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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 이마트 매출 증가율 5년 평균치의 절반

CEO - 이마트 매출 증가율 5년 평균치의 절반

백화점도 사실상 제자리 걸음…복합쇼핑몰·면세점 투자로 새 활로 찾아



정용진(44)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12년 12월 초 그룹 총괄 CEO로 취임한 지 3주년을 맞았다. 2012년 한해 신세계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어느 때보다 험난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악화에 더해 골목 상권 침해와 관련된 경제 민주화 논란, 대형 유통 업체에 대한 수수료 인하 압박 등이 거셌다.

당연히 그룹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의 상황은 좋지 않다. 의무 휴업제 도입으로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의 많은 점포가 한 달에 두 차례, 그것도 매출 비중이 가장 많은 일요일에 문을 닫게 된 것도 큰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더해 자율 상생 합의안의 결과에 따라 지자체가 의무 휴업을 규정하지 않은 모든 점포도 2012년 12월 12일부터 한 달에 두 번 수요일에 휴업에 들어갔다. 과거 5년간 매년 평균 7.8%의 성장을 해온 이마트는 이에 따라 11월까지 매출이 지난해보다 4% 늘어나는데 그쳤다.

신계백화점 매출은 11월까지 지난해보다 7% 늘었지만 4월 경기도 의정부점이 개점한 것을 고려하면 거의 제자리 걸음이나 다를 게 없다. 과거 5년 간의 평균 성장률 17.7%에 비하면 실망스런 수준이다.



골목상권 논란, 수수료 인하 압박더 큰 문제는 이런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새 정부 출범 이후엔 규제의 폭과 강도가 더욱 커지리라는 게 중론이다. 경기와 소비 심리도 2013년에 좋아질 상황이 아니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야심 차게 시작했지만 지지부진한 중국 사업도 정 부회장의 고민거리다. 1997년 국내 최초로 상하이에 이마트를 열며 중국에 진출한 신세계그룹은 한때 27개에 달했던 중국 이마트 점포 수를 16개로 줄였다. 이마트는 실적이 부진한 베이징, 쑤저우, 항저우 등에 위치한 점포 12개를 2년간 정리했다.

현재는 상하이 9개, 톈진 5개, 우시 1개, 쿤산 1개 등 화동과 화북지역 대도시에 사업이 한정됐다. 중국 이마트는 지난해 적자가 9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사업을 계속 축소해 올해 적자폭은 줄어들 전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 지역에서의 구조조정을 거의 마무리했다”며 “전략을 바꿔 중국 서부내륙과 화북지역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그럼에도 “지금 상황은 위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2012년 6월 백화점과 이마트의 실적 보고회 자리에서 “눈에 보이는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며 “지금 이 상황은 이미 과거에 우리가 많이 경험했고, 결국 극복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역시 정답을 찾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외환위기 때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당시 다른 기업들이 납작 엎드린 상황에서 이마트는 공격적인 출점을 통해 대형 할인점 시장을 키우며 업계 1위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 또 유통업의 특성상 경기 침체기 싼 물건이나 땅이 나왔을 때 이를 확보해야 이후 호황기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 회장의 인식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최근의 잇단 대형 투자다.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분야엔 경기 침체기에도 과감한 투자를 계속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신성장 동력은 일단 국내에선 복합쇼핑몰과 인터넷몰, 면세점을, 글로벌 시장에선 베트남 지역을 밀고 나가는 모양새다.

소문만 무성하던 면세점 진출은 정 부회장이 2012년 9월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원에 전격적으로 인수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신세계그룹은 파라다이스 면세점 이름을 ‘조선호텔·신세계 면세점’으로 변경했고, 12일 관세청으로부터 특허권(면세사업권)을 취득해, 사업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2013년 1월부터는 조선호텔과 신세계 브랜드를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나갈 계획이다. 2012년 10월엔 신세계 강남점이 있는 센트럴시티 지분 60%를 1조250억원에 사들여 1대 주주 자리에 올라서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확보하기도 했다.

‘교외형 복합쇼핑몰’을 짓기 위한 투자도 계속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2년 경기도 의왕시, 고양시와 잇따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들 지역에 대규모 교외형 복합 쇼핑몰을 짓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하남과 대전, 인천 청라지구, 안성 등을 포함해 모두 6곳의 복합 쇼핑몰 부지를 확보했다.

복합쇼핑몰에 투자하는 돈만 약 3조원, 확보한 부지 면적만 약 30만 평에 달한다. 정 부회장이 복합 쇼핑몰을 신성장 동력으로 택한 것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쇼핑과 식사·여가 등을 한곳에서 모두 즐기는 식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 정 부회장은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에버랜드 같은 테마파크나 야구장이며 유통업의 비전은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벗어나 고객의 시간을 얼마나 점유하고, 생활 습관을 얼마나 점유하고, 지갑을 얼마나 점유하는 지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합쇼핑몰은 2016년 상반기 경기도 하남 유니온 스퀘어 개점을 시작으로 2017년 상반기까지 줄줄이 예고돼 있어, 이때쯤이면 과연 신세계 그룹의 성장 동력 역할을 해줄 수 있을 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새 브랜드 인수도 잇따랐다. 신세계 인터내셔널은 올해 어그·지방시·셀린느 같은 인기·명품 브랜드를 국내 독점 유통권을 새로 확보했다. 2012년 3월엔 색조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의 지분 70%를 60억원에 인수하고 화장품 시장에도 뛰어 들었다. 비디비치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고급 색조 전문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으로 제한됐던 업태를 다양화 해 국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도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정체기에 달한 마트나 백화점 업태와는 달리 성장이 예상되는 드러그스토어 업태에 ‘분스’를 내면서 올해 뛰어 들었다. 분스는 국내 최고 상권인 강남역과 명동을 포함, 최근 5호점까지 점포를 낸 상태다.

미국 신발업체 컬렉티브브랜드(CBI)와 국내 단독 유통계약을 맺고 신발 전문점 ‘페이리스’도 시작했다. 최근 월계3동 이마트 월계점 안에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은평점·가양점등 다른 이마트 점포에도 매장을 열 계획이며, 서울 명동에 로드숍(길거리매장) 1호 매장도 열었다.



베트남 공략도 강화베트남 공략도 가시화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신규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을 2012년에만 세 차례 방문, 베트남 직접 챙기기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10월엔 현지에서 유통·부동산·건설업 등을 하는 U&I그룹과 상품공급 및 개발을 위한 제휴를 했다. 이어 최근엔 글로벌 부동산 기업 영국 사빌스 베트남 법인과 출점 부지 확보를 위한 MOU를 맺었다. 2013년 중 베트남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총 14개 점포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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