모의 모험자본 펀드 코슬라 벤처스를 통해 친환경기술 신생업체들에 투자한다. “실패 확률이 90%인 기술이 좋다”고 그가 말했다. “투자금을 100배로 불려줄 확률 10%가 투자금을 두 배로 불려줄 확률 80%보다 낫기 때문이다.” 코슬라는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가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온다고 믿는다. 그는 그런 기술을 “흑고니(black swan)”라고 부른다. 너무도 예외적이라서 발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온다는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뉴욕대 교수의 이론에 빗댄 표현이다. 코슬라의 펀드는 리캐핑(Recapping)·펠리언(Pellion) 같은 전지기술 신생업체에 투자한다. “전기 저장 부문에서 거의 승산이 없어 보이는 연구이며, 일부는 심지어 전지도 아니다”고 코슬라가 말했다. 또 솔럼(Solum)에도 자금을 댄다. 농민이 해로운 질소 유출을 줄이도록 비료를 적게 사용하게 해주는 계량기를 개발하는 회사다. 대부분 결실을 보려면 10~15년이 걸린다. “아주 멀리 있고 실패 가능성이 큰 아이디어”다. 코슬라가 인내심을 가질 여유가 있다는 사실이 다행이다.

—DANIEL LYONS



③위험한 해양 유전에서 탈피한다


올해 멕시코만의 대량 원유유출 사고가 나기 전까지 미국은 석유 공급량의 8%를 멕시코만에서 얻었다. 매일 160만 배럴에 해당한다. 그 수치 하나로 석유회사들은 지난주 오바마 대통령을 설득해 그 지역의 채굴이 재개됐다. 수요가 너무 많아 채굴하지 않고 그냥 놔두기가 불가능하다고 그들은 말했다. 과연 그럴까? 해양보존단체 오셔나의 정치정책 분석가 재키 새비츠는 멕시코만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아주 간단한 방법을 찾아냈다. 2020년까지 미국의 자동차 중 10%를 전기화하고(이미 약 1% 수준이다), 석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발전소를 전기식으로 바꾸며(이미 발전소 105곳이 그렇다), 석유로 난방하는 가정의 4분의 1을 전기 난방으로 교체하고(이미 석유 보일러 수가 줄어들고 있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화석연료 등 공급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모든 생물연료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그렇게 절약되는 석유가 얼마나 될까? 그렇다. 160만 배럴이다. 청정에너지연맹은 지난여름 오셔나에 그 정책을 법안화하도록 보조금을 제공했다. 지난달 공청회에서 내무부 고위 관리는 그 아이디어가 억지가 아니라고 인정했다. “석유회사들은 아주 어렵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모든 요인에 기댄다”고 새비츠가 말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리 어렵지 않다.” —DANIEL STONE



④파도의 힘을 이용한다


지구 표면의 70% 이상이 물로 덮여 있다. 그 대부분은 분출되지 못한 에너지로 소용돌이치고 충돌하는 대양에 갇혀 있다. 그 에너지를 활용하면 어떨까? 지난 수년 동안 친환경 모험사업가들이 깨달았듯이 파도를 제어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대양은 모든 장비와 설비에 적대적이며 생산되는 에너지도 비싸다. 이제 얄궂게도 석유 대기업들 덕분에 바다의 에너지 수확이 목전에 닥쳤다. 극지의 만년빙과 해저 깊이 묻혀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의 탐사 노력은 소금, 강풍, 거대한 파도, 파쇄적 수압, 열충격(급격한 온도 변화)에 견디는 차세대 물질과 장비 개발로 이어졌다. 지난 3월 10개 에너지 회사가 스코틀랜드 근해에 풍력·조력 자원단지의 설립 승인을 받았다. 2015년까지 75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포르투갈, 인도네시아, 대만, 미국 동북부 해안에도 시험 발전소가 설립됐다. 유럽과학재단(ESF) 해양국은 2050년까지 유럽이 전력의 절반을 바다에서 얻게 되리라고 전망했다. 이제 공공 및 민간 투자자들이 뛰어드는 일만 남았다. — MAC MARGOLIS



