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의 회사생활 - ‘여유·친구·꿈’ 사라진 무거운 발걸음
부장의 회사생활 - ‘여유·친구·꿈’ 사라진 무거운 발걸음

‘저녁이 있는 삶’은 남의 얘기

‘회사 생활 중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때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야근·주말출근 등 과도한 업무에 시달릴 때’라고 응답한 사람이 22명(11.64%)이나 됐다. 이 질문의 기타 의견 중에서도 ‘자신을 위한 시간이 부족할 때’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지 못할때’ 등 야근·휴일과 관련한 응답이 다수를 이뤘다. 한 응답자는 “요즘 들어 경기가 안 좋다고 하니 야근하는 사례가 더 잦아졌다”며 “연말연시 때처럼 일이 몰릴 때는 새벽 1시 퇴근, 아침 6시 출근도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특별한 일이 없어도 임원이 언제 찾을지 몰라 눈치 보느라 퇴근이 늦어지는 측면도 있다”고도 했다.
부장들이 이처럼 개인·가정 생활을 포기하고 회사 생활에 몰두하지만, 정작 직장 내에서는 많은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가끔 외롭다’고 답한 응답자는 86명(45.50%)이었고, ‘보통이다’ 67명(35.45%), ‘자주 외롭다’ 21명(11.11%), ‘매우 외롭다’ 2명(1.06%) 등 부장 대다수가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로움을 느낀 적이 없다’는 응답은 13명(6.88%)에 불과했다.
“외로움 깊어” 93%
‘부서원들과 회식은 얼마나 자주 하는가?’ 문항에는 ‘월 1회 이하’ 93명(49.21%), ‘월 2~3회’ 78명(41.27%) 등으로 90% 이상이 월 3회 이하에 그쳤다. 부하 직원들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 한다는 의견이 앞섰으나, 불만도 적지 않았다. ‘부서원들에 대한 업무 만족’에 대해 ‘대체로 만족’ 149명(78.84%), ‘매우 만족’ 13명(6.88%) 등 긍정적인 답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부서원들 중 (자신에게 권한이 있다면) 자르고 싶은 사람이 있나?’ 질문에서는 ‘있다’고 답한 사람이 66명(34.92%)이나 됐다. 한 응답자는 “부장이 되면 후배들에게는 입을 닫고 지갑을 열어야 하고, 상급자에게는 전화와 주말을 헌납해야 한다”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인간관계로 생기는 스트레스는 결국 사람으로 풀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곽금주 교수는 “외롭고 힘들 때 대화를 닫기 시작하면 자신만 더욱 다칠 수 있으니 뒷담화라도, 남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취미나 공부 등 인생의 큰 지도를 그리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장들은 강도 높은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자신의 미래는 불투명하게 봤다. ‘자신이 임원이 될 가능성은 몇 %로 보나?’라는 질문에 ‘10~50%’라고 응답한 부장이 93명(49.21%)로 다수를 이뤘고, ‘가능성 없다’고 답한 응답자도 19명(10.05%)이나 됐다. 임원 승진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점친 사람은 67명(35.45%), ‘100%’라고 답한 경우는 10명(5.29%)에 불과했다. ‘임원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에 대해선 ‘업무 성과’가 79명(41.80%)으로 가장 많았고, ‘리더십’ 57명(30.16%), ‘사내인맥’ 26명(13.76%), ‘운’ 13명(6.88%), ‘친화력’ 9명(4.76%) 순이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오너와의 관계’, ‘사내 평판’, ‘대내외 네트워크’ 등이 눈에 띄었다.
팍팍한 회사생활에도 부장들은 현재의 직분에는 대부분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무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대체로 만족’이 143명(75.66%)로 가장 많았고, ‘매우 만족’은 22명(11.64%)이었다. ‘대체로 불만족’ 23명(12.17%), ‘매우 불만족’ 1명(0.53%) 등 부정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나?’라는 질문에서는 ‘대체로 행복’이 160명(84.66%)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고, ‘매우 행복’도 13명(6.88%)이었다. 다만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나?’ 항목에서는 ‘가끔 생각한다’ 135명(71.43%), ‘자주 생각한다’ 19명(10.05%) 등으로 퇴사를 염두에 둔 사람이 많았다. ‘매일 생각한다’(2명, 1.06%)라는 응답도 소수 있었다.
‘회사생활 중 어떤 점이 개선되면 인생이 더 행복해 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업무가 더 원활하게 풀린다면’이 81명(42.86%)로 다수를 차지했고, ‘급여나 연봉이 오른다면’이 55명(29.10%)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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