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만 비트패킹컴퍼니 대표 - 억대 연봉 포기하고 음악 앱에 승부를 걸다
박수만 비트패킹컴퍼니 대표 - 억대 연봉 포기하고 음악 앱에 승부를 걸다
미투데이·밴드 개발자가 이번에는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를 내놓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주인공은 박수만 비트패킹컴퍼니 대표다. 얼마 전에는 120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아냈다. 미국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Meatpacking District)는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소로 꼽힌다. 도매 정육시장으로 유명했던 지역이지만, 지금은 첨단 유행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역으로 변신했다. 도매 정육점으로 사용됐던 벽돌 건물들은 음악이 흘러나오는 클럽과 갤러리, 카페 등으로 탈바꿈 했다. 미트패킹 디스트릭트는 낮보다 밤이 화려해 많은 젊은이들이 찾고 있다.
한국에서 창업을 준비하던 이도 이곳을 걷고 있었다. 미트패킹 디스트릭트를 돌아보면서 그는 자신이 창업할 스타트업의 이름을 정했다. “고기를 포장해주는 것처럼 음악을 원하는 이들에게 포장해주는 스타트업을 만들고 싶었다.” “회사의 이름이 무슨 뜻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박수만(46) 비트패킹컴퍼니(비트패킹) 대표의 답변이다.
미트패킹 디스트릭트는 한때 유명한 정육시장이었지만, 지금은 패션의 거리로 사랑받고 있다. 비트패킹은 음악파일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저장해서 음악을 들었던 이들에게 스트리밍 라디오라는 형식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의 유행을 새로운 트렌드로 변화시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미트패킹과 비트패킹의 공통점이다.
세계 음원시장은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실시간 재생)으로 급격하게 변했다. 미국의 판도라(Pandora)와 스포티파이(Spotify)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한국 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스웨덴에서 설립되어 2011년 미국에 진출한 스포티파이는 실제 서비스 이용회원이 2400만 명에 이른다. 2013년 아시아, 남미 등을 중심으로 세계 28개국으로 진출했고, 현재 기업가치는 40억 달러 (약 4조원)를 기록하고 있다. 2005년 7월 시작된 판도라의 경우 2013년 현재 기업가치가 57억 달러에 이른다. 실제 판도라를 사용하는 회원이 7300만 명(가입 회원은 2억5000만명)을 넘어섰다.
국제음반산업협회(International Federation of the Phonographic Industry·IFPI)는 2013년 디지털 음악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5.4%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운로드 음악 시장의 비중이 67%로 여전히 높았지만, 성장속도는 다운로드가 스트리밍을 따라가지 못했다. 다운로드 음악 시장의 총매출액은 전년대비 2.1% 감소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총매출액은 2013년 전년 대비 51%나 성장한 11억1000만 달러였다. 음악 시장은 스트리밍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한국은 멜론이나 벅스로 대표되는 다운로드 시장이 대세였다. 이런 한국 음악 시장에 변혁을 가져온 것이 바로 2014년 3월 서비스가 시작된 비트 앱(BEAT APP)이다. 박 대표가 운영하는 스타트업에서 내놓은 스트리밍 라디오 앱이다. 이 앱이 출시되기 전 한국에는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가 없었다. “저작권 문제 때문”이라고 박 대표는 지적했다. “한국에서 음악 서비스를 출시하는 게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비트패킹이 처음으로 스트리밍 시장을 열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비트 앱은 직관적이다. 노래 가사 외에는 화면에 텍스트가 거의 없다. 채널을 고르고, 클릭해서 음악을 듣기만 하면 된다. ‘BEAT TOP 40’ ‘HOT 200 가요’ ‘YG FAMILY 지누션’ 등 50개의 채널이 마련되어 있다. 취향에 맞게 장르별, 아티스트별로 선택하면 음악을 계속 들을 수 있다. ‘이근철의 굿모닝팝스’ ‘배철수의 음악캠프’ 등 KBS와 MBC 라디오 프로그램도 비트 앱에 채널로 포함되어 있다. 들었던 음악 중에서 좋다고 느끼는 것은 보관했다가 친구들과 함께 공유를 할 수 있다. 만일 듣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검색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무료’다. “노래 한 곡당 7.5원이 저작권으로 나간다. 이 비용은 광고비로 충당을 하고 있다.”
