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FEATURES new world - 혀를 해킹하라

FEATURES new world - 혀를 해킹하라

적은 양의 설탕으로 단 맛을 더 많이 느끼도록 하는 ‘미각 변경물질’ 연구 활발해져
탄산음료의 미래는 설탕처럼 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바이오기술 덕분에 여전히 달콤할 듯하다.





미각 조작: 음식의 컴퓨터 이미지?영화 ‘매트릭스’에서 지구를 지배하는 기계들은 인류를 완전몰입 체험 속에 가둬 넣는다. 미각을 포함한 오감을 모두 속이는 체험이다. 사로잡힌 수백만 개의 뇌에 디지털 정보가 주입되어 사람들이 영양분 덩어리가 아니라 스테이크나 시리얼을 먹는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인간이 지배하는 현실 세계에선 미각은 여전히 조작하기 까다로운 대상이다. 싱가포르의 과학자들이 최근 가상 ‘미각’을 만들어내는 장치를 공개했다. 혀끝에 설치된 작은 전극봉을 이용한다. 전기 및 열 자극으로 미뢰를 속여 짠맛, 단맛, 신맛, 또는 쓴맛을 느끼도록 하는 방식이다.

당뇨병 환자들이 혈당치를 높이지 않고 단맛을 즐기거나 입맛을 잃은 암환자같은 사람들에게서 삶의 질을 강화하는 한 방편이라고 연구팀은 자신들의 발명품을 소개한다. 상업적 응용 가능성도 활짝 열려 있다. 특히 게임산업이 대표적이다. 인기 게임 ‘캔디 크러시’의 한 레벨을 마친 뒤 가상 레몬 캔디나 초콜릿을 맛 보여주는 방식도 상상 가능하다.

그러나 미뢰의 조작은 단순히 비디오 게임을 만들거나 당뇨병 환자들에게 단맛을 즐기게 하려는 사람들만을 위한 기술은 아니다. 실제로 몇몇 세계 최대 식품업체가 이 기술에 도전하고 있다. 영양소의 미래를 형성하고 어쩌면 그 과정에서 큰 돈도 벌려는 목표다.

엄마들은 전통적으로 아이들이 시금치를 먹으려 하지 않을 때 그들이 좋아하는 브라우니 속에 숨기는 전략을 구사한다. 미각의 변경은 그것을 확대한 기업 버전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은 스스로는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쩌면 그것이 사람들을 속여 조금이라도 영양가 많은 정크 푸드를 먹도록 하는 지름길일지도 모른다. 미각의 변경이 국민건강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뉴욕대 영양학과의 매리언 네슬 교수는 이메일에 이렇게 썼다. “미래의 약속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바이오테크 산업은 언제나 공약만 늘어놓는다. 이 회사들이 언제 그것을 실천하게 될지 궁금하다. 그때까지는 약속일 뿐이다.”



미뢰를 속여 즐거움과 이익 얻기(주로 이익)일반 코카콜라나 펩시처럼 달콤하면서도 극히 소량의 설탕만 들어 있는 청량음료는 가공식품 업체들이 손에 넣고 싶어하는 지상최고의 성배다. 칼로리(또는 인공 감미료)를 추가하지 않고 음료를 달콤하게 만드는 새 방법을 기업들이 찾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과당옥수수시럽(HFCS)이 필요 없게 될지도 모른다. HFCS는 필시 보통 설탕보다 더 해롭지 않을텐데도 국회 선량들만큼이나 이미지가 나쁘다.

미각 게임에 새 도전자가 출현하기 알맞도록 분위기가 무르익어간다. 기존의 다이어트 음료류에 대한 미국인들의 경계심이 갈수록 커져간다. 아스파탐을 비롯한 인공감미료가 안전하다고 당국에서 거듭 확인해주는데도 보이지 않는 영향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대용 설탕이 체중증가·당뇨병·심장병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대사장애(metabolic derangements)’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2013년 7월 퍼듀대 과학자 수전 스위더스가 주장했다. 타임지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다이어트 음료 판매가 7%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보통 음료의 판매감소는 2%에 지나지 않았다.

