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부 능선 넘은 이재용의 삼성 시대] 통합 삼성물산은 ‘1석 4조’의 묘수
[8부 능선 넘은 이재용의 삼성 시대] 통합 삼성물산은 ‘1석 4조’의 묘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할 겁니다.”
지난해 연말 한 송년회 자리에서 재계 관계자는 이렇게 단언했다. “3세 계열 분리에 가장 유리한 구도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는 시나리오”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지엽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승계 시나리오만 보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합병한다”고 봤다.
당시엔 반신반의했던 예상은 현실로 이뤄졌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5월 26일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이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인 1:0.3500885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이다. 제일모직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교부한다. 두 회사는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9월 1일자로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이미 수차례 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벌여왔다. 그럼에도 이번 통합은 기존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간 삼성그룹이 진행했던 합병·매각·지분정리 등이 사전 정지작업 수준이었다면, 이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핵심 계열사를 하나로 묶였다는 데서 무게감의 차이가 있다. 삼성그룹이 전격 합병을 단행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순환출자 부담을 덜면서도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사실 순환출자는 삼성그룹의 아킬레스건이다. 그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일가는 ‘삼성전자 딜레마’에 빠져있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 크는 과정에서 그룹 전체를 키울 수 있었지만, 동시에 몸값이 워낙 높아지다보니 지분을 안정적으로 보유하기 어려웠다. 단순 계산으로 1억7950만주나 되는 삼성전자 주식을 5월 26일 종가 기준 136만2000원에 구입하려면 무려 245조원이란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 지분율을 1%만 높이려고 해도 2조4500억원이 필요하다. 삼성전자 지분율은 이건희 회장이 3.38%, 이재용 부회장이 0.57%에 불과하다.
때문에 이건희 회장 일가는 고육지책으로 순환출자를 선택해야 했다. 삼성그룹은 2013년 말까지만 해도 제일모직(당시 삼성에버랜드)을 정점으로 총 30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해 지배력을 유지했다. 경제개혁연대 등이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쥐꼬리 지분’으로 황제 경영을 한다”고 종종 비판했던 이유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와 시민단체의 압박이 거세지자 점차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며 지배구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지배구조를 보면 순환출자 고리를 14개로 줄였다(2014년 상반기 기준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 그래픽 참조). 그런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면 순환출자 고리는 더욱 단순화된다(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이후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 그래픽 참조). 게다가 삼성화재의 통합 삼성물산 지분,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삼성SDI의 통합 삼성물산 지분만 정리하면 ‘지분율 1% 이상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수 있다.
이건희 회장 일가 입장에서는 순환출자 해소 자체보다 중요한 것이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지배력을 잃는다면 몇몇 기업이 통째로 넘어갈 수 있다. 여기서도 관건은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삼성전자 지분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이런 관점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은 ‘신의 한 수’였다. 일단 삼성물산이 보유 중이던 삼성전자 주식 4.1%는 합병 후에도 삼성물산이 그대로 쥐고 있다. 또한 제일모직이 삼성생명 지분(19.3%)을 보유 중인데,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7.2%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 자사주가 12.2%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지분율이다. 게다가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별도로 삼성생명 지분을 각각 20.76%와 0.1% 보유 중이다. 따라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면 오너 일가는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만 보유해도 직·간접적으로 삼성전자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둘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은 3세 승계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면 가장 지배력이 공고해지는 사람이 바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이 없다. 하지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면 이 부회장이 보유한 제일모직 지분(3136만9500주) 23.23%가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 16.5%로 전환된다. 이 부회장은 단숨에 그룹 지주회사격인 통합법인의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이재용→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기타 계열사’로 연결되는 새로운 지배구조의 뼈대가 완성된 셈이다.
물론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이 약간 낮아지긴 한다. 그렇다고 최대주주 지위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은 이건희 회장이 2.9%, 이부진 호텔신라·제일모직 사장이 5.5%,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사장이 5.5%를 별도로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삼성화재·삼성SDI가 보유한 지분과, 통합 삼성물산의 자사주(12.7%)까지 고려하면, 두 회사 합병은 3세 승계와 안정적인 지배력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안이다.