박 대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판도라의 경우 한 곡을 1000시간 틀었을 때 필요한 저작권 비용은 20달러(약 2만원)다. 한국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10만원이다. 10만원을 광고비로 충당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2014년 9월 삼성에서 내놓은 스트리밍 라디오 앱 밀크가 고전하는 이유도 저작권 문제 때문이다. “비트 앱과 같은 서비스가 왜 한국에 없었을까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사업성을 확신하기 어려워서일 것이다. 삼성전자도 이 때문에 흔들린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처캐피탈이 비트패킹을 주목하는 이유가 뭘까. 답은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해 3월 서비스 출시 이후 비트 앱은 수직상승했다. 비트 앱을 통해 음악을 듣는 청취자는 2014년 4월 6500명에 불과했지만, 같은 해 10월에는 66만명으로 늘어났다. 6개월 만에 청취자가 100배나 늘어난 것이다. 비트 앱을 통해 재생된 노래가 2014년 4월 87만곡이었지만, 10월에는 1억5000만 곡이나 됐다. 2014년 4월 넷째 주 누적가입자가 1만3000명에 불과했지만, 10월 넷째 주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비트패킹의 급격한 성장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13년 상반기 비트 앱 서비스가 시작되기도 전에 박 대표는 본엔젤스와 네이버, 캡스톤파트너스로부터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비트 앱이 출시되고 난 후 2014년 8월 알토스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YG넥스트가 30억원의 추가 투자가 이어졌다. YG넥스트는 YG엔터테인먼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박 대표는 기자와 인터뷰 중에 빅 뉴스를 내놓았다. “120억원의 투자가 곧 확정될 것”이란다. “비트 앱을 운영하려면 상당한 자본이 필요하다. 투자자들은 회원수를 늘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번에 120억원을 투자 받으면 회원 가입자 유치에 집중할 것이다. 올해 중반기까지 회원수를 500만명으로 늘리는 것이 급선무다. 이 후에 비트 앱의 또 다른 도약을 시작할 것이다.”
박 대표가 말한 또 다른 도약은 ‘글로벌 진출’을 말한다. 해외 진출을 위한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우선은 태국, 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 후에는 2차 글로벌 서비스, 3차 글로벌 서비스로 이어지게 된다. “총 40여 개국에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저작권 문제도 잘 해결되고 있다. KPOP과 비트 앱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세계를 공략할 것”이라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박수만 대표는 IT 업계에서는 유명한 인물이다. 바로 ‘미투데이’(me2day, 지금은 서비스가 중단됨)를 만든 개발자이기 때문이다. 2007년 서비스를 시작했던 미투데이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의 SNS 역할을 했던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였다. “1990년대 말에 유행했던 피시통신을 휴대폰에서 해볼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였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본 경험이 많다. 그의 전공은 컴퓨터공학이다. 석사과정을 마치고 병역특례자로 한국의 코스닥 1호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스템에 취업을 했다. 이후 병역특례로 일하면서 만났던 이들과 사진관리를 대신 해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월매출 1억원까지 찍어봤다”며 웃을 정도로, 운영은 잘된 편이었다. “하지만 미래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 그만하고 딴 것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취미처럼 한 것이 미투데이였다.”
2006년 5월 사람들과 사진을 함께 돌려보기 위해서 만든 서비스였다. 단문 메시지로 쓸 수 있었다. 미투데이에 자발적인 커뮤니티도 만들어졌다. “미투데이를 하면서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심심하면 번개를 치고, 그러면 또 사람들이 모이고. 아내가 하는 일 없이 사람들만 만나고 다닌다고 뭐라고 했었다.”