저칼로리의 설탕 대용물을 모색하던 기업 중 일부는 스테비아 같은 새 슈퍼 감미료를 채택하고 있다. 제로 칼로리 감미료로 사용될 수 있는 남미산 허브다(인기 드라마 시리즈 ‘브레이킹 배드’의한 주요 캐릭터가 선호하는 감미료로 유명해졌다). 스테비아로 단맛을 낸 코카콜라 라이프가 이미 아르헨티나에서 히트상품이 됐다. 2014년에는 미국에서도 출시를 시작한다고 코카콜라 CEO 무타르 켄트가 12월 중순 시사했다.

그러나 제로 칼로리 설탕 같은 달콤한 성배에 이르는 길은 하나 이상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미각 수용기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과학자들은 상당히 깊이 있게 이해한다. 특히 단맛, 쓴맛, 짭짤한 맛을 감지하는 역할을 하는 특정한 미각 수용기 군을 잘 안다. 이들 작은 분자 수용기에 알맞은 식품성분이 달라붙을 때 신경을 통해 그리고 두뇌까지 연결되는 신호전달 회로가 가동된다. 설탕분자를 혀와 두뇌에서 단맛으로 변환하는 분자 기구의 세부기능을 알아내는 것이 미각 수용기를 해킹하는 첫걸음이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바이오테크 기업 세노믹스는 암호명 S617이라는 화합물을 개발중이다. 회사 측은 S617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더 적은 양의 설탕으로 단 맛을 더 많이 느끼도록 하는 ‘미각 변경물질’이라고 말한다.

S617을 대상으로 한 미각 실험에선 식음료에 들어가는 HFCS와 설탕을 다량 줄여도 단 맛이 유지됐다. 세노믹스의 CEO 켄트 스나이더가 2012년 8월의 한 성명에서 말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약간의 S617만으로도 큰 효과를 얻는다는 점이다. 이 미각 변경물질은 극히 낮은 농도로 뛰어난 효능을 나타낸다. 채산성을 중시하는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세노믹스는 네슬레와 일본 조미료 업체 아지노모토 등 다수의 대형 식품업체와 업무제휴를 맺었다. 그러나 그중 펩시코와의 계약이 가장 달콤하다. 2012년에만 177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총 매출의 56%를 차지한다. 그 4년 계약은 2010년 체결됐으며 2014년 8월에 만료된다.

그러나 이 특정한 성분이 어떻게 단 맛을 높일까? 세노믹스 관계자들은 S617에 관해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아직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

미각변경물질 중 이미 널리 알려진 한 가지 예는 미라쿨린이다. 미러클 프루트라고도 알려진 신세팔룸 둘시피쿰의 열매에서 발견된다. 미라쿨린 자체는 달지 않지만 미각에 흥미로운 작용을 일으킨다. 먹은 뒤 최대 한 시간 동안 신 맛을 단 맛으로 바꿔 놓는다.

미라쿨린은 인공감미료로선 1970년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게 퇴짜를 맞았다. 그러나 파티 소품으로 제2의 인생을 찾았다. 미라쿨린이 알약 형태로 나온 이후 수십 년 전부터 미러클 프루트파티(또는 뉴욕타임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향미에 취하는 파티’)가 유행했다.

친구들을 불러모아 미라쿨린 알약 한 알이나 실제 미러클 프루트 열매를 먹는다. 그 뒤 모두 시내로 나가 갖가지 신 음식을 먹으며 맛의 변형을 음미한다. 레몬이 캔디 맛으로 변하고 타바스코 소스가 도넛 글레이즈(표면의 시럽) 맛을 낸다. 그것을 맛 좋은 식초와 함께 꿀꺽 삼킨다.

한동안 과학자들은 미라쿨린의 작용 원리를 확실히 파악하지 못했다. 미라쿨린이 혀의 단맛 수용기의 형태를 약간 변형시킬지 모른다고 2006년 한 과학자가 와이어드 잡지에서 추측했다. 그래서 산성 분자도 받아들이도록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형태를 바꾸는 건 오히려 미러클 프루트 자신인 듯하다. 신맛을 내는 산성이 있을 때는 미라쿨린의 분자 구조가 바뀐다는 사실을 2011년 일단의 과학자들이 알아냈다. 그에 따라 단맛 수용기에 찰싹 달라붙는 형태로 변한다. 미각으로 들어가는 문의 빗장을 풀 뿐아니라 활짝 열어젖힌다.