⑤우라늄 농축이 필요 없는 핵발전소를 만든다


핵에너지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전력을 얻으려면 먼저 우라늄을 농축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농축은 비효율적이다. 우라늄 원료의 약 92%가 ‘감손(減損) 우라늄’으로 폐기된다. 더구나 연료를 만들려고 우라늄 농축을 시작하면 한걸음 더 나아가 폭탄 재료까지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농축 우라늄이 필요 없는 핵에너지를 만든다면 어떨까? 감손 우라늄을 사용하는 원자로가 나온다면? 테라파워(TerraPower)는 바로 그런 발상에서 설립됐다. “이론적인 계산과 정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능성이 입증됐다”고 인텔렉추얼 벤처스의 CEO 네이선 미르볼드가 말했다. 워싱턴주 벨뷰에 있는 인텔렉추얼 벤처스는 ‘발명 실험실’로 불리며 테라파워의 아이디어가 나온 곳이다. 미르볼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냈다. 그의 오랜 친구 빌 게이츠가 테라파워에 투자했다. 테라파워는 핵에너지 전문가 120명의 자문을 받는다. 2020년까지 시험 원자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 인도, 러시아, 일본, 프랑스 등이 유력한 대상국이다. “지난 몇 달 동안 그들 모두와 협의했다”고 미르볼드가 말했다. —DANIEL LYONS



⑥굴뚝 연기를 바위로 바꾼다


모두가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에 세금을 매기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산화탄소가 필요한 사람도 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 가토스 소재 칼레라(Calera)사는 발전소 굴뚝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시멘트로 만드는 공정을 개발했다. 그 기술은 두 가지 방법으로 이산화탄소를 줄인다. 첫째, 발전소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다. 둘째, 기존의 시멘트 제조산업을 대체한다(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산업 중 하나다). 칼레라의 CTO 랜디 시커는 “이 기술의 멋진 면이 일석이조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스탠퍼드대 과학 교수 브렌트 콘스탄츠의 아이디어가 기본이 됐다. 콘스탄츠는 자연에서 산호초가 생성되는 과정을 연구해(이산화탄소가 칼슘과 혼합돼 탄산칼슘이 형성된다) 그 과정을 모방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칼레라는 현재 캘리포니아주에서 시험 발전소를 가동하며 내년엔 와이오밍주에 발전소를 세울 계획이다. 2013년이나 그 이듬해까지 상업용 발전소 개발이 목표다. 하지만 장애물도 만만찮다. 발전소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의무화하는 법이 제정되지 않는다면 그런 발전소들은 칼레라 같은 회사에 돈 쓸 이유가 없을지 모른다. —DANIEL LYONS



⑦ 우리 집 하수를 식수로 마신다


쓰레기 매립지의 냄새가 향긋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가 내다버리는 쓰레기를 이용해 지구도 구하고 수익도 올리려는 사람들이다. 플라스틱은 석유로 만든다. 따라서 재활용 방법을 찾으면 석유 의존도가 줄어든다. 폐가전 제품은 니켈, 구리, 리튬 등 머지않아 고갈될 물질로 가득하다. 그렇다면 쓰레기에서 광맥을 찾으면 어떨까? 영국 회사 어드밴스드 플라스마 파워(Advanced Plasma Power)는 벨기에에서 쓰레기 매립지를 채굴할 계획이다. 매장된 금속을 파내는 동시에 전기 생산에 이용할 수 있는 메탄 가스를 얻기 위해서다. 미국 뉴저지주 뉴프로비던스 소재 액시언 인터내셔널(Axion International)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파일링, 빔 등 주요 건축부품을 만든다. 그 부품의 강도가 충분할까? 미 육군은 포트 브래그 기지에서 액시언의 빔 재료로 만든 침목을 이용해 전차용 교량을 건설했다. 지난해 싱가포르는 하수를 식수로 전환하는 설비를 도입했다. 더구나 이런 노력이 수익까지 올린다면 금상첨화다. 일리노이대의 마그 섀넌은 하수를 판매가능한 식수와 메탄가스, 광물로 바꾸는 장치를 연구 중이다. —MICHAEL KANELLOS