이뿐 아니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오너 3세는 추가 자금 부담을 덜었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 등 삼남매가 원칙대로 상속받으려면 당장 무려 6조원이 넘는 상속세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이를 납부하고 지분을 상속받아 지주사를 설립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됐다. 하지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통해 합병 후 법인이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면, 굳이 별도 지주사를 설립할 필요가 없다.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는 통합 삼성물산을 장악하면 당장 지주사를 설립할 필요 없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셋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제일모직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衣-食-住-休+바이오’를 영위하는 글로벌 초일류 라이프스타일 창조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합병했다. 제일모직은 삼성물산의 해외 경쟁력을 활용하고, 성장이 정체된 삼성물산은 제일모직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삼성그룹이 밝힌 대로 이런 이유가 합병의 주된 목적이라고 받아들이는 전문가는 드물다. 오히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야의 사업을 죄다 한 회사에 때려 박아놨다”는 게 익명을 요구한 증권 업계 관계자의 표현이다. 여하튼 기업설명회 자료는 2020년까지 통합 삼성물산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두 회사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했지만, 합병 절차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적정한지 여부가 논란이 될 수 있다. 두 회사의 합병비율은 1대 0.35로, 소멸사인 삼성물산 주주 입장에서는 1주당 제일모직 주식 0.35주를 교부받는다. 두 회사는 모두 상장회사이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에 따라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산정한 뒤, 이에 따른 합병비율을 계산했다. 5월 25일 기준 제일모직 합병가액은 15만9294원이며, 삼성물산은 5만5767원이다. 이에 따라 1대 0.3500885라는 합병비율이 나왔다.
하지만 두 회사의 기업가치를 보면 이 비율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큰 불만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게 경제개혁연대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제일모직의 자산 규모는 9조5114억원으로, 피합병법인인 삼성물산의 같은 기간 자산(29조5058억원)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매출을 봐도 제일모직(5조1296억원)이 삼성물산(28조4455억원)보다 훨씬 적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현재 제일모직 주가는 과대평가된 반면, 삼성물산 주가는 과소평가됐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주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올 들어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와 달리 삼성물산은 건설 경기가 부진한데다, 아파트 사업 수주도 소극적이라는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며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현재 삼성물산 주가는 2010년 하반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합병가액 기준으로 제일모직의 주가순자산가치(PBR)는 4.5배로 주가가 고평가된 상황인데 비해, 삼성물산의 PBR은 0.6배로 저평가됐다”며 그런데 합병비율이 1대0.35라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합병 후 삼성물산(제일모직)이 지나친 고평가로 주가가 하락하면 주주들 입장에서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합병 비율만큼 주식수만 잃게 되는 상황인데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한결같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 주주들은 합병비율이 박하다고 생각할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된 주식의 합계가 1조500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합병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와 관계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약 20% 수준. 나머지 80%의 주주들을 설득해야 한다. 참고로 지난 1분기 기준 최대주주는 삼성물산 지분의 13.1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최근 합병이 무산된 삼성중공업(5.91%)과 삼성엔지니어링(6.59%)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 완료된 이후 행보도 관심거리다. 크게 다섯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첫째, 삼성SDS와 삼성전자의 합병 시나리오다. 이 역시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와 긴밀한 관련이 있는 시나리오다.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선택한 배경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삼성전자 지배력 확보’라는 목적이 존재했다. 삼성SDS와 삼성전자 합병설이 나오는 것도 역시 같은 배경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삼성SDS 지분을 11.25%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합병하면 이 부회장의 지분은 삼성전자 지분 1.8%로 전환된다. 그만큼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나한익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을 통해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너 일가의 삼성SDS 지분 매각설도 나온다. 어차피 이건희 회장 보유 지분을 매입할 때 드는 상속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그룹 지배력은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분은 상속받을 때 떳떳하게 상속세를 내고 삼성SDS 주식을 매각하거나 물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삼성전자 지분 1.8%가량을 높이더라도 전체적인 경영권 차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며 합병설보다는 주식 매각설을 지지했다.