S617이 어떻게 작용하든 이르면 내년부터 우리가 소비하는 식음료에 세노믹스의 미각변화 성분이 등장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그 회사는 2014년 1분기 중 S617에 대한 이른바 GRAS 신청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지난 11월의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GRAS는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되는 물질(Generally Recognized as Safe)’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FDA의 시판전 승인이 필요 없는 식품첨가물을 판매하는 더 빠른 경로다.

어떤 물질이 이 안전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그 물질의 사용에 관한 과학적 데이터와 정보가 널리 알려져야 한다. 그리고 그 물질을 사용하려는 환경에서 안전하다는 사실을 그 데이터와 정보가 뒷받침한다는 데 유자격 전문가들이 동의해야 한다.” FDA 대변인 테레사 아이전만이 e메일에서 밝혔다.

또 다른 방법은 식품첨가물신청(Food Additive Petition)이다. FDA가 그 물질의 특성을 평가해 그 성분이 소비자에게 안전한지 판정하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방법이다.

2013년 11월의 성명서에 따르면 S617이 2014년부터 식음료에 광범위하게 채택되리라고 세노믹스의 스나이더는 예상한다. 파트너인 펩시코는 물론 탄산음료로 유명하지만 그밖에도 다수의 인기 음료를 판매한다. 스타벅스의 포장 커피 음료(ready-to-drink coffee) 제품, 게토레이, 트로피카나 주스 등이다. 펩시코아메리카푸즈의 계열사로는 프리토-레이 노스아메리카(도리토스, 치토스, 레이스 같은 칩 판매), 퀘이커푸즈 노스아메리카(퀘이커 오트밀과 캡앤크런치 시리얼) 그리고 가메사(멕시코 최대의 제과업체 중 하나) 등이 있다.

세노믹스는 이미 여러 가지 감미료 변경물질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들 변경 물질은 설탕 또는 인공감미료 수크랄로스(스플렌다로 더 유명하다)의 당도를 높인다. 한 가지 설탕 미각 변경물질은 스위트믹스 SR96이다. 세노믹스가 식품향료 업계에 직접 판매하려고 계획 중인 최초의 제품이다. 향료 업체들은 스위트믹스 SR96을 이용해 음료업체 고객들에 공급할 향료를 개발한다. 그 향료는 설탕을 줄인 음료에 첨가해 맛을 되살리는 성분으로 판매된다.

세노믹스가 모방하는 맛은 단맛뿐이 아니다. 여러 가지 새 풍미를 연구 중이다. MSG 맛을 모방할 수 있는 성분 뿐 아니라 쓴맛을 차단하는 화합물, 그리고 ‘쿨링 에이전트(cooling agents, 윈터그린 향검을 씹을 때 얻는 청량한 맛을 생각하면 된다) 등이다.

미각변경은 아직도 상당히 개척의 여지가 많은 분야이지만 급속도로 달아오르는 중이다. 많은 기업과 대학이 미각 수용기를 연구하며 특허를 신청하고 있다고 세노믹스가 2013년 11월 공개한 분기 보고서에서 설명했다. 그 경쟁업체 중 하나가 뉴저지주 브런스윅에 자리잡은 크로모셀이다. 2010년 12월 펩시코의 최대 라이벌인 코카콜라와 업무제휴 계약을 체결했다(세노믹스도 예전에 코카콜라와 계약기간 8년의 업무제휴를 했었지만 당시 신상품을 출시하지는 못했다고 CBS가 전했다).

크로모셀은 식품 대기업 네슬레와도 손을 잡고 소금 맛을 모방하는 성분을 찾고 있다. 그 제휴가 언제 결실을 맺어 네슬레의 식품에 적용될지 예측하기에는 연구가 아직 너무 이른 단계에 있다고 네슬레 대변인 힐러리 그린이 말했다. “크로모셀과의 제휴와는 별도로 네슬레는 미각의 생물학 작용을 연구하고 있다”고 그린이 e메일에서 밝혔다. “식품의 시각적 어필이 맛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연구의 한 측면에 포함된다.”

