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해고된 야후 주가도 해고감
CEO 해고된 야후 주가도 해고감
로이 보스톡 야후 회장은 9월 6일 아무 예고도 하지 않고 전화 한 통으로 캐럴 바츠 야후 CEO를 전격 해고했다. 그가 CEO에 취임한 지 2년 반 만의 일이다. 다른 건 몰라도 그는 전임자인 야후 공동창업자 제리 양 밑에서 갈수록 혼란에 휩싸여가던 본사(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 직원들에게 영업 마인드를 불어넣고 규율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MS(마이크로소프트)와 시끌벅적한 검색제휴 계약을 한 일 말고는 구글·페이스북·트위터 같은 경쟁사들을 따라잡으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MS와의 검색제휴 사업도 지금까지 실망스러운 결과만 낳았다.
막판에 바츠는 사내 대인관계가 거의 끊어지고 야후 최고경영진 내의 후원자도 크게 줄어 해고 사실을 미리 귀띔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해고 통보가 떨어지기 며칠 전에 비밀 이사회가 열렸는데도 그녀는 몰랐다.
전화 한 통으로 해고바츠만 비난 받는 건 아니다. 보스톡도 질책을 면치 못했다. 특히 주주 대니얼 로브의 목소리가 컸다. 그는 자신의 헤지펀드(서드 포인트)가 야후 지분 5.1%를 매수했다고 9월 8일 밝혔다. 로브는 이사회의 전원 퇴진을 요구했다. 그를 비롯한 주주들이 이사회에 가진 불만은 바츠의 영입, 기업회생 실패, 야후 재팬과 알리바바 그룹에 대한 투자의 미숙한 관리, 그리고 2008년 주당 33달러를 제시한 MS의 인수제의를 거부한 이해할 수 없는 대응이다.
야후 이사진에는 보스톡과 제리 양 외에 인터내셔널 게임 테크놀로지 CEO 패티 하트, 아카마이 테크놀로지스의 데이비드 케니 사장, 휼렛패커드 프린터 그룹 책임자 비오메이시 조시 등이 있다. CEO 자리의 회전문 인사 문제도 있다. 야후는 9월 7일 CEO 직무대행에 임명된 최고재무책임자 팀 모스를 포함해 10년 새 다섯 명의 CEO가 취임했다. 바츠는 해고 뒤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야후 이사회를 ‘멍청이들’이라고 부르며 “그들이 나를 곤란에 처하게 만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사회의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바츠가 취임했을 때 배론스는 야후의 앞날을 밝게 평가했다. 2009년 6월 언론은 그의 실리콘밸리 시절 실적을 거론하면서 그의 영업개선 업적만으로도 단기적인 주가 상승 효과가 있다고 점쳤다. 당시 15.60달러이던 주가는 한 달 새 12%나 뛰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바츠는 과거 디자인 소프트웨어 회사 오토데스크의 매출을 다섯 배나 키우며 14년 동안 회사를 이끌었다. 그러나 야후로 옮긴 뒤로 확실한 회생 로드맵을 내놓지 못했으며 절박함이 결여된 듯 보였고 자신이 이끄는 인터넷 미디어 사업을 이해한다는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바츠는 이번 보도와 관련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러한 갖가지 기능마비, 두뇌유출, 저조한 광고매출에도 불구하고 로브는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문서에서 야후 주가가 대단히 저평가됐다고 주장한다. 20달러가 적정 주가라는 평가다.
