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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세 꼭지 별(벤츠 엠블럼)’ 달고 오니 호텔 VIP 부럽지 않다

CAR - ‘세 꼭지 별(벤츠 엠블럼)’ 달고 오니 호텔 VIP 부럽지 않다

수입차 업체의 애프터 서비스가 진화한다. 그동안 AS는 수입차의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판매량 급증에 따라 업체들이 발 빠르게 AS 확충에 나섰다.
BMW코리아 경기도 분당 서비스센터



벤츠코리아 서울 방배 서비스센터의 네일 숍
중년 여성 둘이 안락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눈다. 등받이를 한껏 뒤로 젖히고 발을 받침대에 올린 모습이 무척 편안해 보인다. 한 여성이 네일아트를 서비스 받는다며 일어섰다. 다른 여성은 카페 직원에게 아이스 카페라떼와 디저트를 주문하고서 잡지를 펼쳤다. 또 다른 남성은 항공기 일등석 급 좌석이 설치된 별도 공간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다.

고급 호텔이나 피트니스 센터쯤 될까. 이곳은 서울 방배동 우면산 아래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방배 서비스센터다.

예성희 벤츠코리아 이사는 “수입차 업계에서 처음으로 5성급 호텔 컨시어지(맞춤 응대 직원) 서비스를 도입했다”며 “차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갈 때까지 알아서 관리해줘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차를 타고 센터 입구에 들어서면 카메라가 차량 번호와 고객 정보를 조회해 과거 정비 내역을 컨시어지 팀에 전달한다. 차는 주차요원이 지하 정비소로 입고해준다.

고객은 1층 창구에서 상담을 마치고 정비가 이뤄지는 동안 2층에서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층마다 대기한 컨시어지 직원들이 고객의 표정을 살핀다. 컴퓨터와 프린터·팩스 같은 사무용 기기도 구비했다. 점심 시간에는 고객 전용 식당에서 식사할 수 있는 무료 식권이 제공된다.

수입차 업계가 커지는 시장 규모에 맞춰 애프터 서비스(AS)를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 전문 리서치 회사 마케팅인 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수입차를 사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AS다. 품질·옵션·연비에 대한 만족도는 국산차보다 높았지만 비싼 AS 비용과 긴 대기 시간이 수입차 구매에 결정적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제 수입차를 소유한 이들은 AS에서 비용보다 시간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답했다. 수입차를 살 때 이미 어느 정도 비용을 감안하지만 ‘비용 대비’ 만족스런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불만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AS 만족도는 재구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입차 회사들은 서비스센터와 전문 인력을 확대하며 고객 지키기에 열심이다.

수입차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BMW코리아는 BMW 서비스센터 34곳, 미니 서비스센터 9곳에 제주 통합 서비스센터, 도곡 패스트레인 통합 서비스센터(서울 도곡동)까지 총 45곳을 운영한다. 도곡 패스트레인 통합 서비스센터는 예약 없이 가벼운 정비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서울 강남 지역에 집중된 고객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5월에 문을 열었다.

