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KAI 인수 4수 도전
조양호 회장 KAI 인수 4수 도전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투자를 계속 할수 있는 회사가 인수하는 게 맞다. 그런면에서 적격이다.” “자금 조달이 수월하지 않을 것이며 부채비율이 너무 높다.인수뿐 아니라 인수 후에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에 뛰어든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에 대한 시장의 엇갈린 평가다.
대한항공은 한국정책금융공사가 8월 16일 마감한 KAI 지분 41.75%에 대한 인수의향서(LOI) 접수에 단독 입찰했다. 8월 31일까지 예비입찰 제안서를 받는 절차가 끝나면 본입찰은 10월께 이뤄질 예정이다. 국가계약법상 공사 매각인 만큼 공개경쟁입찰을 두 차례 진행하고 나서는 수의계약(경쟁 또는 입찰에 의하지않고 상대를 선택해 체결하는 계약) 방식으로 추진된다. 다른 인수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한진이 끝까지 입찰에 참여한다면 2회 유찰후 KAI를 인수할 가능성이 커진다.
KAI 매각에 단독 입찰
올해 조 회장은 “KAI를 반드시 인수해 10년 안에 아시아 최강으로 키우겠다”고 재차 선언했다. 4수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1999년 출범한 KAI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완성 항공기를 제작하는 회사다. 군용기 분야 방위산업체인 동시에 민간 항공기부품 생산업체다. 공군의 고등훈련기인 T-50과 전투기 FA50 등을 제작하는 동시에 보잉·에어버스 등에 항공기 부품을 납품한다. 지난해 매출액 1조2861억원, 영업이익 105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7335억원, 영업이익은 858억원인 알짜 회사다.
조양호 회장이 KAI를 탐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잉과 에어버스 등 글로벌양대 항공기 제작 업체들과 경쟁에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것이다.대한항공의 항공운송 사업이 그룹의 주력인 한진으로선 KAI를 통해 항공기 제조 사업에 본격 진출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종욱 대한항공 홍보팀 차장은 “항공기 제작은 이미 1976년 국내 최초 항공기인 500MD 헬기와 1982년 최초국산 전투기인 제공호를 생산하는 등 우리가 오래 전부터 추진한 사업”이라며 “KAI와 국내 최고의 항공기 제조 사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측은 대한항공이 KAI 인수로 시너지 효과를 낼 만한 유일한 회사이자 인수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대한항공은 KAI 인수로 민항기 구조물 사업 부문에서 경쟁력을 높여 해외 수주를 늘리는 한편 항공우주 사업에서도 덩치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현재 B787·A320 등 민항기 구조물 제작, 군 정찰용 무인항공기 개발, 전투기 정비 등 사업을 펼치면서 전체 회사 매출의 5%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한 해 항공우주 사업 부문 매출액 5460억원을 기록했다.
KAI 인수의 가장 큰 문제는 돈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800%대로 높다. 이런 가운데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있어 인수 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 시장에서는 KAI 인수에 1조4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KAI의 가치가 고평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항공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인수하는 게 나라 경제 전체적으로도 바람직하지만 현재 가격대로는 인수하기 어렵다는 게 회사의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증권가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곽민정 BS투자증권 연구원은 “1조4000억원 규모의 시장 평가액이 비싼 건 맞다”며 “대한항공에선 자금 여력상 1조원 수준을 원할 텐데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익상 하이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수치상으론 고평가인 게 사실이지만 회사 가치를 숫자로 볼 수만은 없다”면서 “항공우주 사업은 규모가 작지만 성장성이 크고 KAI의 시장 지배력도 상당하기 때문에 가치를 좀 더 높게 평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한항공이 KAI 인수에 최종적으로 어느 정도 돈을 투자하느냐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대한항공의 현금성 자산이 2조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장 갚아야 하는 부채 부담은 작다는 분석도대한항공이 KAI를 인수하더라도 재무구조가 나빠져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진그룹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승‘ 자의 저주’ 우려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과거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등을 무리하게 인수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력 계열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 구조조정 절차를 밟아야 했다. 김익상 연구원은 “항공운수 사업이 주력인 대한항공이 사업적으로 KAI 인수에 유리한 조건임에는 틀림없지만 취약한 재무구조상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민지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높아 시장에서 부정적으로 보고는 있지만 항공산업에서 외화 부채는 할부로 차근차근 갚을 수 있는 리스 부채”라며 “대한항공은 총13조원의 부채 중 8조원이 외화 부채라서 당장에 갚아야 하는 부채부담은 그리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번 인수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여지도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절대 무리해서 인수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편 대한항공의 KAI 인수 추진에는 정치권 특혜시비 등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KAI는 대통령 퇴임을 앞둔 정부가 내놓은 사실
상 마지막 민영화 매물이다. 정치권에선 부채비율이 높은 대한항공에 KAI를 매각하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특혜 주기라며 공세에 나섰다. 경남도의회와 사천시의회가 최근 KAI 관련 민영화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고 한국노총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KAI 내부에서도 노조가 8월 중순 매각 저지를 위한 상경 집회를 여는 등 반발이 만만찮다. 곽민정 연구원은 “정치권과 노조 등에서 반대 여론이 심하고 인수 경쟁자가 없어 본입찰까지 많은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라 내년에 정부가 바뀌면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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