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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형 상가 투자 노하우

스트리트형 상가 투자 노하우

휴식과 쇼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트리트형 상가의 전성시대다. 저금리 시대 새로운 투자처로 꼽히지만 ‘이 또한 유행상품이 아닐까’하는 걱정도 앞선다. 옥석을 가리는 혜안이 필요하다.
스트리트형 상가의 성공 모델로 꼽히는 경기도 판교의 아브뉴프랑 상가 모습. 쇼핑과 휴식 공간이 결합되어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방문객으로 붐빈다. / 중앙포토
최근 부동산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고정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통적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 즉 상업시설은 늘 유망 투자처로 꼽힌다. 2010년 이전까지 상가 분양 시장은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조성되는 신규 분양 상가에 집중됐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고 단지 곳곳에 성냥갑 모양의 2층 규모 단지내 상가가 지어지면 분양을 통해 점포의 주인이 정해져 임차인으로부터 월세를 받는 임대차 시장이 만들어졌다.

단지와 조금 떨어진 상업 지역에는 5~7층 규모의 근린상가가 수도 없이 들어섰다. 단지내 상가에 비해 아파트와의 거리는 멀지만 대부분 큰 도로를 끼고 있거나 버스 정류장, 횡단보도 등이 가까워 생활밀착형 업종 외에도 판매·요식 업종이나 병원·학원 등이 입점하는 게 예사였다. 2차 상권의 역할이다. 특히 좁은 부지에 5층 이상 건축되기 때문에 1층 점포보다 상층부 점포의 면적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것이 통상적인 근린상가의 형태였다.

신도시, 택지개발지구의 노른자위 입지에는 중심상업지역이 배치되어 8~12층 혹은 그 이상의 대형 근린상가, 쇼핑몰 등의 상업시설이 생겨났다. 근린상가는 사각형 모양의 획일적인 외형, 쇼핑몰은 외부 점포 없이 폐쇄된 실내에 소형 규모의 점포들이 배치되는 형태였다. 백화점이나 아울렛, 대형할인점 등 집객력이 뛰어난 상업 시설들은 별도의 부지에 단독 건물 형태로 들어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상가들은 대부분 기존의 건설업계 관행에 맞게 외부 디자인이나 점포 배치, 층수 등이 결정됐다. 우수 업종 유치나 상권 활성화보다 최대한 빨리 지어 일반인들에게 분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상가의 전문성이나 차별화 등 자구 노력을 기울이는데 한계가 많았다.

이런 고정관념이 본격적으로 깨지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부터다. 개성과 특색을 갖춘 다양한 상가들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쇼핑몰과 개념이 다른 대형 상업시설이 늘어났다. 스타트를 끊은 건 경기도 파주, 이천 등에 들어선 유럽식 저층 아울렛 상가였다. 이어 주상복합아파트 하층부에 대형 상가가 들어섰고, 일반 단지내 상가도 규모를 늘리고 동선을 잘 확보해 기존 상가의 단점을 상당 부분 보완했다.

이런 상가들의 특징은 층수를 높이지 않고 1층에 최대한 많은 점포를 배치하는 것이다. 이른바 ‘스트리트형 상가’다. 우리나라는 주요 도시의 구도심 상권에 주로 의류 브랜드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재래시장 인근에 이런 의류 상권이 형성돼 수십 년째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 이런 곳들은 전통적인 ‘로드 상가’들로 이루어져 있어 스트리트 상권으로 볼 수도 있다.
 노출성·접근성 뛰어난 저층 상가 인기
하지만 언론이나 부동산업계에서는 스트리트형(연도형) 상가를 ‘동선을 따라 거리 양쪽에 점포를 배치한 낮은 층수의 신규 분양 상가’로 정의하고 있다. 점포의 배치 방식에 따라 거리 한쪽에 형성되거나 단일층 또는 2개 층에 10개 이상 점포를 길게 배치한 상가도 큰 틀에서 스트리트형 상가에 포함시킨다.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데, 경기도 분당의 정자동 카페거리가 그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

이런 상가들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점포의 노출성이 뛰어나고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다. 고객이 보행 중에도 간판과 매장 내부를 쉽게 볼 수 있어 즉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또한 규모가 큰 상업시설의 경우 직선이 아닌 라운드 형태로 고객 동선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특히 점포 앞에 테라스를 조성하거나 중앙 광장 또는 정원을 조성해 휴식,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복합 기능을 갖추면서 지역 랜드마크로 부상한 곳도 많다.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1층에 점포를 내고 싶어 한다는 점도 인기의 이유다.

