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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 - 주민이 즐기고 화합하는 축제의 장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 - 주민이 즐기고 화합하는 축제의 장

농림축산식품부와 중앙일보가 공동주최한 ‘제1회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 시 상식. 왼쪽 두 번째부터 부광진 서귀포 부시장, 하창환 합천군수, 최수명 총괄심사 위원, 이순선 인제군수, 황은선 안성시장, 박선우 농림축산식품부 지역개발과장.
가을걷이를 마친 농민들이 지난 11월 7일 경기 안성시 농협팜랜드에 모였다. 행복한 마을 만들기에 매진해 도별 예선을 거친 전국의 마을주민들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본선에 오른 각 마을 주민들은 자신의 마을을 더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해 마련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자랑했다. 한 마을 주민들은 행복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콘서트를 준비했다. 주민들이 각자 기획자·연출자·출연자가 돼 멋진 공연을 만들어냈다. 다른 마을 주민들은 직접 벽화를 그렸다. 동네 뒷산을 청정 산책로로 꾸며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또 다른 마을에서는 산 속 깊은 곳에 있는 자신의 마을을 그린 노래를 만들었다. 보릿고개 시절 물건을 팔기 위해 열두 고개를 넘었던 고생스러운 삶을 그린 노래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와 중앙일보가 공동주최한 ‘제1회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 본선에 등장한 마을들이다. 농식품부는 마을 만들기 우수 사례를 발굴·확산해 행복하고 활력 있는 마을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콘테스트를 기획했다. 이번 콘테스트는 주민들이 즐기고 화합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됐다. 이번 콘테스트를 위해 전국 각지 1500여명의 마을주민이 본선에 참석했다. 저마다 마을을 소개하고 동아리 공연을 펼치는 등 한껏 동네 자랑에 나섰다.

대회는 ‘함께 만들어요, 행복한 우리 마을’이란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전국 1891개 마을이 참여해 도별 예선을 거쳐 27개 마을과 9개 시·군이 본선 경연을 벌였다. 경연은 경관과 환경을 개선하는 ‘아름다운 마을’, 소득을 높이고 체험형 마을을 꾸미는 ‘잘사는 마을’, 문화와 복지가 잘 마련된 ‘살기 좋은 마을’, 좋은 마을을 만들 수 있도록 배경을 마련한 ‘시·군’ 부문 등 4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각 분야별로 금상과 은상 각 1개 마을, 동상은 2개 마을을 선정했다. 경관·환경 분야엔 충북 옥천군 안터마을, 소득·체험 분야엔 경기 양평군 여물리마을, 문화· 복지 분야엔 제주 서귀포시 가시리마을, 시·군 분야엔 경남 합천군이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자연생태계 복원으로 생태마을로 거듭나
옥천군 안터마을은 대청호 건설로 농토가 수몰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반딧불이 보호를 시작으로 한 자연생태계 복원으로 생태마을로 거듭났다. 이를 위해 주민이 직접 자연환경을 보전·관리하는 데 참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청호 건설 뒤 환경 규제가 강화되자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들이 안터마을에서 발견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이를 기회로 삼아 인공서식장과 생태체험학습장을 운영했다.

자연생태계가 복원되면서 마을 주민들은 제초제를 쓰지 않고 화학비료 사용을 가능한 줄였다. 주민들의 노력은 곧 효과를 나타냈다. 반딧불이에 이어 멸종 위기종인 맹꽁이가 발견됐다. 실개천에는 가재 수가 크게 늘었다. 안터마을이 ‘살기 좋은 마을’로 소문나 귀농·귀촌 인구가 늘자 마을이 젊어지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어린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냈다. 자연생태계 복원은 주민 소득으로 이어졌다.

