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는 어디로 | 일본] 성장이냐 정체·하락이냐 갈림길
[세계 경제는 어디로 | 일본] 성장이냐 정체·하락이냐 갈림길

2016년 일본 경제는 엔저와 양적완화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의 성과물이 나오는 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세 번째 화살인 구조개혁은 지지부진하지만, 일본 경제는 최근 1~2년간 수출 증가로 기업 경기가 회복됐다. 이 영향으로 고용이 늘고 소비·투자가 촉진되는 일부 효과를 거뒀다. 2016년 일본의 공공투자는 2~2.8%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정부 소비는 0.6~1.0%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공공부문 투자가 소폭 늘어날 수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 규모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는 곧 일본 경제의 회복세는 이제 민간이 끌고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현재로서는 분위기가 좋다. 글로벌 경기의 완만한 회복과 엔저로 일본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늘었다. 일본 기업들의 경상이익은 2015~2016년 모두 증가하는 한편, 2년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은 보고서에서 ‘엔저 효과로 수출 기업의 매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이익률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용 역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즈호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완전실업률(완전실업자/노동력인구)은 2013년 3.9%에서 2016년 3.3%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고용자 수는 연간 0.4~0.6%, 인건비는 0.8~1.2% 올라가며 근로자 1인당 소득 역시 0.6% 상승할 전망이다. 민간수요는 2.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개인소비는 1.9% 늘어날 전망이다. 고바야시 신이치로 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 주임연구원은 “기업으로서는 인건비 증가가 지속되면서 부담이 커지겠지만, 경기 회복과 실적 개선의 속도가 더욱 빠르다”며 “현재의 수익·지출 구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2017년 소비세율 인상을 앞두고 2016년 하반기에 가계 지출이 몰릴 경우 기업 전체의 영업이익이 4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 이익 늘지만 총수요는 여전히 부진

일본은행의 양적·질적 금융완화 정책은 2016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일본 국채시장의 유동성 저하 문제로 무제한 국채 매입은 어려워진 까닭에 일본은행의 2016년 하반기 금융 정책은 수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노무라증권 등 일본계 투자은행들은 일본은행이 2016년 10월부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 경우 일시적으로 기준금리는 상승압력이 거세지고, 엔화 가치는 상승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 재무성은 오는 2020년까지 매년 40조엔 규모의 신규 국채 발행을 유지한다는 계획이어서 일본 정부-일본은행 간에 일부 불협화음도 예상된다. 한편, 중국과 미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할 경우 일본으로서는 어려운 여건에 봉착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일본은행은 추가 양적완화를 통해 엔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업 부활, 한국에 큰 부담
최근 들어 엔화 가치가 오르고 있지만, 만약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 결국 한국 기업들도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먹거리를 적극 발굴해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한국은 고급 인력의 저렴한 인건비 덕분에 선진국 기술을 모방하는 추격형 경제가 가능했지만, 노동시장 측면에서 중국은 물론 일본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어 비교우위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애드리인 모왓 JP모건 아시아담당 애널리스트는 “제조업의 경우 일본과의 경쟁으로 예전의 영광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만큼, 규제 완화를 통해 신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한편, 합병 등을 통해 생산성이 높은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일본은행이 2016년 테이퍼링을 단행할 경우 한국에 몰렸던 일부 외국인 자금이 일본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 김유경 기자 kim.yukyoung@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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