돈은 벌지 못했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 미투데이 열풍이 불었다. 2009년 네이버는 미투데이를 인수합병했고, 박 대표는 미투데이 센터장으로 취임했다. 2010년 3월 카카오톡 메신저가 출시된 이후 네이버의 위기감은 상당했다. 박 대표는 당시 미투데이 센터장으로서 카카오톡과 경쟁을 해야 하는 서비스를 출시해야만 했다. 그렇게 태어난 것이 네이버의 폐쇄형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밴드’였다. “카카오톡이 나오기 전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서비스만 강했다. 카카오톡까지 나오니까 네이버의 위기감이 상당했다. 나 역시 스트레스를 상당하게 받았다. 그런 고민 속에서 밴드가 나왔다.”
미투데이와 밴드의 성공적인 운영으로 박 대표는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 생활했다. “네이버에서 SNS를 대표하는 인사로 외부 활동도 많았다.” 미투데이를 만들었다가 ‘일 같은 일을 해라’라고 지청구를 날렸던 아내에게도 미투데이 센터장을 하면서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
하지만 얼마 후 “내 일을 하고 싶어졌다”는 이유로 그는 주저없이 사표를 던졌다. 억대 연봉을 포기하면서 그가 선택한 일은 음악이었다. 미투데이 센터장을 하면서 만났던 음악인들이 자산이었다. 2013년 4월 법인을 설립했다. 투자도 받았다. 2013년 12월 안드로이드를 통해 비트 앱을 출시했다. “망작이었다.(웃음) 당시 음원을 친구들과 공유하는 서비스였는데, 철저하게 외면받았다.”
첫 실패는 무척 썼다. 쉽게 말해 ‘멘붕’이었다. 매일 밤마다 집에서 영화를 보면서 넋을 놓고 있었다.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찾은 것이 2014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국제 소비자가 전 전시회, Consumer Electronics Show)였다. 호텔방에서 판도라와 스포티파이를 이용하면서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의 가능성을 느꼈다.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당시 판도라도 실적이 안좋았다. 어떻게 수익성을 만드는가를 고민했다. 답은 사용자들이 음악을 듣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2014년 3월 새로운 비트 앱을 애플 앱스토에 출시했다. 반응은 상상 이상으로 좋았다. ‘무료’ 카드를 내걸고 사용자를 끌어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비트 앱의 전성시대가 시작됐다. “돈을 내고 음원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600만명 정도 된다. 비트 앱은 그들을 제외한 3000만명의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비용 부담없이 음악 서비스를 즐길 수 있어야 1000만 음악앱이 탄생할 수 있다.”비트패킹을 추천한 이유! : 해외에서 온라인 스트리밍이 대세다. 한국은 의외로 변화가 더디다. 그러던 참에 이 분야에서 비트패킹의 약진이 눈부시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스타트업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한다.
- 글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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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창업을 준비하던 이도 이곳을 걷고 있었다. 미트패킹 디스트릭트를 돌아보면서 그는 자신이 창업할 스타트업의 이름을 정했다. “고기를 포장해주는 것처럼 음악을 원하는 이들에게 포장해주는 스타트업을 만들고 싶었다.” “회사의 이름이 무슨 뜻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박수만(46) 비트패킹컴퍼니(비트패킹) 대표의 답변이다.
미트패킹 디스트릭트는 한때 유명한 정육시장이었지만, 지금은 패션의 거리로 사랑받고 있다. 비트패킹은 음악파일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저장해서 음악을 들었던 이들에게 스트리밍 라디오라는 형식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의 유행을 새로운 트렌드로 변화시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미트패킹과 비트패킹의 공통점이다.
세계 음원시장은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실시간 재생)으로 급격하게 변했다. 미국의 판도라(Pandora)와 스포티파이(Spotify)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한국 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스웨덴에서 설립되어 2011년 미국에 진출한 스포티파이는 실제 서비스 이용회원이 2400만 명에 이른다. 2013년 아시아, 남미 등을 중심으로 세계 28개국으로 진출했고, 현재 기업가치는 40억 달러 (약 4조원)를 기록하고 있다. 2005년 7월 시작된 판도라의 경우 2013년 현재 기업가치가 57억 달러에 이른다. 실제 판도라를 사용하는 회원이 7300만 명(가입 회원은 2억5000만명)을 넘어섰다.
