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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갚는 학자금 부채

평생 갚는 학자금 부채

SOURCE: ROLLING JUBILEE ILLUSTRATION BY DIEGO PATIÑO
학자금 채무가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 2014년 기준으로 4000만명의 미국인이 총 1조2000억 달러의 학자금 대출 채무를 안고 있다. 대학 졸업 후 미취업자나 저임직을 전전하는 사람들은 종종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학자금 융자는 파산하더라도 탕감이 불가능하다. 이들 채무자 중 일부가 최근 횡재를 했다. 경제 운동가 단체 롤링 주빌리가 최근 1340만 달러 상당의 학자금 채권을 단돈 1달러에 인수했다. 그래서 전 에버레스트 칼리지 재학생 9438명이 받은 개인 융자금을 탕감해줬다.

미국 각지에 캠퍼스를 둔 에버레스트 칼리지는 코린티안 칼리지스의 자회사다. 연방 소비자금융보호국이 최근 이 영리대학 체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허위’ 취업통계로 학생을 유인해 약탈적인 고금리 대출을 떠안겼다는 주장이다.

롤링 주빌리가 한 익명의 브로커로부터 그 채권을 1달러에 인수했다. 브로커가 추심을 계속하기에는 너무 ‘양심의 가책’을 느껴 채권을 포기했다고 롤링 주빌리 운동가 애스트라 테일러는 전한다. 브로커가 융자금을 얼마나 상환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코린티안 칼리지스는 자신들이 제공하는 교육의 질이 떨어지거나 부적절한 대출을 한 일은 없다고 주장한다. “우리 교육 프로그램의 질이 높다고 확신하며 학생들을 대표해 교육의 결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조 힉슨 대변인이 말했다.

롤링 주빌리는 예전에도 비슷하게 채권을 인수한 적이 있다. 2012년 의료비 채권 1470만 달러를 30만 달러 남짓한 금액에 인수해 탕감했다. 지난해에는 전 에버레스트 재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채무 390만 달러를 10여만 달러에 인수해 면제해 줬다. 그때마다 채권 유통시장을 통해 브로커들로부터 거액의 채권을 헐값에 인수했다. 대부업체들은 대출금이 오래 상환되지 않을 경우 손실을 감수하고 그 계정을 대폭 할인한 가격에 채권 브로커에게 팔아 넘긴다. 어떤 법인이든 이 ‘부실채권’을 인수할 수 있다.

롤링 주빌리는 비영리 비과세 기업으로 등록해 채권을 인수했다. 채권에는 원 대출자의 이름이 붙어 있지만 나머지는 익명으로 처리된다. 따라서 개별 채무자의 신원은 인수할 때까지 알려지지 않는다.

롤링 주빌리 측은 자신들의 채권인수로 미국이 부채위기에서 벗어 나리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사람들에게 ‘조건 없는 선물’이라고 적힌 편지를 보내는 건 기분 좋은 일”이라고 테일러는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증상을 완화할 뿐 병의 치료법은 아니라는 사실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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