둘째, 지난해 무산된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재추진 시나리오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사업영역이 상당수 겹치는 양사 합병을 추진했지만, 주주들이 반대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국민연금도 주주총회에서는 기권했지만 당시 합병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최근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의 합병은 당분간 없다”고 밝혔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추진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셋째, 삼성전자 주주 구성 변화 시나리오다. 통합 삼성물산 출범 이후 삼성전자의 주요 주주는 삼성생명(7.2%), 통합 삼성물산(4.1%), 이건희 회장(3.38%)이다. 물론 아직 삼성생명을 경유해 삼성전자를 지배할지, 통합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할지 구체적 그림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결국 통합 삼성물산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조가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때문이다. 이 법률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비금융회사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법적으로는 삼성생명도 삼성전자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다. 다만, 삼성생명이 금산법 개정 이전에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했다는 점을 고려해 삼생생명은 예외적으로 삼성전자 지분 7.2%를 보유한 상황이다. 만약 향후 금산법 관련 내용이 추가로 개정될 경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리스크를 감안하면 삼성전자 지배구조가 통합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
넷째, 순환출자 고리의 완전 해소 시나리오다. 이재용 부회장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가 현실화하더라도 삼성그룹은 두 가지 순환출자 고리가 남는다. 우선 삼성SDI는 삼성물산 지분 4.8%를 보유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재용→통합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다시 삼성물산으로 이어진다(순환출자)는 말이다(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이후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 그래픽 참조).
이로 인해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이 정리되는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통합 삼성물산이 보유한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이 어떻게 활용될지가 관심사다.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7.8%), 삼성정밀화학(5.6%), 제일기획(12.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삼성 SDI도 같은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SDI는 삼성엔지니어링(13.1%)과 삼성정밀화학(14.7%) 지분을 갖고 있다. 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 하려면 통합 삼성물산이 삼성 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때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삼성정밀화학 지분을 삼성SDI에 넘기면 지분 매입 비용을 확보할 수 있다.
또 다른 순환출자 고리는 삼성화재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지분이다. 삼성화재는 현재 삼성물산 지분 4.8%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은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하면 통합법인 지분 1.48%로 전환된다. 다시 말해 이재용→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다시 삼성물산으로 이어진다는 말이다(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이후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 그래픽 참조).
결국 삼성화재가 보유한 지분도 해결해야 한다. 이 지분은 오너 일가가 직접 매집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화재 지분 0.09%를 보유 중이다. 삼성화재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지분(1.48%)을 이재용 부회장이 사들이면 그룹 지배 구조는 더욱 공고해진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2.9%)·삼성생명(20.76%)·삼성전자(3.38%) 지분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이밖에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 1.3%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이재용→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SDI→통합 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한다. 다만, 언급한 것처럼 삼성SDI가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을 처리하면 이 순환출자 고리도 같이 해소된다. 다섯째, ‘삼성물산의 재분할 및 삼성생명의 호텔신라 지분 처분’ 시나리오다. 이를 이해하려면 ‘오너 3세 계열분리’라는 큰 그림부터 파악해야 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이 있기 전까지 삼성그룹의 전자·금융 계열사는 이재용 부회장이, 호텔·상사 계열사는 이부진 사장이, 패션·광고 계열사는 이서현 사장이 가져간다는 말이 돌았다. 그런데 최근 다수의 지배구조 재편으로 이런 전망은 빗나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 결국 통합 삼성물산에 ‘헤쳐모여’를 했다가, 합병이 끝나면 통합 삼성물산이 다시 삼성물산, 삼성신라소그룹, 삼성제일소그룹 등 3개로 분할한다는 시나리오다.