정비가 이뤄지는 작업대 워크베이는 총 700개가량 보유하고 있다. 1100여 명 서비스 인력 가운데 국가 공인기능장은 35명으로 수입차 업계에서 가장 많다. BMW코리아는 올해 서울 영등포와 양재, 경기도 안양, 울산 등지에 서비스센터를 신설해 52곳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벤츠코리아는 전국 31개 서비스센터와 425개 워크베이를 각각 39개, 529개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충북 청주 임시 센터와 서울 논현 센터를 열었고 광주·대구 센터와 서울 동대문 센터의 개점을 앞두고 있다. 또 경기도 안성시에 520억원을 투자해 부품물류센터를 세우고 있다. 경기도 이천에 있는 기존 물류 센터의 3배에 달하는 1만8300㎡ 규모로 내년 6월에 완공되면 부품 보유 물량이 50% 증가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울산·대구·제주 등지로 서비스센터 확대다른 수입차 업체들 역시 앞다퉈 서비스센터를 늘리는 모습이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전국 23개 서비스센터를 29개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성수 서비스센터에 이어 올해 울산과 경남 마산, 충남 천안, 제주센터가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김지연 폴크스바겐코리아 대리는 “새로 여는 서비스센터는 경정비 시설과 일반 수리, 판금·도장 설비를 갖춰 간단한 수리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렉서스 서비스센터 21곳, 도요타 서비스센터 14곳을 운영하는 한국도요타는 지난해 렉서스 일산(경기도 고양)·수원, 도요타 대구·대전 서비스센터를 새로 열었다. 아우디 코리아는 20개 서비스센터에서 3곳을 추가하고 180명 서비스 인력을 290명으로, 173개 워크베이를 26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 당일 배송, 서울·경기 지역 당일 2회 배송이 목표다. 한 수입차 딜러 관계자는 “수입차 서비스센터는 딜러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딜러들이 AS 투자를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비스센터 한 곳당 정비 등록 차량이 적을수록 고객의대기 시간은 줄어든다. 현재 도요타가 1794대, 렉서스가 2519대로 적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센터를 늘리고 인력을 보충하면 등록 대수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문을 연 서비스센터는 고객 서비스의 질을 한층 높였다. 편히 쉴 수 있는 고객 전용 라운지는 기본이다. 벤츠코리아는 방배 센터 외에도 각 센터마다 특색 있는 고객 전용 공간을 제공한다. 서울 논현 센터에는 비즈니스 라운지와 카페테리아가 있다. 서울 목동 센터에는 고객 전용 미니극장, 마사지 의자를 설치했다.

일산 센터는 고객 대기실을 북 카페처럼 꾸몄다. 강원도 원주 센터는 PC 전용 존, TV 전용 존, 카페테리아 등을 지역 주민에게 모임 장소로 개방한다. 부산 해운대 센터에서는 간편한 식사와 전문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차를 출고하기 전 실내·외 세차 서비스도 제공한다.

폴크스바겐코리아 성수 서비스센터는 7층 규모에 30개 워크베이를 갖춰 월 3000대가량을 정비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포드코리아 광주 서비스센터는 4층 규모로 각 층에 개별 상담실을 설치했다. 고객 라운지에서는 다과와 음료수를 제공한다. BMW코리아 경기도 분당 전시장에서는 신차 상담부터 AS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이 곳에서는 70개 워크베이에서 월 5000여 대 차량 정비가 이뤄진다. 전시장 2층은 패션·꽃꽂이·사진 강좌 등을 들을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몄다. BMW코리아 부산 광안리 센터는 여성 전용 라운지와 키즈 존이 있어 여성 고객에게 인기다.
폴크스바겐 성수 서비스센터 고객대기실(위). 벤츠코리아 목동 서비스센터 영화감상실(아래 왼쪽). 한국도요타 성수 교육센터 (아래 오른쪽).





서비스센터 주민 사랑방으로 공개하기도전문 인력을 늘리기 위한 교육도 활발하다. 한국도요타는 서울 성수동 도요타 교육센터에서 일본 특유의 ‘카이젠(개선)’ 시스템에 따라 종합 교육을 한다. 영업과 마케팅 교육, 일반 정비, 판금·도장 기술 교육이 이뤄진다. 이곳에서 배출한 교육생이 지난해 말 기준 8000명을 넘었다. 이곳 자랑 중 하나가 고객 서비스 스튜디오 ‘카이젠 도조’다.

한국 도요타 관계자는 고객이 차량을 입고해서 인도하는 과정까지 모든 단계를 가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실무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 단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 교육 강사를 길러내는 ‘딜러 자체 기술 교육 매니저’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한국도요타의 AS는 국내에서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11월 마케팅인사이트가 조사한 ‘수입차 AS 만족도’에서 1000점 만점에 렉서스가 837점으로 1위, 도요타가 824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2위는 832점을 받은 혼다였다.

벤츠코리아는 독일 본사에서 인증 받은 강사에게 서비스 교육을 받는다. 2002년 국내 출범과 함께 서울 성산동 트레이닝 센터에서 교육을 시작했다. 경기 수원 화성 트레이닝 센터는 수입 차량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전문 강의실과 특수 공구를 구비했다. 벤츠코리아는 승용차와 상용차 교육을 모두 하는 것이 특징이다. 2006년 독일 선진 자동차 교육 시스템을 도입해 대학 졸업생들을 상대로 25주 동안 실습 교육을 한 뒤 현장에 투입한다.