국제음반산업협회(International Federation of the Phonographic Industry·IFPI)는 2013년 디지털 음악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5.4%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운로드 음악 시장의 비중이 67%로 여전히 높았지만, 성장속도는 다운로드가 스트리밍을 따라가지 못했다. 다운로드 음악 시장의 총매출액은 전년대비 2.1% 감소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총매출액은 2013년 전년 대비 51%나 성장한 11억1000만 달러였다. 음악 시장은 스트리밍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한국은 멜론이나 벅스로 대표되는 다운로드 시장이 대세였다. 이런 한국 음악 시장에 변혁을 가져온 것이 바로 2014년 3월 서비스가 시작된 비트 앱(BEAT APP)이다. 박 대표가 운영하는 스타트업에서 내놓은 스트리밍 라디오 앱이다. 이 앱이 출시되기 전 한국에는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가 없었다. “저작권 문제 때문”이라고 박 대표는 지적했다. “한국에서 음악 서비스를 출시하는 게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비트패킹이 처음으로 스트리밍 시장을 열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비트 앱은 직관적이다. 노래 가사 외에는 화면에 텍스트가 거의 없다. 채널을 고르고, 클릭해서 음악을 듣기만 하면 된다. ‘BEAT TOP 40’ ‘HOT 200 가요’ ‘YG FAMILY 지누션’ 등 50개의 채널이 마련되어 있다. 취향에 맞게 장르별, 아티스트별로 선택하면 음악을 계속 들을 수 있다.
무료 카드 내세워 청취자 모은 비트 앱
박 대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판도라의 경우 한 곡을 1000시간 틀었을 때 필요한 저작권 비용은 20달러(약 2만원)다. 한국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10만원이다. 10만원을 광고비로 충당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2014년 9월 삼성에서 내놓은 스트리밍 라디오 앱 밀크가 고전하는 이유도 저작권 문제 때문이다. “비트 앱과 같은 서비스가 왜 한국에 없었을까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사업성을 확신하기 어려워서일 것이다. 삼성전자도 이 때문에 흔들린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처캐피탈이 비트패킹을 주목하는 이유가 뭘까. 답은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해 3월 서비스 출시 이후 비트 앱은 수직상승했다. 비트 앱을 통해 음악을 듣는 청취자는 2014년 4월 6500명에 불과했지만, 같은 해 10월에는 66만명으로 늘어났다. 6개월 만에 청취자가 100배나 늘어난 것이다. 비트 앱을 통해 재생된 노래가 2014년 4월 87만곡이었지만, 10월에는 1억5000만 곡이나 됐다. 2014년 4월 넷째 주 누적가입자가 1만3000명에 불과했지만, 10월 넷째 주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비트패킹의 급격한 성장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13년 상반기 비트 앱 서비스가 시작되기도 전에 박 대표는 본엔젤스와 네이버, 캡스톤파트너스로부터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비트 앱이 출시되고 난 후 2014년 8월 알토스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YG넥스트가 30억원의 추가 투자가 이어졌다. YG넥스트는 YG엔터테인먼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박 대표는 기자와 인터뷰 중에 빅 뉴스를 내놓았다. “120억원의 투자가 곧 확정될 것”이란다. “비트 앱을 운영하려면 상당한 자본이 필요하다. 투자자들은 회원수를 늘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번에 120억원을 투자 받으면 회원 가입자 유치에 집중할 것이다. 올해 중반기까지 회원수를 500만명으로 늘리는 것이 급선무다. 이 후에 비트 앱의 또 다른 도약을 시작할 것이다.”