실제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진행되는 구도를 보면 이런 전망도 무리는 아니다. 통합 삼성물산이라는 우산 아래 이부진·이서현 사장이 분가할 것으로 거론되던 사업이 대부분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번 합병으로 통합 법인에는 제일모직 패션부분,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 리조트 부문,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한 법인 산하에 들어왔다. 이서현 사장 몫으로 거론되는 제일기획 지분도 통합 삼성물산이 12.6%를 직접 보유한다. 여기에 삼생생명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호텔신라 지분 8%만 이부진 사장에게 넘긴다면, 이부진 사장 몫으로 거론되는 호텔신라도 계열분리가 용이해진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20.76%)을 이부진 사장이 일정 부분 승계한다면 비용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해체모여’ 작업이 끝나면, 신라소그룹은 삼성물산 지분 5.5%를 보유한 이부진 사장이, 제일소그룹은 삼성물산 지분 5.5% 보유한 이서현 사장이 최대주주가 되는 식으로 계열분리가 이뤄질 수 있다. 결국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일련의 변화가 모두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이서현 사장의 계열분리를 용이하게 하는 구도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시나리오에 대해 지난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설을 거론했던 재계 관계자는 “이번에도 역시 승계 시나리오가 핵심”이라며 “9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한 뒤 통합 삼성물산에서 오너 3세가 실질적으로 맡을 역할을 자세히 보면 3세 계열분리의 향방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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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한 송년회 자리에서 재계 관계자는 이렇게 단언했다. “3세 계열 분리에 가장 유리한 구도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는 시나리오”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지엽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승계 시나리오만 보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합병한다”고 봤다.
당시엔 반신반의했던 예상은 현실로 이뤄졌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5월 26일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했다. 제일모직이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인 1:0.3500885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이다. 제일모직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교부한다. 두 회사는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9월 1일자로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이미 수차례 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벌여왔다. 그럼에도 이번 통합은 기존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간 삼성그룹이 진행했던 합병·매각·지분정리 등이 사전 정지작업 수준이었다면, 이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핵심 계열사를 하나로 묶였다는 데서 무게감의 차이가 있다.
순환출자 부담 덜고 안정적 경영권 유지
때문에 이건희 회장 일가는 고육지책으로 순환출자를 선택해야 했다. 삼성그룹은 2013년 말까지만 해도 제일모직(당시 삼성에버랜드)을 정점으로 총 30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해 지배력을 유지했다. 경제개혁연대 등이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쥐꼬리 지분’으로 황제 경영을 한다”고 종종 비판했던 이유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와 시민단체의 압박이 거세지자 점차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며 지배구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지배구조를 보면 순환출자 고리를 14개로 줄였다(2014년 상반기 기준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 그래픽 참조). 그런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면 순환출자 고리는 더욱 단순화된다(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이후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 그래픽 참조). 게다가 삼성화재의 통합 삼성물산 지분,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삼성SDI의 통합 삼성물산 지분만 정리하면 ‘지분율 1% 이상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수 있다.
이건희 회장 일가 입장에서는 순환출자 해소 자체보다 중요한 것이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지배력을 잃는다면 몇몇 기업이 통째로 넘어갈 수 있다. 여기서도 관건은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삼성전자 지분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이런 관점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은 ‘신의 한 수’였다. 일단 삼성물산이 보유 중이던 삼성전자 주식 4.1%는 합병 후에도 삼성물산이 그대로 쥐고 있다. 또한 제일모직이 삼성생명 지분(19.3%)을 보유 중인데,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7.2%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 자사주가 12.2%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지분율이다. 게다가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별도로 삼성생명 지분을 각각 20.76%와 0.1% 보유 중이다. 따라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면 오너 일가는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만 보유해도 직·간접적으로 삼성전자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상속세 내지 않아도 ‘사실상 지주사’의 최대주주로
물론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이 약간 낮아지긴 한다. 그렇다고 최대주주 지위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은 이건희 회장이 2.9%, 이부진 호텔신라·제일모직 사장이 5.5%,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사장이 5.5%를 별도로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삼성화재·삼성SDI가 보유한 지분과, 통합 삼성물산의 자사주(12.7%)까지 고려하면, 두 회사 합병은 3세 승계와 안정적인 지배력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안이다.