하지만 반드시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상가들이 너무 많이 생겨 희소성이 떨어지고 경쟁력도 줄어든 탓이다. 사실상 신규 분양 상가 중 절반 가까이가 해당 상가를 스트리트형 상가라고 홍보한다. 유럽 스타일의 스트리트형 상가나 카페거리는 이제 너무 흔한 분양 홍보용 문구가 되어버린 듯하다. 따라서 해당 상가의 점포수나 배치 상황을 반드시 현장에 가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원래 1층에 길게 늘어선 상가 형태는 의류 및 패션 업종이 주류를 이루는 아울렛이나 지하철역과 직접 연결되는 복합 상가에 어울리는 구조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최근 그런 입지 조건이나 배후 규모, 유동 인구를 갖추지 못한 곳에도 억지로 스트리트형 상가를 꾸미는 경우가 늘었다. 아파트 500세대가 전부인 신도시의 외곽 입지에도 어김없이 1층으로 구성된 스트리트형 상가들이 들어선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렇게 신도시나 구도심 뉴타운 등 새로 아파트가 입주하는 곳에는 스트리트형 보다는 상층부가 포함된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게 업종 불균형을 막고 주민들의 편의 지원에 훨씬 도움이 된다. 1층 점포로만 구성된 상가는 상층부 상가와 나뉘어졌어야 할 분양 수익 비중이 1층에 집중되어 분양가가 높은 경우가 많다. 결국 분양 받은 사람들은 임차인에게 높은 임대료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꼭 필요한 생활밀착형 업종은 입점하지 못하고 아예 공실이 발생하거나 부동산중개업소 등 일부 업종이 상가 대부분을 채우는 사례도 관찰된다.

특히 병원이나 학원 등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하지만 높은 임대료를 내기 힘든 업종들이 들어설 공간이 없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된다. 2011년부터 들어선 세종시 첫마을 단지내 상가는 오로지 1층에만 188개의 점포가 배치되었고 결국 준공 1년이 지난 2012년까지도 상가 활성화가 어려웠다. 당시 부동산중개업소 47개, 은행 4개, 편의점 2개, 식당 3개가 입점하는데 그쳐 대량 공실 사태를 빚은 적이 있다. 서울 가재율뉴타운 3구역 단지 내 상가도 무리하게 점포를 1층에만 배치했다가 장기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1년 동안 분양했거나 분양 중인 수도권 단지내 상가와 오피스텔, 주상복합아파트에 있는 스트리트형 상가 317실 중 부동산중개업소가 132실로 41.8%를 차지했다.(에프알인베스트먼트 조사) 이어 마트(편의점) 34실(11.2%), 학원 30실(9.5%), 배달음식점 29실(9.2%), 식당 28실(8.9%), 은행과 커피숍 18실(5.7%), 제과점 15실(4.7%), 분식점 13실(4.1%) 등의 순서였다. 이 같은 업종의 불균형은 결국 상권 활성화를 더디게 만들고 임대료 시세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유행 상품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다. 그런 관심은 건설업계의 과잉 공급을 낳고 결국 수급 불균형과 투자자들의 실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빚게 마련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상가 투자를 희망한다면 해당 스트리트형 상가 주변의 동선과 구매 능력 등을 명확히 고려해야 한다. 최근 난립한 카페 등에만 관심을 갖기보다 장기간 입점해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한 업종을 임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급·업종 적당한지 꼼꼼히 따져야
스트리트형 상가도 진화하고 있다. 가용토지가 넉넉한 수도권 인근엔 수변 스트리트형 상가(김포 라베니체 마치 에비뉴 조감도)가 등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반면 스트리트형 상권으로 유망한 지역을 찾아보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외국인들이 많이 몰리는 서울 용산 일대나 인천 송도신도시에는 그들의 취향에 맞는 업종을 입점한 스트리트형 상가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유동 인구가 많은 대학가 일대나 오피스 벨트 인근의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들도 스트리트형으로 잘 꾸미면 소비자를 유인하는데 유리하다. 관공서나 기업체가 들어서는 곳은 패스트푸드나 식음료 업종이 유망하기에 1층 상가가 유리하다.

최근 연장 개통한 강남구 일대의 9호선 신설 역세권이나 GTX 개통 예정지 등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지역들도 해당 역의 이용 승객들을 겨냥한 스트리트 상가 투자처로 검토해볼 수 있다. 이와 반대로 교통이 불편한 도심 외곽지역이나 문화, 여가를 즐길 만한 시설이 부족한 노후 주거지역도 스트리트형 상가가 들어섰을 때 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최근 분양 중인 스트리트형 상가
주거용 수익형 부동산과 달리 상가는 임차시장, 창업시장, 유동인구, 업종, 동선, 교통, 경쟁 상가, 경쟁 상권, 공급 분양가격 등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무수히 많다. 그래서 초보 투자자들이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너나 할 것 없이 공급하는 스트리트형 상가는 옥석을 가리기가 매우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그중 알토란 상가를 가려내고 골라낼 수 있는 혜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자 수익률과 환금성 등 본인의 투자 목적을 충분히 고려하고, 무리한 대출보다는 현금 자산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신도시는 개발 일정상의 변수와 입주율 부진, 초기 상권 위축 등의 상황들을 고려해야 한다. 전체 공급 용지 중에서 상가 비율은 2~2.5%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적정 분양 가격은 입지에 비례하겠지만 3.3㎡당 4000만원 이상인 경우는 각별히 유의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 1층 상가라 해도 상권이 형성되기 이전에 월 400만~500만원의 임대료를 주고 들어올 수 있는 업종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상가 투자의 성공을 위해서는 상권의 규모와 투자시기, 투자할 상업시설의 유형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와 함께, 개발 계획의 진행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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