박 대표가 말한 또 다른 도약은 ‘글로벌 진출’을 말한다. 해외 진출을 위한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우선은 태국, 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 후에는 2차 글로벌 서비스, 3차 글로벌 서비스로 이어지게 된다. “총 40여 개국에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저작권 문제도 잘 해결되고 있다. KPOP과 비트 앱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세계를 공략할 것”이라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미투데이와 밴드로 대히트
박 대표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본 경험이 많다. 그의 전공은 컴퓨터공학이다. 석사과정을 마치고 병역특례자로 한국의 코스닥 1호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스템에 취업을 했다. 이후 병역특례로 일하면서 만났던 이들과 사진관리를 대신 해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월매출 1억원까지 찍어봤다”며 웃을 정도로, 운영은 잘된 편이었다. “하지만 미래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 그만하고 딴 것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취미처럼 한 것이 미투데이였다.”
2006년 5월 사람들과 사진을 함께 돌려보기 위해서 만든 서비스였다. 단문 메시지로 쓸 수 있었다. 미투데이에 자발적인 커뮤니티도 만들어졌다. “미투데이를 하면서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심심하면 번개를 치고, 그러면 또 사람들이 모이고. 아내가 하는 일 없이 사람들만 만나고 다닌다고 뭐라고 했었다.”
돈은 벌지 못했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 미투데이 열풍이 불었다. 2009년 네이버는 미투데이를 인수합병했고, 박 대표는 미투데이 센터장으로 취임했다. 2010년 3월 카카오톡 메신저가 출시된 이후 네이버의 위기감은 상당했다. 박 대표는 당시 미투데이 센터장으로서 카카오톡과 경쟁을 해야 하는 서비스를 출시해야만 했다. 그렇게 태어난 것이 네이버의 폐쇄형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밴드’였다. “카카오톡이 나오기 전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서비스만 강했다. 카카오톡까지 나오니까 네이버의 위기감이 상당했다. 나 역시 스트레스를 상당하게 받았다. 그런 고민 속에서 밴드가 나왔다.”
미투데이와 밴드의 성공적인 운영으로 박 대표는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 생활했다. “네이버에서 SNS를 대표하는 인사로 외부 활동도 많았다.” 미투데이를 만들었다가 ‘일 같은 일을 해라’라고 지청구를 날렸던 아내에게도 미투데이 센터장을 하면서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
하지만 얼마 후 “내 일을 하고 싶어졌다”는 이유로 그는 주저없이 사표를 던졌다. 억대 연봉을 포기하면서 그가 선택한 일은 음악이었다. 미투데이 센터장을 하면서 만났던 음악인들이 자산이었다. 2013년 4월 법인을 설립했다. 투자도 받았다. 2013년 12월 안드로이드를 통해 비트 앱을 출시했다. “망작이었다.(웃음) 당시 음원을 친구들과 공유하는 서비스였는데, 철저하게 외면받았다.”
첫 실패는 무척 썼다. 쉽게 말해 ‘멘붕’이었다. 매일 밤마다 집에서 영화를 보면서 넋을 놓고 있었다.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찾은 것이 2014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국제 소비자가 전 전시회, Consumer Electronics Show)였다. 호텔방에서 판도라와 스포티파이를 이용하면서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의 가능성을 느꼈다.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당시 판도라도 실적이 안좋았다. 어떻게 수익성을 만드는가를 고민했다. 답은 사용자들이 음악을 듣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2014년 3월 새로운 비트 앱을 애플 앱스토에 출시했다. 반응은 상상 이상으로 좋았다. ‘무료’ 카드를 내걸고 사용자를 끌어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비트 앱의 전성시대가 시작됐다. “돈을 내고 음원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600만명 정도 된다. 비트 앱은 그들을 제외한 3000만명의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비용 부담없이 음악 서비스를 즐길 수 있어야 1000만 음악앱이 탄생할 수 있다.”비트패킹을 추천한 이유! : 해외에서 온라인 스트리밍이 대세다. 한국은 의외로 변화가 더디다. 그러던 참에 이 분야에서 비트패킹의 약진이 눈부시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스타트업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한다.
- 글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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