업체들은 더 높은 기술 수준을 선보이기 위해 기술 경진대회를 열거나 대학과 협력해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폴크스바겐코리아·한국도요타·벤츠코리아는 매년 서비스·기술 경진대회를 연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세일즈 컨설턴트, 서비스 어드바이저, 마스터 테크니션, 파츠 어드바이저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직원의 수준을 평가한다.

뿐만 아니라 올해부터 두원공과대학·인하공업전문대학·한국폴리텍대학과 산학협동 인재양성 프로그램 협약을 맺고 차세대 인재 발굴에 나섰다. 자동차학과 학생 가운데 프로그램 참가자를 선발해 3개월 동안 폴크스바겐 기술 아카데미에서 집중적으로 교육한다. 현장 인턴십 프로그램을 한 뒤, 우수 학생에게 직원 채용 시 특전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벤츠코리아는 매년 코리아 테크마스터 대회에서 선발한 각 분야별 최고 직원에게 글로벌 테크마스터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글로벌 테크마스터에서 유지 관리 정비사 세계 2위, 서비스 어드바이저 세계 2위를 수상해 팀 성적 4위를 달성했다. 한국도요타는 도장 기술자들이 경진 대회를 준비하면서 스스로 연구에 몰두해 아시아 지역 최초로 정비할 때 100% 수용성 페인트를 사용하는 성과를 얻었다.

수입차의 AS가 좋지 않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있지만 마케팅인사이트 조사에서는 실제 수입차 소유자의 39%가 국산차보다 수입차의 AS가 낫다고 답했다. 이는 무상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상서비스나 부품 가격에 대한 불만은 여전히 높다.

한 수입차 업체 CEO는 “제대로 된 순정 부품을 쓰면 비용이 비쌀 수밖에 없다”며 높은 부품 가격을 비판하는 시선에 난색을 표했다. 그는 “당장 AS 비용을 국산차 수준으로 낮추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보증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돈 이상의 가치를 선사한다”고 말했다.



포드코리아 보증 기간 5년으로 확대BMW코리아는 지난해 10월 ‘BMW 고객 서비스 평가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서비스 받은 고객이 이를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콜센터 외에 ‘BMW 인보이스 핫라인’도 개설했다. 부품 가격과 수리 범위가 적정한지 온라인 상으로 문의하면 답변해주고, 수리 과정에 잘못이 있을 경우 환불 처리까지 담당한다. ‘BSI(BMW Service Inclusive)’는 신규 차량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 보증 기간과 별도로 구입 후 5년 혹은 주행거리 10만㎞ 이내에서 소모품 교환과 정기 점검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엔진오일, 에어 필터, 마이크로 필터, 스파크 플러그, 브레이크 오일, 브레이크 패드, 브레이크 디스크, 앞 유리 와이퍼 블레이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여행·출장 기간 동안 차를 맡겨 놓으면 점검해주고 5년 넘게 BMW를 보유한 고객에게 매년 찾아가는 무료 점검 서비스도 제공한다. 서비스센터와 인천·김포공항 간 무료 셔틀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또 BMW가 운영하는 중고차 거래 웹사이트를 이용해 중고차를 사면 12개월 무상 보증 서비스, 24시간 긴급 출동 서비스 같은 신차 구매 고객에게 주어지는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아우디코리아는 뉴 A8 구입 고객에게 긴급 출동으로 차를 견인할 때 발생하는 숙박비와 교통비를 지원하는 ‘모빌리티 서포트 서비스’와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차를 가지러가고 정비 후원하는 곳에 배송해주는 ‘픽업 앤드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벤츠코리아 논현 센터와 일산 센터 역시 픽업 앤드 딜리버리 서비스를 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주행거리와 관계없이 출고 후 3년간 보증수리, 무상 점검, 소모성 부품 교환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플러스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다른 나라에서 폴크스바겐의 보증 기간이 2년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조건이다. 또 구입 후 3년이 지난 차를 소유한 고객에게 주요 소모품을 2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포드코리아는 2013년 형 포드·링컨 고객에 한해 일반 부품의 보증 수리 기간을 5년 혹은 주행거리 10만㎞로 확대했다. 3년 혹은 6만㎞ 이내 차량 고객에게는 소모성 부품을 무상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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