그의 계산법은 이렇다. 로브는 조세를 반영한 야후의 현금흐름을 주당 2.49달러로 잡고 야후 재팬과 알리바바 그룹의 지분 가치를 각각 주당 3.10달러와 5.24달러로 평가한다. 그럴 경우 현재 주가로 야후 나머지 부문의 내재가치는 주당 3달러 선이 된다. 이는 어림잡아 2012년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 전 영업이익) 예상치의 두 배다. “더 효과적이고 집중적으로 경영한다면 실질적인 사업부문의 가치가 EBITDA의 7배에 달해 전체 자산의 통합 주가가 20달러에 이르는 계산법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로브는 주장한다. 그 밖에도 세금을 적게 내는 야후 재팬과 알리바바가 추가로 주당 3~4달러는 올릴 수 있다고 로브는 가정한다. 실제로 야후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운영하는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만으로도 주당 무려 5달러의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로브의 평가가 그렇게 빗나가지는 않은 듯하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미디어·인터넷 애널리스트 앤서니 디클레멘티는 야후의 목표주가를 18달러로 잡았다. 그리고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야후 주가는 2012년 순이익 예상치의 17배다. 반면 인터넷 미디어 업계의 경쟁사 AOL의 PER은 23배다.
후임자는 내부 승진 예상투자자들은 수년 전부터 야후의 통합자산 가치에 기대를 걸어 왔다. 문제는 그 가치가 묶여 있다는 점이다. 알리바바 그룹의 소유 지분은 유동성이 없으며 제3의 투자자인 일본 소프트뱅크가 함께 얽혀 있다. 그리고 규제와 정치적 리스크도 있다.
바츠가 영입했던 CEO 직무대행인 모스가 정식 CEO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후임자는 내부에서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돈다. 9월 9일까지 이사회는 경영자 헤드헌터를 고용하지 않았다. 이사회의 전략·거래 위원회는 세계적 컨설팅 기업 앨런에 실행계획 수립을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야후는 이미 앨런의 고객이지만 이번 특정 프로젝트만큼은 전략위원회에 직접 보고하게 된다. 중론은 새로운 CEO를 선정하기 전에 이사회가 모든 대안을 점검해 주요한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하며 현 시점에서 새로운 CEO를 임명하면 그 절차가 복잡해진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그러나 컨설팅 회사가 야후의 매각 방안을 권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인수하겠다고 나설 만한 기업이 많지 않다. 사모펀드 인수가 종종 거론되지만 지금도 182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야후를 집어삼킬 만한 대형 펀드는 극히 드물다. 게다가 그런 거래가 성공하려면 인터넷·기술 분야 노하우를 갖춘 투자회사가 개입해야 한다.
야후 주가가 싸 보이지만 그런 상태가 몇 년 동안이나 지속됐다. 단기간 내에 침체를 벗어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 중요한 사실은 회사의 일괄 매각이 어려울지 모른다는 점이다. 야후가 알리바바 지분을 넘기려면 먼저 알리바바, 그 다음에는 소프트뱅크에 지분 인수 선택권을 줘야 한다.
야후 이사회가 야후 재팬과 알리바바 지분의 매각을 먼저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매각 협상에서 야후가 유리한 입장에 서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알리바바의 잭 마 CEO가 과거 야후와 협력해 세금을 적게 내는 조건으로 지분의 일부를 되사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적이 있었는데 바츠가 응하지 않았다. 모스가 CEO 직무대행에 오른 지금은 그런 거래의 가능성이 더 커졌다. 모스는 최근 알리 페이의 가치를 두고 진행된 알리바바와의 협상 타결에 큰 역할을 했다. 알리바바의 한 사업부였던 알리 페이는 잭 마가 소유한 독립회사로 넘어갔다.
미국 시장에선 야후가 2분기 대형 광고의 감소로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지금은 최고경영자 해고 파동으로 시장점유율까지 감소할 위험에 처했다고 바클레이스의 디클레멘티가 말했다. 그리고 바츠가 해고되기 전부터 시작됐던 고위 광고영업 담당자들의 공공연한 이탈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며 그에 따라 “야후의 회생 기간이 더 길어지게 된다”고 그 애널리스트는 말한다.
야후 주식이 싸 보이기는 하지만 오래전부터 그런 상태였다. 로브가 다른 사람에게 없는 혜안을 지녔다고 생각하지 않는 한 이 종목이 단시일 내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는 접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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