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대한민국 ‘스파 리더’ 최미애 CMA인터내셔널 대표

대한민국 ‘스파 리더’ 최미애 CMA인터내셔널 대표

스파는 화장품, 입욕제, 오일 등 관련 산업 확장성이 크다. 최미애 CMA인터내셔널 대표는 태국, 스웨덴처럼 스파 산업을 한국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미애 대표는 다양한 스파 브랜드를 계획하고 있다. 오셀라스, 쉼스파 외에도 방한 관광객을 겨냥한 좀 더 대중적인 브랜드를 고민 중이다.
스파(spa)는 이탈리아, 스웨덴, 벨기에 등지의 온천마을에서 시작됐다. 크고 작은 전쟁이 많았던 유럽에선 병사들이 전투를 마치고 돌아와 이들 휴양지에서 마사지와 물의 열, 부력을 이용해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었다. 이후 리조트를 중심으로 발전하다가 최근엔 도심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을 만큼 대중화됐다. 그러나 국내 스파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흔히 물놀이 시설이나 온천을 스파라 부르지만 전문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는 곳은 드물다.

척박한 국내 스파 산업을 개척한 인물 가운데 최미애 CMA인터내셔널 대표는 첫 손가락에 꼽힌다. 대구에서 사업을 시작해 부산과 서울에 진출, 30년째 스파산업을 이끌고 있다. 현재 6개의 스파를 운영 중이며 홈쇼핑과 쇼핑몰을 통해 스파 관련 코스메틱 제품을 판매한다. 호텔과 리조트의 스파 프로그램 컨설팅과 위탁경영도 진행한다. 최근 오픈한 서울 팔래스호텔 오셀라스 스파에서 만난 그는 “쇼핑몰의 데이 스파, 관광지의 리조트 스파, 병원의 메디컬 스파, 피트니스의 클럽 스파 등 산업 구석구석에 스파 서비스가 접목되고 있다”며 “특히 화장품, 입욕제, 오일, 양초 등 관련 분야의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이를 산업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피겨 여왕 미셸 콴이 반한 ‘테라피’
최 대표가 1986년 대구에서 ‘Choi’s 데이 스파’ 매장을 열 때만 해도 국내에서 스파라는 용어는 낯설었다. 그는 “고급 목욕탕으로 착각한 고객들이 목욕 바구니를 들고오기도 했고, 마사지에 대한 퇴폐적인 이미지도 강해 초기엔 상당히 애를 먹었다”며 “하지만 유럽에서 스파 시장이 성장하는 것을 보고 한국에서의 사업 가능성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피부 개선 효과를 본 고객들의 입소문이 나자 매장 오픈 6개월 만에 손익 분기점을 넘어섰다. 식사할 시간도 없이 바쁘게 일한 덕분에 당시 대기업 직장인들의 월급을 하루에 벌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2009년과 2010년 ‘오셀라스’와 ‘쉼스파’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스파 사업을 체계적이고 규모 있게 키우기 시작했다. “2000년대 후반 웰빙 라이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맞춰 자연주의 콘셉트의 신개념 스파를 열게 됐죠. 오셀라스는 브랜드 개발 단계에서부터 프라이빗, 어반 럭셔리, 유니크 등의 콘셉트를 기반으로 고급화 전략을 택했고 캐주얼 브래드인 쉼스파는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대중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현재 오셀라스(OCELAS) 스파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인터컨티넨탈호텔, 서울 그랜드앰배서더호텔,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운영 중이다. 바다(Ocean)와 땅(Land), 순수한 공기(Air)와 태양(Sun)의 합성어로 ‘자연에서 오는 아름다움’이라는 서비스 철학을 담았다. 최 대표가 프랑스의 네이밍 전문회사에 의뢰해 명명했다. 그는 “우리 스파에서 사용하는 마사지 기구는 자연석 스톤, 허브를 넣은 린넨 소재 주머니, 테라피스트의 손이 전부”라며 “모든 재료를 자연에서 수집해 사용한다. 스톤 역시 미국 애리조나 주의 사막 투싼에서 수집한 것으로 인디안 원주민들이 치유 목적으로 사용했던 화산돌”이라고 말했다. 호텔에 입점한 이유는 계절별 프로모션, 룸 패키지, 골프 패키지, 식음업장 연계 등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고객들의 요구는 좀 더 프라이빗하고 안락한 공간”이라며 “팔래스호텔 오셀라스는 방음에 더욱 신경을 썼고, 숙면에 적합한 베드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쉼스파는 대중성을 지닌 캐주얼 데이 스파다. 발 관리, 어깨 관리 등 시간이 짧고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은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부산 센텀시티 신세계백화점, 대구 계명대 동산의료원, 부산 해운대 팔레드시즈에 운영 중인데 특히 부산 센텀시티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일본인, 중국인, 러시아인 등 외국인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최 대표는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고 다양한 니즈에 맞추기 위해 스파 서비스를 계열화했다”며 “고객들은 좀 더 럭셔리한 서비스와 프라이빗한 공간을 원하기 때문에 편하게 쉼스파를 찾은 고객이 오셀라스의 럭셔리 프로그램 수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내년에 오셀라스 한 곳, 쉼스파 한 곳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오셀라스 스파는 ‘ 자연에서 온 아름다움’을 표방한다. 자연석과 허브 주머니, 그리고 테라피스트의 손을 통해 천혜의 에너지를 전달코자 한다.
 오감 만족에 과학이 첨가된 고급 서비스
최 대표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스파를 운영할 수 있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높은 수준의 서비스 실력을 갖춘 구성원들이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최상의 제품을 사용하고, 세세한 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디테일한 시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파는 마치 오케스트라와 같아요. 스파 매장에 들어서면 향(후각)과 음악(청각)이 깔리고, 인테리어 등 볼거리(시각)와 몸을 편안히 해주는 차(미각)도 준비되어 있죠. 가장 중요한 테라피스트의 손길(촉각)은 편안함을 제공합니다. 이런 오감 만족에 화장품과 오일 등 제품(과학)이 첨가되면서 서비스 품격이 더욱 높아집니다.”

