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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서바이벌 마케팅] 기업 이벤트도 서바이벌이 대세

[Business 서바이벌 마케팅] 기업 이벤트도 서바이벌이 대세

퀸즐랜드 관광청이 주최한 ‘밀리언 달러 메모’ 행사에 참가한 결선 진출자들.

치열한 경쟁, 불꽃 튀는 대결. 방송가에서는 서바이벌이 대세다. ‘슈퍼스타K’ ‘나는 가수다’의 인기를 필두로 방송사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경연을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리는 형식의 코너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바이벌 열풍이 부는 건 방송사뿐만 아니다. 기업의 마케팅 이벤트에도 일반인 참가자를 모집해 최종 승자를 가려 경품을 증정하는 형식이 등장하고 있다. 참가자는 경품을 받아 좋고, 기업은 이벤트 진행 과정에서 브랜드와 상품을 노출시켜 원하는 효과를 거두는 식이다.



많은 참가자 홍보대사로 활약제일모직의 의류브랜드 빈폴은 장안의 화제인 ‘슈퍼스타K 3’와 협력해 ‘슈퍼 스타일 오디션’이라는 제목으로 마케팅 이벤트를 기획했다. 슈퍼스타K의 지역 예선장에서 오디션을 기다리는 이들을 대상으로 패션 스타일 변신을 제안해준 것. 전국에서 200만 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기업으로선 절호의 기회였다. 제일모직은 오디션 현장에서 빈폴의 의상을 노출시켜 젊은 고객층에 어필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스타일 변신에 성공한 이들의 사진을 찍어 빈폴 블로그와 애플리케이션에 올려 일반인 투표를 받는 오디션 형태의 행사도 진행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우승자에게는 의류 상품권과 빈폴 화보 모델로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광고 등을 통한 간접 마케팅은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대상으로 제한된 마케팅 효과를 발휘하는 반면, 직접 참가자들과 기업이 대면하는 서바이벌 형식의 이벤트는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연 형태의 이벤트는 평범한 일반인 지원자도 1등을 차지해 집중 조명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둬 더 큰 관심을 모을 수 있다.

긍정적 효과를 노린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일반인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오디션, 대회 형태의 이벤트를 앞다퉈 열고 있다. 지난 7월 패션그룹 형지의 브랜드인 올리비아 하슬러는 ‘도전! 나도 패션디자이너’라는 이벤트를 열어 주부를 대상으로 의상 디자인 공모전을 열었다. 1~3등 수상작은 실제 브랜드 제품으로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구강관리 브랜드 오랄비는 ‘OQ챔피언 서바이벌’을 진행 중이다. 오랄비가 치아 건강지수로 내세운 OQ지수를 가장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이에게 우승과 1000만원의 상금이 돌아간다.

해외의 사례로 눈을 돌리면 더 큰 상금과 부상이 걸린 서바이벌 이벤트도 여럿 있다. 퀸즐랜드 관광청은 최근 ‘밀리언 달러 메모(Million dollars memo)’라는 행사를 주최했다. 자그마치 100만 호주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1억7000만원에 이르는 인센티브 투어 상품권을 우승자가 속한 회사나 단체에 수여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기업이나 조직, 단체의 직원 중 지원을 원하는 사람들은 왜 퀸즐랜드가 인센티브 투어로 적합한 곳인지를 설명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일반인 투표에서 많은 득표율을 올린 사람 중 최종 20명이 뽑혔다.

빈폴이 기획한 ‘슈퍼스타일’ 오디션 현장에서 모델들이 홍보를 하고 있다.



이벤트에 긴장과 재미 더해결선 진출자들은 독일, 영국, 인도네시아, 인도, 대만 등 세계 각국에서 날아왔다. 보험사, 컴퓨터 회사, 가전제품 회사 등 다양한 분야와 직종에서 근무하는 이들이다. 8월 20일부터 열흘간 퀸즐랜드의 관광지인 골드코스트, 선샤인코스트, 포트더글러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등 지역을 돌며 열기구 관광, 돌고래 체험, 스노클링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기며 미션을 수행했다.

최종 우승은 인도네시아 ADR그룹의 루스만 살렘(Rusman Salem)에게 돌아갔지만 참가자들에게 이기고 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 이들은 열흘간의 즐거운 시간에 만족하며 돌아갔고 곧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퀸즐랜드 여행에 대한 소감과 그때 찍은 사진을 지인들과 공유하기 시작했다. 참가자 한 명 한 명이 홍보대사나 마찬가지였다.

퀸즐랜드 관광청의 CEO인 앤서니 헤이스는 “밀리언 달러 메모는 퀸즐랜드가 기업의 인센티브 투어에 적합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첫 번째 단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결선 진출자들이 세계 각국에서 왔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언론과 기업은 이 행사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아름다운 호주의 경치를 배경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는 모습을 노출함으로써 인센티브 여행지로서의 퀸즐랜드를 부각시킨다는 것. 헤이스는 “최종 우승자를 정하는 형식은 행사 자체에 긴장감과 재미를 더하기 위함”이라고 귀띔했다. 미션 과제의 대부분이 자신이 속한 기업과 퀸즐랜드에 대한 감상을 표현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이 지역을 알리는 마케팅의 연속이다.

서바이벌 마케팅을 통해 대중의 흥미를 끌 만한 이벤트를 내놓는 것만으로도 기업은 충분히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시류에 앞서 나가고 유행에 민감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순발력 있고 역동적인 기업이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동훈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요즘 소비자는 프로슈머라고 부를 정도로 기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기업은 소비자와 함께 호흡해야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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