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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도심형 주말 전원주택이 뜬다

[Real Estate] 도심형 주말 전원주택이 뜬다


과거 전원주택은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지금은 다르다. 은퇴를 막 시작하거나 앞둔 베이비부머들은 크고 화려한 별장형이 아니라 실속형 전원주택을 선호한다. 편리한 교통과 쾌적한 자연환경은 예나 지금이나 덤이다. 수도권 밖의 소형 전원주택은 1가구 2주택 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젊은층부터 은퇴자에게 매력적인 투자처이자 보금자리인 전원주택을 마련하기 위한 땅 선택부터 건축설계까지 자세히 알아봤다.
강원도 홍천군 서면에 조성된 주말용 전원주택단지.

서울 서초구에 사는 김동영(54)씨는 주말마다 부인과 함께 성남시 판교로 간다. 제2 인생의 보금자리가 될 전원주택을 짓는 과정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김씨는 “예전에는 주말마다 산행을 다녔는데 요즘은 판교의 새 집 공사장을 찾아 점검한다”며 “직장을 그만두면 쾌적한 판교 집에서 옥상텃밭을 일구며 여유롭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를 1년여 앞둔 최홍천(55)씨는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강원도 홍천군 서면 모곡리에 지은 주말주택으로 향한다. 경춘고속도로 설악IC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1시간 안에 도착한다. 최씨의 집은 전원주택단지에 있는 80㎡ 규모의 아담한 목조주택으로 현재는 주말과 휴가 때만 이용한다. 주변엔 숲이 우거진 산과 맑은 홍천강이 흐른다. 그는 은퇴하면 일산 아파트를 팔고 이곳에서 눌러 살 생각이다. 아파트를 판 돈은 딸과 아들 결혼자금으로 일부 사용하고, 나머지는 노후 재테크에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에서 2시간 안팎인 강원도 인기베이비부머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귀농·귀촌 인구가 늘고 있다. 장소는 대부분 서울 도심에서 1~2시간 거리에서 쾌적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2001년 880가구에 불과했던 귀농가구는 2010년에 4067가구로 급증했다. 9732명이 귀농 대열에 합류했다. 전원주택 개발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쾌적한 주거환경을 원하는 직장인이나 은퇴 후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원하는 사람이 서울 인근 지역의 전원 주택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별장을 떠올리게 하는 크고 화려한 전원주택이 인기였다. 요즘은 다르다. 전원주택 규모가 30~40평형으로 작아졌다. 10평대의 실속형 주택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재택근무와 주5일 근무제 등으로 젊은 직장인이 전원에서 살면서 도시로 출퇴근하거나 반대로 도시에 살면서 주말주택이나 주말 농장 개념으로 전원생활을 즐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어서다. 전원생활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도시에서 일거리를 찾지 못해 농촌으로 이주하는 소극적인 ‘실직 이주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직업이나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은퇴 후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작은 텃밭이라도 가꾸면서 건강한 삶을 살고자 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이주가 많은 게 특징이다. 이러다 보니 농촌의 역할도 단순한 농업생산에서 휴식공간이나 자연경관 공간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에서 2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강원도 지역이 관심권이다. 동서고속도로(서울~춘천~동홍천~양양), 서울~원주~강릉 복선전철, 제2영동고속도로(경기 광주 초월면~원주 가현동), 영동고속도로 8차선 확장사업 등 교통망이 대폭 확충됐기 때문이다. 강원도 원주, 홍천, 횡성, 평창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서울까지 고속도로가 막히지 않을 경우 1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특히 전국 시·군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홍천군의 인기가 많다. 2009년 개통된 경춘고속도로(서울~춘천)와 연결되는 동서고속도로인 동홍천IC다. 물론 북방면·서면·남면 일부 지역도 경춘고속도로의 다른 IC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덕분에 서울·수도권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홍천은 전원생활 터로 일약 주목을 받았고 땅값도 많이 올랐다. 홍천에 세 번째 IC가 오는 2014년 개통된다. 바로 내촌IC다. 동서고속도로 동홍천IC와 바로 연결된다.

교통까지 편리해지면서 호주머니가 가벼운 중산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전원주택 한 채(145㎡ 기준)를 마련하려면 2억원 안팎의 비용이 든다. 수도권에서 집을 마련하려면 적어도 3억∼4억원은 드는 걸 감안하면 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과거 전원주택(건축 연면적 115∼148㎡, 가구당 3억∼10억원선)이 부유층의 전유물로 통했던 것과 딴판이다. 소형 전원주택의 수요가 급증한 데는 본격적인 전원생활에 앞서 전원생활의 베이스캠프로 활용하려는 사람이 늘어서다. 최근 치밀한 계획 없이 덜컥 도시를 떠나 전원에 살다가 실패한 뒤 도시로 유턴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전원주택은 일단 완공된 시점부터 감가상각이 발생하기 때문에 처분할 때 제값을 받기가 어렵다. 더구나 전원주택은 덩치가 크면 클수록 환금성도 떨어진다.

앞으로도 도심 인근이나 외곽에서 전원형 주택이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점포형 단독주택을 지어 전원생활을 하는 이른바 ‘도시형 전원생활’ ‘유사 전원생활’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한때 열풍을 일으킨 땅콩주택이나 판교의 옥상텃밭 주택 신축 붐 등이 좋은 예다. 서울시 등 도시 지자체들이 도시농업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국토해양부 국토연구원 조사(2010 주거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은퇴 후 희망 생활 양식에서 전원 생활을 희망하는 비율이 45.18%로 도시적 생활을 희망하는 비율(33.76%)보다 높았다.

단독주택의 인기도 같은 맥락이다. 2008년 이전 전체 건축 인허가 주택의 10%에도 못 미치던 단독주택 비율은 올 들어 9월 말 현재 12%를 넘었다. LH공사가 택지개발지구에서 분양한 단독주택용지도 올해 1~8월 사이에 106만㎡, 7879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면적은 60%, 금액은 40%가 각각 늘었다. 도시를 떠나 삶의 터전을 시골로 완전히 옮겨가는 ‘순수 전원파’는 아직 그리 많지 않다.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가속화되면서 그에 비례해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세제 혜택도 전원생활의 매력세제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도 알뜰파 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긴다. 수도권(또는 광역시) 이외 지역에 짓는 소형 전원주택은 1가구 2주택 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2006년부터 주말·체험 영농용 농지에 짓는 33㎡ 이하의 소형 주택은 농지보전부담금(공시지가의 30% 선)을 50% 감면해 주고 있다. 주말·체험 영농용 농지는 도시민이 비 도시 지역에서 주말농장 등의 용도로 매입한 1000㎡ 미만의 땅을 말한다. 정부에서는 (예비)귀농·귀촌인의 성공적인 시골 정착을 돕기 위해 전원주택 신축과 구입, 농지·임야 구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전원주택 구입과 신축 자금은 세대당 최고 4000만원, 농지와 임야 구입 자금은 세대당 최고 2억원까지 이차보전 방식으로 대출 지원을 해준다.

연리 3%로 5년 거치 10년 분할 상환 조건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으로 투자매력이 커지는 생활주택의 인기가 점점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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