이뿐 아니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오너 3세는 추가 자금 부담을 덜었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 등 삼남매가 원칙대로 상속받으려면 당장 무려 6조원이 넘는 상속세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이를 납부하고 지분을 상속받아 지주사를 설립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됐다. 하지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통해 합병 후 법인이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면, 굳이 별도 지주사를 설립할 필요가 없다.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는 통합 삼성물산을 장악하면 당장 지주사를 설립할 필요 없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셋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제일모직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衣-食-住-休+바이오’를 영위하는 글로벌 초일류 라이프스타일 창조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합병했다. 제일모직은 삼성물산의 해외 경쟁력을 활용하고, 성장이 정체된 삼성물산은 제일모직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삼성그룹이 밝힌 대로 이런 이유가 합병의 주된 목적이라고 받아들이는 전문가는 드물다. 오히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야의 사업을 죄다 한 회사에 때려 박아놨다”는 게 익명을 요구한 증권 업계 관계자의 표현이다. 여하튼 기업설명회 자료는 2020년까지 통합 삼성물산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삼성물산 주주 합병 반대 가능성 남아
하지만 두 회사의 기업가치를 보면 이 비율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큰 불만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게 경제개혁연대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제일모직의 자산 규모는 9조5114억원으로, 피합병법인인 삼성물산의 같은 기간 자산(29조5058억원)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매출을 봐도 제일모직(5조1296억원)이 삼성물산(28조4455억원)보다 훨씬 적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현재 제일모직 주가는 과대평가된 반면, 삼성물산 주가는 과소평가됐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주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올 들어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와 달리 삼성물산은 건설 경기가 부진한데다, 아파트 사업 수주도 소극적이라는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며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현재 삼성물산 주가는 2010년 하반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합병가액 기준으로 제일모직의 주가순자산가치(PBR)는 4.5배로 주가가 고평가된 상황인데 비해, 삼성물산의 PBR은 0.6배로 저평가됐다”며 그런데 합병비율이 1대0.35라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합병 후 삼성물산(제일모직)이 지나친 고평가로 주가가 하락하면 주주들 입장에서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합병 비율만큼 주식수만 잃게 되는 상황인데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한결같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 주주들은 합병비율이 박하다고 생각할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된 주식의 합계가 1조500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합병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와 관계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약 20% 수준. 나머지 80%의 주주들을 설득해야 한다. 참고로 지난 1분기 기준 최대주주는 삼성물산 지분의 13.1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최근 합병이 무산된 삼성중공업(5.91%)과 삼성엔지니어링(6.59%)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다음 행보는 삼성전자+삼성SDS 합병?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선택한 배경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삼성전자 지배력 확보’라는 목적이 존재했다. 삼성SDS와 삼성전자 합병설이 나오는 것도 역시 같은 배경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삼성SDS 지분을 11.25%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합병하면 이 부회장의 지분은 삼성전자 지분 1.8%로 전환된다. 그만큼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나한익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을 통해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너 일가의 삼성SDS 지분 매각설도 나온다. 어차피 이건희 회장 보유 지분을 매입할 때 드는 상속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그룹 지배력은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분은 상속받을 때 떳떳하게 상속세를 내고 삼성SDS 주식을 매각하거나 물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삼성전자 지분 1.8%가량을 높이더라도 전체적인 경영권 차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며 합병설보다는 주식 매각설을 지지했다.
