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대화 | [心스틸러] 펴낸 이현종 HS애드 대표 CD - 세대 달라도 마음의 본질 똑같다
저자와의 대화 | [心스틸러] 펴낸 이현종 HS애드 대표 CD - 세대 달라도 마음의 본질 똑같다
‘내 맘 같지 않네~.’ KBS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에 등장하는 대사다. 살다 보면 진짜 그렇다. 수많은 사람과 만나고 대화하며 살아가지만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의도치 않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서로에 대한 오해로 미움을 사는 일이 다반사다. 저 사람 마음 속에는 뭐가 들었는지 궁금하다. 고민 중에 만난 책이 있다. [心스틸러]라는 책으로 부제는 ‘마침내 마음을 여는 열쇠를 얻다’다. 이현종 HS애드 대표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그동안 수많은 광고를 만들며 겪었던 경험과 고민을 고스란히 담았다. 저자는 수많은 광고를 통해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독특한 아이스크림 이름을 붙여 화제가 됐던 베스킨라빈스의 ‘엄마는 외계인’ 시리즈, 샴푸를 화장품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엘라스틴 했어요’, 고전 명화를 동원해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던 LG전자의 광고가 그의 작품이다.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 ‘대한민국 광고상’ 등을 수 차례 수상한,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광고쟁이다. 그가 생각하는 마음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물었다.
“사랑·감동·분노 같은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에 집중해야 합니다. 인간이 느끼는 근원적인 감정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나이별로 나누고 지역별로 나누고, 스마트폰이나 SNS 사용 여부로 나눠버리는 오류를 범해요. ‘이런 사람들은 이렇게 해야 감동받고, 저런 사람들은 저런 걸 싫어해’라고 판단해 버리는 거죠. 그렇게 나눠서 접근하면 뻔한 결과물만 나와요. 누군가 나를 위해주면 감동받고, 좋아하게 마련입니다. 기본 바탕에 이것을 깔고 나머지 그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적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데, 요즘은 그 순서가 완전히 바뀌어 버린 것 같아요.”
그는 스마트 생활에 익숙하지 않다. 흔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도하지 않는다. 누구보다 트렌드에 민감해야 할 것 같은 광고 전문가가 IT 기기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은 다소 의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항상 사람 마음의 근원을 고민한다”는 대답을 들으니 이해가 됐다. 광고는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는 일이 아니다. 본질적 고민의 답을 좋은 그릇에 담는 일은 동료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물론 사람의 본질을 읽는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본질을 건드려 제품을 사게 만드는 일은 더욱 어렵다. 그는 이 일을 ‘창의성과 상식이 균형을 맞추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누구나 광고를 생각하면 ‘창의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중에게 어필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식’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 광고는 보편적 감정이나 생각을 담으면서도, 기발하고 흥미로워야 한다. 그래서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은 어렵다.
사자성어로는 성동격서(聲東擊西)다.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을 친다는 의미다. 흥미롭고 참신한 재미를 주거나 아름다운 감동을 줘 마음의 벽을 무너뜨린다(성동). 그리고 본디 뜻한 바를 이룬다(격서). “억지로 사람 마음을 열겠다고 문을 두드리면 상대방은 본능적으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적당히 긴장을 풀며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동을 하는 최종 목표가 격서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가끔 광고 중에 너무 재미있고 기발한데, 광고만 화제가 되고 해당 제품이나 브랜드는 잊혀지는 경우가 있어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여기서 갈린다고 봐요.”
사람 마음의 문을 여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을까? 광고계에 몸담고 있다 보니 매일을 아이디어와 전쟁을 치른다. 매일 새로운 기획을 마련해야 하고, 연인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해야 하는 현대인들 역시 아이디어와 힘겨운 싸움을 치른다. 그는 “일상에 작은 사인(sign)을 놓치지 말라”고 말했다. 사과가 떨어지는 사인을 보고 중력의 원리를 이해한 뉴튼, 목욕물이 넘치는 사인을 보고 밀도를 발견한 아르키메데스를 예로 들었다. “작은 사인을 발견하는 본인만의 특별한 비법이 있나?”라는 우문(愚問)에 “그건 말 그대로 나에게만 해당하는 비법인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까요?”라며 현답(賢答)을 건넨다. “비법은 없어요. 중요한 것은 ‘몰입’입니다. 무언가에 강하게 몰입하면 스르르 답이 떠오릅니다. 뉴튼도 중력에 몰입해 있으니 사과가 떨어지는 작은 사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봐요.”