양평군 여물리마을도 청정 환경을 적극 활용했다. 수도권에 인접한 지역적 특성을 활용해 로컬푸드사업을 펼쳤다. 또 캠핑장, 외국인 농가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많은 관광객을 마을로 끌어 모았다. 마을은 관광사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증대시켰다. 여물리마을에는 마을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깨끗한 냇물이 있다. 이 냇물로 여물리는 한강상수원 보호 2급 지역이다. 오·폐수를 배출하는 어떤 시설도 들어설 수 없어 마을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생산시설은 물론 상업시설도 만들 수 없었다. 하지만 개발을 가로 막던 걸림돌이 오히려 장점이 됐다. 여러 귀농·귀촌인들이 들어오면서 깨끗한 환경을 활용한 체험마을을 꾸미기 시작했다. 캠핑 체험, 농촌 체험, 농산물 판매 등을 하나로 엮은 프로그램으로 도시인들이 마을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영농법인을 설립해 국산콩·고추·뽕잎차·토종벌꿀 등 제철 농산물을 생산해 농촌을 찾은 도시인들에게 판매해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

제주 서귀포시 가시리마을은 수요자 중심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목 받았다. 2009년 이후 시작된 농촌마을 종합개발 사업과 신문화공간 조성 사업으로 많은 주민이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동아리 활동은 방문객을 위한 공연, 동아리 활동 발표회 등으로 이어져 마을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주민들의 문화역량이 다채로운 문화생활로 종합돼 마을 발전을 이뤄냈다.

공동체 문화가 형성되면서 경관도 크게 달라졌다.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유채꽃단지와 꽃 길 등이 만들어졌다. 유채꽃프라자, 농·축산 가공시설 등의 시설사업이 마련됐다. 맞춤형 교육, 홈페이지 구축, 다목적 광장 조성 등의 지역역량 강화사업도 확대됐다. 지역주민 33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된 가시리문화학교도 가시리문화공동체 발전에 큰 힘이 됐다. 가시리마을은 공동체를 기반으로 유채꽃축제를 비롯해 조랑말체험축제, 세계트레일런대회 등 각종 문화축제를 만들 계획이다.

경남 합천군은 2011년부터 대대적으로 제2의 새마을운동에 버금가는 사업을 펼쳐왔다. ‘행복 합천, 그린 희망마을 만들기’라는 사업으로 ‘마을이 변화하면 합천이 행복해집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합천군은 오는 2015년까지 5년 간 41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합천의 마을 개선 사업이 주목 받는 이유는 상향식 사업방식에 있다. 민선 5기 하창환(65) 군수는 그동안 흔하게 추진하던 하향식 행정 주도 지역개발 사업을 지양하고 주민 스스로가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상향식 주민자체운동을 내세웠다.

이런 역발상이 주민들의 관심을 끌었고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합천의 ‘그린 희망마을 만들기’는 주민공동체 복원 사업이다. 주민 스스로가 자신의 마을을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경제·경관·교육 등 분야에서 주민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합천군이 지역 여건이나 역량에 맞게 단계별로 지원하는 주민자치운동이다.
 주민 참여 높이기가 관건
그린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던 지난 2011년부터는 매년 10월 희망마을 축제도 열었다. 군민체육공원에서 마을별 특산물을 전시·판매하고 각 마을의 옛 사진을 전시하기도 했다. 마을 팔씨름 왕 선발대회 등도 열어 각 마을들이 하나로 이어지는 축제가 완성됐다. 합천군은 각종 이벤트, 마을별 특산물 판매와 마을별 맛자랑 음식 장터로 큰 호응을 얻었다.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수상한 마을은 정부포상과 상금 3000만원을 받았다. 시·군 분야 금상을 수상한 합천군엔 정부포상과 상금 1억원이 지급됐다. 본선에 참여한 모든 마을과 시·군에도 상장과 상금이 지급됐다. 총괄심사위원장을 맡은 최수명 전남대 교수는 “본선에서 보인 시·군 마을들의 성과 발표와 퍼포먼스가 매우 참신하면서도 충실했다”면서 “10여 분밖에 되지 않는 발표시간 안에 주민들이 보여준 열정과 생동감은 심사위원은 물론, 다른 마을 주민들에게도 큰 감동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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