네슬레 연구팀은 고칼로리 식품(피자나 페이스트리 빵 등) 또는 저칼로리 식품(껍질콩이나 수박 등)의 사진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줬다. 그 직후 전극으로 그들의 혀를 자극해 익숙하지 않은 중립적인 맛을 내도록 했다. 사람들이 저칼로리 식품 사진보다 고칼로리 식품 사진을 본 뒤에 새 맛을 훨씬 더 좋아했다.

두 경우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미각을 자극했는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식품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대사상 눈에 보이지 않는 성분으로 단 맛을 낸 탄산음료를 곁들여서, 홀로그램을 이용해 피자로 위장한 샐러드를 먹는 날이 올까? 약간 반 유토피아적일지 몰라도 건강에는 더 이롭지 않을까?





혀는 속이지만 어쩌면 뇌는 속이지 못한다?미각변경물질로 음식의 단맛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다 해도 우리 뇌 속 어딘가에선 여전히 슈가 러시(sugar rush, 설탕이 주는 만족감)를 갈구할지도 모른다.

인공감미료를 이용한 실험에서 기분 좋은 맛의 모방으로는 우리 두뇌를 속이기에 부족할지도 모른다고 나타났다. 설탕이 주는 만족감을 좇도록 하는 보상 스위치가 켜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콜로라도대의 기도 프랭크 연구팀이 실시한 실험결과가 2008년 학술지 뉴로이미지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12명의 여성을 모집해 설탕(자당) 또는 인공감미료(수크랄로스)로 단맛을 낸 음료를 마시도록 했다.

그뒤 여성들에게 음료를 평가하도록 하고 또한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그들의 두뇌를 스캔했다. 피험자들은 두 음료 다 단맛을 느꼈지만 설탕의 경우에만 보상회로에 연결된 중뇌 부위가 스캐너에서 활성화됐다.

“따라서 우리의 의식은 칼로리가 많은 감미료와 무칼로리 감미료를 구분하지 못하지만 두뇌반응은 구분할 수 있다”고 프랭크 연구팀은 썼다. “이는 인공 감미료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설탕 섭취를 대체할 수 있느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더라도 두뇌가 새 감각에 그냥 적응할지도 모를 일이다.

샌디에이고 주립대 과학자 에린 그린과 클레어 머피가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두뇌를 스캔했다. 다이어트 탄산음료 중독자 두뇌의 보상처리 부위가 설탕물이나 인공감미료 사카린을 탄 물에 거의 똑같이 반응했다. 연구팀이 학술지 ‘생리학과 행동’에 발표한 내용이다. 따라서 탄산음료에 어떻게 단맛을 내든 두뇌가 미각을 따라서 그냥 적응할지도 모른다.



앞길을 가로막는 암초들그러나 가공식품의 특성은 현재 기업들이 줄이려고 애쓰는 성분들과 아주 긴밀하게 얽혀 있다. 음식의 향미를 높이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식품 대기업은 우리를 어떻게 낚았는가(Salt Sugar Fat: How the Food Giants Hooked Us)’의 저자인 마이클 모스 뉴욕타임스 기자의 주장이다. 소금과 설탕이 단순히 맛만 내는 역할만 하지 않기 때문에 식품업체들이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들 성분은 “식품이 한번에 몇 주 또는 몇 개월 동안 슈퍼마켓에 진열될 수 있도록 하는 방부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신선한 허브와 양념 등의 더 값비싼 재료 대신 이들을 사용하면 원가절감 효과도 있다.” 모스가 2013년 초 라디오 프로그램 ‘스플렌디드 테이블’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설탕과 소금 모두 똑같은 원리를 통해 방부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식품을 말리는 방식이다. 고농도의 설탕이나 소금은 식품으로부터 물을 흡수한다. 그뿐 아니라 박테리아 등 때마침 주변에 있던 기존의 모든 세포로부터도 물을 빨아들인다. 탄산음료나 과자칩 봉지 내의 설탕 또는 소금 환경은 박테리아가 기생할 수 없는 세계다. 식품의 특정 첨가물을 줄이면 건강에는 더 좋겠지만 미생물이 번식하기에 더 좋은 환경이 될 가능성 또한 커진다.