그의 독특한 사고의 과정을 담은 책이 [心스틸러]다. 요즘 이 CD는 고민에 빠졌다. “막상 책이 나왔는데 어떻게 홍보를 하고 팔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수십 년을 다른 사람이 만든 물건을 어떻게 하면 잘 팔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정작 자신이 만든 결과물은 홍보하기가 쉽지 않다. 제목과 부제를 다는 일부터 꽤 오랜 시간을 고민했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는 속담은 이래서 나온 것 같다”며 되레 기자에게 ‘책의 어떤 점이 좋았는지’를 물었다. 기자가 답했다. “책이 누군가를 쉽게 설득하는 방법은 알려주지 않았지만 마음의 근원에 한발 다가가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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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감동·분노 같은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에 집중해야 합니다. 인간이 느끼는 근원적인 감정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나이별로 나누고 지역별로 나누고, 스마트폰이나 SNS 사용 여부로 나눠버리는 오류를 범해요. ‘이런 사람들은 이렇게 해야 감동받고, 저런 사람들은 저런 걸 싫어해’라고 판단해 버리는 거죠. 그렇게 나눠서 접근하면 뻔한 결과물만 나와요. 누군가 나를 위해주면 감동받고, 좋아하게 마련입니다. 기본 바탕에 이것을 깔고 나머지 그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적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데, 요즘은 그 순서가 완전히 바뀌어 버린 것 같아요.”
그는 스마트 생활에 익숙하지 않다. 흔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도하지 않는다. 누구보다 트렌드에 민감해야 할 것 같은 광고 전문가가 IT 기기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은 다소 의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항상 사람 마음의 근원을 고민한다”는 대답을 들으니 이해가 됐다. 광고는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는 일이 아니다. 본질적 고민의 답을 좋은 그릇에 담는 일은 동료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물론 사람의 본질을 읽는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본질을 건드려 제품을 사게 만드는 일은 더욱 어렵다. 그는 이 일을 ‘창의성과 상식이 균형을 맞추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누구나 광고를 생각하면 ‘창의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중에게 어필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식’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 광고는 보편적 감정이나 생각을 담으면서도, 기발하고 흥미로워야 한다. 그래서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은 어렵다.
사자성어로는 성동격서(聲東擊西)다.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을 친다는 의미다. 흥미롭고 참신한 재미를 주거나 아름다운 감동을 줘 마음의 벽을 무너뜨린다(성동). 그리고 본디 뜻한 바를 이룬다(격서). “억지로 사람 마음을 열겠다고 문을 두드리면 상대방은 본능적으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적당히 긴장을 풀며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동을 하는 최종 목표가 격서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가끔 광고 중에 너무 재미있고 기발한데, 광고만 화제가 되고 해당 제품이나 브랜드는 잊혀지는 경우가 있어요.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여기서 갈린다고 봐요.”
사람 마음의 문을 여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을까? 광고계에 몸담고 있다 보니 매일을 아이디어와 전쟁을 치른다. 매일 새로운 기획을 마련해야 하고, 연인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해야 하는 현대인들 역시 아이디어와 힘겨운 싸움을 치른다. 그는 “일상에 작은 사인(sign)을 놓치지 말라”고 말했다. 사과가 떨어지는 사인을 보고 중력의 원리를 이해한 뉴튼, 목욕물이 넘치는 사인을 보고 밀도를 발견한 아르키메데스를 예로 들었다. “작은 사인을 발견하는 본인만의 특별한 비법이 있나?”라는 우문(愚問)에 “그건 말 그대로 나에게만 해당하는 비법인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까요?”라며 현답(賢答)을 건넨다. “비법은 없어요. 중요한 것은 ‘몰입’입니다. 무언가에 강하게 몰입하면 스르르 답이 떠오릅니다. 뉴튼도 중력에 몰입해 있으니 사과가 떨어지는 작은 사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봐요.”
그의 독특한 사고의 과정을 담은 책이 [心스틸러]다. 요즘 이 CD는 고민에 빠졌다. “막상 책이 나왔는데 어떻게 홍보를 하고 팔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수십 년을 다른 사람이 만든 물건을 어떻게 하면 잘 팔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정작 자신이 만든 결과물은 홍보하기가 쉽지 않다. 제목과 부제를 다는 일부터 꽤 오랜 시간을 고민했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는 속담은 이래서 나온 것 같다”며 되레 기자에게 ‘책의 어떤 점이 좋았는지’를 물었다. 기자가 답했다. “책이 누군가를 쉽게 설득하는 방법은 알려주지 않았지만 마음의 근원에 한발 다가가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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