둘째, 지난해 무산된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재추진 시나리오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사업영역이 상당수 겹치는 양사 합병을 추진했지만, 주주들이 반대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국민연금도 주주총회에서는 기권했지만 당시 합병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최근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의 합병은 당분간 없다”고 밝혔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추진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셋째, 삼성전자 주주 구성 변화 시나리오다. 통합 삼성물산 출범 이후 삼성전자의 주요 주주는 삼성생명(7.2%), 통합 삼성물산(4.1%), 이건희 회장(3.38%)이다. 물론 아직 삼성생명을 경유해 삼성전자를 지배할지, 통합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할지 구체적 그림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결국 통합 삼성물산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조가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때문이다. 이 법률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비금융회사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법적으로는 삼성생명도 삼성전자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다. 다만, 삼성생명이 금산법 개정 이전에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했다는 점을 고려해 삼생생명은 예외적으로 삼성전자 지분 7.2%를 보유한 상황이다. 만약 향후 금산법 관련 내용이 추가로 개정될 경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리스크를 감안하면 삼성전자 지배구조가 통합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
넷째, 순환출자 고리의 완전 해소 시나리오다. 이재용 부회장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가 현실화하더라도 삼성그룹은 두 가지 순환출자 고리가 남는다. 우선 삼성SDI는 삼성물산 지분 4.8%를 보유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재용→통합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다시 삼성물산으로 이어진다(순환출자)는 말이다(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이후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 그래픽 참조).
이로 인해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이 정리되는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통합 삼성물산이 보유한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이 어떻게 활용될지가 관심사다.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7.8%), 삼성정밀화학(5.6%), 제일기획(12.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삼성 SDI도 같은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SDI는 삼성엔지니어링(13.1%)과 삼성정밀화학(14.7%) 지분을 갖고 있다. 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 하려면 통합 삼성물산이 삼성 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때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삼성정밀화학 지분을 삼성SDI에 넘기면 지분 매입 비용을 확보할 수 있다.
또 다른 순환출자 고리는 삼성화재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지분이다. 삼성화재는 현재 삼성물산 지분 4.8%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은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하면 통합법인 지분 1.48%로 전환된다. 다시 말해 이재용→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다시 삼성물산으로 이어진다는 말이다(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이후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 그래픽 참조).
결국 삼성화재가 보유한 지분도 해결해야 한다. 이 지분은 오너 일가가 직접 매집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화재 지분 0.09%를 보유 중이다. 삼성화재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지분(1.48%)을 이재용 부회장이 사들이면 그룹 지배 구조는 더욱 공고해진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2.9%)·삼성생명(20.76%)·삼성전자(3.38%) 지분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이밖에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 1.3%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이재용→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SDI→통합 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한다. 다만, 언급한 것처럼 삼성SDI가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을 처리하면 이 순환출자 고리도 같이 해소된다.
삼성생명의 호텔신라 지분 처분은 ‘3세 계열분리’ 임박 신호
실제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진행되는 구도를 보면 이런 전망도 무리는 아니다. 통합 삼성물산이라는 우산 아래 이부진·이서현 사장이 분가할 것으로 거론되던 사업이 대부분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번 합병으로 통합 법인에는 제일모직 패션부분,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 리조트 부문,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한 법인 산하에 들어왔다. 이서현 사장 몫으로 거론되는 제일기획 지분도 통합 삼성물산이 12.6%를 직접 보유한다. 여기에 삼생생명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호텔신라 지분 8%만 이부진 사장에게 넘긴다면, 이부진 사장 몫으로 거론되는 호텔신라도 계열분리가 용이해진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20.76%)을 이부진 사장이 일정 부분 승계한다면 비용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해체모여’ 작업이 끝나면, 신라소그룹은 삼성물산 지분 5.5%를 보유한 이부진 사장이, 제일소그룹은 삼성물산 지분 5.5% 보유한 이서현 사장이 최대주주가 되는 식으로 계열분리가 이뤄질 수 있다. 결국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일련의 변화가 모두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이서현 사장의 계열분리를 용이하게 하는 구도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시나리오에 대해 지난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설을 거론했던 재계 관계자는 “이번에도 역시 승계 시나리오가 핵심”이라며 “9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한 뒤 통합 삼성물산에서 오너 3세가 실질적으로 맡을 역할을 자세히 보면 3세 계열분리의 향방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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