미각변경제품을 첨가한 식품이 안전하고 맛 좋고 효과적이라고 밝혀져도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유전자재조합식품(GMO)이 입증하듯 식품과 기술의 결합에는 섬세한 대외 이미지 관리가 필요하다. 세노믹스는 이 같은 문제를 이미 맛보았다. 두어 해 전 회사가 인체에서 추출한 세포를 향료연구에 사용하는 데 항의하며 낙태반대 단체들이 들고 일어났다. 세노믹스가 유산된 태아의 조각들을 탄산음료에 뿌리는 건 아니지만 미각 수용기를 인체 세포에 이식하는 작업이 그들의 기본 연구에 포함됐다.

1970년대 후반 네덜란드에서 낙태된 태아의 콩팥에서 그 인체세포를 추출했다. HEK 293 세포는 신뢰성 높은 세포주로 평가받는다. 그 때문에 백신과 약품개발에 널리 사용된다. 유전자요법 연구에서도 종종 HEK 293 세포를 사용해 아데노바이러스를 만든다.

아데노바이러스는 변형된 유전자를 실험 대상에 전달하는 데 사용된다. HEK 293 세포가 독감 백신에 사용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대량 생산하는 비용효과 뛰어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캐나다 과학자팀이 2010년 말했다. 이 과정은 현재 수정란이나 곤충 세포 내에서 이뤄진다.

이들 HEK 293 세포는 “다루기가 아주 쉬워 세포 생물학의 마당쇠가 됐다(very easy to work with and have become workhorses of cellular biology).” 2012년 포브스지의 매튜 허퍼 기자가 설명했다.

내과의사 앨빈 웡은 보수 기독교도의 관점에서 HEK 193 세포의 윤리 문제를 파고들었다. 계간전국가톨릭생명윤리에 발표한 한 논문에서다(말하나마나 웡이나 교황청 모두 세포주 이용에 찬성하지 않는다). 그 세포주의 이력이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줄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미각변경물질의 진짜 시험은 비교적 간단할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이 좋아하느냐는 점이다. 과학자와 기업들은 수십 년 전부터 설탕 대용물을 개발해 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문제가 생겼다. 뒷맛이 쓰거나 사카린의 경우 암을 유발한다는 괴담이 떠돌았다(나중에 안전성이 입증됐다).

아스파탐·스플렌다 또는 스테비아 같은 대용품이 있더라도 사람들은 대부분 설탕 통을 집어들 듯하다. 미각은 흥미롭고 복잡한 연구대상이다. 모넬 연구소의 미각 연구원 폴 브레슬린은 뉴욕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달지만 다른 것을 사람들에게 주면 다르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바이든 정부, 반도체 보조금 규모 줄인다…5억 달러 넘게 축소

2김종민 '11세 연하♥' 눈 뜨자마자…"혼자 몸 아녔으면"

310년 간 청약 경쟁률 높은 지역 1위 '세종시'…2위는 부산

4영종도 '누구나집' 입주 지연 1년 째…갈등 여전

5정우성, 문가비 임신시켜 놓고…"외로운 건 어떻게?"

6대한항공, 日 구마모토 노선 재운항...1997년 이후 27년만

7베트남 新 통관법 시행 논의…하노이서 이커머스 포럼

8야구 이어 축구도 점령...골든블랑, 'K리그 우승 축하주' 됐다

9숨은 AI 고수 찾아라…패스트캠퍼스 AI 공모전 ‘GALA’ 연다

실시간 뉴스

1바이든 정부, 반도체 보조금 규모 줄인다…5억 달러 넘게 축소

2김종민 '11세 연하♥' 눈 뜨자마자…"혼자 몸 아녔으면"

310년 간 청약 경쟁률 높은 지역 1위 '세종시'…2위는 부산

4영종도 '누구나집' 입주 지연 1년 째…갈등 여전

5정우성, 문가비 임신시켜 놓고…"외로운 건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