⑧실생활에 미생물을 활용한다


미생물은 발효 용기 안에 살면서 오물을 섭취하고, 한 주가 지나면 내다버려진다. 다시 말해 완벽한 하인 노릇을 한다는 뜻이다. 신생업체만이 아니라 대형 다국적기업들도 신진대사 에너지에 눈을 떴다. 생물체가 영양소를 소화한 뒤 화학적으로 또 다른 무엇으로 바꿀 때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말한다. 새로운 발상은 아니다. 인류는 수 세기 동안 효모균을 이용해 맥주와 치즈를 빚었다. 하지만 이제 기업이 자동차의 동력원으로 미생물에 관심을 갖는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바이오씨(BioCee)사는 햇빛과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석유의 대체물질로 전환하는 미생물을 연구한다. 스탠퍼드대는 햇빛을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미생물을 발견했다(1990년대에 대대적으로 선전된 ‘수소 경제’가 실현될지 모른다). 캘리포니아주 에머리빌 소재 아미리스(Amyris)사는 휘발유 비슷한 물질을 생산하는 유전자 조작 효모균을 개발했다. “미생물을 조작해 우리의 명령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일”이라고 드레이퍼, 피셔, 저벳슨의 모험자본가 스티브 저벳슨이 말했다. 그 회사는 지노마티카(Genomatica), 신세틱 지노믹스(Synthetic Genomics) 같은 수퍼미생물 전문업체에 투자했다. 단점은? 수퍼미생물은 만들기 어려울 뿐 아니라 대규모 생산도 어렵고 생존율도 낮다. —MICHAEL KANELLOS



⑨다국적기업 하청업체를 감시한다


시위의 힘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홍콩의 영자신문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서 탐사보도 기자로 일했던 마준은 현재 베이징의 아파트에서 공공환경문제연구소를 운영한다. 세계 유수 기업에 맞서는 소규모 비정부기구(NGO)다. 그의 연구소는 환경 규정을 위반하는 현지 하청업체의 현황을 수집해 그들과 연결된 서방 다국적기업을 찾아낸다. 그 다음 외국의 비영리단체와 협력해 나이키, 레비 스트라우스(리바이스), 애플, 제너럴 일렉트릭 같은 다국적기업에 압력을 넣는다. 중국에서는 민감한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면 때때로 환경오염보다 건강에 더 해롭다. 하지만 마준은 성공했다. 잘 알려졌듯이 월마트가 주요 중국 하청업체 1000곳에 친환경 정책을 요구한 일에도 그의 단체가 개입했다. 마준에 따르면 중국의 환경국은 정식 직원이 230명에 불과하다. 그들이 13억 인구의 나라를 감시한다. 따라서 중국의 환경 문제에 서방의 힘을 계속 동원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미국인들은 우리가 그들의 뒷마당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의 오염된 하천이 결국 그들의 수은 오염 장난감으로 이어진다. 모두가 연결돼 있다.” —RANA FOROOHAR



⑩LED 조명기구의 혁명


최선의 친환경 아이디어는 정부의 보조금이나 법률 제정 없이 당장 우리의 돈을 절약해준다. 대표적인 예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다. 물론 LED 전구는 기존 전구보다 비싸다. 하지만 전력 소모가 적어 많은 돈을 절약해준다. “주차장 전등을 LED로 바꾸는 데 10만 달러를 쓰면 전기료가 연간 10만 달러 절약된다”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데븐 소재 LED 세이빙스 솔루션스(LED Savings Solutions)사의 CEO 찰스 조라디가 말했다. 더구나 LED 전구는 수명이 최대 10년이다. 따라서 최초 투자 10만 달러가 100만 달러의 절감 효과를 낸다. 그래서 대기업이 LED 전구에 관심이 크다. 월마트는 650개 매장에 LED 전구를 사용할 계획이다. 그런 추세 덕분에 노스캐롤라이나주 더햄 소재 크리(Cree Inc.)사가 호황을 누린다. LED 전구에 사용되는 반도체와 독자적인 LED 전구를 생산하는 업체다. 크리의 매출은 수년 동안 대수롭지 않은 성장세를 보이다가 최근 들어 급속히 늘었다. 2010 회계연도(지난 6월 마감)의 매출이 지난해 대비 53% 늘어 8억6700만 달러에 달했다. 분석가들은 올해 매출이 12억 달러에 이르리라 전망한다. 그 정도의 매출이라면 환경보호주의가 좋다는 점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DANIEL LY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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