오셀라스 스파의 50여 개 프로그램 중 대표 격인 라스톤 테라피는 이런 최 대표의 철학을 반영했다. 자연에서 채취한 바솔트(뜨거운 돌)와 마블스톤(차가운 돌)을 함께 사용해 인체의 자연 치유력을 극대화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라스톤 창시자 매리 넬슨에게 직접 기술을 전수받은 30명의 테라피스트 중 한 명이 우리 오셀라스에서 일하고 있다”며 “몇 해 전 강원도 평창을 방문한 피겨 스케이팅 여왕 미셸 콴도 라스톤 테라피에 반해 체류 일정 내내 오셀라스를 찾았다”고 말했다.

해외 브랜드의 배급권을 독점 계약한 것도 시장 안착의 요인이다. 최 대표는 발품을 많이 파는 CEO다. 유럽과 미주에서 열리는 스파, 뷰티 박람회는 물론이고 유기농박람회도 단골로 찾는 장소다. ‘괜찮다’고 생각되는 브랜드를 만나면 적극적으로 덤벼들었고 그 결과 많은 브랜드의 독점권을 따냈다. 세계 최고로 꼽히는 스파 브랜드 이탈리아의 ‘컴포트 존’과의 독점 계약도 그렇게 이뤄졌다. “스파 산업의 성장성을 보고 뛰어든 대기업들이 내 뒤꽁무니를 밟은 셈”이라며 웃은 그는 “최근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어 자사 브랜드를 키워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자사 직원 중심으로 프랜차이즈사업 계획
최 대표는 “스파는 미래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는 ‘유병장수’의 시대를 맞을 것”이라며 “그래서 건강할 때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스파는 성장성이 큰 미래 산업”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스파 시장은 피부미용과 의료의 모호한 경계에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볼 수 없는 의료법과 시각장애인 마사지법에 끼여 성장이 더딘 게 사실이죠. 하지만 소득수준이 3만 달러를 넘고 스포츠 산업 등이 발달하면 스파 산업은 크게 성장할 겁니다.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브랜드를 수출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이에요. 타이 마사지, 스웨디시 마사지처럼 국가를 대표하는 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스파 퀴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셀라스 스파에서는 2인 이상 예약 시 고객의 취향이나 모임의 주제에 맞게 유기농 식재료를 이용해 건강식과 와인으로 구성된 ‘스파 퀴진’을 선보이고 있다. 낮에는 브런치 메뉴로 즐길 수도 있다. 그는 “최근 비빔밥처럼 기름기 없고, 소화 잘 되는 식재료로 만든 스파 푸드가 주목받고 있다”며 “여의도 금융권 인사들이 비즈니스 모임으로 찾기도 하고, 한국식 테라피와 한식을 즐기고자 하는 미국 유럽 등지의 해외 관광객의 방문도 잦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 주변에선 ‘스파 비즈니스 모임’이 활성화 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의 확장도 계획 중이다. 문제는 일정한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느냐다. 이 때문에 최 대표는 자사 출신의 테라피스트를 중심으로 가맹점을 내줄 계획이다. 매출에 따라 수익을 배당하는 일종의 소사장제다. 그는 “당장 돈만 생각하면 대리점 사업을 펼쳐야겠지만 브랜드 관리가 힘들어진다”며 “스파 산업은 인력산업이기 때문에 서비스에 대한 컬리티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엔 특히 중국, 미얀마,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많은 문의가 옵니다. 스파와 코스메틱, 운영 컨설팅 등을 패키지화해 스파 브랜드의 해외 수출을 모색할 것입니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듯이 ‘소탐대실’하지는 않을 겁니다.”

- 글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찬 바람 불면 배당주’라던데…배당수익률 가장 높을 기업은

2수험생도 학부모도 고생한 수능…마음 트고 다독이길

3‘동양의 하와이’中 하이난 싼야…휴양·레저 도시서 ‘완전체’ 마이스 도시로 변신

4불황엔 미니스커트? 확 바뀐 2024년 인기 패션 아이템

5최상위권 입시 변수, 대기업 경영 실적도 영향

6보험사 대출 늘고 연체율 올랐다…당국 관리 압박은 커지네

7길어지는 내수 한파 “이러다 다 죽어”

8"좀비버스, 영화야 예능이야?"...K-좀비 예능2, 또 세계 주목받을까

9킨텍스 게임 행사장 ‘폭탄테러’ 예고에...관람객 대피소동

실시간 뉴스

1‘찬 바람 불면 배당주’라던데…배당수익률 가장 높을 기업은

2수험생도 학부모도 고생한 수능…마음 트고 다독이길

3‘동양의 하와이’中 하이난 싼야…휴양·레저 도시서 ‘완전체’ 마이스 도시로 변신

4불황엔 미니스커트? 확 바뀐 2024년 인기 패션 아이템

5최상위권 입시 변수, 대기업 경영 실적도 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